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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전한 자기 돌봄·자기사랑·치유과정 (36) 글쓴이 : KEEC   2024-11-25 21:53

온전한 자기 돌봄·자기사랑·치유과정 (36)

- 힐다의 웰니스학교와 수수네숲의 콜라보 프로젝트 - 

 

  백석대학교 사회복지학부 교수 조주영

 

 

  사진으로 보는 묵의 색이 참 진하다. 진심이 담긴 정직한 음식의 색이다. 사서 먹는 묵은 방부제 등 자연스럽지 않은 첨가제가 가미되기도 한다. 따라서 묵의 질에 대한 차원이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그 기대 또한 컸다. 나는 도토리를 이 치유프로젝트의 치유밥상이나 푸드아트테라피로 반영하고 싶어서 수수네숲 안주인과 김민지 선생에게 몇 차례 요청했었다. 수수네숲에서 내 뜻을 잘 수용해 주어 참 고맙고 기쁘다.  

 

 

- 묵을 만들어가는 몇 장면(사진 제공: 수수네숲) -

 

  수수네숲에서 이번 회차에 도토리묵을 치유 밥상에 올릴 예정이라는 정보를 사전에 받은 후에 나도 짬짬이 도토리 관련 공부를 더 집중적으로 하였다. 수년 전 숲을 더 깊게 이해하고자 숲해설가 과정에 등록하여 주경야독으로 공부하던 시절의 노트를 찾아보기도 하였다. 도토리 6형제로 배웠던 갈참나무, 신갈나무, 굴참나무, 졸참나무, 떡갈나무, 상수리나무 등의 잎과 잎자루를 통한 구분, 열매와 각두를 통한 구분 등을 다시 보니 새롭다,

 

  갈참나무는 가을 참나무라 하여 붙은 이름이고, 신갈나무는 짚신 안에 깔았다 하여 붙은 이름이라고 한다. 굴참나무의 껍질은 코르크마게나 지붕 이음새로 활용되며, 졸참나무는 잎이 가장 작아서 졸병참나무로 불린다. 떡갈나무는 떡을 싸는데 사용되어서 붙은 이름이며, 상수리나무는 수라상에 올렸다 하여 붙은 이름이란다. 이름 관련 스토리가 다시 보아도 미소 짓게 만든다. 

 

  나는 “원푸드(One Food) 이용 푸드아트테라피”를 해보는 것에 대한 열망이 크다. 의미와 가치를 살려 활용할 수 있는 내용이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짬짬이 다른 푸드도 관련 자료들을 즐겁게 모으고 있다. 도토리와 관련하여서는 사진, 논문, 스토리(시, 속담, 도서 등), 음식, 효능 등에 대해 자료를 찾아가며 행복한 하나의 놀이처럼 공부했다. 

 

  도토리 관련 시(詩)로 이종수 시인의 도토리가 인상적이다. 시의 내용 중에 어머니가 발을 헛디뎌 비얄을 구르면서도 연신 ‘고맙습니다’를 반복하시는 내용이 뭉클하게 다가온다. 그렇게 많이 구르고도 어디 다친 데 없이 가뿐하시더란다. 그 어머니는 아마도 평소에 ‘고맙습니다’를 무던히 많이 하였기에 몸에 벤 것이리라. ‘그야말로 범사에 감사하라!’가 떠 오른다. 감사하면, 또 감사할 일을 불러오기 마련이다.

 

  그외에도 여러 시인의 시를 하나하나 감상해 보며, 추억에 잠기기도 하고, 미소도 지어지고, 새로운 영감을 불러내기도 하였다. 권태응(도토리들), 김근열(도토리), 이봉환(도토리들), 정끝별(도토리를 줍는, 저 사람), 박노해(도토리 두알), 문삼석(도토리 모자), 이정록(도토리와 상수리) 시인 등의 시를 찾아 음미하였다.

 

  이어서 도토리 관련 스토리를 실은 책을 찾아보았다. 박판석(도토리 열매 속에는 큰 산 하나 들어가 산다), 오형수(와, 도토리다), 고성욱(내 사랑 도토리), 이진희(도토리 시간) 작가 등의 책이 눈에 들어온다. 어린이들을 위한 인성 동화나 시집의 제목으로 그 품새를 드러내고 있다. 도토리가 나는 계절에 아이들과 책도 읽고 자연 관찰도 곁들이면 살아 있는 교육이 될 듯하다.

 

  도토리의 효능을 살펴보며 옛 선조들의 삶이 그려졌다. 도토리는 과거에 대표적인 구황식품 중의 하나였다. 이하 내용은 한동하 한의학 박사가 헬스경향에 게재한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헬스경향, 2021년 10월 10일). 도토리는 설사와 장출혈 및 치질에 의한 출혈을 멎게 한다. 도토리껍질은 가루로 만들어 먹거나 끓여 먹어도 역시 설사를 멎게 한다. 또 자궁출혈과 대하증이 심할 때 껍질을 불에 태워 그 가루를 미음에 타서 마신다.

 

  도토리는 훌륭한 지사제이기도 하다. 지사제로 활용할 경우는 말려 가루 낸 것을 보관하여 사용할 수 있으며, 물에 담가 떫은맛은 제거하지 않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도토리를 섭취하면 중금속을 배출하며, 그외 금속성이 대부분인 미네랄까지 흡착해서 배출하므로 빈혈이 심하거나 골다공증이 심한 사람은 피해야 한다.

 

  식약일보(2022년 9월 20일)의 보도에 따르면, 상록성 참나무류의 도토리껍질이 피부재생을 촉진하고 산화스트레스를 억제하여 피부 건강에 우수한 효능이 있다. 이 연구결과는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 산림바이오소재연구소 산림기능성소재연구팀의 성과이다. 그들은 동의보감에서 도토리를 얼굴의 기미나 피부의 상처치유 약재로 사용하였다는 점에 착안하여 연구를 진행했다고 한다. 

 

  아시아엔의 보도(2022년 9월 23일)는 도토리의 영양성분으로 아콘산, 타닌, 칼륨, 단백질, 비타민, 지방, 폴레페놀 등이라고 전한다. 그 효능으로 중금속 배출, 숙취 해소, 지사제, 혈관 건강 증진, 다이어트 효과 등을 제시했다. 아울러 타닌 성분이 변비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과다 섭취를 피하고, 도토리의 따뜻한 성질을 고려하여 몸에 열이 많은 체질은 과다 섭취의 지양을 권한다.

 

  레이디경향(2022년 12월 10일)은 간과 소화기계를 보호하는 “도토리”라는 제목으로 도토리 관련 내용을 실었다. 임성용의 보약밥상 코너에서 단풍이 곱게 물든 산행을 마치면 산자락 아래 음식점에서 탱탱하게 잘 쑨 도토리묵에 탁주 한 잔이 생각난다고 글을 시작하였다. 그리고 동의보감에서 제시한 도토리의 효능을 조목조목 언급하고 있다.  

  

  도토리 관련 음식도 매우 다양하다. 도토리국수, 도토리칼국수, 도토리비빔면, 도토리수제비, 도토리묵, 도토리묵샐러드, 도토리묵밥, 도토리묵조림, 도토리밀쌈, 도토리뻥튀기, 도토리만두, 도토리건조묵, 도토리전, 도토리전병, 도토리술, 도토리된장, 도토리떡 등이 그것이다. 

 

  나는 다양한 사유로 어느 지역을 오가는 길에 그 지역의 치유 음식점에 들리는 것을 즐긴다. 도토리 관련 전문음식점으로는 제천의 꿀참나무가 생각난다. 단양에 큰댁이 있어서, 오가는 길에 제천을 지나가게 된다. 이 콜라보 치유프로젝젝트가 있을 즈음의 설 명절을 위해 가족들이 단양을 찾는 길에 점심 식사를 위해 꿀참나무 음식점엘 들렸다.

 

  우리 가족 4명은 메뉴를 보고 상의 끝에 도토리정식을 주문하였다. 그리하여 도토리전, 도토리밀쌈, 묵샐러드, 도토리전병, 구절판, 훈제오리, 삼색묵, 도토리비빔면, 도토리수제비, 도토리 뻥튀기 등으로 구성된 한 상을 받았다. 다채로운 색감으로 화려한 비주얼을 드러낸 각종 도토리요리를 눈으로 먼저 즐기고, 냄새를 누렸다. 그리고 입으로 맛보며 감탄사 연발이었다. 

 

  맛있는 색과 냄새를 품고 있는 건강한 도토리요리!. 고소함은 기본이고, 각종 신선한 야채가 더해져 아삭함을 즐길 수 있었다. 일부 음식은 순차적으로 나오기에 사진으로 다 담아 내지는 못하였지만, 그때 가족들이 즐거운 탄성을 질렀던 장면, 환담을 나눈 순간들, 각종 도토리요리를 맛있게 먹었던 행복한 추억이 지금도 새록새록하다.

 

- 제천 굴참나무 음식점의 전경과 한상차림 장면 -

 

  도토리에 대한 공부가 흥미진진하여 쑥 빠져들었다. 관련 스토리들이 리얼하여 어떤 내용은 마치 소리로 들리는 듯하고, 또 어떤 장면은 수채화를 보는 듯이 그림으로 그려진다. 중간중간 푸드아트테라피나 예술치료 수업 시간에 활용할 수 있는 영감이 떠오르면 아이디어 노트에 챙겨가며, 과정을 이어갔다.   

 

  도토리 관련 속담으로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도토리 키재기”이다. 어렸을 때, 어른들이 많이 쓰시던 표현이다. 다른 속담들로는 ‘가을에 떨어지는 도토리는 먼저 먹는 것이 임자다.’, ‘참나무에서 떨어지는 도토리 멧돼지가 먹으면 멧돼지 것이고 다람쥐가 먹으면 다람쥐 것이다.’, ‘도토리는 벌방(벌)을 내려다보면서 열린다.’, ‘딸자식 두면 경상도 도토리도 굴러온다.’, ‘마음이 맞으면 도토리 한 알을 가지고도 시장을 멈춘다.’, 

 

  ‘의가 좋으면 세 어미 딸이 도토리 한 알을 먹어도 시장 멈춤은 한다.’, ‘개밥에 도토리’, ‘장에 가면 수수떡 (사) 먹을 사람 도토리묵 (사) 먹을 사람 따로 있다.’ 등이 확인된다. 그리고 서양 속담으로는 ‘숲은 도토리 하나부터 시작한다.’는 것이 있다. 원대한 어떤 것도 처음은 아주 작은 부분에서 시작된다는 의미로 다가온다. 나의 이런 작은 시도들이 교육적으로도 그리고 치유적으로도 건강하게 뿌리내리고 아름답게 살찌워가길 염원한다.

 

  도토리 관련 공부는 향후 깊이를 더해가기 위해 언제나 열려 있다. 관련 논문 등의 자료도 제법 찾았는데, 이 또한 앞으로 짬짬이 더 깊게 알아가기 위한 소중한 자원이다. 이런 과정을 거치며 덕분에 도토리에 대해 더 깊게 알아보고 이해할 수 있어서 일거양득을 넘어 일거다득이 되고 있다. 도토리의 활용잠재력을 더 깊게 확인한 재발견이다.

 

  각설하고, 이번 수련에 참여한 S나 L은 장기 수련생이고 H는 대학생으로 새롭게 합류하였다. H가 스스로 말한 이슈는 무기력과 불안이다. 그녀는 에니어그램 성격유형검사 결과 기본 유형은 6번이고 날개는 5번이었으며, 4유형도 높게 나왔다. 검사 결과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개략적인 설명을 하는 과정에서 6번 성격유형이 보편적으로 안내받지 못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을 수 있음을 다루던 때였다.

 

  해당 설명을 듣자마자 H는 자신의 어린 시절에 방치당하고, 적절히 안내받지 못하여 너무나 두려웠던 사건의 기억을 소환했다. 동시에 활성화가 되었고 통제할 수 없는 느낌의 불안을 호소하며 눈물을 흘렸다. 불안함의 SUDS(주관적 고통지수)는 8이었다. 나는 재빨리 브레인스포팅 적용에 대한 동의를 구하고 롤링브레인스포팅 기법을 적용하여 치유세션으로 이어갔다. 

 

  브레인스포팅(Brainspotting)은 2003년 David Grand박사에 의해 우연히 발견된 뇌과학 기반 트라우마 치료법이다. 그는 카렌이라는 피겨스케이팅 선수를 EMDR(Eye Movement Desensitization and Reprocessing)로 치료하는 과정에서 브레인스포팅을 발견했다. 당시에 카렌은 성장하면서 겪은 크고 작은 트라우마의 축적으로 고통을 겪고 있던 내담자였다. 

 

  그녀는 엄마로부터 모진 언어폭력을 지속적으로 받았으며, 심지어는 빙상에서 부상을 입었을 때조차 엄마로부터 차갑게 거절당한 경험이 있다. 그런 카렌에게 David Grand박사는 내추럴 플로우(Natural Flow) EMDR을 적용하여 카렌의 수많은 트라우마 치료와 치유를 도왔고 좋은 결과를 얻었다. EMDR은 Francine Shapiro가 개발한 것이고, 내추럴 플로우 EMDR은 David Grand박사가 개발한 것이다. 

 

  카렌에게 내추럴 플로우 EMDR을 적용한 것은 매우 성공적이었지만, 트리플 루프의 문제는 예외였다. 카렌은 트리플 루프를 위해 공중에서 3회전을 하고자 했지만 2회전 밖에 할 수 없었다. David Grand박사는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어느 날 세션 때 카렌에게 트리플 루프를 뛰고 있는 장면을 슬로우 모션으로 떠올리게 했다. 

 

  그리고 그녀가 그 과정을 지켜보다가 자신이 뛰고 있는 균형이 무너졌다고 느끼는 바로 그 순간의 이미지에 멈춰보라고 안내했다. 그 과정에서 안내대로 따라 하던 카렌이 몸통과 다리가 긴장되는 느낌을 보고하였다. 이때 David Grand박사는 카렌이 그 느낌에 머물도록 하고, 내추럴 플로우 EMDR을 적용하였다. 

 

  카렌의 시야 안에서 손가락을 천천히 움직이던 중에 코의 중심선을 지났을 때 카렌의 눈이 극적으로 흔들리더니 그 지점에 시선이 고정되었다. 치료자인 David Grand박사는 직감적으로 그 지점에 10분간 고정한 채 유지했다. 그 10분 동안에 1년간 계속해 왔던 집중적인 치료에서도 나타나지 않았던 트라우마 기억이 분출되어 흘러가는 것이 확인되었다. 카렌은 많은 기억을 한 가지, 또 한 가지씩 차례차례 처리하였다(서주희 외 공역, 2021).

 

  이때 치료세션에서 카렌의 예상치 못한 반응,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의 전개에 서로 특별한 말을 하지 않고 상황을 종료했다고 한다. 그런데 다음날 카렌이 스케이트 연습 장소에서 트리플 루프를 몇 번이나 여유롭게 뛰었다. 카렌이 전화로 이 기쁜 결과를 David Grand박사에게 전할 때, 그는 그것이 전날의 아주 특별한 세션 덕분임을 직감적으로 알았다. 

 

  이후 그는 다른 치료사들과 그 내용을 공유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적용을 시도해 보며 점차 혁신을 거듭하여 오늘에 이른 것이다. 이렇게 개발된 브레인스포팅은 뇌과학 기반 트라우마 치료법으로 마음을 넘어 뇌에 직접 작용한다. 브레인스포팅은 현재 활용할 수 있는 여러 기법이 있으며, 롤링(Rolling)브레인스포팅도 그 중의 하나다. 이 기법의 구체적인 방법은 다음과 같다. 

 

  즉, ① 치료자가 내담자에게 다루고 싶은 이슈가 있는지 확인한다. H의 경우 이번 수련과정 중에 미해결된 트라우마적 기억이 소환되어 자연스럽게 그것을 이슈로 정하였다. ② 활성화를 확인한다. 이것은 제시한 이슈를 어떻게 경험하는지를 보는 것이다. 어떨 때는 느낌일 수도 있고, 또 어떨 때는 신체감각일 수도 있다. 즉, 느낌, 경험하고 있는 감정, 흩어짐, 또는 다른 어떤 것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③ SUDS 레벨과 체내 활성화 위치를 확인한다. ① ~ ③ 까지의 기본적인 셋업은 브레인스포팅의 다른 기법과 같다. ④ 이제 아웃사이드 윈도우 브레인스포팅 방식으로 지시봉을 옮겨 가며 브레인스폿들에서 필요한 만큼 멈추고 처리를 돕는다. 그 과정에서 내담자가 무엇을 경험하고 있는지 질문하여 확인한다. 더 강렬한 활성화가 있는 곳에서는 더 오래 머물 수 있다. 

 

  나는 H에게, “지시봉으로 한쪽 끝에서 다른 쪽 끝을 향하여 지나가면서 반사 지점마다 멈출 것입니다. 그때마다 필요한 만큼 처리하고 이제 지나가도 되겠다 싶으면 저에게 알려주세요.”라고 안내하여 그녀의 혜성으로서의 존재감을 존중하였다. 브레인스포팅은 내담자를 혜성의 머리로 비유하고, 현존하는 치료자는 혜성의 꼬리가 된다. 즉, 이중조율(관계적 조율과 신경생물학적 조율)을 유지하고 불확정성 원리를 믿으며 혜성의 꼬리를 따라간다. 그 이후부터는 내담자의 신경경험적 처리 과정을 경이롭게 목격할 수 있다. 

 

  ⑥ 충분히 처리를 하고 나면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변화를 평가한다. ⑦ SUDS가 0이 되었다면, 레몬짜기라는 기술을 적용한다. 레몬짜기는 활성화의 잔여물이 모두 처리되도록 하는 테크닉이다. H는 나의 안내에 따라 이런 처리 과정을 순차적으로 거치며 깊은 치유의 놀라운 여정을 체험하였다.

 

  다른 참여자, S와 L은 이 프로젝트의 수련생이기도 하지만, 힐러를 지향하고 있어서 내가 브레인스포팅을 통해 치유를 이끄는 과정을 목격하는 것에 대해서도 매우 감사하고 흔쾌한 기회로 받아들였다. H는 브레인스포팅 과정에서 눈물을 많이 흘렸고, 눈이나 안면근육 떨림 등의 반사 반응을 보였다. 한참 후, 평소와는 달리 깊은 숨이 쉬어지고 가슴이 편안해졌다고 하였다.  

 

  그리고는 밝게 웃었다. 그녀는 그 웃음이 문제가 해소되어 후련함으로 인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H는 이 치유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자신이 트라우마가 많다는 얘기를 몇 번 하였었다. 그 중에서 이날은 어려서 엄마랑 외출했다가 엄마를 잃어버린 사건으로 인한 트라우마를 집중적으로 처리한 것이다. 마칠 즈음에 다시 확인한 불안함에 대한 SUDS는 거의 사라져서 브레인스포팅의 기술 중에 하나인 레몬 짜기까지 하였다. 그 결과 H는 해당 이슈에 대해서는 편안해졌다고 하였다.   

 

  H는 그 외에도 평소에 어머니와의 역기능적 관계 패턴 때문에 스트레스가 크고 심리적 부담을 안고 있었단다. 그녀의 어머니는 H에게 과도한 관심과 요구를 일삼고 있고, 여러 면에서 집착을 보이기 때문이다. 나는 H가 이번 수련 이후 일상으로 돌아가더라도 보다 수월하게 자기관리와조율을 해가도록 돕고자 정성을 들였다. 그 일환으로 H가 겪고 있는 어머니와의 갈등 문제는 EFT(Emotional Freedom Technioque: 감정자유기법)로 처리를 도왔다.

 

  이번에 H가 브레인스포팅으로 강력한 치유체험을 하였고, 브레인스포팅도 제대로 배우면 자가치유 수단으로 적용할 수 있다. 그렇지만, 한 번의 체험으로는 그것이 쉽지 않다. 이 치유프로젝트는 한 달에 한 번 있어서, 다음 달에 만날 기회가 있더라도 그때까지 스스로를 관리할 수 있는 수단이 필요할 것이다. EFT는 약식으로 활용해도 효과가 탁월하다. 먼저, EFT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EFT Korea에서 제공하는 공식홍보 동영상의 관람 시간을 가졌다. 

 

  그 내용을 보면, 초반에 EFT의 혜택을 본 사람들의 사례가 나온다. 즉, Celia Kane가 오랫동안 온몸이 아팠었지만, 이젠 더 이상 의사가 필요 없다고 전한다. Hank Hadley는 다발성 경화증이었지만, 지금은 의사들이 이 병의 흔적을 찾지 못할 정도로 좋아졌단다. 그리고 Pat Mason은 80여 종의 알러지가 있었으나 지금은 모두 사라지고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먹을 수 있으며 체중조절도 잘하고 있단다.

 

  이어서 EFT의 창시자, Gary Craig가 EFT에 대해 개략적으로 소개한다. EFT는 일종의 마음을 치유하는 침법으로 침을 쓰지 않고 감정적 문제를 치료한다. 그는 질병과 육체 증상에 대하여 감정적 요소가 원인이 되는 경우가 과거에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많다는 점을 지적한다. 그러면서 우리들은 분노, 슬픔, 죄책감, 과거의 충격이 남아서 육체적인 증상으로 나타나게 됨을 직관적으로 알고 있다는 점을 언급한다.

 

  사람들은 화가 나면 위장이 조여지고, 목의 경동맥 혈관이 튀어나오며, 혈압이 올라간다는 내용을 생생한 영상으로 이해하기 쉽게 들려준다. 감정은 육체적 증상을 일으키며, 그런 증상을 오랫동안 갖고 있으면 병이 생기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비뇨기과 전문의인 Eric B. Robins는 증상만을 치료하는 약만 처방하는 것에 회의를 느꼈으며, 약은 문제의 근원을 해결하지 못한다고 설명한다.

 

  EFT는 문제의 근원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서, 다른 방법으로 잘 안 되는 경우에도 치료가 된다(Gary Craig). EFT는 깊은 수준에서 감정적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가능하므로 육체적 증상이 좋아진다(Eric B. Robins). 침술은 인체를 관통하는 미세한 에너지의 흐름, 즉 경락에 기초를 둔다(Gary Craig). 

 

  이 에너지가 잘 흐르지 못하면 건강이 나빠진다. 그러나 경락을 손끝으로 두드리면 경락의 균형이 잡히고 격렬한 감정적 문제도 쉽게 없어진다. 어떤 때는 불과 몇 분 만에 해결되기도 한다. 이렇게 감정적 원인을 정확히 잘 처리하면 대부분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더불어 육체적인 증상도 같이 해결된다(Gary Craig). 

 

  이어서 동영상에는 또 다른 EFT 효과 체험자들의 사례가 나온다. 즉, Colleen Barrett는 통증을 즉시 해결할 수 있고, Lindsay Kenny와 Susan Phillips는 편두통을 수월하게 해결하고 있으며, Robin Alexander은 당뇨병이 없어졌단다. Hank Hadley는 열 살 때 8미터 높이의 건초 장치에서 앉은 채로 딱딱한 콘크리트 바닥으로 떨어져 척추에 이상이 생긴 이래, 무려 여섯 차례의 수술을 받았다고 한다. 

 

  수술을 받을수록 고통이 심해졌고, 하루하루가 고통의 연속이며 약을 마치 사탕처럼 먹어야 하는 나날이었다. 설상가상으로 다발성 경화증 진단까지 받았고, 5년을 휠체어에서 지냈다. 그러나 EFT 덕분에 점진적으로 회복되기 시작했고, 덕분에 휠체어 생활에서 벗어나 목발을 짚게 되었으며, 급기야 장애 연금도 벗어나서 직장 생활을 하고 있단다. 

 

  다수의 인터뷰 내용은 중독증, 부끄럼증, 시력문제, 만성피로, 우울, 비행공포증, 혈관 섬유성 연축, 탐식증, 당뇨, 게실염, 외상후성 장애(PTSD), 대중 앞에서 발표하기의 두려움, 불면증 등에 대한 완화 및 해소를 보고 하였다. 또한 물질적 풍요, 체중조절, 어느 분야에서든 능력 향상, 성욕이 없는 상태에서 열망으로 만들기, 부부관계 향상, 진정으로 자신을 사랑하고 수용하기 등에서 매우 탁월성을 발휘한 사례를 전한다. 이외에도 놀라운 내용들이 많이 실려 있다. 

 

- 다음 호에 계속됩니다 ~^^♡ -

 

 


 

 

 

 


 

 

 

 

 

 





 

온전한 자기 돌봄·자기사랑·치유과정 (35) 글쓴이 : KEEC   2024-10-25 19:31

온전한 자기 돌봄·자기사랑·치유과정 (35)

- 힐다의 웰니스학교와 수수네숲의 콜라보 프로젝트 - 

 

  백석대학교 사회복지학부 교수 조주영

 

  재차 강조하지만 본질 회복, 의식 수준 향상을 지향하는 수련의 여정은 대개 바른 방향을 설정하고 긴 호흡으로 꾸준히 지속해 가야 한다. “멈추지만 않는다면, 걸음이 느린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공자).” 그러나 너무 성급하게 수련의 성과를 얻고자 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틀에 갇혀서 스스로 감당하지 못하고 좌절을 자초할 수 있다.  지난 수십 년간 교육이나 수련 과정에서 그런 예들을 심심찮게 만나곤 한다. 

 

  나선형 변화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잘 되다 안 되다”를 반복한다. 즉, 의식 수준 향상의 상승 나선과 하강 나선의 오르내림이 수도 없이 일어난다. 그럼에도 꾸준한 수련으로 알아차림과 마땅하지 않은 것에 대한 내려놓음이 늘어나면 더 밝은 빛의 상태를 만날 수 있다. 의식 수준 향상의 상승 나선에서 어느 즈음에 도달하면 비교적 건강한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다. 이러한 경향은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나도 예외가 아니다. 물론 개인에 따라 드물게 수련 결과에 대한 퀀텀점프가 일어나기도 한다.

 

   이 글에서는 보편적인 상황을 다루고 있고, 이에 대한 비유로 과체중의 사람이 살을 빼고자 식습관, 운동, 생활 습관을 고려할 경우를 생각해 보자. 그것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적절성을 벗어나면 문제를 초래하여 “살이 빠지는 듯하다 말다”를 반복할 수 있다. 그러다가 어느 지점에 도달하면 안정적인 체중을 유지할 수 있고, 더 이상 체중의 오르내림이 없이 잘 유지 증진해 갈 수 있다. 마찬가지로 의식 수준 향상의 여정도 같은 맥락에서 고려할 수 있다. 

 

  “바늘허리 매어 못 쓴다”는 속담은 아무리 급하더라도 마땅히 갖추거나 거쳐야 할 과정이 있음을 시사한다. 수련 준비, 빈도, 강도, 방법 등을 자신에게 잘 맞도록 유지하며 좋고 싫음을 구별하지 않고 꼭 필요한 것을 한다. 집착을 내려놓고 자신이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을 넘어서면, 자신에게 꼭 필요한 것을 편하고 감사하게 수용할 수 있다. “어제와 똑같이 살면서 다른 미래를 기대하는 것은 정신병 초기증세다(아인슈타인).” 

 

  “지식을 갖는 것만으로 충분치 않다. 적용해야 한다. 소망을 갖는 것만으로 충분치 않다. 성취해야 한다(괴테).” “생각으로는 두려움을 극복할 수 없지만, 행동으로는 극복할 수 있다(W. 클레멘트 스톤).” “느리더라도 꾸준히 간다면 당신이 원하는 곳으로 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결과를 빨리 내고자 당신 스스로에게 많은 부담을 준다면 더 빨리 포기하게 될 수도 있다(Jennifer Young).”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구분하고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선택하여 자연스러운 흐름에 따라 정성으로 나아 가는 선택이 필요하다. 

 

  "삶이 흘러가는 대로 같이 흘러가는 사람들은 알게 된다. 삶에 다른 힘은 필요하지 않다는 것을 말이다(Lao Tzu)." "변화를 이해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그것에 뛰어들고, 그것과 함께 흘러가고, 그에 따라 같이 춤을 추는 것이다(Alan W. Watts)." “파도를 막을 수는 없지만 서핑을 배울 수는 있다(Jon Kabat-Zinn)." "삶은 자연스럽고 자발적인 변화의 연속이다. 그렇기에 저항하지 마라. 그러면 슬픔은 더 커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냥 현실은 현실이 되게 하라. 그리고 자연스럽게 흘러가도록 내버려두어라(Lao Tzu).” 

 

  “유일하게 불변하는 것은 변화이다(Lucretius).” 변화의 흐름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 인생은 필연적으로 선택의 연속적인 상황에 직면한다. 선택지가 두 개 이상 있을 때 선택하지 않는 것도 선택이고, 어떤 것을 선택하는 것은 다른 것은 선택하지 않는 선택이다. 가장 지혜로운 선택은 자신의 사고중추, 감정정추, 본능중추가 어느 한쪽으로 과도하게 편중되지 않을 때 가능하다. 세 중추의 균형과 조화로 통합적 삶이 체화되어 있다면, 매 순간의 선택도 지혜롭고, 그 과정이나 결과에 대해서도 자연스럽게 관대해지며 편하게 수용할 수 있다.

 

   반면, 세 중추의 과도한 불균형은 충동적 선택이나 선택의 회피, 또는 선택장애(선택의 갈림길에서 어느 한쪽을 고르지 못해 괴로워하는 심리를 뜻하는 신조어. 비슷한 표현으로 결정장애라는 신조어도 있다: 네이버 국어사전)를 일으킨다. 이러한 경향을 보이는 것도 학습된 것이고, 그것이 일상에서 성격 성향으로 드러난다. 의식적으로 자각하고 멈추지 않으면 이러한 성향이 강화된다. 

 

  “삶에서 중요한 것은 계속 배우고 도전을 즐기며 애매한 상황에 관대해져야 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삶에는 명확한 정답이 없기 때문이다(Matina Korner)." 이런 현실에서 에니어그램의 지혜는 그 방향성과 나아가는 길에 훌륭한 길잡이가 되어 준다. 후회하지 않는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나는 에니어그램의 지혜를 기반으로 다학제적 관점을 반영하여 구축한 힐다모델이 그 여정에 응원과 지지가 되어 줄 것이란 확신으로 수련팀을 이끌곤 한다. 그리고 함께 하는 분들이 그 효과를 제대로 얻어가길 염원한다.

 

  각설하고, 10회차 수련에서 초반에 이루어진 관계형성(티타임, 미덕카드 묵상 및 나눔, 과정 참여에 대한 기대 나눔, 지난 회기 후의 삶의 경험 나눔), 치유체조 및 치유춤은 예정한 대로 원만한 흐름으로 진행하였다. 이들 내용은 장(場)의 역동에 따라 차이가 있기는 하나 이미 앞의 연재글 들에서 다룬 내용이므로 이번에는 생략한다. 다만 치유춤에서 특이점은 춤의학교(대표 최보결)에서 전수받은 방바닥댄스를 시도한 점이다. 

 

  방바닥댄스는 자연치유장을 갖춘 수수네숲에서 수련할 때는 바닥이 흙이어서 누워서 하기에 제한적이던 수련이다. 그러나 힐다의 웰니스학교는 실제 방바닥을 갖추고 있어서 편안하게 눕고 뒹굴 수 있기에 가능한 수련이다. 내가 힐다의 웰니스학교에서 독자적으로 다른 수련팀을 이끌 때는 가끔 활용하던 수련 방편이다. 향후, 기회가 닿으면 수련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여벌의 옷을 준비하여 수수네숲의 흙에서 방바닥댄스로 수련하는 것을 꿈꾼다. 방바닥댄스의 구체적인 절차는 다음과 같다. 

 

  ① 모두 같이 방바닥 춤을 추기에 용이하면서도, 각자 편한 위치에 편안하게 눕는다. 방바닥댄스를 추기 위한 준비의 일환으로 온몸의 긴장과 몸의 각 부위의 무게감을 바닥으로 내려놓는다. ② 발, 손, 머리, 어깨, 골반 등 몸의 어느 부위든 한 지점에서 시작하여 섬세하게 움직임을 시작한다. 몸의 다른 부위들은 힘을 최대한 뺀 상태에서 시작점의 흐름대로 따라가며 움직임이 흐르도록 한다. 

 

  신체의 각 부분들이 연결되어 있음을 존중하며 자연스러운 흐름을 허용한다. 마치 개울에서 물이 흐르듯 유연하게 이어간다. 그 과정에서 다른 사람의 흐름과 만나더라도 마치 물처럼 서로 자연스럽게 스치듯 터치하고 각자의 흐름을 이어간다. 신체의 각 부분이 바닥과 편안하게 접촉하도록 허용하며 공간을 탐색한다. 동시에 물처럼 흐르고 그 여정에서 몸의 감각을 섬세하게 느끼고 알아차린다.

 

  ③ 움직임을 따라가되 그 움직임이 새로운 움직임을 이끌고 변형이 일어나도록 한다. 몸의 형태가 새롭고 다양한 공간이 만들어지도록 구부려도 보고, 늘려도 보며, 젖혀도 본다. 움직임으로부터 어떤 감정이 자각될 수 있고, 그것이 또 다른 움직임을 불러내게 되며 더불어 다양한 움직임을 체험할 수 있다. 몸을 움직일 때 내면에서 올라오는 모든 소리를 너그럽게 허용한다. 이것은 얽힘이 풀어지는 소리이자 치유의 소리이다.

 

  모든 이완의 움직임이 그대로 춤이 된다. 잘하려는 애씀 없이 움직임이 요구되는 몸의 상태를 자각한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충실한 자신이 되기 위한 움직임, 움직임과 움직임 사이를 오고 가며 그 과정에 충실해 보는 것, 그리고 그때 느껴지는 몸의 상태를 또 드러내 본다. 그런 움직임과 정서가 섞여 몸 밖으로 자연스럽게 표출될 때 그것이 춤이 된다. 

 

  화려하거나 격렬하지 않아도 참으로 아름다우며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뇌는 춤추고 싶다”의 저자, Chang Dong-sean과 Julia F. Christensen은 춤추기와 정서를 움직임으로 바꾸는 것을 통해 우리의 공감 능력을 높여 줄 수 있다고 설명한다. 몸에 긴장이 켜켜이 쟁여져 있는 상황에서는 온전한 공감이 어렵다. 긴장을 이완하고 감각적 수용이 가능할 때 순리에 맞게 공감할 수 있다.  

 

  ④ 자신의 몸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신뢰하며 따라가 본다. ③과 ④를 이어가며 움직임이 무의식을 끌어내고 깊은 내면의 그림자나 잠재성과 만날 수 있다. 이때 일어나는 양상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책이 있다. Stanley Keleman의 책, 『감정해부학』에는 그러한 내용을 이해할 수 있는 일련의 세세한 그림을 제시해 주고 있다. 마치 우리의 삶에서 드러나는 각각의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놓은 듯하다. 다양한 감정의 모양이 시퀀스처럼 이어지고 그것의 반복으로 하나의 프레임이 구축된다. 

 

  즉, 『감정해부학』은 인간이 살면서 겪는 도전 상황과 즐거운 경험이 어떻게 인체구조에 표현되어 있는지 마치 인체지리학처럼 생생한 그림으로 제시하고 있다. 그래서 각 개인이 태어난 이래 삶의 여정에서 감정적 형태의 층을 형성해 가는 모습을 잘 이해하도록 안내한다. 매우 섬세한 삽화와 전문적인 설명을 통해 개개인의 타고난 형태가 그 개인의 자라온 감정적 배경에 의해 바뀌는 과정을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다. 

 

  나는 Stanley Keleman의 『감정해부학』을 접하고 나서 방바닥댄스가 도움이 되는 원리를 더 깊게 이해할 수 있었다. 더불어 방바닥댄스를 더 치유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움직임을 통해 몸의 감각을 섬세하게 느끼고 알아차리며 내맡긴 채 정체된 에너지가 정화되도록 한다. 자연스러움은 남기고 필요치 않은 어떤 것들은 내려놓기를 반복한다. 이 과정을 충분히 체험하고 나면 방바닥댄스를 더욱 신뢰하고 사랑할 수밖에 없다.  

 

  이어지는 푸드아트테라피 오감각 깨우기에서는 “마운틴양파(바왕다약)차”를 음미하였다. 이 차는 수수네숲 주인장이 지인으로부터 두 해 전에 씨앗을 분양받아 숲에 식재하여 수확한 마운틴양파를 얇게 썰어 말린 후, 덖은 것이다. 강렬한 붉은 빛의 차우림 색과 매콤하고도 쌉싸름한 차의 풍미가 건강하게 다가오고 참으로 이색적이다. 나도 수수네숲 덕분에 이 차를 내 생애에 처음으로 맛볼 수 있었다. 

 

 

 

  또한 수수네숲으로부터 두고 음용할 수 있는 마운틴양파 차를 후원받아 힐다의 웰니스학교에서 수련하는 사람들과 나누고 있다. 그들도 대부분 마운틴양파 차를 생소해하였다. 그렇지만, 음용하기 무난하고 건강함이 전해지는 느낌을 보고하였다. 40여 가지 효능을 품고 있다는 마운틴양파는 KBS 1TV "6시 내고향 7663회(2022년 11월 23일 방영)"에서 방영된 것으로 확인된다. 

 

  그러나 마운틴양파에 대해 인터넷으로 서칭하였을 때, 국내 자료는 블로그와 유튜브 정보만 제법 확인될 뿐 그외의 정보는 찾기 어렵다. 앞으로 재배 농가나 이용자가 늘고, 효율적인 활용이나 효능에 대한 연구 등이 보완되면 시간이 흐를수록 여러 분야에서 다양한 매체를 통해 자료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 이미지 출처: https://blog.naver.com/haejungs2/222957058394(방송인 최해정의 블로그) -

 

   이어진 푸드아트테라피 맞이하기의 주제는 “12월”이다. 맞이하기를 진행한 김민지 선생은 12월이 상징하는 크리스마스 트리모양의 작품을 준비하였다. 겨울인지라 제철 식재료를 구하기 어려워 씨앗과 말린 재료(눈개승마 꽃과 씨앗, 단풍나무 씨앗, 으아리꽃 씨앗, 맨드라미꽃과 씨앗, 말린 작약꽃, 감을 슬라이스하여 말린 것 등)를 주로 활용하였다.

 

  김민지 선생은 타고난 감성과 정성으로 매 회차 맞이하기를 훌륭하게 잘 이끌어주곤 한다. 지금까지 김민지선생을 포함한 그녀의 가족팀 수련을 여러 차례 이끌며, 또 이 치유프로젝트에서 맞이하기를 담당하게 하여 진행하는 것을 9번 동안 지켜보며 그녀의 재능을 높이 사고 있었다. 그렇기에 이번 회차에서도 그녀에 대해 내심 기대가 컸다. 그녀는 맞이하기 진행 중에 참여자들에게 조각내어 말린 하얀색 맨드라미 꽃을 한 접시씩 나누어주고 준비된 크리스마스 트리 주변에 뿌려보게 했다. 이 퍼포먼스는 눈 내리는 장면을 연출한 것이다. 마치 눈꽃을 연상하게 하는 이 과정을 통해 참여자들이 작품에 대한 호기심 유발과 일체감을 느끼길 기대한 듯하다. 

 

  모두 흥미를 갖고 즐겁게 참여하였다. 그들의 입가엔 미소가 흐른다. 이어진 설명은 식물의 한 해 결실은 열매이며, 그것은 새로운 해에 씨앗이 되어 또 다른 시작으로 이어진다는 내용이다. 김민지 선생은 이러한 점에 착안하여 크리스마스 트리 이미지에 대해 각종 씨앗으로 열매를 표현하였다. 그리고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 우리들의 결실을 아름답게 마무리해 보자는 의미를 전하였다. 

 

  때가 올해의 마지막 달인 12월이어서 시기적으로 적절한 주제로 잘 풀어낸 듯하다. 모든 경험이 다 유쾌하지는 않을지라도, 어떤 경험이든 그 경험만으로도 의미와 가치가 있다는 점을 상기하며 되짚어 볼 수 있었다. “하나도 도움이 안되는 경험은 없다.” 모든 것은 의미와 가치가 있고,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다를 뿐이다. “우리가 느끼는 불안은 사건이나 대상 자체가 아닌, 사건이나 대상을 바라보는 관점에서 비롯된다(에픽테토스).”

 

   이어진 푸드아트테라피의 본 작업은 “나의 치유를 위해 필요한 것”을 묘사하고, 그 내용에 대해 좀 더 깊게 탐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H는 초록초록한 식재료들만을 사용하여 ‘초록레이더’라는 제목의 작품을 선보였다. H의 입체적인 작품을 사진으로 제대로 담기에는 제한적이지만 밝고 가벼운 색감을 품은 자연이 느껴졌다. 그녀는 평소에 자신의 치유를 위해 어싱을 갈망하고 있으며, 자연으로 가라는 의미를 떠올렸다고 한다.

 

  L은 최근 강원도 여행에서의 좋았던 느낌을 상기하며, 치유를 위해 필요한 것으로 그 중의 한 장면을 나타냈다. 그녀는 그동안 사람들에게 상처를 많이 받아서 거의 은둔하는 삶을 오랫동안 지속해 왔다고 한다. 그러다가 이 공부를 지속하고 또 수련을 이어온 덕분에 치유를 거듭하며 마음도 차츰 열리게 되었다. 이제 다른 사람과 함께 하는 즐거움과 그것의 가치를 깨닫게 되었다. 이제는 자신은 물론 다른 사람도 돕는 삶이 필요한 타이밍이라고 판단하여 ‘함께 하는 여행’을 주제로 작품을 표현하였단다.

 

  S는 치유를 위해 가장 필요한 것으로 자신이 가지지 못한 것이 아닌, 이미 가진 것의 존귀함과 그것에 집중하는 것을 표현하였다. 그래서 제목을 'Already have'로 정하였다. 그리고 현재 가진 풍요의 의미를 드러내고자 의도적으로 접시를 많이 채우지 않고 여백의 미를 표현했다. 그리고 현재 상황에의 만족을 미소 짓는 얼굴로 완성하였다. 자신의 스토리를 들려주는 S의 표정 또한 웃음을 머금은 것이 보였다. 

 

  이번 회차의 수련에 참여한 인원이 평소보다 적어 가족적인 분위기이다. 그래서 나도 작품활동에 참가했으며 “현존”이라는 주제로 치유와 온전함에 대한 원(原, 元, 源, 圓, 園, 院, 願, 倇, 溒)을 만다라로 표현했다. 즉, 현존하는 삶을 위해 중요하다고 판단하는 것들로 작품을 구성하였다. 힐다모델의 다섯 가지 주제나 음양오행, 에니어그램의 9가지 성격유형을 나타내고자 각 재료의 규칙적 배열로 염원을 담았다. 

 

  각자 자신의 스토리를 나눌 때마다 응원과 지지의 박수 및 피드백이 더해져 필요한 살을 찌웠고 장(場)의 흐름이 화기애애하였다. 개별 작품의 스토리를 한군데 모으니 제법 풍성하다. 이 과정을 다들 좋아했지만, 장기 수련생인 L은 특별히 더 큰 애정을 드러냈다. 그녀는 일상에서 남편과도 이러한 것을 연습할 겸 즐긴다고 한다. 더불어 향후, 지인들과의 놀이문화도 이 수련에서 배운 것으로 바꾸어 보다 행복한 노후를 꿈꾸고 있다. 그녀는 자신이 그랬던 것처럼 지인들도 각자의 삶을 더 아름답고 건강하게 가꾸어가도록 조력하고 싶은 비전을 갖고 있다.

 

  치유밥상은 수수네숲에서 직접 준비해 온 것으로 김치, 눈개승마 나물볶음, 갓김치, 도토리묵, 고등어무우조림, 밤콩밥 등으로 차려졌다. 식사 시간은 언제나 즐겁다. 이번 밥상에서 특이점은 도토리묵이 당당한 모습으로 밥상에 올려진 것이다. 청청한 수수네숲에 있는 참나무에서 직접 도토리를 수확하여, 가루를 만들고, 그리고 묵까지 쑨 것이다. 

 

  이 콜라보 치유프로젝트는 매회차 사전에 수수네숲의 대외협력부장인(현재는 수수네숲 대표) 김민지선생으로부터 푸드아트테라피 및 숲치유를 위하여 그 즈음의 상황에 대한 정보를 받는다. 그리고 그것을 내가 네이버블로그, 『힐다의 웰니스학교』에 포스팅하여, 수련에 참여하는 사람들에게 링크해 준다. 다음의 도토리묵을 만드는 과정의 몇몇 사진은 사전에 받은 것이다. 

 

- 다음 호에 계속됩니다~^^♡ -

 


 



 




 

 


 

 

 

건강한 가정은 서로 다른 인격체를 인정한다. 글쓴이 : KEEC   2024-10-17 13:01

건강한 가정은 서로 다른 인격체를 인정한다.  윤운성 교수(한국에니어그램학회 회장)

 

이 세상에 태어난 모든 인간은 소중하고 타고난 개체대로 존중받고 행복할 권리가 있다. 초기경험의 대부분은 부모와의 건강한 관계 형성으로부터 텃밭이 되어 그 이후 삶에 영향을 준다. 일란성쌍생아까지도 서로 다른 양육 환경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특히 초기에 형성된 건강한 애착과 대상관계의 질은 인격 형성에 많은 시사점을 제공하고 있다. 아이는 부모의 행동과 기대에 따라 성장한다. 건강한 가정을 만들면 아이는 건강하게 자란다. 건강한 부모들의 부재에서 발생하는 양육의 질적 저하는 올바른 부모 교육이 요구된다. 이에 상응하는 건강한 가정 정립을 위한 국가적 전략도 제기된다.

우리 사회는 많은 가치관이 혼재되어 있지만, 건강한 사회는 서로 다른 개개인들이 모여 통합적이고 행복 지향적 가치 실현의 장이다. 우리는 서로 다름을 알고 타인과 관계하면서 발생하는 갈등을 해결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우리 사회는 거대한 조직이다. 뛰어난 조직은 모든 구성원이 저마다 다르다는 사실을 인정할 뿐 아니라 그 차이를 조직의 목적에 맞게 이용함으로써 최고의 팀워크를 발휘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모든 부모는 사회적 부모로서의 시대적 소명감과 책무감을 느끼고 우리 아이들을 돌봐야 한다. 

에니어그램은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발견하여 자기실현의 기회를 제공하고 서로 간의 차이를 이해하고 갈등을 해결해 주는 강력한 자기 성장의 도구이다. 에니어그램의 지혜를 통해 각자의 구성원들이 자신의 분야에서 자기리더십을 발휘하고 사회의 목적에 다가갈 때 에너지는 극대화된다. 각기 다른 구성원들이 타고난 다양한 능력을 바탕으로 작동하게 되면 그 사회는 분명 최강의 행복한 사회가 될 것이다. 

 

에니어그램은 개혁가, 조력가, 성취자, 예술가, 사색가, 충성가, 낙천가, 지도자, 중재자로 구분되는 9가지 성격 유형론이다. 이러한 유형을 통해 자신의 내면적 동기와 반응 패턴을 명확히 파악할 수 있다. 가족 구성원이 서로의 성격 유형을 분석하면 그들의 행동과 반응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다. 가족 구성원은 각자 고유의 강점과 약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상호 보완하며 성장해 나가야 한다. 건강한 가정은 개인 차이를 서로 수용하고 소통하여 서로의 성장을 지원해야 한다.​ 

 


 

 

 

충청남도 가족센터 소식지 창간호 '충남 모두 多 가족' 에 기고한 에니어그램 컬럼입니다.

 

 '충남 모두 多 가족' 창간을 축하드리고 행복한 가족을 위한 소식을 전하여 기쁨이 가득한 가족을 만들어 가길 기원합니다.

 

<충남 모두 多 가족>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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