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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해소·면역력향상·심신건강증진에 탁월한 자가치유법, TRE ③ 글쓴이 : KEEC   2021-08-24 14:22

스트레스해소·면역력향상·심신건강증진에 탁월한 자가치유법, TRE

- TRE: Tension & Trauma Releasing Exercise -

 

 

백석대학교 사회복지학부 교수 조주영

 

Paul D. Maclean의 뇌의 삼중 구조의 진화에 대한 관점, Peter A. Levin의 삼중 구조 뇌기능의 통합능력에 대한 관점, Stephen W. Porges의 다미주이론, Bessel Van Der Kolk의 트라우마치료에 있어서 상향식접근과 하향식 접근의 적절한 조합의 중요성에 대한 관점 등에 대해 앞에서 언급한 내용들은 에니어그램 힘의 중심통합과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에니어그램 연구에 탁월한 업적을 남긴 RisoHudson은 우리 성격의 메커니즘을 여는 방법으로 3가지 힘의 중심 중 하나에서 시작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미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에니어그램의 힘의 중심은 뇌의 삼중구조와 연결된다. 그중에서 파충류의 뇌인 뇌간은 에니어그램 장중심과 관련된다. 뇌간은 TRE에서의 자연치유반응인 떨림에서도 매우 긴요하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앞으로 전개되는 내용에 주목해 보자. RisoHudson은 만일 우리가 신체의 긴장에 대해 탐구하기 시작하면, 바로 우리 정체성의 인위성과 그것을 상실하는 것에 대한 공포에 직면한다고 밝히고 있다. 그리고 만일 그 공포를 직접적으로 다루게 되면, 우리의 신체는 긴장과 저항, 공포를 감추는 거짓된 정체성으로 드러난다.

 

따라서 어떤 문제의 해결을 위해 힘의 중심 중의 하나에서 시작한다면, 그것은 결국 세 힘의 중심 전체를 다루는 것이 된다. 그렇지만 그 어떤 상황에서도 그 순간 드러나는 주요문제가 그 문제의 해결을 위한 가장 절실한 시작점이 될 수 있다. 더불어 다른 두 중심을 추가적으로 다루어 줌으로써 세 힘의 중심에 대한 통합의 지향을 바른 방향으로 잡아갈 수 있다. 이러한 점을 앞에서 다룬 성격의 대응적 발달과 자기영속화 속성과도 연계하여 이해하기 바란다. 이는 각 개인이 긴장과 스트레스를 축적하는 정황과 그 양상을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그것은 그 사람의 표정, 몸짓, 언어에서 드러난다.

 

이 글은 에니어그램의 지혜를 비롯하여 다학제적 관점으로 앞에서 설명한 내용과 앞으로 설명할 내용들을 종합하여, 그것들과의 적절한 연계를 통해 TRE를 적용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글의 전개에서 다룬 내용들이 TRE를 통해 자가치유를 지향해가는 과정에서 전반적 정황과 양상에 대하여서는 보다 명확한 이해로 이어지고 바람직한 방향성을 추구하는 것에서도 중요한 길잡이가 되길 바란다.

 

, TRE를 하는 동안 뇌의 삼중구조 중에서 어느 부분이 작동하는지, 신경계의 어떤 부분이 작용하는지, 몸의 진동이 어떠한지 등에 대한 각각의 내용들을 에니어그램, 뇌과학, 심리학 등을 종합하여 바라볼 때 전체적인 맥락에서 통합적으로 이해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 또한 TRE 과정에서 드러나는 각각의 반응정보들은 그 정보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전과 후의 맥락으로 연계된다는 점을 이해할 수 있으며, 앞으로 건강하게 나아갈 방향성에 응원군이 되어 줄 것이다.

 

다시 말하면, 에니어그램의 지혜 및 다학제적 관점을 TRE와 적절히 융합하여 적용하는 것은 상호호혜적인 측면이 있다. , 세 중심에 해당하는 사고(머리)중심(뇌의 삼중구조에서 대뇌피질과 관련됨), 감정(가슴)중심(뇌의 삼중구조에서 변연계와 관련됨), 본능()중심(뇌의 삼중구조에서 뇌간과 관련됨)이 온전한 통합을 지향하거나 유지하는 것은 자연스럽게 상향식 접근법과 하향식 접근법이 적절히 조합된 상태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게 된다.

 

궁극적으로는 각자의 몸과 신경계가 담고 있는 정보(넓게는 초기경험, 후성유전학, 집단무의식, 우주적 정보까지 포괄하는 영·혼·육), 현재의 상태, 상황적 맥락 등과 개인적인 경험을 고려하여 의식적으로 식별·사랑·용서의 통합적 지혜를 지향한다. 이러한 방향성과 내용을 담아 경험적으로 확인을 시도한 연구결과가 발표되어 있다(“「에니어그램 힘의 중심 통합을 위한 자가치유법 적용에 관한 연구: TRE, EFT, NLP를 중심으로」, 2020, 한국에니어그램학회” 참조).

 

이러한 내용을 양자역학의 관점에서 보면 좀 더 넓은 시야로 조망이 가능하다. , 우주만물은 에너지이며, 모든 우주만물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 우리는 모두 에너지체이며, 서로 연결되어 있다. “우주를 창조한 법칙과 인간을 지배하고 있는 법칙에 대한 설명이 에니어그램(George Ivannovitch Gurdjieff)”이다. 에니어그램의 지혜는 소우주로서의 인간이 자신 및 우주의 에너지와 연결되어 있는지, 분리되어 있는지 탐색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이와 관련된 방대한 설명을 제한된 지면에서 다 다루는 것은 무리이다.

 

지금까지 3회째 연재되고 있는 이 글에서는 그들 중에서 에니어그램 장중심(뇌간, 파충류의 뇌, 본능 또는 행동)으로시작하는통합에 매우 중요할 것으로 판단되는 TRE(Tension & Trauma Releasing Exercise)를 에니어그램의 지혜를 기반으로 하여 다학제적 관점으로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TREDavid Berceli 박사에 의해 창안된 것이다. Berceli 박사는 수 십 년간 전쟁 등으로 피폐해진 세계 여러 나라들을 다니며, 트라우마와 트라우마의 피해 및 회복에 관심을 갖고 연구하는 과정에서 TRE를 개발하였다.

 

그는 레바논이라는 나라의 전쟁터에서 폭격이 떨어지는 상황에 놓인 사람들이 몸을 태아처럼 굽히는 것을 목격하였다. 이것은 우리 몸에 내재된 선천적인 자기보호반응이다. 우리는 누구나 위협에 처할 수 있고, 생존을 위해 싸우거나 도망을 가야할 상황에 놓일 수 있다. Stephen Porges박사는 다미주이론을 통해 이런 상황에 놓인 생명체의 생존전략에 따른 대처를 신경지(neuroception)의 작동과 자율신경기능의 개념으로 설명한다.

 

Stephen Porges박사는 다미주이론의 제창자이다. 그는 자율신경계가 우리를 지키는 과정에서 열 번째 뇌신경인 미주신경이 담당하는 결정적 역할을 발견하였다. 그 결과들을 1994년에 다미주이론으로 발표하였다. 미주신경은 뇌간 영역과 여러 내장 장기를 연결한다. 다미주이론은 자율신경기능을 조절하는 뇌간 영역을 강조하며, 척추동물의 자율신경계에 일어난 계통발생적 변화와 위계질서에 주목한다.

 

척추동물들의 자율신경기능에서 자율신경계의 구성요소들은 각종 도전을 받을 때 위계적으로 반응한다. 위계 안에서 계통발생적으로 가장 나중에 진화한 회로들이 처음으로 반응하며, 이어지는 순서는 진화에 역행한다. 이것은 소멸의 원칙(진화의 역방향을 설명하며, 진화적으로 오래된 회로들이 억제 받지 않게 된다는 것)과 일치한다. 기능적 반응순서를 정리하자면 유수배쪽미수신경, 교감신경계, 무수등쪽미주신경을 따라 진행한다.

 

어떤 낯선 타인이나 상황에 직면하면 먼저 유수배쪽미수신경의 작동으로 이성적으로 대응한다. 그 상황이 안전하게 감지되면 가장 진화적인 반응을 보이며, 평화적이고 안전하게 대응한다. 그러나 만약에 안전이 확보되지 않으면 다음단계인 투쟁과 도피의 반응을 보일 것이다. 이러한 상황을 에니어그램의 행동방식(공격형, 순응형, 후퇴형)으로 보면 그 상황에 처한 구체적인 내면역동을 좀 더 개별적이고 체계적으로 이해가능하다. , 개인의 시스템적으로 구조화된 성격에 따라 생존의 위협상황이 다를 수 있으며, 대응과 반응양상도 차이가 있다.

 

교감신경계의 작용에서도 안전이 확보되지 않으면, 무수등쪽미주신경의 작용과 반응으로 이어진다. 인간이 생명의 위협 상황에 처하게 된 경우에 생존전략으로 무의식적으로 채택하는 반응과정을 구체화해 보면 좀 더 명확해 진다. 앞에 제시한 레바논의 전쟁터에서 Berceli 박사가 목격한 사례에서와 같이 생명의 위협상황으로 감지되면 반사적으로 자신을 보호해 주는 중요한 근육이자 투쟁·도피의 근육으로 알려진 요근을 수축하게 된다. 그리고 그로 인해 몸은 앞으로 굽어진다.

 

또는 생명의 위협상황에서 싸우지도 못하고 도망가지도 못하여 선택의 여지가 없을 때 얼어붙기 모드로 들어갈 수 있다. 직감적으로 생존의 위협으로 감지하여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꼼짝없이 얼어붙게 된다. 가장 보편적으로 보여주는 반응은 당황이나 무력감이며, 마비, 해리, 셧다운 등으로 드러난다. 이 전반적 과정에서 자율신경계가 최우선에 두는 것은 바로 인간의 안전과 생존임을 기억하자.

 

지금까지 설명한 신경지의 작동과 자율신경기능에 대해 정리해 보자. 신경지의 작동은 자동으로 일어난다. 안전, 위험, 생명의 위협에 대한 신호를 반사적으로 평가하고 여기에 부합하여 적응적으로 반응한다. 이 과정에서 우리를 지키고자 하는 뇌영역과 관련된 자율신경계가 작용한다. , 신경지를 통해 주어진 상황이 직감적으로 감지가 되면 생리적 상태는 자동으로 생존을 최적화하는 방향으로 변하게 된다. 만약에 신경지가 주어진 상황을 위협적으로 받아들이게 되면, 자율신경계가 유수미주신경·교감신경·무수미주신경을 이용하여 생명체를 지키고자 한다.

 

이 모든 현상은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무의식적 반응이자 생존전략이다. 이처럼 다미주이론에서 자율신경상태와 생리적 상태는 서로 호환될 수 있는 구조이다. 더불어 인간이 안전과 불안전을 감지하는 독특한 방법과 미주신경가지(경로)들이 서로 연관이 있다는 것을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우리는 트라우마, 불안, 우울, 자폐 등의 정신건강 관련치료에서 미주신경이 담당하는 역할에 대해 더 명쾌한 이해가 가능하다.

 

이러한 과학적인 설명은 심리상담가나 치료사들이 임상현장에서 만나는 내담자들을 바라볼 때, 또는 부모나 보호자입장에서 자녀를 바라볼 때, 그들에게서 발현되는 생리적 상태와 반응은 고의가 아니라 나름의 생존전략이었음을 알려준다. , 그 순간 내담자의 자율신경계가 내담자를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 최선의 선택을 한 것이다. “어떤 경우에도 나쁜 반응은 없다. 오직 적응적인 반응만 있을 뿐이다(Stephen W. Porges).”

 

이런 내용들에 대한 뇌과학적이고 행동심리학적인 이해는 치료자나 보호자에게 그들을 바라보는 관점이나 조력의 방향설정에 큰 시사점을 안겨준다. 사회가 안전한 환경과 신뢰할만한 관계성을 경험할 수 있도록 적절한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그 무엇보다도 자율신경상태의 조절에 초점이 맞추어져야 함을 알려준다. 또한 내담자도 자신의 상태와 반응을 인정하고, 자신을 탓하지 않으며, 스스로 변화해 가는데 큰 힘이 될 수 있다.

 

지금까지 살펴본바와 같이 신경지는 심리적 과정의 지각(perception)과는 다르다. 지각은 몸이 감각하였던 것을 정신이 해석하고 재인하는 것이다. 그러나 신경지는 신경계가 의식하지 않고(무의식적으로) 위험을 평가하는 과정이다. 이미 언급한 바와 같이 자율신경상태는 배쪽미주경로, 교감신경경로, 등쪽미주신경경로의 활성화에 반영하여 선택적으로 조절된다. 배쪽미주신경회로는 사회 참여 행동에 관여하고, 교감신경계는 도전과 도피라는 가동화 방어행동에 관여한다. 그리고 등쪽미주회로는 부동화방어행동에 관여한다.

 

이들 세 가지 자율신경회로는 서로 다른 종류의 행동과 연관된 다섯 가지의 상태(① 사회참여 ② 도전/도피 ③ 놀이 ④ 셧다운 ⑤ 친밀감)를 일으킨다. 사회참여(배쪽미주신경), 도전/도피(교감신경계), 셧다운(등쪽미주신경)은 이미 앞에서 설명하였다. 이어지는 설명은 놀이와, 친밀감에 대한 것이다. 사회참여체계와 교감신경계가 함께 작동하면 방어를 일으키지 않고도 가동화되어 움직일 수 있다. 대표적인 예로 놀이를 들 수 있다. 놀이상황은 사회참여행동에 의해 공격적 움직임이 억제된다.

 

마찬가지로 사회 참여체계와 등쪽미주회로가 함께 작동하는 경우는 친밀감을 느끼는 동안이나 신뢰하는 관계에서 관찰할 수 있다. , 긍정적인 친사회적 상태와 연관된다. 운율적이고 부드러운 목소리 및 안전한 상태를 드러내는 표정의 안전신호가 셧다운이나 행동붕괴, 해리 같은 방어를 일으키지 않고도 부동화가 일어난다. 신진 대사량은 줄지 않지만 가동화는 줄어들고, 부동화회로에서 쓰이는 신경경로를 사용한다. 이와 관련된 예로 수유, 양육, 출산, 짝짓기 등을 들 수 있다.

그런데 이런 신경지가 항상 정확한 것은 아니라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만약에 신경지에 결함이 생기면 위험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위험으로 감지할 수 있다. 또는 위험한 상황에서의 안전신호를 잘못 알아차려 위협으로 감지하게 될 수도 있다. 이처럼 생존을 최적화하지 않은 반응은 부적응적인 것으로 생리적 기능을 손상하거나 고통을 증폭할 수 있다. 반면, 신경계가 환경을 안전하다고 여길 때는 사회적 행동과 정서 조절을 지지하는 신경회로들이 사용된다. 이 회로들은 건강과 성장, 그리고 회복의 기능에 긍정적으로 관여한다.

 

이러한 다미주이론을 비롯한 에니어그램의 지혜, 다학제적 관점을 Berceli박사의 연구와 그 과정에서 개발된 TRE와 연계하면 이해의 폭과 깊이는 더해지고 구체적인 활용 팁까지 챙길 수 있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Berceli 박사는 전쟁으로 피폐해진 여러 나라들에서 연구를 수행했다. 그 과정에서 신경지의 작용으로 자율신경계가 각 개인을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 주어진 순간에 최선의 선택을 하는 실제적 사례들을 수차례 목격하였다. 앞에서 설명한 레바논의 전쟁터에서 목격한 사례도 그 중의 하나이다.

 

- 다음 호에 계속됩니다. -

 

스트레스해소·면역력향상·심신건강증진에 탁월한 자가치유법, TRE ② 글쓴이 : KEEC   2021-07-25 07:36

스트레스해소·면역력향상·심신건강증진에 탁월한 자가치유법, TRE

- TRE: Tension & Trauma Releasing Exercise -

 

 

백석대학교 사회복지학부 교수 조주영

 

William Howell이 말하는 능력(학습)의 첫째 단계인 무능력은 알지 못하지만 자신이 모르고 있다는 자체를 모른다. 따라서 배워야겠다는 필요성도 느끼지 않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둘째 단계인 의식적 무능력은 자신이 아는 것이 없다는 것을 인식하고 배우기 시작하지만 아직은 능력을 갖추지 못한 상태이다.

 

셋째 단계인 의식적 능력은 배움과 훈련을 통해 능력을 갖게 되었지만, 그것이 완전히 익숙하지 않아 의식적인 선택과 행동을 해야 하는 단계이다. 넷째 단계인 무의식적 능력의 단계는 능숙하게 되어 특별한 의식적인 조정을 하지 않더라도 능력을 잘 발휘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단계이다. 우리는 먹고 자는 것, 우리가 쓰는 말, 걷기, 자전거 타기, 운전, 악기 배우기를 비롯하여 살아가는데 필요한 많은 것들, 즉 잘 살아가는 법을 이런 일련의 과정을 거쳐서 습득한다. 무능력의 단계나 의식적 무능력의 단계에서는 스승이나 멘토의 도움이 필요하다.

 

나에게도 여러 스승과 멘토가 있다. 생애초기엔 부모님이 그 역할을 하였다. 학교에 들어가면서는 선생님과 친구가 있었다. 그리고 졸업 후에도 새로운 스승과 멘토를 만나고 있다. 지금까지 그들과 좋은 연을 맺어오고 있다. 그 과정에서 내 삶을 잘 가꾸어 가고자 정성을 들이고 있다. 물론 그 과정에서 나도 좌충우돌의 과정을 수없이 겪었고, 배운 것으로 아픔을 치유하기를 반복하며 지금의 내가 되었다. 동시에 내가 사회적으로 전문적인 역할을 하면서부터는 에니어그램의 지혜가 나의 삶의 길잡이가 되어주고 있다.

 

이 글을 이어가며 나는 다시 한 번 이 글의 지향방향을 언급하고자 한다. 사실 나는 이 글과 관련하여 내가 생각하는 더 적절한 제목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그것은 영적인 성장과 관련된 것이다. 그렇지만 TRE라는 도구가 매우 유용함에도 잘 알려지지 않은 점을 고려하여 보편적인 제목을 앞으로 내세웠다. 이 글의 제목인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면역력을 향상하며 심신건강을 증진하는 것을 물론, 나는 그 이상의 것을 지향한다.

나 자신을 포함하여 관심 있는 분들의 내면에 문제가 되는 잡초를 베어내는 것이 아니라 뿌리를 뽑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다. 이 글이 그에 대한 그림을 그리고 문제의 근원에 대한 이해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 이 글의 제목을 보고 TRE에 대해 알고자 하는 독자에게 해당 내용이 상대적으로 적게 지각될 수 있지만, 필자의 판단엔 전체적 맥락에서 TRE를 어떻게 바라볼 수 있을지에 대한 이해를 도울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내용을 이어가고자 한다. 에니어그램의 지혜는 내가 현존할 수 있고 통합적인 삶을 지향하도록 안내한다. 어떤 상황이 주어지든 부화뇌동하지 않고 현 순간의 자각을 증가시켜주는 것이라면 참된 것으로 받아들인다. 그 길잡이의 안내를 지침으로 삼아 수 십 년 간 필요한 것을 습득하고자 국내·외를 오가며 공부하고 있다. 또 공부한 것들을 반영하여 정교화하는 작업으로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그리고 그동안 경험적으로 탁월한 효과를 체득한 것들을 모아 체계적으로 통합하였다. 그렇게 구축한 것이 에니어그램의 지혜를 기반으로 하는 다학제적 관점의 통합상담 및 힐링 모델이다.

 

통합한 내용은 전체적으로 볼 때 쉽고, 재미있으면서 통합에 질적으로 유용해야 한다는 것이 기본 전제이다. 질적인 것의 특징은 기분이 좋고 유용하며, 자신은 물론 상호욕구충족이 되는 것이고 파괴적이지 않은 것이다. , 전문가로부터 즐겁게 고차원적인 놀이를 통해 제대로 배우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리고 나서부터는 꾸준히 스스로 심층수련 및 자가치유로 이어갈 수 있다. 그 중간 중간 전문가로부터 필요한 도움을 받을 수는 있다. 그렇지만, 그 모든 과정의 운용은 스스로의 몫이다. 따라서 구체적인 내용들이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배워서 자신에게 적용할 수 있는 것에 초점을 두고 심혈을 기울여 담았다.

 

물론 이것이 한 번에 구축된 것은 아니다. 다년간 공부하고 연구하여 발표하고, 관련 교육을 진행하며 수정·보완하는 과정을 수차례 거치며 다듬고 정교화한 결과이다. 그리고 연구중심으로 운영하는 힐다의 웰니스학교를 통해 각 구성요소들 및 그들의 결합효과를 확증하여 발표하는 과정을 이어가고 있다.

 

에니어그램이 말하는 바람직한 삶은 힘의 중심이 균형과 통합을 이루는 것이다. 힘의 중심은 머리(사고)중심, 가슴(감정)중심, (행동)중심의 3가지로 분류한다. 에니어그램의 힘의 중심은 뇌의 3() 구조와 관련된다. , 뇌간(파충류의 뇌, 장중심), 변연계(포유류의 뇌, 가슴중심), 대뇌피질(인간의 뇌, 머리중심)이 그것이다. 에니어그램은 BC 2500년 전부터 전해지는 고대전통에서 비롯된 지혜이다. 여기에 서양의 심리학이 결합되어 보편화되었으며, 지금도 끊임없이 발견되고 있다.

 

고대 전통의 지혜인 에니어그램은 현대 심리학, 뇌과학, 양자역학 등 여러 학문과의 결합을 통해 현대인이 더 친근하고 쉽게 다가가도록 만들어준다. 생리학과 심리학에서 매우 큰 업적을 남긴 Ivan Petrovich Pavlov100년 전에 심적 반사연구를 통해 우리가 주목하고 신경 쓰며 주의를 기울이고 관심을 갖는 의도, 생각과 감정 등 모든 경험은 신경계에 기록이 된다고 주장했다. 또한 Burrhus Frederic Skinner는 강화라는 개념을 통해 생명체의 반응 경향성은 궁극적으로 강화 확률에 대응된다.”고 설명한다.

 

PavlovSkinner는 행동주의 심리학자이고 환경의 요소, 즉 후천성을 강조한다. 그러나 진화심리학의 관점은 인간의 마음속에는 인류의 조상들이 살아온 삶의 흔적이 남아있다고 설명한다. 그러므로 뇌의 기능을 이해하려면 뇌가 진화해 온 환경의 속성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인간의 공격성을 예로 들자면 선천성과 후천성의 복잡한 산물로 설명이 가능하다.

 

실제로 Wilson은 말레이 반도의 세마이족을 연구하여 이것을 밝혀냈다. 세마이족에게는 살인이라는 게 없어서 그들이 사용하는 언어에 살인 개념에 해당하는 단어가 없었다고 한다. 그러다가 1950년대에 영국의 식민지 정부가 들어서면서 공산주의 게릴라에 대항하여 싸우는 훈련을 거듭하며 흉포한 전사가 되었다고 전한다. 이에 대해 Wilson은 공격성 중에서 더 폭력적인 형태로 드러나는 것은 유전적 잠재력과 학습의 상호작용에 기반을 둔 것으로 설명한다.

 

이들 연구결과를 토대로 해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시사점은 우리가 자기 자신을 이해하기 위해 어느 한 학파에 국한하지 않고 다학제적 관점으로 바라볼 때 더 명쾌한 이해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이런 관점을 반영하여 다시 살펴보자면, Pavlov가 말하는 신경계에 남긴 기록들의 축적과 Skinner가 말하는 강화확률에 대응되는 반응 경향성들의 반복에 의한 과정과 결과를 활용하여 에니어그램 성격유형이 형성되고 강화되는 과정으로 설명가능하다.

 

, 각 개인의 타고난 기질적 요인과 환경(자극)과의 상호작용에 의해 성격발달의 대응원리(Donnell & Robins)가 적용된다. 이것은 더 나아가 Millon이 말하는 자기영속화 속성을 지니게 된다. 이들을 종합하면 성격유형의 강화과정과 그 결과에 대해 명확한 이해를 돕는다. 여기서 독자들 중에는 성격의 대응적 발달과 자기영속화 속성이 생소할 수도 있을듯하여 설명을 덧붙여 보겠다.

 

성격발달의 대응원리는 아동의 선천적 기질이 자신에게 주어진 환경에 작용하여 독특한 반응을 유발하고, 또 이러한 반응은 다시 아동의 기질을 강화하는 결과를 이끌어내는 것이다. , 기질과 환경이 서로 강화하는 방식의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그 개인의 성격의 발달과 안정성에 기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기영속화속성은 성격형성의 기반이 되는 아동기의 초기경험이 그 개인의 신경구조 속에 강력한 흔적을 남겨 심리적 구조를 형성하게 되고, 그 이후는 그 패턴에 따라 경험을 받아들이며 지속해 가는 경향성이다. 그리하여 아동의 행동은 부모의 반응에 영향을 미치고, 또 부모의 반응은 아동의 행동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서로 순환적인 상호적 강화가 일어난다. 그 과정에서 자신의 심리적 구조에 맞는 것을 선택적으로 지각하거나 회피하는 방식으로 자신의 특정한 행동패턴을 지속적으로 유지한다.

 

이러한 경향은 성격이 쉽게 변화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개인의 성격이 강화될수록 본질로부터 멀어진 상황이고 그 불균형으로 인하여 둔감화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렇게 되면 현실을 객관적으로 보고 식별할 수 있는 역량도 퇴락하여 현존으로부터 멀어진다. 그런 상황에서는 자신의 관점과 맞지 않는 것은 스트레스로 지각하게 된다. 이런 점을 에니어그램 성격유형의 관점으로 보면 더 명확한 이해가 가능하다.

 

에니어그램에서는 인간은 누구나 성숙한 어른이 되기 위해 기본적인 필요를 가지고 이 세상에 태어난다고 전제한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부모라고 할지라도, 아기의 기본적인 필요를 온전하게 충족시켜주는 것은 어려움이 따른다. 특히, 생애초기에 아기가 다양한 감정을 표현할 때, 혹시 그 부모의 내면성품의 흐름이 막혀있을 경우를 가정해 보자. 이때 부모는 그 상태를 아기에게 드러내게 된다. 그리고 이런 상황에 놓인 아기는 불안하고 불행하게 지각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아기는 자신의 필요를 충족할 수 없게 된다. 이러한 과정은 아기의 기질과 반응을 통해 성격의 대응적 발달로 드러난다. 한 개인에게 이런 경험들이 지속적으로 누적될 경우 강한 무의식적 불안을 야기하게 되는데 이것이 그 개인의 기본적 두려움이 된다. 이처럼 한 개인의 기본적인 두려움은 어린 시절에 본질과의 연결을 잃어버렸기 때문에 생겨나는 것이다.

 

에니어그램의 각 성격유형은 상응하는 기본적인 두려움을 갖는다. 특정 자극에 대한 두려움이나 불안감은 Pavlov의 고전적 조건형성(학습)으로 설명 가능하다. 이를 조건정서반응이라 한다. 그러나 그러한 자극을 회피하는 행동은 Skinner의 조작적 조건형성을 통해 유지되고 강화됨을 알 수 있다.

 

이로 인하여 각 유형별로 부적절하게 경험되고 쌓여온 정서적 패턴은 그 개인이 자신의 온전한 전체성, 통일감, 원만성을 경험하는 것을 제한한다. 뿐만 아니라, 그 성격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거나 재구성하게 된다. 그리고 성격의 기제는 각 유형의 기본적인 두려움에 의해 작동한다. 또 이런 경험의 누적은 그 개인의 성격을 강화하는 요소로 작용하게 되며, 그것들이 순환적인 구조를 갖는다.

 

미국의 신경과학자 Paul D. Maclean은 뇌의 3중 구조의 진화를 파충류의 뇌(뇌간), 포유류의 뇌(변연계), 인간의 뇌(대뇌피질) 순으로 설명한다. 세계적인 트라우마 전문가 Peter A. Levine은 우리 인류의 충만함은 삼중 구조의 뇌 기능을 통합하는 능력에 달려있다고 주장한다. 또한 Stephen Porges의 다미주신경이론과 Bessel Van Der Kolk의 트라우마 치료 연구 등은 상처받은 개인을 조력할 때 우리 뇌의 진화순서를 반영한 상향식 접근법(신체의 긴장완화)과 하향식 접근법(사회적 참여 기능의 활성화)을 적절히 조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함을 알려준다.

- 다음 호에 계속 -

스트레스해소·면역력향상·심신건강증진에 탁월한 자가치유법, TRE ① 글쓴이 : KEEC   2021-06-25 14:08
스트레스해소·면역력향상·심신건강증진에 탁월한 자가치유법, TRE ①
- TRE: Tension & Trauma Releasing Exercise -                                                                                                                       

백석대학교 사회복지학부 교수 조주영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의 장기화는 코로나 블루(우울감)를 야기하였다. 더 나아가 코로나 레드(홧병), 코로나 블랙(절망감, 암담함)으로 이어지는 사례들이 종종 보도되고 있다. 이에 따라 코로나-19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코로나야 물렀거라!”를 목청껏 외치며, 다양한 방법들이 시도되고 있다.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가 백신접종이라고 일부 전문가들은 말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각 개인의 면역력 증진을 비롯하여, 인간과 자연이 함께 공존하는 환경조성 등 보다 근원적인 문제 해결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온전한 치유와 건강한 생활환경을 만들어 가기위한 전방위적 대책 마련은 지속적으로 펼쳐 가야할 과제이다. 그중에서 이 글에서는 주로 개인이 스스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면역력을 향상해 가며, 자신의 심신건강을 유지·증진해 갈 수 있는 방안을 돌아본다. 그리고 그 여정에 든든한 응원군이 되어줄 자가치유법으로 탁월한 도구인 TRE(Tension & Trauma Releasing Exercise)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그런데 나는 지금 “에니어그램 칼럼”을 쓰고 있다. 따라서 먼저 내가 TRE를 좋아하는 이유를 제시한 다음, 에니어그램에서 말하는 통합의 관점에서 치유와 관련된 현실 평가와 개인의 선택에 대해 다룰 것이다. 이 내용에는 스스로 자신의 상태를 가늠해 볼 수 있는 것과 삶의 길잡이가 되어 주는 스승이나 멘토의 필요성도 포함할 것이다.

  그리고 꾸준히 배워온 것을 통합하고 또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갈 수 있는 내 개인적인 사례를 제시하고자 한다. 이 사례는 에니어그램의 지혜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또한 그 구성내용 속에 TRE가 포함되어 있다. 이어지는 순서는 고대의 지혜인 에니어그램이 현대 심리학을 비롯하여 여러 학문과 어떻게 결합할 수 있는지 간단한 예를 통해 살펴본다, 이런 과정은 에니어그램의 지혜가 우리에게 더 친근하고 쉽게 다가오는 점이라 사료된다. 또한 에니어그램의 힘의 중심에 대한 통합을 지향해 가는데 있어서 TRE의 유용성에 초점을 두어 알아볼 것이다. 이 내용에서는 TRE창시자가 어떤 과정을 거쳐서 TRE를 개발하게 되었는지를 알 수 있다.

  또한 그것이 어떤 사람들에게 왜 필요하고, 어떤 원리에 의해 효험을 주는지도 살펴본다. 더 나아가 개인이 처한 현실을 스스로 돌아보고, 각자의 필요에 맞게 TRE를 적용해 갈 수 있음에 대해 생각한 것을 전하고자 한다. 부가적으로 여러 학문과 이론 및 정황들에 견주어 TRE의 밝혀지지 않았거나 또는 내가 아직은 잘 모르는 위력을 유추해보고 추후 검증해 가길 바라는 과제도 제시할 것이다. TRE가 나에게 긍정적으로 미친 영향, 그리고 TRE를 향한 나의 사랑이 그 길을 가는 동력에 큰 힘이 되어줄 것으로 믿는다.
 
내가 TRE를 좋아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TRE는 매우 쉽고 단순하지만 그 깊이는 정말 깊고 지대하다. 운동할 수 있는 공간과 시간적 여건만 주어지면 필요할 때 언제 어디서나 할 수 있다. 그럼에도 효과는 매우 탁월하다. 어떤 효과는 바로 느낄 수도 있다. 또 어떤 기대하는 큰 효과는 수개월 지속하면서 어느 순간 자각하게 되기도 한다. TRE는 우리 몸이 태생적으로 지니고 있는 깊은 치유의 기능을 일깨워준다. 그리하여 어떤 문제 현상의 원인이 되는 불필요한 긴장, 과도한 스트레스, 과각성의 상태를 근원적으로 해소해 준다.

  이를 통해 보다 온전한 내적환경을 조성하고 더 나아가 몸과 마음이 안정되며 회복된다. 이런 효과를 주는 TRE를 적절하게 이어가는 것만으로도 우리 몸이 스스로를 치유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을 체험적으로 확인하게 된다. 우리 몸은 끊임없이 자신을 보호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다만, 때로 그 노력이 한때는 필요했지만, 더 이상 같은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 때가 있다. 이때는 그 노력으로 인해 축전된 과도한 긴장을 해소해야 한다. 그런데 어떤 사정에 의해 그것이 제때에 제대로 이루어지 않을 수 있다. 이것은 그 개인을 과도한 긴장과 과각성의 상태에 머물게 한다.
  그럼에도 그 개인은 이런 정황을 잘 인식하지 못하고 지내는 경우가 많다. TRE는 유의사항을 적절히 지키며 지속하다 보면 안전한 가운데서 그 소리를 잘 들을 수 있도록 한다. TRE 과정에서 그것에 주의를 기울이기만 하면 된다. 그렇게 하면 우리 몸의 자연치유기능이 알아서 바람직한 방향으로 적절한 처리를 해준다. 또한 필요한 지지를 해 줌으로써 더 온전해지도록 돕는다. 더불어 자신의 몸과 마음의 건강을 주체적으로 이끌어 갈 수 있는 힘이 생긴다. 이런 경험을 제대로 한 사람들은 생명체로서의 자신을 더 깊이 사랑하게 된다. 보다 질적인 삶으로의 전환점을 갖게 된다. 그 건강한 에너지는 주변으로 선순환이 일어난다.

  이제 본격적으로 TRE를 다루기 전에 먼저 에니어그램 통합의 관점에서 치유관련 현실을 살펴보는 것부터 시작해 보고자 한다. 우리가 면역력을 향상하고 심신건강을 증진하는 등 세상을 살아가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수많은 도구와 방편들이 소개되고 있다. 그중에는 매우 유명하게 알려져 있지만, 단편적인 도움만 줄 뿐 실상은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 것들도 있다. 또는 과거엔 주로 활용했지만, 지금은 다른 더 좋은 방편이 나와서 별로 관심이 가지 않는 것들도 많다. 그리고 매우 유용하지만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것들도 있다.

  요컨대, 에니어그램에서 말하는 통합의 관점에서 볼 때 그 체계와 구성내용에 있어서 사고·감정·행동 측면의 균형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거나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재고할 필요가 있다. 나는 에니어그램 관점의 통합을 지향하며 꾸준히 공부하던 중에 TRE를 처음 접했다. TRE에 대한 여러 수식어가 많지만 생명체의 리듬을 존중하며 그라운딩에 탁월한 도구라는 점이 나를 이끌었다. 그리고 다년간 TRE를 공부하고 있고, 또 직접적인 체험과 경험적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그 과정을 통해 TRE는 에니어그램이 말하는 통합의 구성요건을 잘 갖추고 있다고 확신한다.

그런데, TRE는 매우 유용하지만 우리나라에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다. 해외 어떤 나라는 TRE 워크숍에 참여하고 받은 티셔츠를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한다. 마치 명품 백을 좋아하는 사람이 자신에게 명품 백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마음이 달라지는 것과 같은 현상을 보인다는 것이다. 이것은 그만큼 TRE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는 것이라 사료된다. 나는 이 사례를 사행성 게임처럼 전하고 싶지 않다. 다만 정말 유용함에도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우리나라의 현실이 안타깝다. 그래서 제대로 정보를 제공하고 옳은 내용으로 전달하고 싶다.

    TRE와 같은 도구가 정말 필요할 것으로 보이는 사람이 주변에 많다. 따라서 이 정보에 대해 알맞은 정도로 알고 필요한 선택과 판단을 하도록 돕고 싶을 뿐이다. 그것을 직접 하는 것은 독자의 몫이다. 사회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고, 각종 정보들은 홍수를 이루고 있다. 로마의 철학자 Lucretius는 “유일하게 불변하는 것은 변화이다.”고 했다. 모든 것은 진화하고 있고, 바이러스조차도 진화한다고 설명하기도 한다. 코로나-19 펜데믹은 전 세계를 공황상태로 몰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 바이러스의 변이로 상황을 더 악화시키고 있다. 이 가운데서 우리는 각자의 삶에 질적으로 유용한 것을 식별하여 이용하여야 한다. 지금까지 우리는 2년 가까이 대면이 제한되는 생활을 이어가는 여건 속에 있다. 이런 현실에서는 그 어떤 것보다 자가치유법의 적용이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어떤 사람은 태어난 이래 성장과정에서 현실원리에 입각하여 습득한 에고의 지배를 받으며 악전고투하는 삶을 살아간다. 그들에게 그것은 나름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때로는 잘 되고, 또 때로는 뜻대로 되지 않아 갈등을 유발한다. 이런 삶의 지속은 그들의 성장측면에서 볼 땐, 별 진전이 없다. 오히려 에고를 팽창시키며 성격을 강화함으로써 결국 그 지배에 종속된다. 삶은 좌충우돌로 이어지고, 악순환의 고리를 갖게 된다. 심할 경우 악화되기도 한다. 이것은 에니어그램에서 말하는 에너지 흐름의 분열을 지향하는 것이다.

  다른 한편, 어떤 사람은 에고의 지배를 알아차리고 그것으로부터 벗어날 방법을 모색한다. 그리고 자기 내면의 보다 근원적인 본질의 안내를 받고자 한다. 이를 위해 지속적으로 수련하고 정진하며 늘 깨어있고자 정성을 들인다. 이들의 삶은 축제이며 충만한 기쁨을 향유할 수 있다. 이것은 에니어그램에서 말하는 에너지 흐름의 통합을 지향하는 것이다. 이처럼 성격의 지배(발달수준에서 보자면 보통수준이나 불건강한 수준)와 본질의 안내(발달수준에서 보자면 건강한 수준)라는 양극단을 두 부류로 나눈다면(그림 1 참조), 중간지대가 존재한다. 중간지대는 수많은 스펙트럼지대로 나눌 수 있다.

  윤운성은 에니어그램의 관점에서 발달(의식)수준의 특징으로 건강한 수준을 천품, 인품, 성품으로, 보통수준을 성격, 성질, 성깔로, 불건강한 수준을 억지, 싸가지, 싸이코로 분류하였다. 이들 내용(천품 ~ 싸이코)은 9단계의 수준으로 볼 수 있으며 점점 악화되어 가는 것을 보여준다. 각 수준에 대한 더 깊은 설명이 많다. 그렇지만 이글에서는 지면관계상 생략한다. 앞에서 설명한 두 부류의 양 극단은 천품과 싸이코이다. 중간지대는 인품, 성품, 성격, 성질, 성깔, 억지, 싸가지의 순으로 악화된다. 물론 발달수준에 대한 이런 설명은 편의상 비연속적으로 제시한 것이며, 실제는 연속적인 과정으로 이해해야 한다.

  이제 나는 독자들에게 그 두 부류 중에 자신이 어느 쪽에 가까운지를 자가 점검해 보라고 권하고 싶다. 각자의 삶에서 좌충우돌이 많다면 전자에 가깝고, 상황이 어떻게 주어지든지 간에 평정심을 유지하며 평화 속에서 행복하게 잘 살아가고 있다면 후자에 가깝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고 있지만, 이 상황이 불편을 줄뿐 불행한 것이 되어서는 안 된다. 따라서 코로나-19의 상황에 대한 지각에 대해서도 객관적으로 평가해보며 자신의 발달수준을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상담이라는 전문적 직업경력을 34~5년간 유지해 오는 동안 후자를 지향하며 꾸준히 공부하며 연마해가고 있다. 그리고 그것을 제대로 알아서 온전히 체화하고자 정성을 들이며 살아온 것으로 내 삶이 정리된다. William Howell은 능력(학습)을 2가지 기준(① 무의식과 의식, ② 무능력과 능력)으로 분류하여 총 4단계로 표현한다. 그것은 무의식적 무능력, 의식적 무능력, 의식적 능력, 무의식적 능력의 단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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