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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전한 자기 돌봄·자기사랑·치유과정 (35) 글쓴이 : KEEC   2024-10-25 19:31

온전한 자기 돌봄·자기사랑·치유과정 (35)

- 힐다의 웰니스학교와 수수네숲의 콜라보 프로젝트 - 

 

  백석대학교 사회복지학부 교수 조주영

 

  재차 강조하지만 본질 회복, 의식 수준 향상을 지향하는 수련의 여정은 대개 바른 방향을 설정하고 긴 호흡으로 꾸준히 지속해 가야 한다. “멈추지만 않는다면, 걸음이 느린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공자).” 그러나 너무 성급하게 수련의 성과를 얻고자 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틀에 갇혀서 스스로 감당하지 못하고 좌절을 자초할 수 있다.  지난 수십 년간 교육이나 수련 과정에서 그런 예들을 심심찮게 만나곤 한다. 

 

  나선형 변화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잘 되다 안 되다”를 반복한다. 즉, 의식 수준 향상의 상승 나선과 하강 나선의 오르내림이 수도 없이 일어난다. 그럼에도 꾸준한 수련으로 알아차림과 마땅하지 않은 것에 대한 내려놓음이 늘어나면 더 밝은 빛의 상태를 만날 수 있다. 의식 수준 향상의 상승 나선에서 어느 즈음에 도달하면 비교적 건강한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다. 이러한 경향은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나도 예외가 아니다. 물론 개인에 따라 드물게 수련 결과에 대한 퀀텀점프가 일어나기도 한다.

 

   이 글에서는 보편적인 상황을 다루고 있고, 이에 대한 비유로 과체중의 사람이 살을 빼고자 식습관, 운동, 생활 습관을 고려할 경우를 생각해 보자. 그것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적절성을 벗어나면 문제를 초래하여 “살이 빠지는 듯하다 말다”를 반복할 수 있다. 그러다가 어느 지점에 도달하면 안정적인 체중을 유지할 수 있고, 더 이상 체중의 오르내림이 없이 잘 유지 증진해 갈 수 있다. 마찬가지로 의식 수준 향상의 여정도 같은 맥락에서 고려할 수 있다. 

 

  “바늘허리 매어 못 쓴다”는 속담은 아무리 급하더라도 마땅히 갖추거나 거쳐야 할 과정이 있음을 시사한다. 수련 준비, 빈도, 강도, 방법 등을 자신에게 잘 맞도록 유지하며 좋고 싫음을 구별하지 않고 꼭 필요한 것을 한다. 집착을 내려놓고 자신이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을 넘어서면, 자신에게 꼭 필요한 것을 편하고 감사하게 수용할 수 있다. “어제와 똑같이 살면서 다른 미래를 기대하는 것은 정신병 초기증세다(아인슈타인).” 

 

  “지식을 갖는 것만으로 충분치 않다. 적용해야 한다. 소망을 갖는 것만으로 충분치 않다. 성취해야 한다(괴테).” “생각으로는 두려움을 극복할 수 없지만, 행동으로는 극복할 수 있다(W. 클레멘트 스톤).” “느리더라도 꾸준히 간다면 당신이 원하는 곳으로 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결과를 빨리 내고자 당신 스스로에게 많은 부담을 준다면 더 빨리 포기하게 될 수도 있다(Jennifer Young).”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구분하고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선택하여 자연스러운 흐름에 따라 정성으로 나아 가는 선택이 필요하다. 

 

  "삶이 흘러가는 대로 같이 흘러가는 사람들은 알게 된다. 삶에 다른 힘은 필요하지 않다는 것을 말이다(Lao Tzu)." "변화를 이해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그것에 뛰어들고, 그것과 함께 흘러가고, 그에 따라 같이 춤을 추는 것이다(Alan W. Watts)." “파도를 막을 수는 없지만 서핑을 배울 수는 있다(Jon Kabat-Zinn)." "삶은 자연스럽고 자발적인 변화의 연속이다. 그렇기에 저항하지 마라. 그러면 슬픔은 더 커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냥 현실은 현실이 되게 하라. 그리고 자연스럽게 흘러가도록 내버려두어라(Lao Tzu).” 

 

  “유일하게 불변하는 것은 변화이다(Lucretius).” 변화의 흐름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 인생은 필연적으로 선택의 연속적인 상황에 직면한다. 선택지가 두 개 이상 있을 때 선택하지 않는 것도 선택이고, 어떤 것을 선택하는 것은 다른 것은 선택하지 않는 선택이다. 가장 지혜로운 선택은 자신의 사고중추, 감정정추, 본능중추가 어느 한쪽으로 과도하게 편중되지 않을 때 가능하다. 세 중추의 균형과 조화로 통합적 삶이 체화되어 있다면, 매 순간의 선택도 지혜롭고, 그 과정이나 결과에 대해서도 자연스럽게 관대해지며 편하게 수용할 수 있다.

 

   반면, 세 중추의 과도한 불균형은 충동적 선택이나 선택의 회피, 또는 선택장애(선택의 갈림길에서 어느 한쪽을 고르지 못해 괴로워하는 심리를 뜻하는 신조어. 비슷한 표현으로 결정장애라는 신조어도 있다: 네이버 국어사전)를 일으킨다. 이러한 경향을 보이는 것도 학습된 것이고, 그것이 일상에서 성격 성향으로 드러난다. 의식적으로 자각하고 멈추지 않으면 이러한 성향이 강화된다. 

 

  “삶에서 중요한 것은 계속 배우고 도전을 즐기며 애매한 상황에 관대해져야 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삶에는 명확한 정답이 없기 때문이다(Matina Korner)." 이런 현실에서 에니어그램의 지혜는 그 방향성과 나아가는 길에 훌륭한 길잡이가 되어 준다. 후회하지 않는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나는 에니어그램의 지혜를 기반으로 다학제적 관점을 반영하여 구축한 힐다모델이 그 여정에 응원과 지지가 되어 줄 것이란 확신으로 수련팀을 이끌곤 한다. 그리고 함께 하는 분들이 그 효과를 제대로 얻어가길 염원한다.

 

  각설하고, 10회차 수련에서 초반에 이루어진 관계형성(티타임, 미덕카드 묵상 및 나눔, 과정 참여에 대한 기대 나눔, 지난 회기 후의 삶의 경험 나눔), 치유체조 및 치유춤은 예정한 대로 원만한 흐름으로 진행하였다. 이들 내용은 장(場)의 역동에 따라 차이가 있기는 하나 이미 앞의 연재글 들에서 다룬 내용이므로 이번에는 생략한다. 다만 치유춤에서 특이점은 춤의학교(대표 최보결)에서 전수받은 방바닥댄스를 시도한 점이다. 

 

  방바닥댄스는 자연치유장을 갖춘 수수네숲에서 수련할 때는 바닥이 흙이어서 누워서 하기에 제한적이던 수련이다. 그러나 힐다의 웰니스학교는 실제 방바닥을 갖추고 있어서 편안하게 눕고 뒹굴 수 있기에 가능한 수련이다. 내가 힐다의 웰니스학교에서 독자적으로 다른 수련팀을 이끌 때는 가끔 활용하던 수련 방편이다. 향후, 기회가 닿으면 수련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여벌의 옷을 준비하여 수수네숲의 흙에서 방바닥댄스로 수련하는 것을 꿈꾼다. 방바닥댄스의 구체적인 절차는 다음과 같다. 

 

  ① 모두 같이 방바닥 춤을 추기에 용이하면서도, 각자 편한 위치에 편안하게 눕는다. 방바닥댄스를 추기 위한 준비의 일환으로 온몸의 긴장과 몸의 각 부위의 무게감을 바닥으로 내려놓는다. ② 발, 손, 머리, 어깨, 골반 등 몸의 어느 부위든 한 지점에서 시작하여 섬세하게 움직임을 시작한다. 몸의 다른 부위들은 힘을 최대한 뺀 상태에서 시작점의 흐름대로 따라가며 움직임이 흐르도록 한다. 

 

  신체의 각 부분들이 연결되어 있음을 존중하며 자연스러운 흐름을 허용한다. 마치 개울에서 물이 흐르듯 유연하게 이어간다. 그 과정에서 다른 사람의 흐름과 만나더라도 마치 물처럼 서로 자연스럽게 스치듯 터치하고 각자의 흐름을 이어간다. 신체의 각 부분이 바닥과 편안하게 접촉하도록 허용하며 공간을 탐색한다. 동시에 물처럼 흐르고 그 여정에서 몸의 감각을 섬세하게 느끼고 알아차린다.

 

  ③ 움직임을 따라가되 그 움직임이 새로운 움직임을 이끌고 변형이 일어나도록 한다. 몸의 형태가 새롭고 다양한 공간이 만들어지도록 구부려도 보고, 늘려도 보며, 젖혀도 본다. 움직임으로부터 어떤 감정이 자각될 수 있고, 그것이 또 다른 움직임을 불러내게 되며 더불어 다양한 움직임을 체험할 수 있다. 몸을 움직일 때 내면에서 올라오는 모든 소리를 너그럽게 허용한다. 이것은 얽힘이 풀어지는 소리이자 치유의 소리이다.

 

  모든 이완의 움직임이 그대로 춤이 된다. 잘하려는 애씀 없이 움직임이 요구되는 몸의 상태를 자각한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충실한 자신이 되기 위한 움직임, 움직임과 움직임 사이를 오고 가며 그 과정에 충실해 보는 것, 그리고 그때 느껴지는 몸의 상태를 또 드러내 본다. 그런 움직임과 정서가 섞여 몸 밖으로 자연스럽게 표출될 때 그것이 춤이 된다. 

 

  화려하거나 격렬하지 않아도 참으로 아름다우며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뇌는 춤추고 싶다”의 저자, Chang Dong-sean과 Julia F. Christensen은 춤추기와 정서를 움직임으로 바꾸는 것을 통해 우리의 공감 능력을 높여 줄 수 있다고 설명한다. 몸에 긴장이 켜켜이 쟁여져 있는 상황에서는 온전한 공감이 어렵다. 긴장을 이완하고 감각적 수용이 가능할 때 순리에 맞게 공감할 수 있다.  

 

  ④ 자신의 몸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신뢰하며 따라가 본다. ③과 ④를 이어가며 움직임이 무의식을 끌어내고 깊은 내면의 그림자나 잠재성과 만날 수 있다. 이때 일어나는 양상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책이 있다. Stanley Keleman의 책, 『감정해부학』에는 그러한 내용을 이해할 수 있는 일련의 세세한 그림을 제시해 주고 있다. 마치 우리의 삶에서 드러나는 각각의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놓은 듯하다. 다양한 감정의 모양이 시퀀스처럼 이어지고 그것의 반복으로 하나의 프레임이 구축된다. 

 

  즉, 『감정해부학』은 인간이 살면서 겪는 도전 상황과 즐거운 경험이 어떻게 인체구조에 표현되어 있는지 마치 인체지리학처럼 생생한 그림으로 제시하고 있다. 그래서 각 개인이 태어난 이래 삶의 여정에서 감정적 형태의 층을 형성해 가는 모습을 잘 이해하도록 안내한다. 매우 섬세한 삽화와 전문적인 설명을 통해 개개인의 타고난 형태가 그 개인의 자라온 감정적 배경에 의해 바뀌는 과정을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다. 

 

  나는 Stanley Keleman의 『감정해부학』을 접하고 나서 방바닥댄스가 도움이 되는 원리를 더 깊게 이해할 수 있었다. 더불어 방바닥댄스를 더 치유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움직임을 통해 몸의 감각을 섬세하게 느끼고 알아차리며 내맡긴 채 정체된 에너지가 정화되도록 한다. 자연스러움은 남기고 필요치 않은 어떤 것들은 내려놓기를 반복한다. 이 과정을 충분히 체험하고 나면 방바닥댄스를 더욱 신뢰하고 사랑할 수밖에 없다.  

 

  이어지는 푸드아트테라피 오감각 깨우기에서는 “마운틴양파(바왕다약)차”를 음미하였다. 이 차는 수수네숲 주인장이 지인으로부터 두 해 전에 씨앗을 분양받아 숲에 식재하여 수확한 마운틴양파를 얇게 썰어 말린 후, 덖은 것이다. 강렬한 붉은 빛의 차우림 색과 매콤하고도 쌉싸름한 차의 풍미가 건강하게 다가오고 참으로 이색적이다. 나도 수수네숲 덕분에 이 차를 내 생애에 처음으로 맛볼 수 있었다. 

 

 

 

  또한 수수네숲으로부터 두고 음용할 수 있는 마운틴양파 차를 후원받아 힐다의 웰니스학교에서 수련하는 사람들과 나누고 있다. 그들도 대부분 마운틴양파 차를 생소해하였다. 그렇지만, 음용하기 무난하고 건강함이 전해지는 느낌을 보고하였다. 40여 가지 효능을 품고 있다는 마운틴양파는 KBS 1TV "6시 내고향 7663회(2022년 11월 23일 방영)"에서 방영된 것으로 확인된다. 

 

  그러나 마운틴양파에 대해 인터넷으로 서칭하였을 때, 국내 자료는 블로그와 유튜브 정보만 제법 확인될 뿐 그외의 정보는 찾기 어렵다. 앞으로 재배 농가나 이용자가 늘고, 효율적인 활용이나 효능에 대한 연구 등이 보완되면 시간이 흐를수록 여러 분야에서 다양한 매체를 통해 자료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 이미지 출처: https://blog.naver.com/haejungs2/222957058394(방송인 최해정의 블로그) -

 

   이어진 푸드아트테라피 맞이하기의 주제는 “12월”이다. 맞이하기를 진행한 김민지 선생은 12월이 상징하는 크리스마스 트리모양의 작품을 준비하였다. 겨울인지라 제철 식재료를 구하기 어려워 씨앗과 말린 재료(눈개승마 꽃과 씨앗, 단풍나무 씨앗, 으아리꽃 씨앗, 맨드라미꽃과 씨앗, 말린 작약꽃, 감을 슬라이스하여 말린 것 등)를 주로 활용하였다.

 

  김민지 선생은 타고난 감성과 정성으로 매 회차 맞이하기를 훌륭하게 잘 이끌어주곤 한다. 지금까지 김민지선생을 포함한 그녀의 가족팀 수련을 여러 차례 이끌며, 또 이 치유프로젝트에서 맞이하기를 담당하게 하여 진행하는 것을 9번 동안 지켜보며 그녀의 재능을 높이 사고 있었다. 그렇기에 이번 회차에서도 그녀에 대해 내심 기대가 컸다. 그녀는 맞이하기 진행 중에 참여자들에게 조각내어 말린 하얀색 맨드라미 꽃을 한 접시씩 나누어주고 준비된 크리스마스 트리 주변에 뿌려보게 했다. 이 퍼포먼스는 눈 내리는 장면을 연출한 것이다. 마치 눈꽃을 연상하게 하는 이 과정을 통해 참여자들이 작품에 대한 호기심 유발과 일체감을 느끼길 기대한 듯하다. 

 

  모두 흥미를 갖고 즐겁게 참여하였다. 그들의 입가엔 미소가 흐른다. 이어진 설명은 식물의 한 해 결실은 열매이며, 그것은 새로운 해에 씨앗이 되어 또 다른 시작으로 이어진다는 내용이다. 김민지 선생은 이러한 점에 착안하여 크리스마스 트리 이미지에 대해 각종 씨앗으로 열매를 표현하였다. 그리고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 우리들의 결실을 아름답게 마무리해 보자는 의미를 전하였다. 

 

  때가 올해의 마지막 달인 12월이어서 시기적으로 적절한 주제로 잘 풀어낸 듯하다. 모든 경험이 다 유쾌하지는 않을지라도, 어떤 경험이든 그 경험만으로도 의미와 가치가 있다는 점을 상기하며 되짚어 볼 수 있었다. “하나도 도움이 안되는 경험은 없다.” 모든 것은 의미와 가치가 있고,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다를 뿐이다. “우리가 느끼는 불안은 사건이나 대상 자체가 아닌, 사건이나 대상을 바라보는 관점에서 비롯된다(에픽테토스).”

 

   이어진 푸드아트테라피의 본 작업은 “나의 치유를 위해 필요한 것”을 묘사하고, 그 내용에 대해 좀 더 깊게 탐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H는 초록초록한 식재료들만을 사용하여 ‘초록레이더’라는 제목의 작품을 선보였다. H의 입체적인 작품을 사진으로 제대로 담기에는 제한적이지만 밝고 가벼운 색감을 품은 자연이 느껴졌다. 그녀는 평소에 자신의 치유를 위해 어싱을 갈망하고 있으며, 자연으로 가라는 의미를 떠올렸다고 한다.

 

  L은 최근 강원도 여행에서의 좋았던 느낌을 상기하며, 치유를 위해 필요한 것으로 그 중의 한 장면을 나타냈다. 그녀는 그동안 사람들에게 상처를 많이 받아서 거의 은둔하는 삶을 오랫동안 지속해 왔다고 한다. 그러다가 이 공부를 지속하고 또 수련을 이어온 덕분에 치유를 거듭하며 마음도 차츰 열리게 되었다. 이제 다른 사람과 함께 하는 즐거움과 그것의 가치를 깨닫게 되었다. 이제는 자신은 물론 다른 사람도 돕는 삶이 필요한 타이밍이라고 판단하여 ‘함께 하는 여행’을 주제로 작품을 표현하였단다.

 

  S는 치유를 위해 가장 필요한 것으로 자신이 가지지 못한 것이 아닌, 이미 가진 것의 존귀함과 그것에 집중하는 것을 표현하였다. 그래서 제목을 'Already have'로 정하였다. 그리고 현재 가진 풍요의 의미를 드러내고자 의도적으로 접시를 많이 채우지 않고 여백의 미를 표현했다. 그리고 현재 상황에의 만족을 미소 짓는 얼굴로 완성하였다. 자신의 스토리를 들려주는 S의 표정 또한 웃음을 머금은 것이 보였다. 

 

  이번 회차의 수련에 참여한 인원이 평소보다 적어 가족적인 분위기이다. 그래서 나도 작품활동에 참가했으며 “현존”이라는 주제로 치유와 온전함에 대한 원(原, 元, 源, 圓, 園, 院, 願, 倇, 溒)을 만다라로 표현했다. 즉, 현존하는 삶을 위해 중요하다고 판단하는 것들로 작품을 구성하였다. 힐다모델의 다섯 가지 주제나 음양오행, 에니어그램의 9가지 성격유형을 나타내고자 각 재료의 규칙적 배열로 염원을 담았다. 

 

  각자 자신의 스토리를 나눌 때마다 응원과 지지의 박수 및 피드백이 더해져 필요한 살을 찌웠고 장(場)의 흐름이 화기애애하였다. 개별 작품의 스토리를 한군데 모으니 제법 풍성하다. 이 과정을 다들 좋아했지만, 장기 수련생인 L은 특별히 더 큰 애정을 드러냈다. 그녀는 일상에서 남편과도 이러한 것을 연습할 겸 즐긴다고 한다. 더불어 향후, 지인들과의 놀이문화도 이 수련에서 배운 것으로 바꾸어 보다 행복한 노후를 꿈꾸고 있다. 그녀는 자신이 그랬던 것처럼 지인들도 각자의 삶을 더 아름답고 건강하게 가꾸어가도록 조력하고 싶은 비전을 갖고 있다.

 

  치유밥상은 수수네숲에서 직접 준비해 온 것으로 김치, 눈개승마 나물볶음, 갓김치, 도토리묵, 고등어무우조림, 밤콩밥 등으로 차려졌다. 식사 시간은 언제나 즐겁다. 이번 밥상에서 특이점은 도토리묵이 당당한 모습으로 밥상에 올려진 것이다. 청청한 수수네숲에 있는 참나무에서 직접 도토리를 수확하여, 가루를 만들고, 그리고 묵까지 쑨 것이다. 

 

  이 콜라보 치유프로젝트는 매회차 사전에 수수네숲의 대외협력부장인(현재는 수수네숲 대표) 김민지선생으로부터 푸드아트테라피 및 숲치유를 위하여 그 즈음의 상황에 대한 정보를 받는다. 그리고 그것을 내가 네이버블로그, 『힐다의 웰니스학교』에 포스팅하여, 수련에 참여하는 사람들에게 링크해 준다. 다음의 도토리묵을 만드는 과정의 몇몇 사진은 사전에 받은 것이다. 

 

- 다음 호에 계속됩니다~^^♡ -

 


 



 




 

 


 

 

 

건강한 가정은 서로 다른 인격체를 인정한다. 글쓴이 : KEEC   2024-10-17 13:01

건강한 가정은 서로 다른 인격체를 인정한다.  윤운성 교수(한국에니어그램학회 회장)

 

이 세상에 태어난 모든 인간은 소중하고 타고난 개체대로 존중받고 행복할 권리가 있다. 초기경험의 대부분은 부모와의 건강한 관계 형성으로부터 텃밭이 되어 그 이후 삶에 영향을 준다. 일란성쌍생아까지도 서로 다른 양육 환경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특히 초기에 형성된 건강한 애착과 대상관계의 질은 인격 형성에 많은 시사점을 제공하고 있다. 아이는 부모의 행동과 기대에 따라 성장한다. 건강한 가정을 만들면 아이는 건강하게 자란다. 건강한 부모들의 부재에서 발생하는 양육의 질적 저하는 올바른 부모 교육이 요구된다. 이에 상응하는 건강한 가정 정립을 위한 국가적 전략도 제기된다.

우리 사회는 많은 가치관이 혼재되어 있지만, 건강한 사회는 서로 다른 개개인들이 모여 통합적이고 행복 지향적 가치 실현의 장이다. 우리는 서로 다름을 알고 타인과 관계하면서 발생하는 갈등을 해결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우리 사회는 거대한 조직이다. 뛰어난 조직은 모든 구성원이 저마다 다르다는 사실을 인정할 뿐 아니라 그 차이를 조직의 목적에 맞게 이용함으로써 최고의 팀워크를 발휘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모든 부모는 사회적 부모로서의 시대적 소명감과 책무감을 느끼고 우리 아이들을 돌봐야 한다. 

에니어그램은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발견하여 자기실현의 기회를 제공하고 서로 간의 차이를 이해하고 갈등을 해결해 주는 강력한 자기 성장의 도구이다. 에니어그램의 지혜를 통해 각자의 구성원들이 자신의 분야에서 자기리더십을 발휘하고 사회의 목적에 다가갈 때 에너지는 극대화된다. 각기 다른 구성원들이 타고난 다양한 능력을 바탕으로 작동하게 되면 그 사회는 분명 최강의 행복한 사회가 될 것이다. 

 

에니어그램은 개혁가, 조력가, 성취자, 예술가, 사색가, 충성가, 낙천가, 지도자, 중재자로 구분되는 9가지 성격 유형론이다. 이러한 유형을 통해 자신의 내면적 동기와 반응 패턴을 명확히 파악할 수 있다. 가족 구성원이 서로의 성격 유형을 분석하면 그들의 행동과 반응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다. 가족 구성원은 각자 고유의 강점과 약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상호 보완하며 성장해 나가야 한다. 건강한 가정은 개인 차이를 서로 수용하고 소통하여 서로의 성장을 지원해야 한다.​ 

 


 

 

 

충청남도 가족센터 소식지 창간호 '충남 모두 多 가족' 에 기고한 에니어그램 컬럼입니다.

 

 '충남 모두 多 가족' 창간을 축하드리고 행복한 가족을 위한 소식을 전하여 기쁨이 가득한 가족을 만들어 가길 기원합니다.

 

<충남 모두 多 가족>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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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전한 자기 돌봄·자기사랑·치유과정 (34) 글쓴이 : KEEC   2024-09-25 17:51

온전한 자기 돌봄·자기사랑·치유과정 (34)

- 힐다의 웰니스학교와 수수네숲의 콜라보 프로젝트 - 

 

  백석대학교 사회복지학부 교수 조주영

 

  TRE를 전문적으로 공부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것들을 매우 체계적으로 다룬다. 즉,  자기인지와 그라운딩, 떨림의 신경생리학적 이해, 내담자가 안전감을 유지하며 TRE하는 방법, 그라운딩을 잃었을 때 스스로 알아차리고 자기 조절하는 법, 신경계 각성 증상에 대처하는 법, 생명체의 리듬을 존중하며 따라가는 법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 수 있다. 

 

  TRE 과정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많지만, 특히 두뇌의 어떤 부분(대뇌피질, 변연계, 뇌간)이 작동하고 있는지, 신경계의 어떤 부분이 작용하고 있는지(교감신경계, 등쪽 미주신경계, 배쪽 미주신경계), 몸은 어떻게 진동하고 있는지(진동이 너무 강하거나 약한지, 진동이 혼란스럽거나 규칙적인지, 몸이 부분적으로 떨리거나 전체적으로 떨리는지, 몸이 움직이는 부분과 움직이지 않는 부분이 어디인지) 등이며, 각 상황에 맞게 적절히 대처하는 방법도 배울 수 있다.

 

  실질적으로 TRE를 하는 과정에서는 단순히 떠는 것을 목표로 삼지 않아야 한다. TRE를 통한 떨림이 일어나는 동안에 몸이 자신에게 주는 여러 신호, 즉 이야기들을 잘 듣고 알아차리며 미해결된 과제들은 자연스럽고 안전하게 흘려보내고 풀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과정은 탁월한 내면 소통이며 머리(사고), 가슴(감정), 장(본능, 행동)의 통합으로 이어져 마음 근력을 키워갈 수 있다. 

 

  김주환교수(연세대학교)는 마음 근력을 향상하기 위한 가장 효율적인 훈련법이 명상이고, 명상의 본질은 내면 소통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자아 분류법에 따라 경험자아, 기억자아, 배경자아를 제시하고 배경자아의 알아차림이 마음 근력 훈련의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그리고 배경자아를 ‘나’의 본질적인 모습으로 파악하고자 하는 노력이 곧 다양한 명상 수행이라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TRE는 매우 탁월한 명상이며 더불어 내면 소통이 되고, 더 나아가 마음 근력 향상으로 이어진다. 나는 몇 년 전(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기간)에 TRE프로바이더 및 TRE를 수련 방편으로 활용하는 지인들과 함께하는 카카오톡 단톡방에 미완성 문장을 채워 달라고 협조 요청한 적이 있다. 그 미완성 문장은 『TRE는              다. 왜냐하면                   하기 때문이다』 였다.

 

  나의 뜬금없는 요청에 감사하게도 많은 분이 쾌히 답을 올려주셨다. 하나하나가 모두 귀한 선물이었지만 그중에서 일부만 이곳에 옮겨보았다. “나에게 TRE는 진솔한 만남이다. 왜냐하면 언어와 외모, 조건을 넘어서 생명의 본질과의 만남이기 때문이다(최은주, TRE Korea 대표).”, “TRE는 통로다. 왜냐하면 나를 접촉하러 가는 길이니까(허영선, 심리상담사).”, “TRE는 의식의 확장이다. 왜냐하면 몸의 지혜, 몸의 느낌, 몸의 생명력을 나의 의식으로 들어오게 하기 때문이다(홍OO, ‘TRE프로바이더를 위한 상호조절능력 심화하기’ 세미나 동기생) 등이 그것이다.

 

  이들 내용은 각자 TRE를 통한 수련 경험을 바탕으로 내린 TRE에 대한 정의이다. 김주환 교수는 내면 소통 명상으로 용서-연민-사랑-수용-감사-존중으로 이어지는 여섯 가지 자타 긍정의 방법을 설명한다. 용서-연민-사랑은 기본적으로 절대자가 인간에게 주는 것이다. 그리고 수용-감사-존중은 인간이 절대자를 대하는 방향이다. 그가 제시하는 이러한 방법은 TRE를 통한 지속적 수련의 궁극적 결과와 맥을 같이한다.

 

  이 칼럼에서 TRE의 활용 용이성, 방법의 다양성, 깊이, 혜택을 강조하고 싶어서 좀 길게 기술했다. 마침 소감에서 H는 TRE는 생소하여 앞으로 더 많이 알아가야 할 듯하고, 에니어그램은 처음부터 신기하게 잘 맞아 즐거웠다며 깊은 관심과 애정을 드러냈다. 이런 선호는 개인에 따라 다르고, 그 개인의 선호도도 때에 따라 또는 수련의 진전에 따라 바뀐다. 마치 박노해 시인의 ”인연 따라“라는 詩의 내용처럼 인연의 흐름을 따라 그 개인의 상태가 변하고 더불어 수용하는 내용도 달라진다.  

 

  이때 바뀌는 내용이 “인연에 내맡기는 삶(불교에서 말하는 시절인연을 이해하고 존중)”이어야지, 에고적인 집착이 관여하면 정체되거나 문제로 얽히게 된다. 인연에 내맡기는 삶은 간결하면서도 지복을 누리는 삶이지만, 에고적인 집착에 의한 삶은 스스로와는 물론 삶의 요소마다 자신의 잣대로 판단하고 평가하며 저항하고 대결하느라 에너지를 소모하고 문제를 가중하며 급기야 소진에 이른다. 따라서 참과 거짓에 대한 식별력을 키워가는 것이 중요하다.

 

  김민지 선생은 그간 힐다모델을 통한 자신과 가족의 수련에서부터, 이 콜라보 치유프로젝트를 공동으로 진행하는 내도록 꽤 여러 차례 TRE를 통한 수련을 해오고 있다. 그런 그녀는 할 때마다 알아차림이 있고 시야가 넓어짐의 경험을 나누며 그것들을 감사하고 기쁘게 수용했다. 또한 푸드아트테라피를 하거나 춤을 추는 것도 그때마다 새롭고 더 섬세한 알아차림이 있다고 한다. 이런 감각과 알아차림은 그녀의 타고난 잠재력이기도 하며, 수련을 통해 더욱 깊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민지선생은 이 치유프로젝트를 통한 수련 장소가 추워지기 전까지는 수수네숲이었다가, 추위 등 여러 사유가 겹쳐서 힐다의 웰니스학교로 바뀌니 공간의 차이로 새로운 느낌이었나 보다. 특별히 힐다의 웰니스학교는 그녀 자신이 공황장애로 너무 아팠을 때 와서 치유 받고 성장한 곳이기 때문에 이 장소에 있는 것만으로도 매우 안정되게 느껴진다고 한다. 그녀는 이 콜라보 치유프로젝트에서 공동진행자이기도 하지만, 함께 하는 과정이 장기 수련의 일환이기도 하다. 

 

  이득림 선생도 마찬가지다. 그녀는 수수네숲에서 진행할 때는 치유 밥상을 담당하고 있어서 부분적으로만 참석하고, 전체적인 참석이 어려웠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힐다의 웰니스학교에서 진행한 덕에 전반적 과정을 함께 할 수 있어서 스스로를 온전히 돌보는 즐거움이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만약 이 공부를 안 했다면 얼마나 많은 후회를 하고 살았을까에 대해 생각하면 무섭게까지 느껴진다고 한다. 천만다행인 것은 지금 이렇게 힐다모델을 만나서 공부하고 수련하고 있다는 것이 큰 행운이고 행복이란다. 이렇게 하여 가족적인 인원으로 운영한 9회차 수련도 성공적으로 잘 마쳤다.   

 

  치유여정 10회차는 2022년 12월 13일에 역시 힐다의 웰니스학교에서 진행했다. 수수네숲에서 이 치유프로젝트를 운영할 때는 산꼭대기의 자연치유장을 주로 이용했었다. 이번 회차도 지난번처럼 추위가 이어지고 있고, 남은 수련도 동절기 동안은 힐다의 웰니스학교에서 운영해야 할 듯하다. 숲에 가지는 않지만 수수네숲에서 보내온 설경이 참 아름답고 정겹다. 

 

 

 

  10회차에 주로 다룬 내용은 관계형성(티타임, 미덕카드 묵상 및 나눔, 과정 참여에 대한 기대 나눔, 지난 회기 후의 삶의 경험 나눔), 치유체조 및 치유춤, 푸드아트테라피(맞이하기, 나의 치유를 위해 필요한 것), 치유밥상, 에니어그램 미니강의, 브레인스포팅, EFT(동영상 관람 및 넋두리 EFT), Q & A 등이다.

 

  매 회차의 진행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이루어지므로 종일 담고 있는 이야기가 풍성하다. 그러나 이 연재칼럼에서는 제한된 지면으로 인하여 그중의 일부만 담아내는 것이다. 10회차를 다루는 이번 칼럼에서는 참가자들에게 제공하는 자료에 대해 언급하고자 한다. 매번 사전에 개략적인 자료를 준비하여 네이버 블로그(힐다의 웰니스학교)에 포스팅하고 참가자들에게 링크해 주어 언제든 열어볼 수 있도록 하였다. 

 

  그 자료들에는 많은 것을 담고 있지만, 그중에서 이번 회차의 표지 이미지에 대해 살펴볼 것이다. 그 내용은 꽃꽂이 스타일이 정신 생리에 영향을 미치는 것에 관한 것이다. 건국대학교 손기철 교수는 동양식 꽃꽂이와 서양식 꽃꽂이가 인간의 생리에 미치는 영향을 뇌파측정으로 비교해 동양식 꽃꽂이는 우반구를, 그리고 서양식 꽃꽂이는 좌반구를 활성화한다는 매우 흥미로운 결과를 얻었다. 

 

  그는 자신의 저서, 『실내식물 사람을 살린다』에 관련 연구 내용을 실었다. 두 가지 모양의 꽃꽂이를 별개로 감상하는 동안 뇌파를 측정했을 때, 동양식 꽃꽂이는 비언어적 인식, 통합적 기능, 문양인식, 예술적 기능 및 감정 기능에 연관이 많은 우반구의 활성화에 관련이 많았다. 그리고 서양식 꽃꽂이는 언어, 수학, 추상 능력, 논리적 인식 등 비감정적인 기능과 관련이 많은 좌반구의 활성화와 관련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손기철, 2014). 

 

 

 

  손기철 교수는 이러한 점에 대해 동양적인 것은 정(靜)적이고 정서적인 반면, 서양적인 것은 동(動)적이고 논리적이라는 이미지와 연관이 있다고 평가하였다. 아울러 재활을 위한 원예치료적인 접근으로 우반구가 손상된 환자에게는 동양식 꽃꽂이를 실시하고, 좌반구가 손상된 환자에게는 서양식 꽃꽂이를 실시할 것을 제안하였다.

 

  내가 손기철교수의 이런 연구 결과를 이번 회차의 링크자료 표지 화면에 실은 것은 우리가 일상에서 무심결에 마주치는 오감각 경험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을 인식하고 일상에서 알아차리는 것이 필요함에 대해 우회적으로 강조하고자 함이다. 일찍이 발표된 Ivan Petrovich Pavlov의 고전적 조건형성이나 Stanley Keleman의 감정해부학, Peter Levine의 SE(Somatic Experiencing)관점 등을 고려해 보면 이에 대해 과학적으로 타당한 근거를 확인할 수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힐다모델을 통한 수련의 지향을 강조하고자 함이다. 즉, 각 개인의 타고난 본질을 회복해 가기 위해 총체적 관점에서 바라보고, 자신에게 필요한 것들을 잘 분별하여 섬세하게 알아차리는 것까지를 포함하고 있다. 이것은 Caroline Myss가 “우리의 마음이 스스로 치유할 수 있도록 바뀌는 데는 조화된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한 바와 같이 균형과 조화를 중요하게 고려한다. 

 

  이러한 지향이 이 프로젝트에 참가하는 사람들에게 온전히 전해진다면 수련의 질을 높여가는데 도움이 많이 될 것으로 판단한다. 실제로 다른 수련팀(숲사랑팀)에서 수련하고 있는 물리치료사 K는 자신의 전문 영역과 관련 있는 한 연수를 받으며 힐다모델의 과학적타당성을 확인한 경험을 내게 들려준 적이 있다. 그는 힐다모델을 통한 수련 과정에서 나로부터 해당 내용을 미니강의로 들을 때도 귀가 크게 열리는 경험이었는데 자신이 받는 연수에서 다시 한번 그 내용을 듣고 확인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놀랍고 또 한편으로는 이러한 것을 알게 된 것이 참 감사했단다. 

 

  그는 평소에도 힐다모델을 예찬하였지만, 그 연수를 통해 그 가치를 더 높이 평가하게 되었다고 신나게 자신의 연수 경험을 내게 들려주었다. 그는 교수님(나를 지칭하는 것)께서 그동안 미니강의를 해주실 때마다 신기하였고 통찰이 많이 일어났었지만, 그런 내용을 다른 연수 과정에서 다시 들었을 때 이미 힐다 모델을 통한 수련에서 접한 것이어서 더욱 친숙하게 다가와 반가웠다고 한다. K는 힐다모델 속의 여러 치유 방편을 통해 수련하며 많은 치유와 성장이 일어나고 있다고 그 스스로 평가하곤 한다. 

 

  그는 가족 수련을 위해 가족과 함께 주기적으로 힐다의 웰니스학교를 찾았을 때 스스로 정성 들여 수련한 덕에 체험한 치유와 성장 스토리, 수련 과정에서 익힌 것을 자신의 물리치료실을 찾는 환자들에게 적용하여 매우 큰 효과를 본 증례 등을 여러 차례 들려주기도 했었다. K는 아직 30대 초반의 젊은 나이임에도, 그를 찾는 다양한 통증 환자가 제법 많다고 한다. 그는 앞으로도 진정으로 환자의 치료와 치유를 생각하며 공부하고, 수련하여 환자를 치료해 가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나는 K가 꾸준한 수련으로 더 큰 통합을 지향하고 또 지금과 같은 마음으로 물리치료를 사랑하며 소명과 사명 의식으로 나아간다면, 앞으로 물리치료의 역사에 큰 족적을 남길 수 있으리라 믿는다. K는 Wayne Jonas가 그의 책 “환자주도 치유전략”에서 강조한 HOPE(Healing -Oriented Practices and Environments) 진료(최상의 치유를 위해 환자의 내면 차원, 대인관계 차원, 행동차원, 외부차원을 살펴 치유 과정에서 타고난 치유 잠재력을 강화하는데 초점을 둠)처럼 환자의 더 나은 삶에 관심을 둔다. 

 

  Wayne Jonas는 현대의학이 질병에 관심을 가질 뿐 환자의 더 나은 삶에 관심을 주지 않는다고 일갈한다. 그는 현대의학의 관점을 고수하는 의사들의 SOAP(Subjective, Objective Assessment Plan) 진료(의사가 일반적으로 작성하는 진료기록부)의 현실을 경계한다. 대신에 HOPE진료를 지향한다. 나는 Wayne Jonas처럼 의사는 아니지만 힐다모델의 지향도 HOPE와 닮아있다. 물리치료사 K도 그래서 힐다모델을 예찬하는 것이리라. 환자를 진정으로 생각하는 물리치료사 K의 지향을 지지하며 응원한다.

 

  한편, 이미 언급한 바와 같이 나는 힐다모델을 주먹구구식으로 구성한 게 아니다. 1만 여권의 독서, 수십 개의 상담·교육·치유·명상·영성 관련 전문 연수 및 자격취득, 동서양의 지혜에 대한 꾸준한 공부와 수련, 세계 여러 곳의 치유 관련 장소 견학, 30여 년 이상 자신 및 타인(내담자, 학생, 교육수강생)에게 관련 내용을 적용하는 과정에서 얻은 수많은 증례, 수십 년 동안 관련 경력을 쌓아오며 경험적으로 터득한 것, 삶의 경험치 등을 통합적으로 반영하여 구축한 것이다. 

 

  힐다모델은 오랜 절차탁마의 과정을 거쳐 2018년 처음 NLP와 인간의 심리를 공부하고 삶에서의 실천 및 활용 영역의 확대를 도모하는 한 연구회(한국NLP교육상담연구회)에 발표하여 큰 호응을 얻었다. 그리고 그 이듬해인 2019년에 한국에니어그램학회에서 기조강연[주제: 에니어그램의 비전과 소통 - 통합상담 및 힐링모델을 중심으로]으로 학회원들에게 모습을 드러냈다. 주 내용은 “에니어그램의 지혜를 기반으로 하는 다학제적 관점의 통합상담 및 힐링모델”이며, 지금은 나의 연구 및 삶의 지향이자 애칭인 “힐다모델”로 부르게 되었다. 

 

  이것은 한 연구자인 나의 생애 약 2/3 기간 동안 공들여 에니어그램의 지혜를 나의 삶과 또는 이러한 것을 찾는 사람들에게 전하며 구현하고자 한 것들을 담아낸 것이다. 즉, 한 연구자가 지향하는 삶에 대한 에니어그램의 비전과 소통이다. 일편단심 잘 살아내려는 정성을 담아온 생애이기에 이런 내 개인의 경험이 에니어그램의 지혜를 사랑하고, 그것을 자신의 삶으로 실현하려는 사람들에게 미약하게나마 참조할 만한 정보가 되기를 소망한다. 

 

  사실 한국에니어그램학회 발표가 있기 3년 전부터 해마다 학회장으로부터 기조 강연의 의뢰가 있었다. 그때는 나의 주 관심 분야에 대한 관련 경력 30년 즈음으로 힐다모델을 갓 구축하여 더 공고히 하는데 여념이 없었다. 그리고 여타의 다른 일들(힐다모델과 깊은 관련이 없다고 판단하는 외부 강의, 각종 학회나 위원회의 임원 활동, 학회나 다른 대학의 논문심사 등)은 10년 전부터 줄여오던 터였다. 그렇기에 꼭 힐다모델로 발표하고 싶어서 매번 양해를 구해온 것이다. 그런 과정을 거치며 학회에 발표함으로써 세상으로 한 걸음 더 내딛고 있는 힐다모델은 크고 화려함보다는 다소 소박하더라도 온전함의 회복에 초점을 두고 있다. 최대한 순리를 따르며 거북이처럼 천천히 보다 깊고 섬세하게 살피고 교류하며 성장과 치유를 지향해 간다. 

 

  많이 회자하는 아프리카 속담, “한 아이를 키우는 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를 좋아하며 기회 있을 때마다 언급한다. 한 아이가 건강하게 성장하고 발달하려면 부모의 사랑이 담긴 양육은 기본이고, 학교·이웃·생활 주변 환경·공공기관 등이 음으로 양으로 공여자가 된다. 그뿐이랴? 온 자연과 우주가 함께 한다. 누군가 어떤 일을 구안하고 성공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생각할 수 있다. 힐다모델의 구축 과정에도 여러 고마운 인연들이 있었다. 

 

  특별히 한국에니어그램교육연구소에서 연구개발국장을 역임하는 과정에서 공동연구로 참여하며 개발했던 에니어그램의 지혜를 기반으로 하는 진로지도, 자기주도학습, 코칭, 힐링 과정 등이 큰 자양분이 되었다. 윤운성 회장을 비롯하여 김새한별 국장, 직원들, 전임교수들과 함께 한 수많은 회의, 친목 도모 교류, 학술연구와 발표 및 피드백 등 모든 것이 연구 성과의 곳곳에 배어 있다. 우리는 서로의 건강과 각자 하는 일의 발전을 진심으로 축원하는 감사한 인연이다. 

 

  우리는 에니어그램의 지혜를 공부하고 그것을 교육 등 다양한 방법으로 더 많은 사람과 나눈다. 더불어 그 지혜대로 삶을 영위하고자 필요한 내용을 훈습 해 가는 공통 분모가 있다. 그렇게 하기 위해 각자 또는 때로 같이 모여서 자신의 무의식에서 스스로를 휘감고 있는 두려움과 연결된 성격적 에너지를 통찰한다. 통찰을 통해 얻은 무의식에 억압된 자신의 분노, 불안, 시기심 등의 감정을 인정하고 훈습 과정을 거치며 통합해 간다. 

 

  살아오면서 의식적으로 또는 부지불식간에 억압한 무의식적인 요소들을 의식화하는 과정은 매우 중요하다. 그중에서 무의식의 칙칙하고, 무거우며, 누군가에게 투사하는 것들을 비어내면 자신이나 상대의 감정을 순수하게 만날 수 있다. 그런데 이 여정이 만만치 않다. 우리의 무의식에는 자신이 태어난 이래의 경험만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Jung이 말하는 집단 무의식, Bowen의 다세대 전수, 가족 세우기, 까르마, 후성유전학, 사회역학 등의 관점을 고려하자면 그 내용이 너무나 방대하고 세대를 뛰어넘은 깊이의 어떤 면이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요즘 젊은 세대의 불안도 수많은 원인이 작용할 것이지만, 그중의 하나는 불안한 유년기를 보낸 그들 부모의 자아 속에 내면화된 감정, 또는 그 부모의 부모인 조부모의 그것이 세대 전이된 것일 수도 있다. 즉, 자신은 그 개인의 생애에서 별다른 트라우마가 없을지라도 불안한 부모가 있다면 그것이 세대 전이된 결과일 수 있다. 이런 문제들은 시스템사고에 입각하여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임기응변책이 된다.  

 

  에니어그램의 지혜는 이러한 현실에서 훌륭한 길잡이가 된다. 에니어그램에서 말하는 성격유형에 따라 다양하게 드러나는 방어적인 모습들이 있다. 예를 들면 어떤 유형은 충고하기를 좋아하거나 끊임없이 탐색하고 해석과 판단을 내리는 것이 스스로의 불안을 방어하는 양상임을 자각해야 한다. 그 내용들을 잘 들여다보면 사실은 자신에게 필요한 것인데, 불안으로 인하여 상대에게 투사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자신이 어려서 생존법으로 터득한 것들이 성격 강화의 요소로 작용한다면 과감히 하지 않아야 한다. 

 

  대신 본질 회복에 필요함에도 하지 않던 일은 하기를 적극적으로 선택해야 한다. 적절하지 않은 것들과 밀착된 것으로부터 분리와 분화의 시간을 갖는다. 에니어그램의 지혜로 그것이 무엇인지를 분별한다. 이것들에 대해서는 식사용(식별·사랑·용서)으로 이미 안내한 바 있다. 원하는 것은 얻기 위해서는 얻을 수 있는 온전한 존재의 상태를 갖추어야 한다. 온전한 존재의 상태로부터 멀어져 있다면, 그것을 갖추기 위해 에니어그램 지혜의 가르침대로 훈습(수련)할 수 있으며, 정성을 들인 만큼 얻을 수 있다. 

 

  이것은 농부들이 농사를 짓고 수확하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한 농부가 가을에 풍성한 수확을 할 수 있는 것은 지난 겨울, 봄, 여름에 들인 정성을 포함하여, 그 이전에 갖추어진 땅이나 햇빛 등 자연적인 조건 등과 관련이 깊다. 장석주 시인의 “대추 한 알”이라는 시(詩)도 같은 맥락에서 자주 인용한다. 그 근본은 자연의 순리를 수용하고 따르는 것이다. 참고로 불교 수행 과정은 경전 공부 10년, 참선 수행 10년, 만행(萬行) 10년의 과정을 거친다고 한다. 

 

  이런 과정은 정신분석에서 말하는 통찰과 훈습의 여정과 같은 맥락으로 이해된다. 에니어그램 지혜가 완전히 자신의 자아와 통합할 수 있도록 점진적이고 정교하게 탐색하고 몸에 배도록 사고·감정·행동의 변화를 훈련해 가는 것도 유사한 여정이 필요하다. 궁극적으로 온전히 체화하여 가장 자기답게 지복을 누리며 살아가는 것이다. 힐다모델을 통한 여러 수련 방편은 그것을 보다 쉽고 재미있게 놀듯이 수련하며 걸림돌을 디딤돌로 만들어 갈 수 있도록 구안한 것이다.  - 다음 호에 계속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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