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EC 소식지

에니어그램 컬럼

HOME - KEEC 소식지 - 에니어그램 컬럼
온전한 자기 돌봄·자기사랑·치유과정 (41) 글쓴이 : KEEC   2025-04-25 18:39

온전한 자기 돌봄·자기사랑·치유과정 (41)

- 힐다의 웰니스학교와 수수네숲의 콜라보 프로젝트 - 

 

  백석대학교 사회복지학부 교수 조주영

 

  이들 작품을 모아놓으면 서로 더해져, 더 풍성한 이야기를 뿜어내고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행복을 지향하며, 각자의 작품과 핵심 주제로 뽑아낸 내용들이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푸드아트테라피는 보편적으로 작품을 통해 자신이 지향하는 이미지를 만들고,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계획을 세워 구체화한다. 더 나아가 그 계획을 점진적으로 발전시켜 가도록 격려하고 지지한다. 

 

 

- 참여자들의 FAT 작품의 일부 모습 -

  

 

  푸드아트테라피에서의 구체적인 과정인, ① 맞이하기(애정 어린 시선), ② 받아들이기(정감 어린 교류), ③ 찾아 들어가기(진심 어린 관심), ④ 받아내기(생기 어린 한 마당)에서 장(場)의 역동에 따라 필요한 기술을 적용하여 보다 전문적으로 조력할 수 있다. 그렇지만, 이 수련에서는 푸드아트테라피의 전체적인 과정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워밍업의 성격을 띠고 있어서 부분적으로 개략적인 형식만 따른다. 즉, 맞이하기를 통한 관계 형성 활동, 작품 제작 및 스토리텔링 위주로 하고, 좀 더 깊은 의미의 탐색은 주진행자인 나의 피드백 정도로 마무리한다. 

 

  그러나 가끔 깊게 운영할 수 있는 시간이나 요구도 반영의 여지가 있을 때는 작품의 의미를 좀 더 깊이 탐색하기도 한다. 그리고 장에서 이루어지는 다양한 피드백과  재구성기법 등을 적용하여 새로운 의미를 창출하기도 한다. 또 때로는 스스로 새로운 의미를 발전시켜 가도록 요령을 안내하는 것으로 대치하기도 한다. 이 모든 것은 이야기치료적 효과가 있다. 이야기치료의 창시자 중의 한 사람인 Michael White는 “우리의 삶을 이루는 것은 바로 우리 각자가 가지고 있는 자신의 삶의 이야기다.”라고 했다.

 

  이야기치료의 기본전제들로는 “인간은 해석하는 존재이다.”, “경험은 사회적으로 구성된다.”, “정체성은 사회적으로 구성되고 재구성된다.”, “사람과 문제는 별개다.”, “이야기는 삶이고 삶은 곧 이야기이다.”, “삶은 복합적 이야기다.”, “인간은 능동적인 행위자다.” 등을 들 수 있다(정문자 외, 2018). 이를 토대로 이야기치료의 과정과 치료기법을 통해 문제가 되는 지배적 이야기를 해체하고, 새로운 대안적 이야기를 구축하는 것이 주요 과제이다. 

 

  그렇지만 푸드아트테라피에서는 푸드아트테라피식으로 진행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지배적 이야기가 해체된다. 또한 이어지는 과정 전개에 따라 대안 이야기를 비교적 수월하게 만들어갈 수 있다. 그 과정에 늘 푸드아트테라피의 작품이 함께 하므로 당연히 좌뇌와 우뇌의 조화로운 활용이 이루어지며 그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지배적 이야기의 해체와 대안 이야기의 구성은 때로 마치 가랑비에 옷 젖듯이 스며들기도 하고, 또 때로는 상호작용 과정에서 마치 퀀텀 점프가 일어나듯이 관점이 열리는 체험을 하기도 한다.

 

  이번 작품은 특별히 “행복”이라는 주제여서인지 다들 평소보다 더 해체하기를 아까워했다. 그 분위기를 수습하고자 나는 작품의 이미지를 다시 한번 마음에 담도록 하고, 또 카메라를 이용하여 다양한 각도에서 사진으로 남긴 다음 해체 작업으로 이어갔다. 이렇게 오전을 “행복스토리”로 풍성하게 채운 후, 이어진 시간은 점심시간이다. 언제나처럼 치유 밥상은 수수네숲에서 준비해 온 것이다. 음식은 뷔페식으로 진열하고, 자신에게 알맞은 양을 퍼서 고마운 맘으로 먹는다. 남은 음식은 버리지 않고자 깨끗하게 관리한다. 

 

  치유 밥상의 구성 내용은 공주에서 난 밤을 넣어 지은 밥, 김치찌개, 수수네숲의 도토리로 만든 도토리묵, 김장 김치, 말린 표고버섯 볶음, 다래순 볶음, 말린눈개승마나물 볶음 등이다. 공주 무수산의 정기와 건강한 자연의 에너지가 듬뿍 담긴 재료로 요리하여 차려진 밥상이어서 늘 기대되고 감사한 마음으로 선물처럼 받는다. 이번 밥상의 나물들은 봄에 준비하여 말려둔 것이다. 수수네숲에서는 봄이 제일 바쁜 시기여서, 계절적으로 봄이 되면 마치 여느 농부들이 가을걷이하듯 봄나물 수확에 몰두한다고 한다. 

 

  이야기가 봄으로 흐르니, 전남 광양에서 온 B가 남쪽에는 벌써 매화꽃이 피었다는 소식을 전한다. 남쪽에 직접 살고 있는 사람의 봄소식인지라 더욱 리얼하게 다가오며, 다함께 약속이나 한 듯 “우와~!!!”라는 환호가 이어진다. 이야기꽃이 줄줄이 피어난다. 매화꽃 개화 소식을 넘어, 토종 씨앗 이야기, 우리 것 살리기 운동 등으로 전개되며 화기애애하다. 그렇게 담소와 더불어 식사를 마치고 뒷설거지를 비롯하여 여타의 정리 시간도 각자 알아서 역할을 맡아 자연스럽게 흐른다. 

 

  오랜 기간 품었던 이상을 힐다의 웰니스학교를 통해 실현하고 있는데, 몇 해를 거치며 이제는 제법 안착이 되었다. 수련생들이 내부 지침을 지키며 스스로 알아서 잘하고 있다. 덕분에 연구 중심으로 운영하는 힐다의 웰니스학교의 지향이 원활하게 흐르고 있다. 이번 회차에 푸드아트테라피의 여운이 큰가 보다. 점심 식사 시간을 마치고도, 관련 이야기가 여전히 식지 않고 피어난다. B는 사진을 전공한 덕에 색감을 보는 것, 시각적 예술을 선호한다고 한다. 

 

  그래서 오늘의 맞이하기가 색다르게 다가왔고, 스토리텔링이 함께 이루어져 좋은 느낌이었단다. 이에 김민지 선생이 가세하여 푸드아트테라피를 배우기 전에는 숲의 자원이 이렇게 잘 쓰이는 것을 몰랐으나, 지금은 수수네숲의 지천이 자원임을 알게 되었고, 해를 거듭할수록 보이는 것이 많아졌다며 신나게 경험을 나누었다. 식을 줄 모르는 이야기의 열기를 잠시 식히고, 본격적 오후 일정을 이어갔다. 오후에 주된 일정의 시작은 EFT로 열었다. 

 

  관련 영상을 하나 관람하고, 몸타점과 손타점을 익힌 다음, 에너지시스템의 혼란을 풀어주고자 기본과정을 함께 하였다. 먼저 참석자들의 이슈를 확인하였다. B는 평소에 왼쪽 어깨가 항상 아프다고 한다. 무슨 계기가 있었는지 묻자, 몇 개월 전에 넘어져서 팔꿈치가 까인 적이 있기는 하지만, 그때는 오른쪽 팔꿈치의 충격이어서 연결점이 없다고 지각하고 있다. 현재 B가 느끼는 통증에 대한 SUDS는 8이다. S는 오른쪽 팔꿈치의 충격으로 그동안 오른쪽 어깨가 아프다가 지금은 오른 골반으로 내려갔으며 찢기는 느낌의 통증이 있고, SUDS는 6이다. 

 

  L은 몸의 왼쪽이 어깨부터 발목까지 전체적으로 안 좋다. 이런 문제로 한 발로 서고자 할 때, 왼발은 눈감고 1~2초도 간신히 서 있을 정도로 중심이 안 잡힌다. 불균형에 대한 불편감의 SUDS는 7~8이다. 나는 집단으로 EFT과정을 진행할 때, 보편적으로 SUDS가 가장 높은 사람의 이슈를 다룬다. 그래서 이날은 B의 이슈에 초점을 두기로 했다. 그녀의 통증에 대한 양상은 왼쪽 어깨가 전체적으로 뭉쳐 있고, 무거운 뭔가가 올려져 있는 느낌이라고 한다. 

 

  수용 확언으로 만든 것은 “나는 왼쪽 어깨가 뭉쳐 있고 무거운 것이 올려진 느낌으로 통증이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나 자신은 온전히 받아들이고 깊이 사랑한다.”이다. 그리고 단축 어구는 “왼쪽 어깨에 통증이 있다.”를 가지고 다 같이 EFT 기본과정을 진행하였다. 3세트를 진행한 후 양상의 변화를 점검하였더니, B의 왼쪽 어깨에 대한 통증은 그 위치가 아래로 내려오고, SUDS는 8에서 7로 줄어 들었단다. S의 골반 통증은 6에서 4로 줄어들었다. 

 

  L은 EFT를 시작하기 전엔 1~2초도 채 못 서고 바로 무너졌었다. 그런데 EFT기본과정을 3세트 진행한 후에는 5~6초 정도 서 있을 수 있게 되었고, 통증은 7~8에서 6으로 줄었다. 모두 다 SUDS가 “0”으로 떨어진 것은 아니어서 추가조정 작업을 안내하였다. 즉, 기본 작업의 수용 확언에 “여전히”를 넣어서 하면 된다. B의 이슈에 대한 수용 확언은 “나는 여전히 왼쪽 어깨가 뭉쳐 있고 무거운 것이 올려진 느낌으로 통증이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나 자신은 온전히 받아들이고 깊이 사랑한다.”이고, 단축어구는 “여전히 왼쪽 어깨에 통증이 있다.”이다.

 

  추가조정 작업 후에 다시 통증의 양상을 점검하자, B는 통증이 거의 사라졌다고 한다. 통증에 대한 SUDS가 7에서 1로 줄었음을 보고하며, “신기하네요!”라고 감탄과 웃음을 보였다. S의 SUDS는 4에서 3으로 줄었으며, 몸의 통증 부위에 대한 가동 범위가 늘었다. L은 통증에 대한 SUDS는 6에서 4로 줄었고, 눈감고 왼발로 서기는 1차 점검에서 5~6초였으나 사후에 10초 정도로 늘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모두 “와~!!”라고 놀라며 박수로 응원과 지지를 보냈고 함께 기뻐했다. 처음에 B의 이슈로 다함께 EFT를 한 것이지만, 다른 수련생의 SUDS도 같이 떨어졌다. 

 

  지금까지 이 프로젝트의 여러 수련 과정에서 확인한 바와 같이, 함께 수련하는 것의 힘(대리EFT 효과, 서로 진심을 담아 응원과 지지, 장에너지의 힘이 더해진 상승효과 등)을 확인하는 순간이다. B가 이 경험을 신기해하며, 사후 질문이 쏟아졌다. 질문을 요약하자면 어떤 원리에 의해 이런 효과가 나오는지 궁금하다는 것이다. 나는 한의학에서 말하는 “通則不痛(통즉불통), 不通則痛(불통즉통)”의 원리를 인용하여 설명하였다. 즉 기혈이 잘 통하면 아프지 않지만, 만약에 기혈이 통하지 않으면 아프다고 보는 것이다.

 

  EFT는 인체 내에 에너지 체계가 있으며 그것이 경락을 타고 흐르는데, 그 에너지의 흐름이 막힐 때 마음이나 몸에 문제나 고통이 생긴다고 설명한다. 인체 에너지는 동양에서 말하는 기와 같으며, EFT로 경혈을 두드린다는 것은 경혈에 침을 놓는 것과 같은 개념으로 이해할 수 있다. 따라서 EFT는 침을 사용하지 않는 침법, 심리지압법, 정서적 침법, 심리적 침법 등으로 설명할 수 있다(설기문, 2009). EFT의 효과를 체험한 사람들이 “EFT는 주치의다.”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나에게도 EFT는 아주 훌륭한 주치의 역할을 한다. 힐다모델을 통한 장기수련생인 S도 일상에서 수시로 EFT를 적용하는데, 예를 들면 멀미가 날 때는 그냥 두드리기만 해도 안정되곤 한단다. 나는 좋은 습관이라고 지지하며, 평소 스트레칭을 하듯이 두드리기의 생활화를 권장하였다. 간접사례에 의하면 식물인간처럼 된 사람이 병원에 입원하여 있는 동안 가족이 간병인을 사서 계속 두드리게 하여 깨어난 사례, 27년 동안 어깨가 움츠려지게 걷던 분이 펴진 사례, 29년 통증이 사라진 사례 등 놀라운 일들이 많다. 

 

  국내외의 여러 보고에 따르면 EFT를 통해 한번 온전히 치유된 것은 시간이 지나도 다른 변수가 개입되지 않는 한 그 효과가 유지된다. 또한 EFT에는 활용할 수 있는 기법이 많다. 이날 다룬 것은 표준 EFT로, 이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이전의 연재에서 다룬 바 있어서 이번 글에서는 생략한다. 이어서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간편하게 적용할 수 있는 방법과 유의 사항도 안내하였다. 더불어 힐다모델 속의 여러 수련 방편을 적용하여 지속적인 수련을 하다 보면 스스로 자기만의 더 효율적인 방법을 터득할 수도 있다. 

 

  나는 평소에 필요할 때마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단 1분, 또는 수십 초의 자투리 시간이라도 각 수련 방편을 통합한 방법으로 자기 돌보기를 즐긴다. 이것은 오랜 수련의 결과 스스로 터득한 나만의 방식으로, 매우 간단 하지만 그 효과는 아주 크다. 구체적인 내용은 에니어그램의 상위자아(기적 수업의 성령), 보이지 않는 도움(성령)을 활용하는 Optimal EFT, 디바인힐링, 라자요가, 브레인스포팅, TRE 등의 원리를 통합한 방식이다. 뜻을 세운 후에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의념과 함께 바디스캐닝 하듯이 스쳐 지나가면 된다.

 

  몸의 구석구석, 근육과 근막, 뼈, 관절, 내부장기, 그리고 세포들까지 미세하게 또는 크게 반응하며 균형과 조화를 찾아 재배열과 재구성을 하는 듯하다. 과정을 마무리하고 나면 몸과 마음이 매우 개운하고 맑으며 마치 행복하게 웃는듯하다. 사랑과 평화의 상태와 존재감을 느낄 수 있다. 이것은 누구나 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고 믿는다. 다만, 스스로 그 잠재력을 깨우지 않아서 활용하지 못하는 것이다. 내가 이끄는 장기 수련팀원들은 어느 정도 준비되어 있어서 부분적으로 적용해 보며 그 효과를 확인하고 있다. 

 

  그러나 힐다모델로 이제 수련을 막 시작한 사람은 첫술에 배부를 수 없으니 장기적인 비전을 갖길 바란다. 제한된 시간이어서 보다 많은 것을 다루거나 설명할 수 없기에 관련 도서와 자료를 안내하는 것으로 정리하였다. EFT를 마치고 나서 장의 역동은 하나라도 더 배우고 싶다며 쉬지 않고 수련을 이어가길 원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나는 새로운 배움의 원활한 전환을 위해 5분 정도의 시간을 주고 지압봉이라도 밟으며, 각자의 몸이 균형과 조화를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털기춤도 한바탕 추며, 몸의 긴장을 흘려보내고 이완하며 조율하는 시간을 가졌다. 춤의 마무리는 잠시 멈추어 서서 몸에서의 에너지 흐름을 알아차리는 것이다. 그리고 싱잉볼을 울리고 그 진동의 흐름을 따라가며 내적 고요를 확인한다. 이어진 내용은 B가 직장생활을 하면서 겪고 있는 어려움에 대해 자기 돌봄이 가능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NLP의 연합과 분리의 기법을 하나씩 다루고자 한다. 이번에 처음 참여한 B에게는 NLP가 생소한 것이므로 기본적인 것부터 미니강의로 다루었다. 

 

  먼저 레몬 상상, 상상으로 손가락 늘렸다가 되돌리기, 몸의 유연성 체크 활동 등을 통해 일체유심조의 원리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일체유심조는 NLP의 설명과 이해에 제격이다. 참고로 힐다의 웰니스학교와 수수네숲이 콜라보로 운영한 치유프로젝트 2년 차는 처음부터 1년 수련을 참여할 사람만으로 구성하였다. 그렇지만 1년 차는 1회 참여자가 대부분이어서 수련 내용에서 그 전의 회차와 중복되는 면이 있다. 

 

  물론 몇 회 참여했더라도 개인에 따라 충분히 체화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그리고 진행 주제는 같다 할지라도 어떤 차원으로 설명하는지, 또 부가적인 내용 등이 다르므로 반복 참여할수록 더 깊어지고 체화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활용할 수 있는 원리는 매우 간단하다. 그렇지만 각자의 내적인 저항의 정도와 자신이 처한 상황에 따라 지각에 차이가 있다. 작용 원리를 충분히 이해한 상황에서 수련이 깊은 사람들은 단, 1회 만에도 매우 큰 치유 효과를 얻는다.  

 

  그러나 과각성이나 저각성의 경우는 그 패턴에서 빠져나와야 비로소 제대로된 효과를 챙길 수 있다. 따라서 각자 얻을 수 있는 효과는 개인차가 크다. 특히 좌뇌를 많이 활용하는 교육에 익숙한 사람, 분석적이고 비판적인 사람은 그것들에 대해 직접적인 체험보다는 머리로 받아들이고 이해하고자 하는 성향을 보인다. 그러나 그 틀에서 벗어나면 제대로 체험할 수 있다. 이번 회차에 다룬 NLP의 연합기법은 앵커링이다. 절차에 따라 각자의 경험 중에 좋은 자원을 선정하여 리소스풀하게 마음의 닻을 내렸다. 

 

  혹시 개인에 따라 좋은 경험이 하나도 없다고 할 경우는 가상으로 만들어주기도 한다. 이번 회차의 수련에서는 이미 푸드아트테라피의 “행복”작업에서 긍정자원을 많이 찾은 바 있다. 이럴 경우는 진행에 무리가 없다. B는 참 온화하셨던 할머니가 손녀인 자신에게 헌신적이었던 기억을 상기했다. 언제나 기다려주고, 따뜻한 품으로 품어주어 편안했던 기억을 소환했다. 그녀는 할머니를 떠올렸을 때의 행복도(척도질문: 최고는 10, 최저는 0)가 10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평소에도 이 자원을 떠올려 활용하는지 묻자, 사실은 이 귀한 기억을 이번에 처음 떠올렸다고 한다. 그런 그녀에게 오늘을 계기로 할머니와의 좋은 에피소드를 모아서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팁을 제공하고, 그 “행복도”를 잘 유지 증진해 가도록 지지하였다. 김민지 선생은 작년(2022년)에 가족들이랑 튀르키예에 여행 갔었던 에피소드를 떠 올렸다. 여행의 마지막 순간이 지금 떠올려도 찌릿찌릿한 느낌이 들 정도로 진지하고 고맙게 기억된다고 한다. 

 

  당시에 벅차오르는 감정을 느꼈으며, 충만한 시간이었다고 한다. 여행지에서 만난 친구 부모와의 상호작용도 감동의 연속이어서 행복도에 대한 척도질문의 값은 10이다. 친구의 아버지가 마치 친구처럼 편안하여 더욱 재미있었던 얘기를 풀어내며 만면에 미소와 온몸에 활기가 흐른다. 이득림 선생도 튀르키예 여행의 기쁨을 자원으로 꼽았다. 그때의 감동이 “10”이라는 숫자로 제한할 수 없을 정도로 좋은 경험이라고 했다. 

 

  나는 모녀의 가족여행 예찬을 같이 즐거워하며, “감동이 치유·회복·행복을 선물한다.” “감동하고, 감탄해라!” “그리고 그 에너지가 흘러 지구와 우주로 확장되도록 하라.”고 격려하고 지지했다. 참고로 튀르키예에 사는 김민지 선생 친구의 가족들은 그 다음 해(2023년)에 수수네숲에 답방하여 두 가족 간에 정겨운 교류와 감동적인 스토리를 많이 쌓은 바 있다. 얼마나 아름답고 풍성한 교류인가?!. 나는 이전의 연재에서 이 스토리를 선순환의 사례로 다룬 바 있다.

 

  각설하고, 이날 수련에서 NLP의 앵커링 절차와 요령에 대한 이해를 돕고, 각자 그 내용을 그림으로 그릴 수 있도록 안내한 다음 실제적 체험으로 이어갔다. 이 과정 또한 이전 연재 글에서 다룬 적이 있어서 이번에는 생략한다. 앵커링을 통해 닻을 내릴 때, 진정(鎭靜)을 위한 용도와 활력(活力)을 위한 용도를 별도로 해두면 일상에서 매우 유용하다. 1회 시행을 한 후에 성공 정도를 점검하자, 장기 수련생인 S는 80% 성공하였고 일상에서도 수시로 적용하여 효과를 보고 있단다.

 

  B는 50% 성공하였으며, 초등학교 시절의 에피소드가 마치 어제 일처럼 생생하게 떠올라 감동의 눈물이 흐르는 것을 느꼈다고 한다. L은 생각이 많이 들어와서 전혀 변화가 없었다고 보고하였다. 그럴 수 있다. 그러나 이 경우에는 상황을 점검하여 발전 방안을 모색할 수 있다. 즉, 앵커링은 우뇌를 많이 활용하는 현존작업이다. 그런데, 좌뇌를 더 많이 썼거나 과도한 피로, 과각성이나 저각성 등의 상황에서는 몰입이 안 되고 성공하기 어렵다. 

 

  L에게는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스스로 탐색 기회를 갖도록 안내했다. 어쩌면 필요한 감각을 좀 더 깨우는 것에 대한 과제를 가질 필요가 있을 수도 있다. 앵커링은 또한 긴장이 이완되었을 때 더 원활하게 진행됨을 강조하며, 쉼호흡으로 조율하였다. 앵커링 작업을 2회 한 후에 다시 성공 정도를 점검했을 때, S는 마치 그 현장에 있는 것처럼 100% 성공을 보고하였다. B는 60% 성공하였고, L은 30% 성공이다. 

 

  이런 방식으로 몇 차례 더 반복하여, 마치 숲이 우거진 곳에 길을 만들어 내듯이 자신의 몸 어딘가에 닻을 내려두면 필요시에 스위치를 눌러 필요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B에게 오늘 다룬 것에 대해 일상에서 스스로 적용 가능성을 묻자, 그녀는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그리고 오늘의 전반적 수련 과정을 통해 자신에게 왜 부정적인 감정이 쌓였는지에 대해 알 것 같다고 한다. 그녀는 평소에 감정 기복이 심한 편이고, 특히 부정적 감정에 사로잡히면 ‘내 탓이야’라고 스스로 자책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B는 그런 경향이 쌓이고, 그외에도 내면에 부정적인 것이 꽉 차 있으면, 제대로 활용하기 어려울 듯하다며 그것을 빼내는 것이 궁금하다고 했다. 힐다모델에는 이에 대한 대안이 많다. 우선 직전에 다룬 앵커링을 잘 성공시켜 두면, 자신을 책망하는 마음이 올라올 때마다 스위치를 눌러 불러옴으로써 그런 경향을 바로 잠재울 수 있다. 그런데, B의 앵커링 성공 정도가 60%이므로 더 강하게 키울 필요가 있다. 만약 부정적인 것이 60%보다 더 셀 경우 효과는커녕 그것이 앵커링 될 수 있으므로 유의한다.

 

  그리고 NLP의 분리 기법을 적용할 수도 있고, EFT로도 가능하다. 또는 TRE로 몸과 신경계에 축적된 긴장을 해소하는 등 이번 회차의 수련에서 다루지 않은 다른 대안도 많다. 그런데 만약 B가 자신을 책망하는 것과 관련하여 깊은 트라우마적 기억과  관련 있다면 그 경중에 따라 대처 방법을 달리해야 한다. 중(重)한 경우에는 자가 치유에 초점을 두어 무리하게 해결하기보다는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할 수 있다. 

 

  해당 내용에 대한 미니강의, 정보제공, 그리고 이런저런 전문적 탐색 질문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자가 점검을 이어가던 B가 새로운 사실을 확인하였다. 즉, 앞에서 앵커링을 하는 과정에 할머니에 대한 좋은 기억을 자원으로 활용하였는데 그 기억만 보면 분명히 좋은 것이었고 척도질문에서 최상인 10으로 나왔다. 그러나 그 당시 할아버지는 몸이 안 좋으셨고,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부부이므로 그 사실이 함께 떠올라서 부정적으로 작용하였다는 것이다. 또한 B에게는 할머니가 돌아가신 것도 충격적인 기억이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할머니에 대한 좋은 기억이 최상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할아버지에 대한 걱정, 할머니가 돌아가신 것에 대한 슬픔과 상실감이 있다. 이런 이유로 좀 전에 앵커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좋은 기억으로 시작하여 잘 진행되다가 중간에 할아버지에 대한 기억과 할머니가 돌아가신 것에 대한 슬픔 및 상실감의 기억이 침범하여 앵커링이 60% 성공에서 멈춘 것으로 보인단다. 이런 경우에는 할머니에 대한 상실감을 먼저 다루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앵커링을 하고자 할 때, 자원으로 활용하는 것은 다른 양가감정이 없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적절한 자원을 활용하여 제대로 성공만 하면 일상에서 매우 유용하게 그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이쯤에서 김민지 선생이 자신이 공황증세가 일어날 때마다 앵커링을 활용하여 성공적으로 관리한 경험을 들려주었다. 그녀는 마치 고구마 먹고 체한 것이 쑥 내려가듯이 공황증세가 있을 때마다 앵커링으로 잘 다스려져서 바로 입꼬리가 올라갔던 경험이 많았다고 한다. 앞 연재에서도 다루었지만, 김민지 선생은 공황장애를 치료하고자 약을 2년 동안 먹고도 제대로 치료하지 못하고 오히려 부작용으로 고생을 한 경험이 있다. 

 

  그녀가 어쩔 수 없이 약을 끊고 사면초가 상황에서, 힐다 모델 속의 여러 수련 방편을 적용함으로써 공황장애를 잘 관리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런저런 설명을 듣던 B가 이번에는 필요한 자원을 확실히 찾은 듯하다. 그것은 바로 자신이 산을 좋아하고 걷는 것을 좋아하는데, 막역한 지인 3명과 백운산 정상에 가서 비바크했던 기억이다. 그때 그들은 그 전날 비가 와서 해를 못 볼 것으로 생각했었단다. 그런데 아침 5시에 눈을 떴을 때, 구름 속에서 해가 나오는 장면을 보는 순간 가슴이 환희에 찼고 참으로 행복했단다. 

 

  나는 이 좋은 자원을 이 순간에 찾아낸 것을 축하해 주었다. 그리고 B가 백운산 산행 기억 중에서 해가 떠오르는 장면을 다시 리얼하게 상기하여 앵커링을 더 크게 성공 하도록 안내하였다. 세 사람이 일출을 보며 뭐라고 탄성을 질렀는지, 자신은 어떤 표정을 지었는지, 그때 산의 분위기 등에 대해 오감각을 동원하여 생생하게 떠올려서 앵커링할 수 있도록 했다. B는 산행 스토리로 1회 앵커링 과정을 진행한 후에 80%를, 2회 진행한 후에는 90%를 성공하였다. 이제 이만큼 성공한 앵커링으로 부정적 기억을 불러와서 적용해 보기로 했다. 

 

  이를 위해 그녀는 한 친구 관련 부정적 기억의 스토리를 소환하였고, SUDS를 확인하자 10이라고 했다. 좀 전에 90% 성공한 앵커링은 강도가 9이다. 부정적 기억보다 작아서 문제 요소를 상쇄하기에는 무리이다. 이런 사정을 얘기하자 B는 처음엔 이 문제가 안 떠올랐으나, 하나하나 차근차근 다루다 보니 찾게 된 문제라고 한다. 이렇게 문제가 찾아진 것은 반가운 일이다. 다만 이날은 아쉽게도 마칠 시간이 거의 다 된 즈음이어서 그것을 온전히 다루기에는 무리이다. 따라서 후일을 기약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렇지만 이미 수면으로 떠올려진 이슈여서 마치는 시간을 한 10분 정도라도 연장한다면 차선책을 동원해 볼 수 있다고 정리하였다. 이에 대해 수련생들은 마치는 시간을 10분 정도 연장하는 것에 대해 만장일치로 합의하였다. 그래서 나는 넋두리 EFT를 3세트 정도 진행하였고, B의 이슈에 대한 양상의 변화를 확인하였다. 그녀는 넋두리 EFT를 하기 전에는 그 친구를 떠올리기도 싫었는데, 넋두리 EFT를 한 후에는 그 친구를 좀 더 편하게 떠올릴 수 있었고, “왜 그랬느냐고 묻고 싶은 상태”로 바뀌었다고 한다. SUDS는 10에서 7로 다운되었다. 

 

  이후의 과정은 추가조정 작업 안내와 상자EFT로 마무리하였다. 여기까지 한 것만으로도 B는 참으로 감사하고 편안하다고 하였다. 이제 이날 수련의 전 과정을 종합 정리해 주고, 마침 소감을 나누었다. B는 이번 회차 수련의 초반에 뽑은 미덕 카드에서 “해결책을 적극적으로 모색한다.”는 구절을 다시 상기하며 특별히 인상에 남았다고 한다. 그리고 수련 과정에서 좋은 해결책을 많이 챙긴 것이 참 귀하고 고맙단다. 앞으로 두려워하지 않고, 자신의 감정에 솔직해지며 또 부정적인 것을 해소하는 방법들을 잘 적용해 가리라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녀는 이번 수련이 행복하게 놀다가는 느낌이라며 거듭 고마워하였다. 이에 대해 S와 L도 역시 덕분에 잘 놀았다고 맞장구친다. 김민지 선생은 이번 회차에도 귀한 시간이었고, 수련이 깊어지는 경험을 나누었다. 이날 수련에서 그동안 수련한 내용의 반복이 많았지만, 그것이 단순 반복이라기보다는 더 깊어지는 기회였단다. 그녀는 힐러로서의 초심을 돌아보는 시간이었으며, 수련 방편들이 체화될수록 무한함을 느낀다고 하였다. 더불어 힐러의 길을 기꺼운 맘으로 걷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득림 선생은 자신이 산나물만 짓던 사람이어서 이런 공부를 하는 게 쉽지 않음을 고백했다. 또 수련 내용을 다 이해한 것도 아니지만, 반복하다 보니 마치 “콩나물 자라듯이 자신이 자라 있음을 발견하게 되었다.”고 하였다. 특별히 이득림선생과 김민지선생 모녀는 이 수련 과정의 공동진행자이자 힐다모델을 통한 장기수련생이다. 모녀가 다 힐다모델에 깊은 애정이 있고, 지속적인 수련과 힐러를 지향하고 있다. 나는 이점이 기쁘고 고마우며, 도반으로서 그들을 응원하고 지지하는 마음이 크다. 

 

  우리는 함께 포옹하며 이날 수련의 마지막 인사를 하였고, 다음에 숲에서 다시 만나자고 기약하였다. 이런 수련 과정을 이끄는 것은 나에게도 더 깊어지고 다져지는 성장의 기회이다. 함께 한 여정에 고마움을 전하고 안전 귀가를 기원하며 최종적으로 마무리하였다. 이미 강조한 바와 같이 힐다모델 속의 여러 수련 방편 중에는 한번 잘 배우고 나면 혼자서 또는 같이 적용할 수 있는 것이 많다. 따라서 힐다의 웰니스학교와의 공식적인 만남이 종료되더라도 각자 그동안 습득한 것으로 지속적인 수련을 이어갈 수 있다. 

 

  힐다의 웰니스학교는 다함께 잘사는 사회를 지향하며 자리이타, 선순환, 상호재능기부의 의미와 가치를 나누며 수련의 리추얼화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 연재에서 다룬 콜라보 치유프로젝트뿐만 아니라 온·오프라인으로 다양한 수련 과정을 이끌며 함께 하는 분들에게 응원과 지지를 보내고 있다. 이제 이 연재는 이번 호를 끝으로 마무리한다. 힐다의 웰니스학교와 수수네숲이 콜라보로 치유프로젝트를 진행한 것은 2022년 3월부터 2024년 2월까지 총 2년이며, 그중의 1년 치 내용을 다루었다.

 

  그리고 수수네숲의 온 가족이 참여하였던 가족 수련은 2021년 7월부터 2024년 6월까지 총 3년의 수련 과정을 마무리하였다. 그들은 내가 이끄는 형태의 지속 수련을 원하였지만, 나의 절대적인 시간이 부족하여 숙고 끝에 잠정 종료의 결정을 내렸고 양해를 구하였다. 그동안 가족 수련 과정과 콜라보로 치유프로젝트를 함께하며 많은 수련 방편을 다루었으므로, 일단은 그것들로 가족 수련을 이어가다가 여건이 닿을 때 필요하다면 또 지원하기로 약속하였다. 우리는 가족 수련 외에도 인연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는 푸드아트테라피 자격교육과정, 북타민 등을 통해 주기적으로 만나고 있으며 서로 고마움을 잊지 않고 있다. 

 

  한때 주기적으로 수수네숲을 누비며 콜라보로 치유프로젝트를 했던 시절이 그립지만, 현실적 여건을 고려하여 후일을 기약하고 싶다. 어쩌면 퇴직 후, 시간이 좀 더 허락되고 여유로울 때 기회가 왔으면 좋겠다. 청정한 수수네숲, 그리고 마음이 따뜻한 그 가족을 꿈에도 그리던 봄의 어느 날(2025년), 수수네숲으로부터 정성이 담긴 싱싱한 눈개승마와 도토리 가루가 선물로 배달되었다. 우리가 만나지 않더라도 서로를 응원하고 지지하는 마음이 통하고 있음에 동시성을 강하게 느꼈다. 다시 한번 고마움을 전한다. 

  

- 수수네숲에서 보내 온 눈개승마와 도토리가루(2025년 봄) - 

 

  그동안 총 41회의 연재를 이어올 수 있도록 지면을 허락하고 응원과 지지를 보내준 한국에니어그램그룹 윤운성 회장과 김새한별국장께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고맙고 감사합니다~^^♡

 









 

 

 

 

 

 

 

​ 

온전한 자기 돌봄·자기사랑·치유과정 (40) 글쓴이 : KEEC   2025-04-25 18:37

온전한 자기 돌봄·자기사랑·치유과정 (40)

- 힐다의 웰니스학교와 수수네숲의 콜라보 프로젝트 - 

 

  백석대학교 사회복지학부 교수 조주영

 

  행복했던 경험 나눔의 한바퀴를 돈 다음, 두 번째 바퀴를 돌렸다. J는 최근 외부 일정을 위해 터미널을 이용하여 장거리 이동을 할 때 남편과 아들이 번갈아서 집에서 터미널까지 태워다 주어서 든든하고 지지받는 느낌에 행복했다고 나누었다. S는 친구가 비건 빵집의 빵, 일본과 제주도의 차를 준비하여 세세히 알려주고 함께 즐겼던 행복한 경험을 들려주었다. B는 문제가 풀리지 않을 때마다 누군가 에너지를 보내주는 경험을 하곤 한단다. 

 

  오늘의 이 수련 과정도 그전엔 전혀 들어 보지 못한 것이었지만, 보이지 않는 어떤 도움으로 정보를 얻었고, 이렇게 오게 된 것이 감사하고 행복하단다. L은 힐다모델을 통한 수련을 이어오며, 수련 초반에는 이런 공부가 처음이라 이해하지 못한 것이 더 많았었단다. 그런데 수련을 거듭하며 이제 뭔가 알아듣는 것이 점점 많아지고 있고, 또 조금씩 그 앎도 쌓이며, 삶도 유연해지는 즐거움에 행복하단다. 

 

  세 바퀴째 나눔에서 나는 “이 수련 과정을 준비하는 것이 마냥 좋고 고맙고 행복하다.”고 나누었다. 이득림 선생은 봄이 오고 있어서 씨앗을 심고 꽃피울 것을 생각하며, 마음이 좋고 설렌다고 한다. 김민지 선생은 한 자치단체의 지원으로 운영하는 자살예방사업의 의뢰를 받았고 1년 동안 업무 협약을 한 것, 수수네숲의 로고를 새롭게 만든 것 등을 의미 있게 나누었다. 그녀는 한동안 공황장애와 치료약물의 부작용으로 고생하다가 힐다모델을 통해 치유되었고, 덕분에 관련 공부와 수련도 많이 하여 이렇게 힐러로 거듭난 것에 대해 아팠던 덕분이라며 귀하게 수용하였다. 

 

  그리고 때마침 에니어그램힐링지도자 자격도 취득하였는데, 긴 시간 수련하며 공들였고, 또 애정이 가는 자격이므로 귀하고 가치 있게 쓰고 싶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더불어 “내가 행복하면 옆에 있는 사람도 행복해진다.”는 나의 가르침을 잘 새기겠다고 하였다. B는 김민지 선생이 자격증을 받고 행복해하는 모습에서 자극도 받고, 자신도 행복해졌다고 한다. 이런 행복한 경험 나눔의 여운을 살려서, 이번 회차 푸드아트테라피의 본 작업 주제인 “행복키워드(나의 행복을 위해 필요한 것)”에 대한 작품활동으로 들어갔다. 

 

  그 과정에서 이번 회차에 처음 참여한 B가 푸드아트테라피의 여러 재료에 호기심을 드러냈다. 그녀는 그것들의 이름, 어떻게 이 많은 것을 구하였는지 등 궁금한 게 많았다. 이번 회차에 활용할 재료는 테이블 위에 셋팅이 되어 있고, 그외 자료는 놀이치료실처럼 진열장에 배열되어 있다. 제한된 시간에 모든 것을 설명할 수는 없지만, 일부 재료들에 대해 하나하나 설명을 해주었고, 그녀는 꽤 흥미로워했다. 

 

  B도, L도 힐다의 웰니스학교에 갖추고 있는 각종 씨앗이나 재활용 재료들에 놀라움과 감탄을 드러냈다. 그들은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무심히 지나치는 것들, 심지어 버려지는 것들임에도 내가 푸드아트테라피용으로 찾아내는 능력이 남다르다며, 나의 기발한 발상에서 영감을 얻었단다. 나는 지금까지 다른 사람들로부터도 이런 피드백을 많이 받아왔다. 먹는 음식을 활용한 재료 중의 하나는 도토리묵을 말린 것이다. 일전에 수수네 숲에서 만들어준 색과 향이 진한 도토리묵을 슬라이스 하여 모양 찍기로 별, 하트, 꽃 등을 찍어서 건조기에서 말렸다. 

 

  도토리묵 특유의 색이 마르니까 더 진해졌고, 별이나 하트 모양은 독특하게 변형되어 자연스럽게 더 멋스러워졌다. 그 누구도 그것이 도토리묵을 말린 것이라는 것을 눈치채지 못했다. 마치 크레파스 색이 다양할 때 그림을 더 풍부하게 묘사할 수 있듯이 푸드아트테라피도 재료의 색이 한몫한다. 말린 도토리묵의 색은 일상에서 인공색소가 들어가지 않은 재료로는 접하기 어려운 음식의 색이다. 그러므로 그 이후 말린 도토리묵은 아주 유용한 자원이 되고 있다. 

 

  나는 일상생활 속에서 이런 재료들을 발굴하고 모으는 것이 즐겁다. 나에게는 하나의 재미있는 놀이이자 행복한 취미다. 덕분에 여러 씨앗의 아름다움을 새삼 느끼곤 한다. 또한 형형색색의 과자봉지는 나비, 나뭇잎, 꽃등으로 접어서 활용하기도 하고 콜라주 작업용으로 활용하는 등 쓸모가 다양하다. 그 덕분인지 나에게 “예술치료”라는 교과목이 선물처럼 다가왔다. 맡고 싶은 과목이었지만, 다른 교수가 강의하던 과목이다. 

 

  예술치료 교과목에서 다룰 수 있는 내용 중에 나는 꽤 오랜 기간 푸드아트테라피를 비롯하여, 사진치료, 미술치료, 춤(무용·동작)치료 등과 관련하여 자료를 발굴하고 연구와 활용을 거듭해 오고 있어서 관련 자원이 제법 있다. 이 사실을 어느 정도 알고 있던 학과 주임교수가 어느 해 새 학기의 강의시간표를 배정하는 즈음에 나를 기억한 것이다. 또 다른 이유는 기존에 예술치료 과목 강의를 맡았던 교수가 더 이상 그 강의를 할 수 없는 사정이 생겼다. 

 

  그 당시에 나는 연구년 기간(2022년 2학기 ~ 2023년 1학기)이어서 출근하지 않고 있던 때였다. 주임교수가 나에게 연락하여 그 과목을 맡아줄 수 있느냐고 물었을 때, 나는 흔쾌한 마음으로 수용하였다. 그리하여 연구년을 마치고 복귀하면서부터 예술치료 과목을 맡아서 지금까지 강의해 오고 있다. 예술치료라는 교과목의 특성상 다룰 수 있는 내용이 매우 광범위하지만, 나에게는 적용할 수 있는 자원이 많아 생각만으로도 신명 난다. 

 

  한 학기 동안 주로 다루는 내용은 푸드아트테라피, 춤(무용·동작)치료, 사진치료, 미술치료 등으로 구성하였다. 이 각각의 내용은 한 학기 내도록 해도 모자랄 정도로 방대하지만, 할 수 있는 것에 초점을 둔다. 그리고 매 학기 기본적인 내용 외에는 조금씩 다른 것을 도입하며 다양하게 전하고 있다. 예술치료를 전공하는 학생이라면 위 내용들을 각각 한 학기 동안 또는 그 이상 다룰 수도 있을 것이다. 

 

  나는 예술치료 수업을 하며, 춤(무용·동작)치료나 사진치료, 미술치료 등을 푸드아트테라피적으로 풀어내거나 융합하기도 한다. 예를 들면, 그간 푸드아트테라피 관련 작품들이 제법 쌓여서 그 작품을 활용하여 사진 치료를 한다. 학생들은 마치 투사검사를 하듯이 자신의 내면을 술술 드러내고 과정을 즐긴다. 또는 푸드아트테라피 작품을 춤으로 표현해 보도록 하거나 춤의 느낌을 푸드아트테라피로 표현해 보도록 하는 것도 매우 유용하다. 

 

  각각을 융합하니 할 수 있는 자원이 더욱 풍성해진다. 기존의 표현예술치료에서 해오던 방식도 좋지만, 푸드가 갖는 여러 속성과 그 파워가 더해짐으로써 그것을 활용하거나 참여자들이 표현하는 데 있어서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지니게 된다. 이런 시도는 더 건설적이고 발전적인 의미에서 그 의미와 가치가 크다. 이 연재 글의 23회차 등 몇몇 곳에서 파블로프식 학습(고전적 조건형성), 고차 조건형성, 조작적 조건형성, 호문쿨루스, 다중지능의 개발 및 계발 등에 대해 그 타당성과 해당 내용을 비교적 자세히 언급한 바 있다. 

 

  이번 연재 글이 그것들과 잘 연결되기를 바란다. 무엇보다도 현시대를 살아가는 많은 사람이 좌뇌중심의 교육을 받아왔다. 감정을 언어로 표현하는 것, 어떤 상황에 대해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것 등은 모두 좌뇌의 역할이다. 반면, 우뇌는 주어진 상황에서 발생한 감정을 즉각적으로 느끼고 직관적으로 이해하는 등에 작용한다. 만약 상대가 감정적으로 격해 있는 경우엔 논리적 대응(좌뇌 활용) 대신 그것을 경청하고 존중 및 공감해 주면(우뇌 활용) 고조된 감정이 가라앉는다. 

 

  그리고 나서 좌뇌를 활용하여 상황에 대한 객관적 정리와 문제해결로 이어가는 것이 효율적이다. 그러나 상담 장면에서 만나는 내담자들의 경우 이처럼 좌·우뇌를 조화롭게 통합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친숙하지 않다. 예술치료 교과목에서 다루는 전반적 내용은 그 특성상 좌·우뇌를 고루 활용함으로써 훈련을 겸하게 되는 이점이 있다. 예를 들어 푸드아트테라피할 때 많이 강조한 스토리텔링은 좌·우뇌의 통합에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다. 스토리텔링과정에서 치료자와의 상호작용으로 감정 정리, 상황 이해, 효율적인 대안 마련 등이 비교적 유연하고 수월하게 이루어진다.

 

  다양한 방식으로 통합을 지향하는 것은 힐다의 웰니스학교에서 힐다모델을 통한 수련의 전반에서 구현하고자 하는 것이다. 모든 수련은 “균형과 조화”를 지향하며, 이것은 내가 추구하는 삶이자, 같은 지향을 지닌 사람들에게 나누고 싶은 이상이기도 하다. 이런 다양한 이유로 연구년을 마치고 복귀하는 나에게 예술치료라는 교과목이 다가온 것은 아주 귀한 선물이고 큰 기쁨이다. 

 

  긴긴 시간 정성을 들여온 삶의 여정이 희구하는 바대로 더 잘 실현되는 느낌이 든다. 이런 과정을 거치며 내 삶도 훨씬 순수해지고, 한편으로는 풍성하다. 다양한 방식으로 내·외적 자원의 개발 및 계발에 정성을 들이며 소소한 기쁨을 느낄 때가 많다. 나의 활용 역량이 점점 강화되고 있음을 향유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가끔 김춘수 시인의 詩, “꽃”에 대한 감상을 덧붙이곤 하는데, 그야말로 금상첨화다. 

 

  [ (초략) ~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 (후략) ] 에서 전하는 내용처럼 버려지는 과일의 씨앗이나 과자봉지에 새로운 의미를 붙여 불러줌으로써 재탄생시킨다. 건강하고 아름다운 의미와 가치를 지닌 이름을 불러주고 그 존재감을 살려주는 것은 나에게도 그리고 그 대상에도 새로운 생명력이며 따뜻한 이야기다. 이 온기는 더 발전적 이야기로 전개되어 더욱 풍성해진다. 

 

  시인의 시적 언어를 감상하며 나도 성장한다. 모든 생명이 우주적으로 연결되어 있고, 아름다운 공생의 모습으로 그려지며 응원과 지지로 전해진다. 모든 존재를 존귀하게 여길 수 있는 마음, 존재하는 모든 것들을 더욱 빛나게 할 수 있기를 바라는 염원만으로도 평화가 느껴진다. 그 누군가에게는 희망과 위로의 따뜻한 눈짓으로, 또 누군가에게는 그저 무한 사랑으로 존재의 의미를 온전히 깨닫고 또 나누고 싶다. 

 

  존재의 의미와 가치는 시공간을 넘어 영원의 무게를 지닌다. 이것을 알기에 학생들에게 가끔 질문한다. “소중한 어떤 것에 이름을 붙여준 적이 있는가?” “자신의 소중함에 붙이고 싶은 이름은 무엇인가?” 이런 질문들을 구체화하고자 예술치료 수업 시간에 반영하였다. “소중한 자신을 위해 한 학기 동안 지향하는 내용을 담아 새로운 애칭 짓기”를 시도한 것이다. 즉, 2주 차에 “자신의 진로를 고려하며, 5년 후의 희망을 담은 애칭”을 짓도록 했다. 

 

  그리고 매 주차에 그 애칭을 고려하여 과정 목표를 가꾸어 가며, 그들의 5개년 계획을 응원하고 지지할 것이다. 그 일환으로 3주 차에는 자신의 애칭을 위해 지금부터 할 것에 초점을 두었다. 4주 차에는 그 애칭을 위해 “강점은 살리고, 약점은 줄이고”에 중점을 두어 진행할 예정이다. 그 이후는 학생들의 경험, 장(場)의 역동을 고려하여 세부 주제와 내용을 조율해 나갈 것이다. 이런 방식으로 꾸준히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것을 찾고, 활용하고, 연구하는 과정들을 거치며 해당 자료와 내용들을 다년간 축적하였더니, 아주 귀한 쓸모를 갖추었다. 

 

  그중의 일부를 정리하여 몇 차례 한국푸드아트테라피학회 연차학술대회에서 발표하여 큰 호응을 얻기도 하였다. 그리고도 몇 년이 더 흘러 지금은 그때보다 더 많은 자원을 갖추게 되었다. 나의 이런 시도는 힐다모델이 지향하는 “건강한 환경”을 위한 개인적인 실천이기도 하다. 연구 중심으로 운영하는 힐다의 웰니스학교는 작고 소박하지만, 추구하는 방향은 크고 원대하다. 내가 이 세상 소풍 마칠 때까지의 인생프로젝트이다.

 

  이런 나의 지향을 경험하고자 그간 강원도, 경기도, 충청남북도, 경상남북도, 전라남북도, 제주도 등에서 알음알음 또는 누군가의 소개로 다녀갔다. 내가 오랜 기간 크고 화려하며 경제적으로도 도움이 많이 되는 외부 강의와 활동을 접고 그 시간을 활용하여 추진하는 이 프로젝트는 절대 화려하게 홍보하지 않는다. 그저 자연스럽게 알고 서로 여건이 맞아 찾아오면 환영하고 즐겁게 교류하며 그동안 축적한 자원, 노하우 등 필요한 것을 나눈다. 

 

  그중에 제주도의 K교수와 부산의 J장학사는 힐다의 웰니스학교에서 받은 영감을 퇴직 후 삶의 지표로 삶겠다고 한다. 자신들이 막연하게 생각하는 이상을 실현해 가고 있는 힐다의 웰니스학교 운영의 실제 내용을 보고 듣는 것만으로도 응원과 지지가 되었단다. 이런 내용은 다른 이들로부터도 수시로 듣는 얘기다. 힐다의 웰니스학교에서 앞으로도 꾸준히 추구하고자 하는 것들 중의 한 모습이다. 후배나 제자들, 그리고 힐다의 웰니스학교를 찾는 모든 사람에게 그렇게 다가갈 수 있기를 염원한다.

 

  한편, J장학사는 이렇게 다 퍼주어 좋기는 한데, 교수님(나를 지칭하는 표현)은 다 내주어도 괜찮냐고 다소 염려스러운 표현을 하기도 했다. 나는 “기쁨은 나누면 배가 되고, 슬픔은 나누면 반이 된다.”는 말을 믿고 있다. 그것처럼 내가 알고 있는 것을 나누었을 때 기쁨이 더 크다. 그 모든 것은 결국 나를 위한 것이기도 하다. 필요한 것을 나누며 수련의 리추얼화운동을 전개하는 것도 그 일환이다. 나눔의 완급을 조절하며 각자에게 필요한 내용이 잘 스며들고 체화되기를 바란다.

 

  체화는 하루 이틀에 되는 것이 아니다. 심리학자이자 정신과 의사였던 칼 구스타브 융이 무덤에 들어갈 때까지 개성화 작업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듯이 수련의 여정이 죽을 때까지 이어지길 바란다. 수수네숲과 이렇게 콜라보로 치유프로젝트를 할 수 있었던 원동력도 위에서 설명한 것과 같은 맥락으로 이해하고 있다. 다양한 방식으로 나와 인연 맺은 사람들이 각자의 색깔로 풀어내는 것은 다르겠지만, 그 맥락은 같다는 것에서 서로 응원과 지지가 될 것이다.

 

  올해(2025년)는 김민지 선생이 지인 O선생과 중학교 2학년을 대상으로 1년간 치유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그들의 요청에 의해 나는 1년간 전반적 과정을 모니터링하고 코칭하며 공동연구를 이끌기로 되어 있다. 이번 주에 2회차를 앞두고 있고, 시작 전에 준비를 위해 2회, 그리고 1회차 운영 후에 1회를 모니터링하고 코칭하였다. 당초 그들이 나에게 요청할 때는 청소년들에게 TRE를 중심으로 지원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대상자의 특성(참여자 반은 일반학생, 나머지 반은 발달장애가 있음)과 여러 정황을 고려한 결과 힐다모델 속의 여러 방편을 종합적으로 활용하는 것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해당 청소년들과 어느 정도 관계를 형성한 후에 TRE를 도입할 것이다. 그리고 TRE의 준비운동도 놀이식으로 응용하고자 정성에 정성을 모으고 있다. 이미 초기 청소년 중심의 TRE 적용 과정을 연구하고 발표한 나의 이전 경험이 힘이 많이 될 듯하다. 우리의 이런 참되고 성실한 마음이 이번 프로젝트의 청소년들에게 잘 전해지기를 염원한다. 그 첫 시작의 느낌이 좋았고, 꼭 그렇게 될 것이다.

 

  2024년에도 김민지 선생의 주선으로 치유숲, 치유농장, 치유정원, 요가원 등의 운영과 마음공부 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7개월에 걸쳐 아주 특별한 푸드아트테라피 자격 과정을 운영하며 그들을 응원하고 지지한 적이 있다. 이 과정은 2025년 3월 현재 자격취득 절차를 거치느라 잠시 보류 중이며, 그 과정을 마치고 나면 다시 상급 자격을 취득 하도록 지원해 주기를 요청받은 바 있다. 이 또한 힐다의 웰니스학교식의 비전에 의한 장기프로젝트이다. 

 

  힐다모델로 자신의 공황장애를 치유하여 큰 수혜자라고 여기는 김민지 선생이 나의 이런 지향을 알고 기회가 주어질 때마다 기쁘게 가교역할을 하곤 한다. 고맙고 감사한 인연이다. 이 사례는 자리이타, 상호재능기부, 선순환의 표본이다. 지금처럼 앞으로도 상호호혜적으로 더 건강하고 아름답게 치유와 성장이 일어나고 확장될 것으로 믿는다. 설혹 가시적 교류가 중단된 듯이 보일지라도 지금의 이 에너지는 우주심(영점장)에 기록될 것이므로 사라지지 않는다. 

 

  푸드아트테라피 자격 과정을 진행하는 기간동안에 그들이 나의 응원에 힘입어 현장에서 자신의 역량을 더 잘 발휘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곤 했다. 그 소식을 접할 때마다 나는 기쁨으로 충만하였다. 이렇게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뒤에서 응원하고 지지하는 역할도 힐다의 웰니스학교에서 중요하게 고려하는 비전중의 일부이며, 즐겁게 함께 하고 있다.

 

  다시 콜라보 치유프로젝트의 이번 회차 수련 과정으로 돌아와 보자. 나의 사례를 듣고, B도 평소에 환경을 생각하며 실천했던 경험을 나누었다. 그녀는 “예쁜 쓰레기는 만들지 말자.”는 다짐과 실천을 하고 있다고 한다. 예를 들어 여행을 가면 순간적 끌림으로 예쁜 것들을 사지만, 결국은 얼마 지나지 않아 쉽게 버리곤 하는 것을 자각하였으며, 요즘은 그런 것들을 지양하고 있단다. 나는 그녀의 그런 건강한 지향과 아름다운 선택을 격려하고 지지한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이번 회차 수련은 겨울인 2월에 진행하였다. 그런데 여름에 화분에 심어둔 가지가 2월임에도 잎이 잘 유지되고 있고, 작은 가지까지 달렸다. 아주 앙증맞고 사랑스럽다. 힐다의 웰니스학교는 건물의 15층에 있고, 나는 6층에 거주하고 있다. 평소에 나는 화분의 식물을 관리하고자 주기적으로 15층과 6층을 오르내리고 있으며, 그것은 내가 정말 좋아하는 취미이기도 하다. 

 

 

- 2월에 달린 가지(힐다의 웰니스학교 실내화분) -

 

 

  식물들이 자라고 꽃피우며, 열매 맺는 것을 자주 보는 기쁨이 크다. 농사짓는 사람의 정성이 어떠하고 수확의 감동과 기쁨이 어떠할지에 대해 조금은 알 듯하다. 15층에 올라갈 때마다 각 식물의 생태를 살피고 교감을 나누는 일상은 소확행의 연속이다. 가끔은 서재에서 논문과 책에 둘러싸여 연구에 골몰해 있다가, 잠시 머리도 식히고 안구 정화도 할 겸 15층에 올라가기도 한다. 이렇게 가까운 곳에 연구 공간을 마련한 이점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

 

  이날 푸드아트테라피 재료 중의 하나인 “장미 허브”의 향은 다들 좋아했다. 올해(2025년)는 특별히 오랜만에 실내화분에 있는 장미 허브에 꽃이 많이 피었다. 장미 허브는 향이 좋고 관리도 쉬우며, 잎이 통통하고 귀여운 매력이 있다. 공간을 초록 초록하고 아기자기하면서도 청정한 느낌으로 유지하는 데 일등 공신이기도 하다. 가지치기한 것을 물꽂이하지 않고 다른 화분에 꽂아만 두어도 잘 산다. 

 

  물론 기본적으로는 물꽂이를 하였다가 심는다. 장미허브는 사계절 어느 때나 푸드아트테라피 재료로 활용하기에 좋다. 특히, 초록 초록한 자연 재료가 많지 않은 겨울에도 실내화분에서 쉽게 구할 수 있어서 그만이다. 장미허브는 힐다의 웰니스학교에 스킨답서스 다음으로 많은 식물이다. 나는 이런저런 이유로 장미허브를 아주 좋아하고, 힐다의 웰니스학교를 찾는 사람들이 분양을 원하면 흔쾌한 마음으로 나눈다.  

 

 

- 장미허브 꽃(힐다의 웰니스학교 실내화분) -

 

  각설하고, 참여자들이 푸드아트테라피의 작품을 완성하고 나면 자연스럽게 포토타임으로 이어진다. 즐거운 사진 치료 시간이기도 하다. 각자의 스토리를 품은 작품이기에 작품의 주인들 스스로 흐뭇한 표정이 역력하다. 김민지 선생의 작품명은 “사랑의 숲”이다. 그녀가 묘사한 작품의 세부적인 내용은 숲을 키우고 만드는 과정에 대한 것이다. 곰 두 마리가 안고 있는 모습에는 위로, 치유, 회복의 이미지를 담았다. 사람들이 사랑의 숲에서 이런 회복을 가져가길 바라는 마음을 반영한 것이다. 

 

  나비는 사람들이 사랑의 숲으로 오고 싶어서 찾아드는 모습이다. 전국 각지는 물론, 다른 나라들에서도 찾아들기를 꿈꾼다. B는 “길”이라는 제목으로 작품을 구성하였다. 그녀는 이 우주 안에 분명히 자신만의 길이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작품에 담았다. 작품 속의 나비는 사람으로 간주한 것이며, 그들이 꽃을 찾아가는 것을 묘사하였다. 그리고 B 스스로 자신만의 정원으로 날아들 것이라고 한다. L은 집과 정원의 봄 풍경을 생각하며 작품을 표현하였다. 씨앗을 뿌리고, 주변을 가꾸며 전개되는 장면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즐겁단다. 꿈꾸는 노년의 아름다운 모습이기도 하다. 

 

- 다음 호에 계속됩니다~^^♡ -

 






 

 

 

 


 

 

온전한 자기 돌봄·자기사랑·치유과정 (39) 글쓴이 : KEEC   2025-02-25 18:48

온전한 자기 돌봄·자기사랑·치유과정 (39)

- 힐다의 웰니스학교와 수수네숲의 콜라보 프로젝트 - 

 

  백석대학교 사회복지학부 교수 조주영

 

 

  “남의 책을 많이 읽어라. 남이 고생하여 얻은 지식을 아주 쉽게 내 것으로 만들 수 있고, 그것으로 자기 발전을 이룰 수 있다(소크라테스).”, “독서할 때 당신은 항상 좋은 친구와 함께 있다(시드미 스미스).” 이런 건강하고 아름다운 표현을 자신의 것으로 만든다면 그야말로 훌륭한 책수련이다. 나는 매해 북타민을 새롭게 열 때마다 참여자들에게 제2, 제3의 북타민을 열어갈 것을 권장하곤 한다. 

 

  매월 1~2권의 좋은 책을 선정하여 함께 읽고 나누는 운동이니 확장되는 만큼 다 같이 성장해 갈 수 있다고 믿는다. 특별히 2024년에는 온라인 북타민에 초창기부터 참여하였던 김민지 선생이 나에게 자극받아 제2의 북타민을 열어 즐겁게 운영하고 있다고 하여 축하해 준 적이 있다. 이 또한 참으로 반갑고 고마운 선순환 에너지이다. 건강한 의도의 좋은 에너지는 그 흐름대로 아름답게 흐르는 것이 당연하다. “자리이타, 상호재능기부, 선순환!.” 늘 현존하며 초심을 유지한다면 더 크게 확장될 것이다. 

 

  가족치료 워크샵에서의 발표에서도 선순환 에피소드가 있었다. 이렇게 발표할 수 있었던 것은 “힐다모델”을 구축하고 그것을 발전시켜 가는 과정에서 다학제적으로 공부하고 수련 정진한 덕이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가족의 질서에도 프랙탈구조가 있다”는 주제의 발표는 당일에도 긍정적 피드백이 많았다. 전반적으로 긍정적이고 건설적인 자극을 받았다는 분위기였다. 

 

  그중에 한 참석자는 워크샵 다음날 별도로 전화하여 큰 도움과 자극이 되었다며 고마움을 표현하였다. 그녀는 나의 발표 내용에서 영감과 용기를 얻어 몇 가지 새로운 시작을 할 것이며, 자신의 삶을 더 멋지게 가꾸어 가는 것에의 의지를 드러냈다. 그리고 언제 시간을 내어 나의 인생 프로젝트를 구현하고 있는 힐다의 웰니스학교 방문을 희망하였다. 

 

  그리고 얼마 후, 그녀는 “힐다의 웰니스학교”에 직접 방문하였고 나의 연구지향을 구체적으로 보고 들으며 더 큰 감동을 드러냈다. 워크샵에서 나의 발표를 듣고 자기 삶에의 터닝포인트를 구상하였었는데, 직접 와보니 더 실감이 나고 보는 것만으로도 힘이 된다고 했다. 그녀는 더 좋은 치료자가 되고자 지향해 가는 데 있어서 나와의 이런 교류가 큰 지지가 된다며 고마워했다. 그녀는 이미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에서 매우 훌륭하게 활약하고 있다. 이런 인연과 교류 자체가 나에게도 그저 고마울 따름이다.  

 

   그동안 공부하고 수련 정진하는 데 있어서 나를 통합적 관점으로 이끈 여러 가르침이 새삼 고맙다. 그것들의 일부만 보자면 에니어그램의 지혜, 성경, 기적 수업, 다세대 전수이론, 집단무의식, 가족 세우기, 후성유전학, 불교에서 말하는 12연기(윤회의 법칙, 상호의존성), 화엄경의 인드라망(그물처럼 연결된 세상), 카르마(산스카라: 성격, 습관, 잠재 인상, 한 사회의 집단적 카르마, 사회적 카르마), 라자요가, 디바인 매트릭스(우주담요 비유), 디바인힐링, 우주심(Zero Point Field), 필드(마음과 물질이 만나는 자리), 원마인드(모든 존재는 하나의 마음으로 연결되어 있다), 원네스(내면의 신성한 에너지를 되찾는 법), 양자장(에너지 바다), 아카샤 기록(모든 일 기록), 주역, 노장사상, 여러 상담 및 치유 방편들의 가치와 철학 등의 내용들이다. 

 

  이런 내용들이 참으로 방대하여 리스트만 제시하였지만, 인터넷 서칭으로 관련 자료, 논문, 책 등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나는 이런 내용들도 네이버 블로그, “힐다의 웰니스학교”에 꾸준히 포스팅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추가해 나갈 계획이다. 앞에서 언급한 “가족의 질서가 프랙탈구조로 이루어져 있음”에 대한 내용은 이미 전 세계 각 분야의 수많은 전문가가 오래전부터 밝혀온 바이기도 하다. 

 

  그 중의 하나를 살펴보자면, Mark Wolynn의 저서, “트라우마는 어떻게 유전되는가”에 실린 엘리의 사례이다. 그녀가 18세 때부터 “나는 미칠 것”이라고 느끼는 곤란한 지경에 처한 사연이다. 놀라운 것은 엘리의 엄마, 외조모의 언니, 그리고 외증조모도 18세에 같은 맥락의 어려움으로 곤란을 겪었다는 점이다. 가족 중의 어느누구도 엘리에게 외조모의 언니, 외증조모의 사연을 들려준 적이 없음에도 무의식의 영역에서 가족구성원의 공포와 여러 감정, 행동으로 나타난 것이다. 

 

  과거-현재의 연속선상에서, 어쩌면 미래까지 이어지게 드러나는 이런 문제양상이 바로 프랙탈 구조이다. 나도 이런저런 사람들을 치료하고 치유 조력하며 이와 유사한 패턴의 직·간법 사례를 많이 만난다. 그런데 우리에게 희망적인 것은 “우리가 삶의 책임을 ‘운명의 장기 말’이 아닌 ‘현실의 창조주’로 이끌어 갈 수 있다는 점이다(야스민 쇼버-오보카).” 그 선택은 우리의 몫이다. 기적 수업의 가르침에 따르면, 본질의 관점에서 투사하는 것은 확장의 법칙으로 이어지고, 에고적 관점의 투사는 박탈의 법칙으로 이어진다. 이제 어떻게 할 것인가?!. 

 

- 출처: Mark Wolynn 著 / 정지인 譯(2016). 트라우마는 어떻게 유전되는가, 도) 푸른숲 -

 

  우리는 생각과 믿음을 통해 개인적으로 또는 집단적으로 늘 현실을 창조해 왔고, 지금도 계속 만들어내고 있다. 세계는 우리의 신념 체계를 치유함으로써 기적적으로 변형될 수 있다. 투사라는 심리적 동력과 그것의 작동 원리를 잘 알면, 자신의 인식에 책임을 지게 되고, 더불어 훨씬 더 의미와 가치 있는 삶을 만들어갈 수 있다(황근하 역, 2011). 

 

  그러나 그 여정에서 에고적 습관이 끊임없이 훼방꾼으로 등장한다. 그러므로 이런 경향을 인식하고, 온전히 자유로워질 때까지 체화하며, 그것을 잘 유지·증진해 갈 수 있도록 수련을 리추얼로 이어가기를 권장하는 것이다. 혼자 하는 것보다 함께 함으로써 상호호혜적 지지를 통해 그 효율성과 가치를 더 크고 깊게 챙길 수 있다. B는 나의 미니강의를 듣고 자신이 왜 고민하는지에 대한 이유와 나아갈 길에 대한 힌트를 얻었다고 한다. 

 

  자신이 원래는 성격 자체가 밝았고, 밝은 에너지가 많았으나, 직장이라는 조직안에 갇히면서 자유분방함이 제한되었던 기억을 소환했다. 그녀는 자신의 직장생활에서 어려웠던 경험을 잠시 풀어내며 울컥하는 모습을 보였다. 너무 힘들었고, 그 과정에서 자신의 주변에 미워하고 시기하는 사람도 생겼으며, 심지어는 왕따로 몰리기도 하였었나 보다.

 

  열심히 일하였을 뿐인데 잘난체한다고 몰렸던 기억을 떠올리며, 당시엔 모든 것을 그만두고 싶은 유혹을 느꼈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냥 그만두는 선택을 하는 것은 허망하게 지고 마는 느낌이 들어, 자존심이 무너짐에도 꾸역꾸역 버티다가 급기야 마음을 닫아 버리는 지경에 이르렀단다. 그 힘든 상황을 벗어나고자 회피하게 되었고, 말을 안 하는 것이 쌓여 어려움이 가중된 것이다. ‘이건 내가 아닌 데’ 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그대로 유지하며 내면은 점점 더 두려움과 자신감 상실, 그리고 불안으로 채워진 것이다.

 

  그리하여 점차 존재감이 없어지고, 혼란스러움도 늘어나게 되었다. 아마도 이번 수련에의 참여는 그런 복잡하고 어지러운 심경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은 꿈틀거림이 작용한 듯하다고 하였다. 이 과정에 참여하며 일단 스스로를 좀 챙기고 돌보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함을 자각한 듯하다. B가 지각하고 있는 현실을 공감하며, 응원하고 지지하였다. 이런 어려움은 우리 누구에게나 충분히 있을 수 있다. 그녀가 이번 수련의 초반에 필요한 힌트를 얻은 것이 반갑다. 끝날 때는 더 제대로 잘 챙기길 바란다. 

 

  이어진 순서는 이번 회차 수련을 위해 사전에 네이버블로그, “힐다의 웰니스학교”에 포스팅하여 링크해 준 자료를 개략적으로 설명해 주었다. 먼저 표지화면 이미지에 대한 설명이다. 그중에서 “회색가지나방과 공해”에 대한 내용은 영국에서 1950년을 전후하여 실제로 있었던 일이다. 회색가지나방이 밝은색의 나무에 달라붙어 있으면 나방을 맛있는 먹이로 생각하는 새들이 탐지하기가 힘들었다. 

 

  그러다가 공장에서 석탄이 연소되면서 나오는 오염물질이 나무껍질의 색깔을 진하게 만들자 옅은 색의 나방이 더 쉽게 새들의 표적이 되었고 짙은 색의 나방이 살아남아 번식할 확률이 더 높아졌다. 이로 인하여 오염이 많은 산업 중심지에 가까운 숲에서는 검은색 나방이 증가하고 옅은 색 나방은 감소하였다. 그러다가 최근에 공기가 좋아지자 이런 경향이 역전되어 다시 옅은 색 나방이 증가하였다(김문수, 박소현 역, 2020). 이것은 회색가지나방들의 생존을 위한 선택의 결과이다

 

  “꽃이 아니고 곰팡이입니다”의 기사(조선일보 2021년 2월 17일자)에 실린 이미지는 모두 같은 꽃처럼 보이지만 맨 왼쪽만 실제 자이리스 꽃이고 오른쪽 둘은 자이리스를 모방한 곰팡이들이다. 곰팡이가 자손을 더 많이 퍼트리기 위해 꽃이 되기로 한 것이 정말 놀랍다. 모든 생명체는 이처럼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다. 이들 생존전략을 인용하며, 인간의 생존전략, 우리가 진화시켜 가야 할 것, 자연과 공존하는 법을 우회적으로 강조하였다.

 

 

 

 

- 자료출처: 회색가지나방과 공해(김문수, 박소현 역, 2020), 학습과 행동 제7판 수정판(左) & 꽃이 아니고 곰팡이입니다(조선일보 2021년 2월 17일자) (右)

 

 

  우리가 생존을 위해 나름의 선택을 하지만, 에니어그램의 지혜 측면에서 볼 때 성격적 선택이 아니라 본질적인 측면에서의 옳은 선택이 중요하고 필요하다. 앞의 회색가지나방의 예에서 그 나방이 한 세대 만에 그렇게 색이 변한 것은 물론 아니다. 몇 세대를 거치며 일부 개체는 때로 잡아먹히기도 하다가, 세대를 거듭하는 과정에서 마침내 생존에 유리한 색으로 변한 것이다. 

 

  인간도 생명체로서 유사한 맥락의 세대 전이를 일으킨다. 다만, 타고난 본질을 유지하지 못할 경우 그 양상이 변질되어 전이된다. 즉, 완벽한 하나됨(Oneness)에서 분리라는 한 생각이 일어나고, 그 분리로 인하여 시간과 공간, 물질이라는 것이 나타났다. 더불어 하나됨이나 온전함 이외의 것을 경험하려는 욕구가 생겨났다(황근하 역, 2011). 이런 양상으로 발전하는 과정의 어느 즈음이라면, 그 내용이 전이되는 것이다. 

 

  에니어그램의 지혜는 본질로부터 분리되어 에고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체계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뿐만아니라 그것을 원상회복하는 방법도 안내받을 수 있다. 그 과정에서 본질 회복에 초점을 두기보다 에고를 보호하려는 무의식적인 방어기제를 알아차려야 한다. 본질과 연결이 끊어지면 분별없는 생각과 판단이 들어가서 엉뚱한 생존전략을 쓰게 되기 때문이다. 방향을 잃지 않은 상태가 의식 수준에서 천품이라면, 인품, 성품, 성격, 성질, 성깔, 억지, 싸가지, 싸이코(한국에니어그램교육연구소의 의식수준 표기법)로 떨어질수록 온전함으로부터 벗어나고 방향을 잃게 된다. 

 

  이렇게 자료의 표지에 대한 내용 설명, 추천도서[몸과 마음을 살리는 기적의 상상치유(이송미 著)] 안내, 관련 내용 이해에 도움이 되는 다른 링크 자료에 대한 개략 설명 등으로 참석자들의 바른 인식과 원활한 이해를 도왔다. 이어지는 푸드아트테라피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풀버전으로 하지 않고 약식으로 진행하였다. 즉, 놀이형식을 가미하여 부분적으로 진행하며 쉽고 즐거운 마음 열기에 초점을 두었다. 이번 회차의 FAT 오감각 깨우기 재료는 수수네숲에서 자연 건조한 감말랭이다.

 

 

- 자연건조 감말랭이 -

 

  감말랭이를 각자 자기의 손에 올려놓고, 오감각과 교류하며 감각을 깨운다. 감말랭이의 색감, 냄새, 만지는 촉감, 살짝 두드리거나 눌러보기, 한입 베어 입안에서 혀로 굴려보기, 깨물어 보며 미감으로 음미하기 등을 통해 감각의 흐름을 살피고 하나하나 알아차리며 먹기 명상으로 이어간다. 먹기 명상은 여러 유익이 있으며 이미 앞 연재 글에서 자세히 다룬 바 있다. 다만, 자신의 먹는 패턴을 알아차리고 바람직한 방향으로 조율해 가는 것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강조하였다. 

 

  직접 감말랭이를 만든 이득림선생이 이 감은 시중에서 판매하는 여느 감과는 질적으로 다른 것임을 강조하였다. 나도 이점을 매우 높이 사고 있다. 시중에서 판매하는 감 중에는 유황으로 훈증하여 보기 좋게 만든 것도 있다. ‘곶감의 유황훈증’은 인체 유해 논란이 있다(연합뉴스, 2011년 1월 26일자). 유황훈증은 식약처에서 고위험군으로 분류한 화학 처리 방식이다(가톨릭평화방송·평화신문, 2019년 8월 28일자). 그러므로 곶감이나 감말랭이를 구입할 때 이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김민지 선생은 장의 기능이 약하여 평소에 설사를 자주 하는데, 말린 감을 약처럼 먹어서 다스린다고 한다. 그녀는 특히 약 부작용이 있어서 약 대신에 감을 통한 설사의 자연 진정을 매우 선호한단다. 감이 설사를 멎게 하는 효과는 잘 알려져 있고 삶 속에서 활용하기에 유용한 팁이다. 이 이야기를 듣고 B도 그녀의 아들이 설사를 자주 한다며 이 정보를 귀하게 챙기는 분위기다. 

 

  이번 회차의 맞이하기의 주제는 “동면”이다. 맞이하기의 진행을 맡은 공동진행자 김민지 선생은 동면에 들어간 개구리가 아직 깨어날 시기는 아니고, 참석자가 사전에 적어낸 “무기력” 이슈를 연결하여 이번 회차의 맞이하기 주제로 정했다고 한다. 그녀는 니체의 명언, “아직 아무것도 하지 않은 자신을, 아직 아무런 실적도 이루지 못한 자신을 인간으로서 존경하라. 자신의 인생을 완성 시키기 위해 가장 먼저 스스로를  존경하라”를 언급하며, 자기애를 강조했다. 

 

  그녀는 자신이 정말 오랫동안 동면을 하였던 경험을 비유적으로 나누었다. 자신의 무가치감, 무기력감, 맞지 않는다는 느낌 등으로 손발이 다 묶였던 한때를 떠 올렸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그때 덕분에 지금 이 길을 가고 있다며 감사한 마음으로 의미와 가치를 부여했다. 그녀의 작품에서 “동면에 든 사람”은 여자의 특성을 살려서 만들었다.

 

  “동면”이라는 작품을 통해 그녀는 모든 것은 쓸모 있고, 이조차도 의미 있는 것임을 메시지로 전하고 싶다고 하였다. 더불어 이번 수련에 참여한 분들이 혹시 동면하는 시간이라면 필요한 것을 하고 있다고 받아들이기를 바란다는 말로 끝을 맺었다. 김민지 선생은 이번 회차에도 역시 맞이하기에 대한 기발한 아이디어로 참석자들의 내면을 터치하고 이야기를 풍성하게 살찌웠다.

 

 

- 11회차 FAT 맞이하기: 동면(김민지 作) -

 

  이 맞이하기가 참석자들에게 어떻게 다가갔을까? B는 “자신만 이런 것이 아니라 누구나 정체된, 흐르지 않는 시간을 보내는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덕분에 자신이 지금은 머물러 있다고 느끼지만, 좀 더 시간이 지난 후, 제대로 흐를 것이라는 위로와 희망의 시간이 되었단다. 그녀는 지금이 동면의 시간이지만, 이 겨울이 지나면 화려한 봄을 맞으리라고 다짐과 의지를 드러냈다. 

 

  50대 후반인 L은 “동면”이라는 주제의 작품에서 굴을 보는 순간 자신의 30대가 떠올랐고, 그때는 온통 굴속에 있었다는 기억을 소환하였다. 그 기억으로 만감이 교차하나 보다. 그렇지만, 이런 공부를 하며 다시 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점을 귀하게 수용했다. 나는 누구나 동굴에 들어가는 때가 있을 수 있고, 나도 예외가 아님을 나누었다. 

 

  고교 졸업 전에 친정엄마가 저혈압으로 쓰러지셨던 일, 결혼 초에 아이를 큰집에 맡기고 일하며 겪었던 일, 아이들이 어려서 아플 때마다 감당해야 했던 일 등은 다소 버겁게 넘어야 할 산이었고 동굴이었다. 다행히 오래 머물지 않고 바로 뛰쳐나올 수 있었던 것은 어려서부터 자기주도적인 면이 있었고, 또 이런 공부와 수련의 덕이었다고 본다. 지금 돌이켜 보면 과거의 어려운 경험이 “사랑으로 나를 일깨워주는 고마운 일이자 자원”이 되고 있다. 

 

  이어서 푸드아트테라피의 본 작품은 “나의 행복 키워드”를 제목으로 하여, 자신의 행복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것에 초점을 두도록 안내하였다. 이를 위해 워밍업으로 각자 지난 일주일 동안의 행복한 경험을 떠올려 나누기를 했다. 세 번 정도 순환하며 장(場)의 역동을 행복이라는 주제의 이야기로 모드를 조성하였다. 시범적으로 내가 먼저 ‘나와 연결된 사람들을 생각하며 고맙고 행복했음’을 나누었다. 지난 10여 동안 서울, 제주, 청주, 온라인(Zoom)을 넘나들며 백여 명의 사람과 교류, 치유조력, 교육의 기회를 가졌다. 하나하나가 참 고맙고 감사한 인연이다.

 

  S는 공통의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 교류하는 시간을 가졌었는데, 밤새도록 즐겁게 얘기 나누며 충만함을 누렸다고 한다. B는 아이들을 통해 행복을 많이 느꼈으며, 특히, 아들이 좋아하는 반찬을 해서 보내며 행복했단다. 이득림 선생은 숲을 사람들이 오게끔 가꾸는 것이 주요 과제이고 일이 많아 어렵기는 하지만, 자신이 추구하는 방향으로 한발씩 나아가며 길이 더 선명하게 보여서 행복하단다. 

  

- 다음 호에 계속됩니다~^^♡ -





 



 

 

 

 

 


 

 

1 2 3 4 5 6 7 8 9 10  다음  맨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