불안 - 기타 같은 사람

불안 - 기타 같은 사람.
김충현(17기 전문강사과정 수료, 금천구청 아동청년과)


기타가 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가만히 있던 현이 자극을 받고 떨리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 떨림의 상태가 불안이다. 사람중에서도 유독 불안이 많은 사람이 있다. 소위 말하는 소심하고 예민한 사람.

이들은 기타같은 사람이다. 본질적으로 자극에 민감한 소리를 내는 사람이다. 기타같은 사람에게 너 왜 이렇게 불안해해. 마음을 굳게 먹어 라고 이야기하는 건, 기타줄이 소리를 내지 못하게 기타줄을 부여잡고 있거나 기타줄을 없애버리라는 이야기와 같다. 그의 본질을 훼손하는 행위이다.

기타같은 사람은 애초에 나무같은 사람, 돌같은 사람, 물같은 사람과는 본질이 다르다.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자극에 반응하지 않기 위한 강하고 투박한 의지력이 아닌 섬세하고 정확한 조율 작업이다. 불안에 기타줄이 반응하고 소리를 내는 것은 당연한 이치. 자신이 어떤 자극에 어떤 소리를 내는지 이해하고, 그 소리가 아름답거나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면(미성숙한 방어기제를 사용한다면), 조율과정에서, 자극에 반응하는 자신의 반응을 점검하는 과정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조정, 조율하는 작업, 자기객관화의 과정이 절대로 필요하다.

조금 과장해서 쓰기는 했지만 감정을 사용하고, 또 그 감정에 대한 반응을 가지고 있다면,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누구나 이런 조율 과정이 필요하게 마련이다.

상담이란 이런 사람의 자극에 대한 반응, 떨림, 불안을 객관화시켜 아름다운 소리를 낼 수 있도록 돕는 과정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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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25 15:49 2020/12/25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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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에니어그램 사례로 배우는 에니어그램을 통한 인간관계 <1>

1번 유형들의 사례

1번 유형과 1번 유형들

■ 1W9, 분열, SP와 1번 유형 어머니
⇢ 어머니와 나는 1번 유형이다. 그래서 그런지 비슷한 점이 많고 가치관 및 삶의 방식도 비슷한 점이 많다. 걱정이 많은 점이나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계획적인 점, 양심을 중요시 하는 점 등 가치관과 생활양식이 비슷한데, 작은 일에도 분노하고, 기준이 높아 사소한 실수에 대해서 비판하는 면도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고등학교 시절 친한 친구도 1번 유형이었는데 나와 비슷한 점이 많아서 단짝으로 지내다가 친구의 일방적인 절교 선언으로 헤어지게 되었다. 그 친구가 그런 행동을 한 것이 지금도 이해가 되지 않지만, 아마 같은 1번 유형끼리의 결점이 부딪혀 갈등을 빚은 것이 아닌가 싶다. 1번 유형끼리 부딪히면 분노의 표출이 심하고 직선적이기 때문에 서로 상처를 받는다. 나는 9번 날개를 주로 쓰기 때문에 2번 날개를 사용할 필요가 있다. 상대방의 심정을 이해하고 감정을 공감할 때 건강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다른 사람의 개선을 강요하기 보다는 내가 먼저 건강함을 되찾아야겠다. 그러면 가족이나 친구들과의 관계에서도 진실하고 원만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 1W9,분열, SP와 1번 유형 배우자
⇢ 배우자의 측면을 보면 나와 마찬가지인 1번 개혁가 유형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매사에 합리적이고 지나치게 꼼꼼한 유형이라고 볼 수 있으며, 모든 일이 완벽하게 처리되지 않으면 불안해하며, 올바르게 되어지고 있을 때 만족감을 느끼는 유형이다. 성격유형이 비슷하고 자기주장이 강한 관계로 의견의 대립이 있을 때 상대방의 의견을 수용하기 어렵고, 상대방의 의견이 매우 합리적이거나, 본인의 의견에 오류가 발견되기 전까지는 의견을 굽히기가 힘들기 때문에 가끔 논쟁을 벌일 때가 있다. 둘 다 성격이 급하고, 상대의 단점과 흠을 빨리 발견하고, 그것이 해결되기 전까지는 계속 불편해 하는 성향이 있으므로, 좀 더 느긋한 마음으로 상대방의 실수에 대하여도 여유롭게 생각해 주는 태도를 기르는 것이 필요하다고 보아진다.
⇢ 최근에 와서는 의도적으로 대화의 시간을 많이 갖고 있으며, 주말에는 자녀와 함께 항상 산을 오르며 진지하고 깊이 있는 대화를 많이 나누는 관계로 예전보다는 훨씬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이 많이 생긴 것 같고, 의견의 대립이 있을 때도 한 박자 물러서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본 후 말을 하는 습관을 서로 기르는 중이다. 대화의 습관을 바꾼 이후로는 거의 다툼과 갈등이 훨씬 줄어들고 있으며, 앞으로도 더욱 여유로운 마음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한다.

■ 1W9, 분열, SO와 1번 유형 엄마, 4번 유형 친구
◎ 1번 유형의 엄마와 1번 유형의 나
⇢ 엄마의 경우엔 전형적인 1번 유형의 성향을 보이신다. 솔직히 말하면 긍정적인, 건강한 유형을 보여주시는 편은 아니다. 연세 때문인지 변화나 개선에 대해 인색하시고 당신의 고집을 더 앞세우시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종종 나와 많이 부딪치게 된다. 같은 유형이면서도 또한 많이 다르기도 하다. 내 경우엔 종교적인 부분에서의 영향도 있었고, 에니어그램 또한 도움이 되었던 터라 불건강한 상태로의 방향이나 스트레스 받는 상황에서 대처하는 방법을 쉽게 접근할 수 있었다. 그러나 엄마의 경우엔 흔히 이 프로그램에서 말하는 1번의 불건강한 상태를 거의 온전하게 보유하고 계신다는 게 문제이다. 개선하고자 하는 바램도 흔쾌히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자신의 주장이나 생각을 굽히지 않고 배려에 대한 부분이 부족한 것은 항상 문제가 일어났을 때 가장 큰 걸림돌이 되는 부분이다. 부정적인 면이 많고 자신 안에 내재되어 있는 분노가 적지 않고, 불평이 많다. 이런 경우 반응을 보일 수 있는 나의 방법은 ‘말씀 들어드리기’이다. 같은 유형이기에 생각이 달라서 생기는 감정들을 엄마 입장에서 생각하면 그럴 수도 있을 것이라고 이해가 된다. 불평이나 불만이 꼭 문제의 해결을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당신 말씀을 누군가가 들어주고 동조해 주길 바라시는 데서 비롯된 것임을 같은 유형으로서 수용하게 되니까 웬만한 갈등은 해결해 나갈 수 있다. 또한 부드러운 대응도 중요하다.

◎ 4번 유형의 친구와 1번 유형의 나
⇢ 서로가 건강한 상태일 땐 참으로 그 4번 유형의 특별한 독특함과 빛나는 아이디어로 신선함을 공유할 수 있는 근사한 관계가 된다. 그러나 4번 유형이 불건강하고 분열된 상태로 나아가게 될 때는 정말 곤란한 경우가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조목조목 따지고 설교하듯이 내뱉는 1번 유형인 나에 대해 4번 유형 친구는 답답함과 지겨움을 느끼고, 그러함을 느끼게 되는 나는 장중심의 분노가 터지기 일보 직전이 되기 마련이다. 그래서 그 친구를 피하는 것으로 내 행동이 이루어진다. 그 바닥을 치는 성향에 상대하기가 너무 지치기 때문이다. 4번 유형의 친구는 자기 안에 감정적으로 깊숙이 빠져드는 것을 멈추고 객관적이며 현실적인 얘기에 귀 기울이거나 마음을 내려놓을 줄 알아야 할 것이고, 1번 유형인 나는 무조건 가르치려는 듯 하는 태도가 아닌 상대의 감정을 존중하고 이심전심으로 공감해야 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강요하거나 해결책의 제시는 그다지 효율적인 방법은 아니다.


       - 계속 -
2020/11/25 20:25 2020/11/25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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퀸(QUEEN)의 노래로 보는 에니어그램
enneagram types as queen songs


1: radio ga ga - “like all good things on you we depend, 우리가 의지하는 모든 좋은 것이 있는”

2: somebody to love - “can anybody find me somebody to love? 누군가 내게 사랑할 사람을 찾아 줄 수 있나요?”

3: don’t stop me now - “i’m a shooting star, leaping through the sky 난 저 하늘을 가로지르는 유성이야”

4: bohemian rhapsody - “is this the real life? is this just fantasy 이것은 현실인가요, 그저 환상일 뿐 인가요?”

5: another one bites the dust - “i’m ready for you, i’m standing on my own two feet. 난 당신을 위한 준비가 됐어. 난 내 두발로 나 스스로 서 있어”

6: under pressure - “it’s the terror of knowing what the world is about 세상에 대해서 아는 것은 테러 (재앙)과 같은 거야”

7: i want to break free - “oh, how I want to be free 오 내가 얼마나 자유로워지고 싶은지”

8: we are the champions - “we’ll keep on fighting ‘til the end 우리는 끝까지 싸울 거야”

9: crazy little thing called love - “i gotta be cool, relax, get hip 침착해져야 해, 긴장풀어!”


출처 : https://enneagramwonder.tumblr.com

사진 : http://www.ultimatequeen.co.uk/freddie-mercury/miscellaneous/freddie-mercury-statue.htm

2020/10/24 15:31 2020/10/24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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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중학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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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중학생이다
장순옥

나는 중학생이다.
내 나이 79세에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던 학생이 되었다.
늘 가슴 한켠에 공부하고 싶었던 마음이 있어서 어렸을 적엔 교복 입은 학생들만 봐도 너무너무 부럽고 가난한 부모님을 원망한 적도 있었다. 그러다가 우연이 알게 된 한마음성인중학교에 학생모집 공고를 보고 전화를 했더니 마감 마지막 날이란다. 내년에 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었는데 다음 날 아침까지 접수하면 된다는 말을 듣고는 너무 들떠서 잠을 설쳤다.
잠결에 교복을 입고 학교 다니는 꿈마저 꾸게 되었다.
다음 날 아침 둘째 딸애와 함께 학교에 가서 입학금을 내고 등록을 하였다. 너무 기뻐서 큰딸에게 전화했더니 너무나 잘했다고 하면서 나보다 더 좋아해 주었다. 그러더니 그길로 바로 나오라고 해서 나가니 책가방이란 필기용품을 사주었다.

또 들뜬 마음으로 막내에게 전화하니,“엄마 국민(초등)학교 졸업장이 있는지도 모르는데 벌써 책가방을 사면 어떻게”라며걱정을 하였다.
학교 다닌다는 생각에 들떠 미처 그 생각을 못 했다.
나는 그 당시 강원도 산골로 피난 와서 생활 하다 보니 너무 가난했다. 국민(초등)학교 4학년을 다니고 선생님의 배려로 바로 육학년으로 월반했지만, 육성회비를 내지 못해 매일 교무실로 불려가서 청소도 하고 시달렸기 때문에 2달만 다니다 학교를 그만두고 일을 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강원도 원주 동사무소에 졸업장을 신청했더니, 다행히 졸업장이 왔다. 나도 모르게 “야호” 소리를 질렀다.
7회 졸업생이란다. 나도 정말 학교에 갈 수 있게 되었구나라는 생각에 이루 말할 수 없이 기뻤다. 늦은 나이에 새로운 환경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설렘으로 잠을 설치기를 몇 날 며칠이 지났다. 코로나로 인해 입학식도 제대로 하지 못해 아쉬움도 있지만, 지금은 학교에 다니고 있다.
처음에 영어 알파벳을 잘 몰라 식탁에 붙여놓고 열심히 외워서 지금은 어느 정도 읽고 쓸 줄 알게 되었다. 반 학생들과도 친해져서 언니 동생 하며 서로를 챙기고 있다. 친구들은 지금 배워서 뭐에 써먹냐고들 하지만 나는 지금이 제일 행복하다. 학교에 간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행복하다. 오늘 배운 내용을 잊어버리고 또 배우고 또 배우다 보면 하나는 배우겠지 하면서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특히 영어는 아직도 단어를 읽고 내용을 파악하는 것에는 어려움을 느끼지만, 열심히 하면 한가지라도 알게 되겠지 하는 마음으로 공부를 하고 있다. 배움은 나를 기쁘게 한다.

나는 맨날 맨날 학교 가는 날만 기다려진다.
나는 오늘도 먼저 하늘나라로 간 남편의 사진에다 말한다.
 “학교 다녀올게요”
2020/09/25 16:14 2020/09/25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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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의 계보학(니체, 2020.4. 연암서가) 리뷰

 

자기계발 중독에서 자아탐구자

 

춤추는 별(4W3)

 

나는 끊임없이 무언가가 되기 위해, 또는 무엇이길 바라며 달려왔다. 전 생애 계획을 일기장에 붙여놓고 어디까지 왔는지를 점검했다. 10년 단위, 5년 단위, 1년 목표를 세우고 그렇게 되어 있는 나를 상상하고 성취했다.

내내 무언가”, “무엇을”, “그렇게바랬지만, 실은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은 여기에 없는 것 같다는 갈증을 느끼고 있었다. 누구에게나 그랬겠지만. 항상 내 앞에는 내가 하고 싶은 것과 해야 될 일, 두 갈래 길이 있다고 느꼈다. 그 때마다 우선적으로 해야 될 일이라 생각되는 것을 먼저 했다. 그리고 남겨진 욕망은 마음 한 켠에 꽁꽁 동여매어 두었다. 이 숨겨진 욕망은 나이가 들어갈수록 더욱 애틋해졌다. 내 일기장 속의 계획은 착착 실현되고 있었지만, 일상속의 나는 무력감과 악의적이고 적대적인 감정에 풀이 죽은 자였다(45).

누군가가 칭찬해주기를, 인정해주기를 기대했던 것일까? 내 생각 속에서 그리는 위대한 자의 표상을, 모델을 계속 찾았던 것 같다. 이것을 목표로 삶의 계획이 설정되어야 하니깐. 법으로 세상을 바꾸는 국회의원? 현장 속에서 사람들의 삶을 변화시키는 시민운동가? 인간의 의식을 두드리는 작가? 블로그에 글을 쓰고 인스타그램과 팟캐스트, 유튜브로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치는 인플루언서, 강단에서 아이들에게 비전을 설파하는 교육자, 이런 것일까? 저런 것일까? 내 일기장 속의 plan Aplan B는 맹렬히 작동하였고, 잠을 줄이고 휴식을 절제하며, 진로를 설계하고 공부했다. 마치 고행하듯이 훈련을 자청하였다.

그러나 나는 점점 잘 웃지 않게 되었으며, 찡그린 얼굴로 만성피로에 시달리며, 행복하지 않다고 느꼈다. 요즘 나는 이제 이런 훈련은 그만 해도 되지 않을까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도 이 영토에서 떠나지 못하는 고정된 자신을 한심해 하며 도대체 무엇이 문제인가를 스스로에게 물었다.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 나는 누구인가? 

축적하는 행위, 자기계발의 습관

 

사실 우리는 무언가를 집으로 가져가는단 한 가지 일에만 진심으로 마음을 쏟는다. 그 외에 삶, 이른바 체험에 관한 일에 우리 중에서 과연 누가 진지하게 마음을 쓰겠는가? 아니면 그럴 시간이 충분하겠는가? 우리는 그러한 일에 한 번도 제대로 집중한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우리의 마음이 거기에 가 있지 않고, 우리의 귀조차 거기에 가 있지 않은 것이다! 오히려 이 세상사람 같지 않게 멍하니 자기 자신에 몰두해 있다가 마침 정오를 알리는 열두 번의 종소리가 우렁차게 울려 퍼지자, 문득 정신을 차리고 대체 몇 시를 쳤지?’라고 묻는 사람처럼, 우리도 때때로 나중에 가서야 귀를 비비고는, 무척 놀라고 당황해하며 우리가 대체 무슨 체험을 했지? 더 나아가 우리가 대체 누구인가?’ 라고 묻는 것이다(도덕의 계보학, 니체, 2020.4. 연암서가 12).

 

퇴근 후 나의 일주일은 이렇게 집으로 가져가는 행위로 꽉 차있다. 실질적인 스펙 쌓기를 위한 것부터 인성과 예술적 감수성, 리더쉽 등에 필요하다는 판단 하에 나름의 목표를 설정하여 픽한 온갖 배움으로 말이다. 그렇다고 나의 일과 중 업무가 녹록한 것도 아니다. 근무시간 중 업무에 온 신경을 집중한다. 숨 쉴 틈 없는 회장님의 호출과 요청사항 처리, 이어지는 회의들로 꽉 차 있다. 화장실을 제대로 가지 못해 주기적인 방광염에 시달리고 있다. 우리 가족은 일과 중 나와의 연락은 기대조차 하지 않을 정도이다.

주중은 주로 인성과 예술적 감수성을 강화하기 위한 배움의 시간이다. 월요일은 패션, 화요일은 클래스 101’ 원격 컬러공부, 수요일은 수채화와 캘리그라피, 목요일은 힌두명상, 금요일은 네트워킹을 위한 미팅과 스케쥴 조정을 위한 예비일로 남겨뒀다. 감각적인 내가 되기 위한 공부라고 스스로 처방한다. 마음치유학교, 퇴사학교, 온오프믹스, 블로그와 인스타그램, 크몽에서 주기적으로 배울거리를 검색한다. 포노사피엔스에게 필요한 팟캐스트와 유튜브 제작기법, 1인 독립출판, 블로그 운영은 기본이다. 이런 수업은 소위 인플루언서가 되기 위한 공부로 분류된다. 주말은 커리어를 위한 스펙 쌓기에 집중한다. 리더쉽과 코칭능력을 키우기 위해 애니어그램, MBTI, NLP, 오라소마, 로고테라피, WPI, 퍼실리테이터 등의 단계별 교육을 받는다. 그리고 저녁에는 교수임용을 위한 저널스터디가 있다. 그리고 일요일은 가족과의 시간, 둘레길 산책을 위해 남겨둔다.

작업실 겸 서재로 쓰는 거실은 원래 남편과 나의 공용공간이었다. 남편은 책읽기를 정말 좋아한다. 나는 책을 읽기보다 모으는 것에 더 집중하는 것 같은데, 남편은 내가 사 모으는 책을 차근차근 읽어간다. 아침 일찍 일어나 내가 온갖 공부에 딸린 과제에 매달려 있으면, 옆에서 오롯이 책을 읽곤 한다. 그런데 얼마 전에 남편이 자기 짐을 몽땅 싸서 침실로 들여갔다.

이유를 물어보니 이제 더 이상 정신 사나워 여기에서는 책을 읽을 수 없다는 것이었다. 주변을 둘러보니 남편의 이해가 되고도 남았다. 사방에 널려있는 페이퍼, 붓이며 물감이 짜진 파레트 등의 미술도구에 최근에 블로그 공동구매로 들여온 재봉틀까지마치 만국 박람회장처럼 내 공간이 벌려져 있었다. 나의 일상, 나의 주의가 체험 박람회장처럼 널브러져 있었다. 다시 묻는다. 나는 누구인가? 누구인가가 되고 싶어서,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하는 나,

그 많은 체험 속에서도 나는 나를 찾지 못했다. 그 순간에 나는 웃지 않고 있다. 행복하지 않다. 무엇에도 집중되어 있지 않다. 지금 이것을 하면서 끊임없이 그 다음을 찾아 헤맨다.

 

보물찾기, 내 마음을 찾아가는 자아탐구

 

우리는 우리 자신을 잘 알지 못한다. 우리 인식하는 자들조차 우리 자신을 잘 알지 못한다. 여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충분히 있다. 우리가 우리 자신을 한 번도 탐구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어느 날 우리자신을 발견하는 일이 어떻게 일어난단 말인가? “네 보물 있는 곳에는 네 마음도 있으니라라고 한 말은 옳다. 우리의 보물은 우리의 인식의 벌통이 있는 곳에 있다. 날개달린 동물로 태어난 우리는 정신의 벌꿀을 모으는 자로 언제나 그 벌통을 찾아가는 과정 중에 있다(도덕의 계보학, 니체, 2020.4. 연암서가 11).

 

서로 바쁜 우리 부부는 주말에 2~3시간의 산책을 함께 하며 밀린 대화를 하곤 했다. 부암동 언덕을 거쳐 윤동주 문학관 앞에서 버스를 타고 돌아와 집에서 비빔국수를 해 먹기도 하고, 컨디션이 좀 더 좋으면 걸어서 인왕산 스카이웨이를 거쳐 경복궁역 서촌시장에서 밥을 사먹고 돌아오기도 한다. ‘만선에서 쭈꾸미 무침을 한 사라 시켜 콩나물을 듬뿍 넣고 고추장에 참기름도 한껏 둘러 벌겋게 밥을 쓱쓱 비벼먹거나, 줄을 좀 서기는 하겠지만 계단집에서 소주 반 병과 와사비를 조금 뿌린 초고추장에 소라를 찍어 베어 물고, 해산물 라면 한 숟갈 호로록 곁들여 먹은 후, 낮술에 얼큰해진 얼굴과 그만큼 풀어진 마음으로 버스를 타고 남편과 함께 집으로 돌아오는 길, 상상해보라. 정말 맛있고, 재밌고, 행복한 느낌이지 않은가?

남편은 이 시간 속에서 여유로움과 평안함을 고스란히 즐기고 있었다. 정작 나는 그렇지 못하다. 매번 이렇게 보내는 시간이 아깝고 무언가 유익하게 시간을 활용하지 못했다는 손해 감정에 산책을 출발하기 전부터 불편한 마음이 들곤 했었다. 그런데 지난 주말, 내 혀에 닿는 고추장 맛이 더욱 매콤달콤하게 느껴지고, 돌아오는 길의 차 소리가 더 우렁차게 귓가를 때리고, 지나치는 나무들의 초록빛 잎 색깔이 더욱 선명하게 눈에 들어왔다. 남편이 그 동그란 얼굴이 더 동그래지도록 한껏 입꼬리를 올리며 미소 짓는 표정도 발견했다.

나는 이때까지 삶에 맞서는 삶이라는 자기모순에 빠져 있었던 것은 아닐까? 모든 수단을 강구해 자신을 보존하려고 하며, 자신의 생존을 위해 싸우는, 퇴화해가는 삶의 방어본능에서 생기는 금욕적 이상으로, 피로에 지쳐가는 삶. 내 감정과 마음은 내가 살아가는 현장에 있지 않았다. 오직 해야 할 일들 속에서 최대한 계발되어진 어떤 표상에 볼모로 잡혀있었다.

해야 될 일이란 무언가를 집으로 가져가는행위이다. 이것은 축적하는 것이며 오로지 성장에 포커스를 두는 것이다. 무언가를 하는 그 순간에도 내 감각과 나의 주의는 거기에 없으며 스스로 매긴 가치에 기반한 의미만이 있었다. 어떤 것을 배울 때 이것은 무엇을 위한 것인가? 어디에 쓰일 것인가를 계산하며 그로 인해 도출될 결과, 목표에 그 의미를 두었다. 나의 진짜 욕망이 무엇인지는 들여다보지 않았다. 내 인식의 시선은 내부가 아닌 바깥을 향했다. 오로지 반응체로만 작동했고 피곤했고 생기가 없었다.

그토록 많은 배움 속에서 그 체험은 나에게로 통합되지 못했다. 나의 자기계발 행위는 마치 곁눈질 하며 몰래 은신처에 이 보따리, 저 보따리 싸서 숨겨두며 안전하다 여기며 영리하다 자만하는 약자의 공부였던 걸까? 바리바리 쌓아 축적하였지만 내 것이 되지 않았고 내가 되지 못했다. 배우는 것 자체를 좋아하였지만 목적이 설정되고 의미부여가 되어버리니 달성해야할 과제로 변형되었다. 키는 불쑥 자랐지만 속빈 쭉정이 같은 오랜 자기계발 습관에서 벗어나, 진짜 나를 발견하는 일. 무엇이 되기 위한 자기계발이 아니라, 오로지 내가 되기 위한 공부. 내 마음 속 보물을 찾아가는 진짜 공부를 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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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8/24 17:36 2020/08/24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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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턴십과정 중 참여하게 된 이번 한국형에니어그램 4단계 교육을 통해서 나에 대해 깊이 있게 알 수 있고 나를 한층 더 성장시킬 좋은 기회가 되었다. 전공 수업에서 배운 내용과 결합하여 배우는 내용이 다소 있었기 때문에 이해하는 데 무리가 없으리라 생각하며 그저 4단계를 배운다는 설렘만 떠안고 수업을 듣게 되었다. 아직은 학생인 나와 현장에서 활동하시는 다른 선생님들과 차이가 확연하게 보여서 조금 주눅이 들었었다. 조별로 이야기를 할 때도 조원분들께서 감사하게도 나를 조장으로 뽑아주셨지만, 조원분들보다 지식이 짧다는 사실이 큰 부담을 품게 했다. 다행히도 서로의 고민에 대해 자기 일인 것처럼 반응해주시고 서로 칭찬도 하면서 보내었더니 분위기도 매우 좋은 편이었고 나에 대해서 실망하신 분들도 없었다. 이런 나의 모습을 통해서 나에 대해 완벽한 모습을 추구하려는 강박이 있다는 사실을 조금 깨닫게 되었다. 2유형 사람들이 나보다는 다른 사람을 배려하기 때문에 우선순위에 나는 주로 없다고 하는데 이 행동을 통해서 나는 정말 자신에 대한 배려와 소중함이 없다고 느껴졌다. 또한, 2유형 사람들이 자주 사용하는 방어기제가 ‘억압’인데 나는 억압보다는 합리화를 더 많이 사용하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쉬는 시간에 인턴들과 함께 게시판에 붙어있는 방어기제에 관해 이야기하게 되었는데 2유형의 방어기제가 억압으로 되어 있어서 나는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였는데 주변에서 억압을 많이 사용하는 것 같다고 말씀해주셔서 나에 대해 조금 더 알아가는 시간이 되었다. 회장님으로부터 ‘식사용’에 대하여 배울 때 스스로 느끼기에 별것이 아니라고 생각하였다. 일상생활을 하면서 굳이 배우지 않아도 할 수 있는 것들이라고 느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음 날 ‘식사용’에 대해서 공원에 나가 실습을 할 때 이론만 쉽게 느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용서하지 못한 사람들이 몇몇 있지만, 그중에서 3명을 고를 수 없어 최근 나를 가장 힘들게 만들었던 2명만 뽑아 진행하였다. 하지만 진심으로 용서하기가 매우 힘들었다. 고민하고 또 생각하면서 겨우겨우 한 명은 마음을 다해 용서하였다. 하지만 남은 한 명은 끝까지 용서할 수 없었고 소감문을 쓰는 지금도 용서하지 못하였다. 실습이 끝나고 교수님께 여쭤보았다. ‘저는 한 명을 아직 용서하지 못했는데 이럴 때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교수님께서는 ‘상대방의 지위나 나이 같은 것 때문에 하고 싶었던 말을 다 하지 못했기에 용서할 수 없었던 거예요.’라고 말씀해주셨다. 교수님 말씀이 맞았다.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았고 상대방의 지위가 높아서 제대로 말할 수 없었던 부분이 없지 않아 있었다. 시간이 조금 더 흐른 뒤에 다시 마음을 다잡고 용서하는 시간을 가져서 나는 그 상대방뿐만 아니라, 용서하지 못한 모든 사람에 대해 용서하는 시간을 갖고 싶어졌다. 이런 부분에서도 방어기제가 나타난 것 같다. 내 솔직한 심정을 듣는 사람이 아무도 없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양심에 찔려 억압했기 때문에 하고 싶었던 말을 다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방어기제가 억압이라는 사실을 알고 난 뒤, 내가 정말 나에 대해 억압을 하면서 채찍질을 많이 해온 것이 비로소 느껴졌다. 조주영 교수님 시간에서 발달수준 9수준에 대해 배웠다. 에니어그램 검사할 때 나온 점수로 내가 어느 단계에 있는지 계산할 수 있었지만, 검사지가 집에 있어서 계산할 수 없어서 추측할 수밖에 없는 사실이 너무 아쉽게 느껴졌다. 그래도 교수님께서 각 단계에 있는 사람들의 특징에 대해 매우 상세하게 설명해주셔서 내가 어느 단계에 있는지 추측하는 재미가 있었다. 내가 느낀 바로는 4수준인 것 같다. 준 만큼 받는 것을 기대하고 바라기 때문이다. 어릴 때부터 기브 앤 테이크가 정당하고 공정한 것이라고 배우며 자랐기 때문에 환경에 의해서 이런 것이 형성된 것 같다. 하지만 환경을 바꾸면 사람이 변한다고 하셨듯이, 주는 기쁨을 반복적으로 맛보다 보면 나도 어느샌가 준 만큼 받는 것을 기대하는 사람이 아닌, 주는 것에 기쁨을 느끼는 1, 2, 3수준 사람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저녁을 먹은 뒤에는 명상시간이 있었다. 저녁 먹은 직후에 명상시간이 있어서 나도 모르게 졸까 봐 걱정이 많았지만, 총무님 말씀처럼 움직이면서 하는 명상이어서 재밌게 할 수 있었다. 나는 명상이라고는 친구 따라서 한두 번 해본 것이 전부이다. 전문적으로 배운 적이 없으므로 나와는 거리가 멀게만 느껴졌다. 티는 안 냈지만 걱정한 만큼 재밌게 느껴져서 오히려 즐기면서 명상시간을 보내었다. 생각도 많고 걱정도 많아서 항상 정신이 없었는데 명상시간만큼은 어떠한 걱정도 어떠한 생각도 하지 않아서 생각을 정리하고 차분해질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매일 바쁜 생활 속에서 여유로움과 평화로움을 갈망하였지만, 생각보다 가까이서 찾을 수 있다는 방법을 터득하게 되어서 너무 유익하고 좋은 시간이 되었다. 나는 위에서 말한 것처럼 나 스스로 배려가 없는 사람이지만 누구보다도 나한테 관심이 많다. 에니어그램은 나에 대해 제대로 다룰 수 있는 사용설명서 같은 존재가 되었다. 4단계 수업을 통해서 4.5단계, 5단계 수업을 듣고 나에 대해 더 자세하고 깊이 알고 싶다는 목적이 생기게 되었다. 비록 3단계를 넘고 바로 4단계를 듣게 되어서 이해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지만 내 인생에서 큰 영향을 미쳤다는 점은 확실하게 단언할 수 있다.
2020/08/02 15:37 2020/08/02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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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니어그램 유형의 미학

에니어그램 유형의 미학
Enneagram type aesthetics                                                                       


1유형
깨끗하게 세탁하고 깔끔하게 침대 위에 놓인 선명한 흰색 시트. 손으로 쓴 편지를 3 분의 1로 접혀서 새 봉투에 넣기. 최종 논문을 1주일 전에 마무리하여, 제 시간에 정확하게 전달하기. 사람들과의 처음만남에서 단호하지만 친근한 악수. 안도의 한숨. 새로운 요리를 시도하며 Pinterest 레시피를 보고 정리하기. 봄의 치자향. 센스있는 드레스에 작은 레이스 장식. 여러 세대에 걸쳐 전해진 오래된 가죽 서류가방


2유형
가을 아침에 계피 빵 냄새. 할머니의 포옹. 자전거 고치는 방법을 알려주는 할아버지. 크리스마스 시간에 자선 단체를 위한 자원 봉사. 우편으로 수제 카드 받기. 친구가 당신에 대해 생각하고 있음을 알려주는 놀라운 글들. 캐시미어 천. 칵테일 파티에서 웃음. 안전하다는 것을 아는 것. 커피 숍에 도착하면 친구가 가장 좋아하는 장소를 찾아서 함께 할 때. 너의 첫 키스.


3유형
경주가 시작될 때 총이 떨어지기 직전의 느낌. 승리의 함성. 모든 것에 어울리고 신뢰감을 주는 검은 자켓. 멋진 헤어 컷을 하고 나왔을 때. 할 일 목록에서 마지막 사항 확인. 무대 조명의 빛과 열기. 오랜 친구들과 게임의 밤. 서로 새로운 친구를 소개하고 모두와 즐기는 것. 서로를 잘 아는 친구와 같은 방에서 조용히 앉아 하루를 잘 보냈다고 생각하기.
4유형
다락방의 오래된 가방을 펼쳐보기. 바에서 새로운 음료를 마시눈 소리를 극적으로 듣기. 친구들이 울 때 손잡아 주기. 그림 같은 골목길을 발견하는 기쁨. 몇 시간 동안 마음의 방황 즐기기. 모든 풍경에 맞는 완벽한 음악재생 목록을 가지고 여행가기. 깊은 이해. 오래된 책을 찾기, 좋아하는 책의 사본을 구해서 삶이 이끄는 대로 책을 탐험하기. 빈티지 꽃병에 말린 꽃.


5유형
오래된 서점 냄새. 몇 시간 동안 생각의 길 헤메기. 적당히 헤져있는 가장 좋아하는 티셔츠. 여러 세대를 거쳐 내려 온 외눈안경. 혼자만의 기쁨. 저녁 창 조명을 통해 느슨하게 표류하는 먼지. 마침내 무언가를 이해하는 기쁨. 산에서 혼자 하이킹. 외국에서 1 년 동안 모험을 즐기고, 문화에 몰입하기. 세대를 통해 전해온 이야기.


6유형
새로운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고 완전히 이해하게 하는 느낌. 하와이에서의 재회 여행. 어릴 때는 축구 경기 후에 오렌지를 잘라 함께 먹고, 어른이 되었을 때 친구들과 게임을 위해 모이기. 아련한 향수. 대학생활에서의 난처하지만 사랑스러운 사진과 보물 상자. 모든 것이 처리된다는 느낌. 오랜 친구들 사이의 포옹. 세련되고 기능적이며 완벽하게 맞는 부츠를 신을 때. 마음 속 농담을 수년간 함께 할 수 있는 친구.



7유형
여름의 불꽃 놀이. 세 가지 일을 하며 배낭 여행을 준비하기. 얼큰히 취해 노래방에서 모두가 함께 노래하고 환호하기. 장난스러운 윙크. 째빠르게 탄 스케이트 보드에서 떨어지는 후 생긴 무릎 상처에 대해 자랑하기. 그렇게 입으면 안된다고 누군가 이야기 했기에 격자 무늬와 물방울 무늬를 동시에 입고 모임 나오기. 끔찍한 것처럼 보이는 메뉴를 주문해 보기. 친구들 사이의 장난 경쟁.


8유형
 커피 숍에서 친구들 사이에 크고 즐거운 웃음. 한 주말에 전체 책 시리즈를 읽고, 주인공처럼 모험적인 삶을 살기를 원하기. 빨간 립스틱과 검은 터틀넥 스웨터. 혹독한 운동 후의 느낌. 강력하고 신선한 커피 냄새. 친구와 장난 펀치. 누군가에게 나를 개방하고, 이해하는 느낌. 사나운 강아지와 논 후  피곤하여 강아지와 껴안고 자기. 무덤까지 가져갈 비밀지키기.


9유형
일요일 아침 팬케이크. 가을에 크고 아늑한 스카프. 잘 아는 친구들과 함께 휴식 취하기. 예정된 일정이 없는 조용한 하루. 친구의 기분이 나아지도록 돕기. 한여름의 해바라기. 좋아하는 식당에서 좋아하는 요리를 주문하기. 저녁에 깜박 거리는 촛불. 친근한 아는 사람의 미소. 당신의 목표를 달성했다는 자부심. 따뜻한 목욕 후 느낌. 따뜻한 호박 파이와 천천히 녹는 휘핑 크림.

출처 : https://umbrellathoughts.tumblr.com/post/188313952768/enneagram-type-aesthetics-healt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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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24 14:53 2020/06/24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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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니어그램 힘의 중심통합을 위한 TRE(Tension & trauma  releasing exercise)의 활용*


백석대학교 사회복지학부 교수 조주영


  우리의 본질적 차원은 무념무상의 경지이며, 어떤 목적을 갖고 행동하지만 결과에 집착하지 않고 평상심으로 행동한다. 그것은 아마도 자율신경 내에서 이루어지는 교감신경계와 부교감신경계 간의 균형이라는 측면으로 설명될 수 있을 것이다(설기문 역, 2000). 그러나 우리는 살아가면서 과도한 스트레스, 트라우마, 외상후 스트레스, 대리외상, 연민(동정)피로증(Compassion Fatigue) 등의 경험에 직면한다. 이런 경험들을 겪는 동안 몸은 신경학적, 생물학적, 해부학적 변화를 겪는다. 트라우마를 경험하는 경우는 몸의 초기 방어 반응이 2차적인 심리적 적응 반응을 일으키며, 기본본능에 따른 반응들이 정상으로 회복될 때 2차적인 성격의 변화도 정상으로 돌아오게 된다(최은주 역, 2017). 우리가 성격을 강하게 쓴다는 것은 구심성신경과 원심성신경이 원활하게 작동하지 않음을 의미한다. 구심성신경은 생리수용체나 감각기관(근육들)의 신경자극을 중추신경계(두뇌)로 전달하고, 원심성신경은 중추신경계(두뇌)에서 신경자극을 받아 활동하는 기관이나 조직(주효체)과 근육 등 감각기관에 전달하는 기능을 한다. 따라서 구심성신경과 원심성신경의 연결이 끊어지면 머리에서의 이해가 몸으로 연결되지 않게 된다. 이는 에니어그램 힘의 중심에서 머리·가슴·장의 불균형을 초래한다.

  우리 체내에 있는 골격근들은 위험에 처하면 수축하고 안전한 상태에서는 이완하도록 만들어졌다. 우리 몸은 위험한 상태가 진정된 후, 트라우마 상황을 겪는 동안 필요했던 과도한 근육의 긴장을 풀도록 만들어져 있다. 트라우마를 겪는 도중 우리를 보호해 주는 가장 중요한 근육인 요근은 모든 트라우마적 상황에서 수축하며, 인류의 투쟁·도피 근육으로 여겨진다(최은주 역, 2017). 우리는 두려움, 긴장, 화가 난 상황에서 무의식적으로 몸이 떨리는 경험을 하는데, 이런 현상은 체내에 과도하게 고조된 긴장과 화학물질들을 신체가 자연적으로 방출하는 방법이다(서주희 역, 2016; 양희아 역, 2016; 제효영 역, 2016; 최은주 역, 2017). 떠는 과정을 통해 신체는 과도한 흥분 상태를 방출하여 휴식과 이완상태로 돌아올 수 있는데(최은주 역, 2017), 이런 원리가 순조롭게 이루어지지 않아 문제를 야기한다.

  즉, 사회화 과정으로 인하여 근육들의 긴장을 풀 수 있는 신체의 능력이 감소되어 있다. 이성의 뇌를 가지고 있지 않은 야생의 동물들은 재고하지 않고 하지만, 인간은 그 감각의 힘에 저항한다(서주희 역, 2014). 긴장하거나 흥분했을 때 몸이 떨리는 것을 그대로 두면, 약해보이거나 두려워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판단하여 의도적으로 몸이 떨리는 것을 막으려 한다. 몸과 마음이 상반된 이런 상태에 놓이게 되면 몸은 근육을 수축하고 과잉 에너지를 억누르는 방법으로 대응한다. 이때 체내의 근육들은 과도한 에너지를 보유한 수축상태로, 만약 해소할 기회가 없다면 체내 만성 긴장 상태를 형성하고 외상 후 스트레스가 되어 지속적으로 보호와 방어의 패턴을 되풀이한다(서주희 역, 2014; 최은주 역, 2017). 이런 상태에 놓여 있는 개인은 사소한 일에도 생존의 위협을 느끼는 과민반응을 보이게 된다.

  이런 상황은 에니어그램 힘의 중심에서 장중심이 과도한 긴장에 놓인 상황으로 설명할 수 있다. 과도한 긴장상태에 놓인 장중심은 두려움을 다루기 위한 나름의 전략으로 욕망을 만들어내고, 불균형을 강화하는 과정으로 발전한다. 물론 장중심이 아니더라도 개인이 이런 위협에 처하면 외현적으로 유사한 문제를 야기하지만, 당사자의 내부적 역동은 힘의 중심에 따라 다르다. 꼭 트라우마 상황이 아니더라도 일상에서의 긴장과 위협의 누적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David Berceli박사는 수 십 년간 전쟁 등으로 피폐해진 세계 여러 나라들을 다니며, 트라우마와 트라우마의 피해 및 회복에 관심을 갖고 연구하였다. 그는 인간의 마음, 정신, 신경계와 생리적 기능, 사회 유대관계는 밀접하게 상호작용한다는 것을 깨닫고 TRE(Tension & trauma  releasing exercise)를 개발했다. TRE는 에니어그램의 힘의 중심 중에서 장중심의 근본 문제해결에 탁월한 실마리를 제공한다. 당연히 장중심의 문제해결은 가슴중심이나 머리중심과도 연동된다.

  Berceli도 이러한 관점을 이해하고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오랜 기간 연구와 체험적 경험을 토대로 자연적인 떨림을 유도하는 체계적인 준비운동과 방법을 정립하고 구체화하였다. TRE는 몇 가지 유의점만 준수하면 매우 쉽고 안전하다. 개인의 생명체로서의 리듬을 존중하며 일주일에 2~3회, 5~15분 정도의 운동으로 체내에 축적된 만성적인 긴장해소를 돕는다. 그 결과 구심성신경이 작용하게 돕고, 원심성신경에게 할 일을 명령할 수 있게 한다. 이렇게 하는 것은 구심성신경과 원심성신경의 원활한 상호작용과 더불어 마치 조직의 복지부동처럼 굳어 있는 자기내면의 복지부동을 알아차리고 미해결과제들을 흘려보내도록 돕는다. TRE(최은주 역, 2017)는 인간이 유기적으로 원기를 회복할 수 있는 능력을 체내에 지니고 태어났으므로 수많은 트라우마 경험으로부터 스스로 회복할 수 있다고 전제한다.

  트라우마는 신피질이 아니라 뇌간에 각인되므로 인지적 부분뿐만 아니라 원시적인 부분도 함께 다루는 치료법이 필요하다(제효영 역, 2016). TRE는 바로 이 원시적인 부분을 다루는 것이 가능하다. Berceli(최은주 역, 2017)는 트라우마로부터 성공적인 회복을 위해 우리가 타고난 자연적인 해소 메커니즘을 활성화시켜 신체가 휴식과 회복상태로 돌아올 수 있는 신호를 보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즉, 떨림 메커니즘을 유발함으로써 극심한 충격이나 트라우마로 생긴 깊이 쌓여 있는 만성적 근육수축 상태를 해소할 수 있는데, 트라우마 해소운동의 열쇠는 떨림이 골반 내에 위치한 신체 중력의 중심에서 일어나게 하는 것이다. 신체의 중심에서 떨림이 일어날 때 이것은 몸 전체에 울려 퍼지면서 그 경로를 막고 있는 깊이 쌓인 만성적 긴장을 찾아서 자연스럽게 해소한다.

이런 메커니즘은 에니어그램 힘의 중심에서 장중심의 긴장이완과 감각적 수용을 용이하게 하는데 매우 유용할 것으로 판단된다. Berceli의 처음 의도는 TRE가 심각한 외상후스트레스장애 환자들을 위한 것이었으나 수 십 년간 활용하면서 일반인도 매우 큰 도움이 됨을 발견하여 전 세계적으로 널리 보급되고 있다. TRE는 각 생명체가 지닌 독특한 리듬을 존중하며, 그 리듬을 찾아 TRE프로세스의 리듬과 융합하며, 그 과정이 개인의 건강과 치유를 최대로 촉진하는 것으로 본다. 선행연구들(서주희 역, 2014; 양희아 역, 2016; 제효영 역, 2016; 최은주 역, 2017)은 신경조직에서 나오는 떨림은 몸 속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한다는 점을 일관되게 알려준다. 우리가 위험에 처했을 때 우리의 몸은 정확하고 명료하게 작동하여 스스로를 보호한다. 마찬가지로 트라우마 경험으로부터 회복하는 과정 또한 인간의 몸이 스스로 정교하고 정확한 절차를 따라 수행한다(최은주 역, 2017).

  Berceli는 TRE를 할 때 더 높은 존재(higher existence, higher self)와의 연결을 생각하며 할 것을 권장한다. 이러한 관점은 에니어그램에서 말하는 신성한 사고와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신성한 사고는 상응하는 미덕을 지니며, 인간존재로서의 최상의 경지이고 자연스런 흐름을 존중한다. 뇌과학자 Jill Bolte Taylor(장호연 역, 2018)는 뇌가 몸에 신호를 보내 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몸도 뇌에 신호를 보내 영향을 미치며, 양방향의 소통이 항시적으로 이루어진다고 말한다.

  Taylor의 이런 설명은 이미 알려져 있지만, 그녀가 뇌출혈로 인한 마비상태에서 건강하게 회복한 전력을 가지고 그녀 자신의 경험적 사례로 전하는 내용이어서 더 설득력 있게 전달된다. 이런 여러 관점과 체험적 연구결과들을 토대로 해서 볼 때, TRE의 적절한 활용은 매우 쉽고 안전한 방법으로 우리의 몸과 마음의 균형을 회복할 수 있게 한다. TRE를 생활화하면 궁극적으로 에니어그램 힘의 중심을 통합으로 이끌고, 심신건강과 더불어 영적인 성장이 가능하며, 보다 질적인 삶을 영위해 가는데 매우 탁월한 수단이 될 것으로 판단한다.



* 이 자료는 2019년 한국에니어그램학회 연차학술대회에서 기조 강연(주제: 에니어그램의 비전과 소통: 통합상담 및 힐링모델을 중심으로)으로 발표한 자료[에니어그램연구 Vol 16(2)에도 게재함]의 일부를 좀 더 보완한 것임.


2020/05/25 01:04 2020/05/25 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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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질과 성격

우리는 본질에 머물 때와 에고나 성격에 머물 때의
차이를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본질상태에서 모든 사람은 완전하고 두려움이 없고,
우주와 조화를 이루면서 사랑의 단일체를 만든다.
머리와 가슴, 장 사이에 갈등이 없으며,
사람들 간에도 갈등이 없다.
그러다가 무슨 일이 생긴다.
에고가 발달하기 시작하고 업보(karma)가 쌓인다.
객관적인 것에서 주관적인 것으로 전이가 일어나며,
사람은 본질에서 멀어져 성격으로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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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25 00:11 2020/04/25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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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행복종합선물세트(8)

- 2019년 여름은 아름다운 도시, 여수와의 만남으로 꽃피웠다 -

 

백석대학교 사회복지학부 교수 조주영

 

자산공원의 일출정은 오동도와 여수 시가지를 바라보기에 좋은 장소이다. 자산공원 일출정의 앞과 뒤, 그리고 양 옆으로 손바닥만 한 하트모양의 수많은 소원패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자세히 보면 그 속에 각각 소망과 짧은 사연이 적혀 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다녀간 것인가? 가늠하기 어렵다. 이들을 보고 있노라니 서울 남산공원에 있는 사랑의 열쇠가 연상된다. 이곳을 찾은 수많은 관광객들이 기념사진을 찍는다. 그 대열에 우리도 한몫하고 있다. 돌산공원도 아름답기 그지없다. 공원이 잘 조성되어 있고 곳곳에 포토존도 마련되어 있다. 여행의 묘미중의 하나인 사진 찍는 즐거움을 더해준다. 바다, , 밤바다 전망, 도시의 아름다움을 골고루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오늘의 점심은 드디어 속풀이 식당에서 먹을 수 있다. 정성이 담긴 집밥 같은 향토음식이어서 또 찾은 것이다. 주인아주머니는 어제 우리가 식당에 왔다가 못 먹고 간 것을 기억하고 다시 가니 더 반가워한다. 이번에 주 메뉴는 게장과 서대회이다. 맘껏 먹고, 필요하면 얼마든지 더 요청하란다.

여수에서 지내는 동안 여수의 중심부에 위치한 중앙동을 자주 지나가게 된다. 아마도 한 20여회는 지나간 것 같다. 구경 갈 때도 지나고, 식사하러 갈 때도 지난다. 지나칠 때마다 이순신 장군 동상도 만난다. 자주 보니 반갑고 인사를 하게 된다. ‘이순신 장군님 안녕하세요!’ ‘장군님 저희 오늘도 또 왔어요.’ 하하 호호! 남들이 보면 웃을 수 있지만, 우리는 마치 반가운 사람을 만나듯 즐겁게 인사하며 지나간다. 오늘은 그냥 지나지만 말고, 이순신광장을 비롯하여 이순신 장군 관련 몇몇 유적지를 돌아보기로 한다. 위풍당당한 이순신장군 동상이 있는 이순신 광장은 지나는 사람이 많이 찾는 곳이다. 산책하기 좋고 쉬어가기도 하는 등, 나름의 활력이 느껴진다. 광장 한쪽에 거북선 모형이 전시되어 있다. 임진왜란 당시의 거북선과 같은 크기라고 한다. 내부는 들어가 보지 못했지만, 외양만 보아도 감탄스럽다. 광장의 한 옆에는 이순신장군과 여수이야기의 여러 자료들이 대리석에 새겨져 있다. 이순신 장군을 도운 사람들의 간단한 약력도 소개되어 있다.

진남관은 전라좌수영 객사로 건립된 것으로 국보 304호로 지정되어 있다. “남쪽 왜구를 진압하여 나라를 평안하게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지금은 보수공사중이어서 내부는 관람할 수 없다. 대신에 진남관임란유물전시관을 관람했다. 우리가 방문했을 때는 여수시의 조현구 문화관광해설사께서 안내해 주셨다. 이순신 장군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더불어 유머를 겸비하여 매우 열정적으로 설명해 주신다. 그분의 투철할 사명감도 느낄 수 있었다. 해설을 참 재미있게 해 주셔서 흠뻑 몰입하여 잘 들었다.

이어진 순서는 하멜등대를 찾는 것이다. 해상케이블카를 타며 공중에서 바라본 아름다운 빨간 등대를 직접 찾아가보았다. 역사적인 인물 하멜 일행이 조선에 억류되었다가 우여곡절 끝에 자유를 찾아 항해를 시작한 출발지에 하멜 등대가 있다. 등대로 가는 길옆에 하멜 관련 스토리들이 정리되어 있다. 하멜 전시관은 오늘이 월요일이어서 휴관일이다. 그래서 전시관의 외양만 볼 수 있었다. 하멜전시관의 내용물이 궁금하여 혹시 팸플릿이라도 있을까하여 찾아보았지만 보이지 않았다. 혹시 모를 방문객을 위해 외부에 팸플릿이라도 좀 비치해 두었으면 좋았을 것을 하는 아쉬움이 있다.

오늘 주요일정의 마지막 순서는 여자만에 가보는 것이다. 여자만은 저녁노을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여자만 갯벌에 드리워진 해넘이를 보기에 적절한 시간이다. 인터넷 검색으로 해지는 시간을 확인하며 여자만을 찾았다. 우리가 도착했을 때 해가 막 넘어가려는 중이었다. 절묘한 타이밍이다. 사진 찍기에 좋은 위치를 확인하였다. 그리고 기대감을 안고 차를 유턴하여 와 보니 해가 안 보인다. 아쉽게도 막 넘어가는 해가 구름에 가리어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조금 허탈감이 있기는 했으나 직전에 눈으로라도 보았기에 다행이다. 혹시나 하고 기다렸지만, 구름이 걷힐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대신 드넓게 펼쳐진 갯벌이라도 맘껏 보았다. 여자만에서는 갯벌 체험도 가능하다. 여자만 투어를 마지막으로 오늘밤과 내일 밤의 새로운 숙소인 플로라펜션으로 들어갔다. 플로라펜션엔 처음으로 들어가는 날이다. 저녁은 일단 펜션으로 들어가서 여수에서 배달음식 맛보기를 체험하기로 한다.

배달음식의 대명사 치킨을 주문했다. 그리고 낮에 해상케이블카 타며 사둔 네잎클로버 모양의 행운빵, 와인 등을 상위에 차리니 제법 괜찮은 저녁상이다. 우리 모두 모여 앉아 지나온 여정과 남은 여정들에 대해 의논도 하고 담소를 나눈다. 지나온 여정은 참 즐겁고 더불어 행복하고 알찼다는 중간 평가다.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여수여행에서의 남은 시간이 얼마안남아 아쉬움이 점점 커지고 있다. 남은 여정에서 원래는 최대한 여수에서 시간을 많이 보내고 가기로 예정했었다. 그러나 일기예보를 보니 마지막 날 8호 태풍 프란시스코가 본격화 되어 비도 많이 오고, 바람도 많이 불 것이라 한다. 할 수 없이 아쉬운 맘을 달래며, 오전 시간대의 열차표를 예매한 후 오늘의 일정을 마무리 한다.

 

3-3): 만성리 검은모래해변 아침산책a, 간편식단 체험a(아침식사), 향일암 투어, 맛집 탐방l(향일암 입구 식당-해산물 비빔밥 등: 점심식사), 해양수산과학관 관람, 여자만 투어, 맛집 탐방m(이순신 버거: 저녁식사)

우리가 묵고 있는 이번 숙소인 플로라 펜션은 만성리검은모래해변이 바라보이는 곳에 위치해 있다. 아침에 기상하자마자 펜션의 옥상에 올라가 보았다. 바로 옆에 큰 대로가 있어 이동이 용이하다. 주변은 산과 바다가 바로 보여 아름다운 경관을 이루고 있다. 우리는 식전에 검은모래해변까지 아침산책을 다녀왔다. 초행이라 어느 정도 시간이 소요될지 가늠도 해보며 주변경치를 구경하며 걷다 보니 비교적 멀지 않은 느낌으로 목적지에 도착했다. 해변은 관광객이 다녀간 흔적이 보인다. 그리고 곧 올 것으로 예보된 태풍을 대비하는 모습도 보인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처음 보는 꽃도 발견했다. 일원이 모야모(식물이름을 알려주는 어플리케이션)의 도움을 받아 하늘타래 꽃임을 확인해 준다. 가는 곳마다 새로운 경험이고 배움의 연속이다. 그리고 우리는 그 과정을 즐기고 있다.

아침식사는 펜션 측으로부터 햇반과 김치 등을 구해 간단하게 했다. 플로라 펜션의 곳곳에 다육식물이 많이 가꾸어져 있어 마음을 끈다. 마당 한쪽 옆에는 토끼와 닭도 키우고 있어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아이들이 매우 관심을 보인다. 오늘의 주요일정은 향일암 투어이다. 내비게이션의 도움을 받아 향일암으로 향한다. 가는 길에 여수시 평화테마촌에 이르러 북한 반잠수정 전시관이 눈에 띈다. 들러본다. 팸플릿의 소개 글에 19981217일 북한 반잠수정이 돌산읍 임포 지역 앞 바다로 침투 중 우리 군에 발견되어 교전을 벌이다 거제도 남방 100km 해상에서 격침되었다. 그 후 19993173차례에 걸친 작업 끝에 인양이 완료되었다. 이곳에는 국가안보상황에 대한 교육적 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반잠수정 한척과 노획장비 33점이 전시되어 있다라고 되어 있다.

옆 건물은 무기전시관이다. 무기전시관은 한국전쟁(6.25)에 대한 시간적, 상황적 공간을 실감나게 연출하여 역사적 사실을 체계적으로 전달함으로써 국가 안보와 평화수호에 대한 의식을 고취시키는데 목적이 있다. 전쟁영상자료 및 201점의 무기류를 전시하고 내무반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 등을 구성하여 한국전쟁과 그 이후, 헤아릴 수 없는 전쟁의 상처들과 이에 따른 한반도의 평화 기원 메시지를 담고 있다.

오랜 기간 반복되어 온 북한의 만행은 예나 지금이나 참 안타깝다. 우리가 과거 뉴스로 접했던 역사적 사실을 확인하며, 또 별 진전이 없는 남북관계의 암울함에 한숨이 절로 나온다. 애국심이 고취되는 느낌이다. 6.25 피난민의 장면들을 사진으로 보며, 아직도 그 트라우마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O교수가 생각난다. O교수는 퇴직도 하셨고 연세가 꽤 되셨다. 그럼에도 6.25때 아버지 등에 업혀, 매달리다시피 하여 피난하던 시절 겪은 트라우마로 지금도 고생중이다. 그간 치유 및 치료를 위해 수많은 노력을 들여 많이 개선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여전히 여러 어려움이 남아 있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다. 통일이 된다면 더 이상 소모적인 노력을 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대신 그 에너지를 상생을 위한 수단으로 돌릴 수 있을 것이다. 그날이 빨리 오기를 소망한다.

향일암은 해를 향한 암자의 뜻이라 한다. 일출명소로 알려져 있으며 매년 새해를 맞이하여 향일암 일출제가 열린다. 여수시 관광가이드북은 여행 팁으로 흔들바위, 왕관바위, 기둥 바위 등 기암괴석이 있으며 다도해 해상국립공원과 함께 보기 드문 사찰로 안내하고 있다. 지정된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올라가는 길 주변에 여러 상가와 식당가가 있다. 해산물 말린 것, 개도막걸리, 갓김치, 물김치 등에 대해 맛보기를 권하며 판촉을 하고 있다. 구경도 하고, 맛도 보고, 필요한 것은 택배 구입도 한다. 상가와 식당가를 지나 향일함을 오르는 길에 법구경의 불언(不言), 불이(不聞, 불문), 불견(不見)을 전하는 석상과 문구가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불언, 불이, 불견의 지혜를 되새겨 본다. “아는 것이 힘이다고 하지만, “아는 것을 행해야 힘이 된다.”는 말이 더 와 닿는다.

향일암 투어를 마치고 흥덕사로 향하고자 했다. 그러나 가던 길에 해양수산과학관이 눈에 띈다. 둘 다 관람하는 것은 시간상 불가능하다. 흥덕사와 해양수산과학관중에서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흥덕사로 가는 것이 시간이 넉넉지 않아 조금밖에 못 볼 것을 예상하며 가고 있던 길이다. 그래서 우리는 해양수산과학관 관람으로 흔쾌히 변경했다. 과학관에 들어서면 세로형 대형수족관이 보인다. 실제 물고기는 수족관 안에 있고, 밖에는 그것들에 대한 설명이 있다. 다양한 수산자원과 어장 등 풍부한 정보가 제공되어 있어 오감을 고루 활용하며 관람할 수 있다. 알면 보이고 사랑하게 된다. 과연, 여행 전에 비해 보이는 것이 늘어났고 정도 깊어진다. 약 일주일간 초도에서 살아본 경험 덕이다.

방학을 이용하여 부모와 관람 온 아이들도 제법 많이 보인다. 재미있고, 또 한편으로는 신기하다는 의견을 주고받는 모습이 사랑스럽다. 같이 온 아이들은 몰려다니며, 한 명이 새로운

물고기나 뭔가 먼저 발견하면, 같이 온 다른 애들에게 빨리 와서 보라고 부른다. 그럼, 또 우르르 몰려간다. 한 공간에서 몇 번을 왔다 갔다 한다. 친구가 부르는 소리에 이쪽으로도 응하고, 또 저쪽에서 부르면 응하느라 바쁘다. 애들답게 놀고 있는 모습이 나를 미소 짓게 한다.

저녁때가 다가온다. 오늘이 여수에서 마지막 밤이다. 마지막으로 이순신 수제버거를 사서 낭만포차거리와 그 인근을 한 번 더 투어하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이순신 수제버거라는 상호의 가게는 이순신광장 옆에 있다. 우리가 20여회 이상 그 앞길을 지나다니며 그 가게를 지날 때마다 늘 줄이 길어 많이 궁금했다. 도대체 어떤 맛이기에 저렇게 매일 한결같이 사람이 많을까? 우리도 언젠가는 꼭 한번 먹어보자는 의견을 나누며 지나치곤 했다. 오늘을 바로 그날로 만들고자 한다. 실제로 이순신 수제버거를 먹기 위해 한참을 기다렸다. 밖에 늘어선 줄이 다가 아니었다. 순서가 다가오면 번호표를 준다. 번호표를 받으면 건물 안으로 들어가서 또 한참을 기다려야 수제버거를 받을 수 있다.

수제버거를 샀을 때쯤 간간이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점점 많이 올 분위기다. 비를 맞으며 다니기는 어려움이 있을 듯하다. 그래서 그냥 숙소로 들어가기로 결정했다. 내일 오전 기차로 귀가하여야 하니 짐도 꾸려야 한다. 숙소로 돌아와 수제버거를 먹으며 맛도 품평하고, 짐도 꾸리며 여유로운 마무리를 한다. 여수와 초도에서 총 10박을 이어가고 있다.

3-4): 만성리 검은모래해변 아침산책b, 간편식단 체험b(아침식사), 모닝커피타임(종합정리), 이동(아듀 여수!: 여수 각자 집으로)

 

오늘은 여수시지원, 한 달 여행하기 마지막 날이다. 우려했던 8호 태풍 프란시스코는 우리가 있는 지역에서만큼은 큰 무리 없이 지나갔다. 정말 다행이다. 한편으로는 태풍예보가 있어 열차표 예매 등을 너무 이른 시간대인 오전 1030분으로 잡아 놓아 아쉽다. 다시 번복은 곤란하니 그 전 시간만이라도 알차게 보내고자 한다. 그래서 식전에 만성리검은모래해변 산책을 다녀왔다. 어제 산책을 해본 바로는 왕복 5천보 정도 되는 거리이다. 해변에 도착하여 바라본 하늘은 해가 올라왔지만 구름사이로 들락날락하고 있다. 구름이 꼭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 같다. 해변 산책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오는 길목에 칡넝쿨이 보인다. 초도에 머무는 동안 김진수 시인으로부터 배운 딱총놀이가 떠오른다. 우리는 약속이라도 한 듯 하나같이 칡잎을 따서 딱총놀이를 시도했다. 자연 초도이야기가 흘러나온다. 초도에서 예정보다 이틀 일찍 나온 이래, 초도 이야기가 이런 식으로 흘러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우리는 또 기승전 초도라며, 한바탕 웃고 아쉬움을 나누었다. 초도에서의 기억이 강력하고, 또 아쉬움도 그만큼 큼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제 우리들의 1011일의 여행을 마무리해야 한다. 아쉽지만 다음 여행을 기약하며, 하나하나 정리한다. 1~3부의 여행 과정이 다 소중하다. 그 과정에서 함께 한 여러 인연들이 참 고맙다. 이런 기회를 마련해준 여수시에도 감사하다. 이번 여행의 가장 큰 소득은 여행의 여러 장점을 내 것으로 만든 것이다. 여행은 길 위의 학교다. 이 특별한 학교에서 새로운 경험, 다양한 배움, 만남과 교류, 관계 증진, 치유와 성장 등의 혜택을 수혜했다. 그것들이 더 깊고 풍부한 삶의 이야기로 발전될 것이다. 그 모든 것은 결국 나 자신을 만나고 만드는 길이기도 하다.

서울대학교 행복연구센터 최인철 교수 등의 연구에 따르면, 행복을 주는 최고의 단일 활동으로 단연 여행을 꼽는다. 행복을 주는 최고의 일상 활동들로는 걷기, 놀기, 말하기, 먹기 등을 제시했다. 여행은 이 활동이 모두 포함된 행복의 종합선물세트이다. 1011일 동안 참 많이 걷고, 놀고, 말하고, 잘 먹었다. 행복의 최고 종합선물세트를 몇 곱으로 받은 것이다. 더불어 우리의 여행엔 각 일정마다 훌륭한 스토리들을 참 많이 포함하고 있다. 좋은 이야기는 예쁘게 살이 붙게 되어 있다. 앞으로 살을 잘 붙여서 더 멋지게 발전시켜 갈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또 일부는 추억함에 쟁여두고 간간히 꺼내서 재음미 감상할 것이다. 그 모든 것이 나의 훌륭한 자산이다. 감사와 축복의 여운을 느끼며 이번 여행기를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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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24 11:32 2020/03/24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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