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EC 소식지

에니어그램 컬럼

HOME - KEEC 소식지 - 에니어그램 컬럼
‘착한 아들 콤플레스’ 극복 글쓴이 : KEEC   2015-05-19 11:49

‘착한 아들 콤플레스’ 극복

한국형에니어그램 4기 전문강사 이후경 박사




무조건 참는 게 능사 아니다.

가족의 지나친 간섭과 요구에 맞서야 더 큰 불행 막아
그는 오남매의 맏아들이다. 육십을 바라보는 교수다. 수 년 전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 어머니는 서울 근교에 홀로 지내신다. 아내가 같이 격주에 한 번 방문하는데, 어머니의 불평과 잔소리가 점점 심해지고 있다. 외큰에는 정신병리가 의심될 정도다. 고 1때 아버지의 사업실패로 어머니는 가장이 됐다. 그는 믿음직한 맏아들로 어머니를 잘 도왔고, 그녀는 아들을 남편 대신 의지했다. 힘들었던 시기를 엄청난 집념과 헌신으로 극복해 집안을 일이킨 어머니, 이제는 그녀는 영웅이 되어 사랑이라는 미명 하에 과도한 간섭과 지나친 요구를 한다. 집안 대소사를 일일이 지시하고, 중요한 결정을 좌지우하고, 이렇게 저렇게 살라고 강변한다. 한 번 모이면 반복되는 과거이야기로 독점하고, 한 번 전화하면 한 시간 넘게 통화한다. 그런 어머니를 피하는 동생들에 대해서도 그에게 모든 책임을 묻는다. 그리고 뜻대로 안 될 때마다 몸져 눕는다.

그도 어머니에게 문제가 많다고 느꼈다. 세월이 지나면 나아지려니 했다. 그런데 오히려 점점 심해지고 있다. 그녀의태도가 인생을 더 외롭고 불행하게 만든다고도 생각한다. 그러나 자식을 위해 학생의 삶을 살아온 어머니의 요구를 단호히 거절하는 게 쉽지 않다. 특히 큰 소리를 내고 아프다고 쓰러질 때는 속수무책이다. 그러다보니 그녀를 만날 때마다 잦은 다툼이 발생한다. 우울한 감정과 번민, 죄책감에 휩싸이게 된다. 항상 가슴 한 편이 무겁고 시리다.
어머니가 평생 헌신했지…

그는 착한 아들이다. 모든 부모는 자식이 착하게 살기를 바란다. 사회는 항상 구성원이 착한 사람이 되기를 기대한다. 세상은 착한 사람이 있어야 굴러간다. 선(善)을 권징하고 악(惡)을 징벌하는 것은 미덕이다. 그는 좋은 아들이었다. 어려서부터 어머니를 도와 동생들을 건사하고 무너진 집안을 일으켰다. 그는 나쁜 아들이 아니다. 간섭과 요구가 과도한 어머니를 내치지 못하고 있다. 착하다는 것이 뭔가 잘못된 것일까? 그는 매일 고통 받고 있다. 착한 아이가 콤플렉스라는 게 있다. 어릴 때 말 잘 들으면 착한 아이가 되고, 말 안 들으면 나쁜 아이가 된다는 말을 듣는다.
 
엄격한 가정인 경우 이러한 규범은 더우 강조된다. 착한 아이가 되기 위해 상대의 말에 집중하고, 어떤 요구에도 순종적으로 행동한다. 자신이 착하게 행동하는지, 상대가 착하게 보는지 계속 눈치를 본다. 파과적 비판 가정인 경우 더욱 심각하다. 아이의 기본적인 욕구는 철저히 억압된다. ‘착하지 않으면 사랑받을 수 없다’는 신념이 고착된다. 성인이 되면 주위의 기대에 한 치도 어긋나지 않으려 한다. 일탈을 용납하지 않고 정형화된 생활을 한다. 자주 우울한 감정에 시달리고, 심하면 강박증이나 공황장애로 발전하기도 한다.

어머니는 와처럼 군림했다. 모든 부모는 아이의 왕이다. 아이는 부모의 나쁜 것까지도 동일시한다. 이제 그녀는 더 이상 왕이 아니다. 은퇴 이후에는 거꾸로 자식을 섬겨야 한다. 그런데 그녀는 아직도 군림하려 한다. 지속적인 간섭과 요구로 자식을 통제하려 한다. 과욕이다! 어머니는 휼륭한 리더였다. 그녀를 중심으로 온 가족은 힘든 시기를 잘 극복했다. 자식들은 그런 어머니를 지금도 존경하고 있다. 그런데 아직도 뭔가를 하려 한다. 자기가 해야 되는 줄로 안다.

어리석다!

이카루스 패러독스란 게 있다. 기업의 과거 성공이 역설적으로 현재 기반을 무너뜨리는 현상이다. 이카루스는 그리스 신화의 인물로, 천재적인 발명가의 아들이다. 둘은 왕의 미움을 받고 미로에 갇혔다. 아버지는 초로깃텃을 붙여 두 쌍의 날개를 만들었다. 둘은 드디어 탈출에 성공했다. 그런데 그는 충고를 무시하고 태양을 향해 높이 날아올랐다. 결국 초가 녹아 바다에 빠져 죽었다. 이카루스는 과욕과 어리석음의 상징으로 후대에 이름을 남겼다. 그는 오랜 기간 참았다. 온갖 어려움을 참고 견디어 내는 것은 미덕이다. 어떤 경우라도 끝까지 참으면 무슨일이든 못 이루겠는가? 온 가족은 인내를 통해 성공했다. 참는다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다. 그런데 그는 지금도 참고 있다. 어머니인데, 이럴수도 저럴 수도 없지 않는가? 내면에 두려움이 도사리고 있다. 언제 폭박하지 모른다. 위험하다! 그는 참고 있는 척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척하는 것(as il)’은 힘에 눌려 아부하는 것이다. 자칫하면 공격자를 동일시 할 수 있다. 미운 사람과 똑같이 되는 것이다. 척하는 것은 무조건 참는 것보다는 낫다. 폭발하지는 않는다. 덜 위험하다! 하지만 내면에 참됨이 사라지고 있다.

착한 사람이 왜 고통을 받는 걸까? 착한 사람은 제대로 참기 힘들다. 착함이 내면의 기쁨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두렴움이 꿈틀거린다. 착한 사람은 참된 사람으로 나아가야 한다. 참을 지니 자만이 올바로 참을 수 있다. 참이나 참음은 모두 존재의 지긋함에서 나온다. 지긋함의 반대는 거짓이다. 척하는 것은 거짓이다.
주도권 쥐고 상대 설득해야 그에게 가장 탁월한 처방은 무엇일까? 첫째, 더 자주 다투어야 한다. 현식을 직면하는 것이다. 더 불행하게 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어머니의 입장을 공감하는 것은 중요하다하지만 지나치게 그녀를 동일시하면 관계가 엉망이 될 수 있다. 오히려 변증법적 대화가 도움이 된다. 반대되는 주장을 통해 합의에 이르는 것이다. 일상대화에서 변증법적인 접근을 서로 피곤하게 한다. 그렇지만 이 경우에는 탁월한 효험을 볼 수 있따. 중요한 것은 합의가 될 때까지 일관되게 나아가야한다. 이카루스의 추락은 막아야한다.

둘째, 맏아들이 주도권을 잡아야한다. 어머니는 대나무처럼 강직하다. 너무 강직하면 부러지게 된다. 어머니의 태도는 망상에 가깝다. 망상은 쉽게 꺾이지 않다. 혼자 힘으로 싸우기엔 벅차다. 자식들이 하나로 뭉쳐야 한다. 한 소리를 내야 한다. 반복해서 시도해야 한다. 그래서 어머니가 과거에는 옳았지만 현재는 잘못됐다는 점을 강하게 설득해야 한다. 그녀의 태도가 바뀌도록 해야 한다. 독재자의 비참한 최후의 막아야한다.

셋째, 정밀검사와 치료가 필요하다. 어쩌면 뇌 문제일 수 있다. 화병이 있다면 감정통제가 어려울 것이다. 초기 치매가 있따면 성격이 더욱 고집스러워질 것이다. 약물치료를 하게 되면 훨씬 부드러워질 수 있다. 보통 부모들은 자식의 말을 잘 듣지 않다. 하지만 세삼자의 조언까지 무시하지는 않는다. 현명한 닥터의 한 마디가 어머니의 태도를 드라마틱하게 바꿀 수도 있다. 이제, 모자는 새로운 지평을 열어야 한다. 어머니는 외로움에서 벗어나 생래적인 호젓함으로 성큼 다가서야 한다. 그는 우물함에서 벗어나 두려움이 없는 참된 지긋함으로 한 발 나아가야한다.


숨겨놓은 마음의 병 세상 밖으로 던져라 글쓴이 : KEEC   2015-05-19 11:45

숨겨놓은 마음의 병 세상 밖으로 던져라

글 한국형에니어그램 4기 전문강사 이후경 박사




정신과 의원의 새 패러다임을 열다

이후경 원장이 정신과 전문의로 활동한 것은 1991년부터다. 병원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으면서 후학 양성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진료 환경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병원 경영 측면에서 수익을 내거나 눈에 바로 보이는 치료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약물에 의존할 수 밖에 없었다. 그는 미국이나 유럽식의 상담 치료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국내에서는 쉽지 않은 과정이지만, 그는 과감하게 그 길을 선택했다.“우리나라의 정신과 의원들은 대부분 의사 한 명에 간호사 한두명이 근무하는 영세 병원입니다. 또 치료방법도 약물치료 일변도이구요. 하지만 미국은 그렇지 않습니다. 의사, 상담 전문가, 음악치료사,운동치료사 등이 한 곳에 모여 종합적인 해답을 제공합니다. 한국이 OECD 국가 중 스트레스 지수가 가장 높은데, 한국에 이런 센터 하나쯤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우선 연세대학교 MBA 과정에 들어갔다. 경영학을 전공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정신과 치료 중 집단 심리치료에 대한 지식을 심화하기 위해서였다. 이후 사회·집단 심리에 대한 연구를 위해 병원을 정리하고 미국 유학까지 계획했다. 하지만 MBA 과정을 공부하면서 경영학 내 집단역학·리더십 분야가 집단치료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결국 진로방향을 틀어 박사학위까지 이어가게 되었다. 또 이 시기에 사업계획서 기획과 운 영에 대해 토론하면서 LPJ마음건강센터의
토대가 된 종합정신치료센터를 구상하게 되었다. 대부분의 정신과 전문의들은 개원 이후 얼마간은 꼼꼼한 진료를 하지만, 수익을 얻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점차 진료시간을 줄이게 된다. 또한 수익이 줄어 들 것에 대비해 기계 치료나 상담 전문가를 고용하지 않는 병원도 많다.
그는 환자를 제대로 진찰하고 상담하고 치료하기 위해서는 ‘치료의 분업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이 원장은 평소 알고 지내던 정신과 전문의 6명에게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고, 임상심리사, 세대별 상담 전문가, 소아 심리치료사들이 힘을 합쳐 지금의 마음건강센터를 구축했다. 마음건강센터만의 장점을 묻는 질문에 그는 부부싸움으로 정신과의원을 찾은 사람을 예로 들었다. “보통 정신과 의원에 부부싸움으로 인한 스트레스로 찾아가면 간단한 진료 후 수면
제와 항우울제를 주는 게 끝인데 이러면절대 치료가 될 수 없다”며 “우리 병원에서는 원인 해결과 집단 상담과 같은 사회학적치료를 우선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다른 점” 이라고 설명했다.


스트레스, 적극적인 해소가 가장 좋은 치료법

그렇다면 이후경 원장이 20년 넘는 기간동안 가장 많이 만난 환자는 어떤 환자일까? 모두의 예상대로 대답은 ‘스트레스’ 상담환자였다. “현대인은 스트레스에서 완전히 벗어나 살 수 없는 존재입니다. 수도없이 ‘나는 행복한가? 잘 살고 있나? 이렇게사는 것이 맞나?’라고 자문하며 스스로를 괴롭힐 뿐입니다. 사회가 점점 발전할 수록 신체적 웰빙은 해결되지만 심리적·사회적 웰빙은 신경 쓸 겨를이 없죠. 신체의 건강이 중요하듯 마음의 건강도 중요한데 모두들
놓치고 있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이 원장은 스트레스 지수가 세계 1위가 된 이유는 한국에만 있는 ‘후유증’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불과 한 세대 만에 전쟁을 겪은 후진국에서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 올라서는데 따른 성장통과 세대 차이, 인간관계의 약화 등이 후유증의 원인이다. “그동안 자본주의 사회에서 오로지 성장에만신경 썼을 뿐, 심적인 안전장치 하나 마련하지 않고 견뎌내 온 것이 문제입니다. 정신의학계에 한국인만 있다는 고유 질병이등재됐어요. 오랜 기간 동안 고생과 억눌림이 뒤섞인 ‘화병’이 바로 그것입니다.” 그나마 예전엔 경제 성장으로 인한 보상이 커서 스트레스를 이겨냈지만, 일에 대한 보상이 점점 낮아지면서 현대인들은 더 큰 상처를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방법은 없을까? 이에 대해 이 원장은 “노 스트레스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답했다. 한국사회는 이미 반세기 가까이 그 틀을 유지해 왔기에 국가가 나선다해도 촘촘히 엮인 세대 간 갈등이나 연령대 별로 다른 스트레스의 원인을 해결하기란 어렵다는 것. 그렇기에 어차피 받은 스트레스, ‘빨리 해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여기서 말하는 ‘해소’는 현재 자신이 스트레스 상태임을 주변 누구에게라도 알리는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 시기를 놓쳐 병으로 키우는 경우가 많다. 의사의 진찰과 상담으로 치료될 만한 증상이 질병으로 발전하고 약물치료까지 필요한 상태로 악화된 케이스가 급증하고 있다. 그 이유는 정신질환, 예컨대 우울증이나 강박증 같은 질병에 대해 너무 안일하게 생각하는 분위기가 사회 전반에 깔려 있기 때문이다.
“사실 스트레스로 인한 문제는 비단 정신적고통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 고통이 밖으로 표출되지 못하면 혼자 폭발하거나 가라앉게 되고, 주변까지 피해를 입히게 됩니다. 개인의 문제가 조직의 문제, 나아가사회적 문제가 되는데도 불구하고 주변 사람들이 ‘며칠 쉬면 낫겠지, 약 먹으면 낫겠지’하며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게 문제입니다.”
정신질환을 극단적으로 표현하는 드라마나 영화 역시 그 분위기에 일조한다고 분석했다. 최근 방영되고 있는 드라마 <킬미힐미>나 <하이드 지킬, 나>의 주인공들이 정신질환의 하나인 다중인격, 정신분열등 을 나쁜 이미지로 그려내고 있다. 이런 이유로 정신과 상담을 받으러 가는 것조차 주변 눈치를 보게 되고 숨기게 되는 풍토가
마련된 것이다. “정신과는 머리를 열고 수술하는 곳이 아닌, 마음을 열고 카운슬링(상담)하기 위해가벼운 마음으로 들릴 수 있는 병원이라는 것을 널리 알려야 합니다.” 직장생활을 위한 네 가지 조언 이후경 원장은 “스트레스가 일상생활에 조금이라도 지장을 준다면 빨리 전문가의 상담을 받아야 한다”고 말하면서 “하지만 초기 수준의 스트레스는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만으로도 해결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출근하기 전부터 머리가 지끈거리거나 목이 뻐근한 사람, 아예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 마냥 기운이 하나도 없는 사람에게는 직장 자체가 스트레스의 원인이기에 ‘직장을 그만 다녀라’라는 무책임한 제안을 하는 것이 아니라 네 가지 행동 제안을 통해 “이것만 잘 지켜도 직장 내 스트레스는 없어질 것”이라며 장담했다.

첫째, ‘신나는 하루 선택하기’다. 우리는 매일 출근을 한다. 우리 몸을 일터로 가져오는 것이다. 억지로 누가 시켜서 하는 일보다 스스로 하는 일이 기분 좋을 수밖에 없다. 출근하는 것도 기분 좋게, 일을 하면 서도 ‘내가 이 일을 왜 해야 하는가?’에 대해 스스로에게 이해시키는 것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 힘든 하루인가 신나는 하루인가는 온전히 자신의 선택에 따른 결과다.

두 번째는 ‘일터에서 재미를 찾아라’이다. 직장내에서 본인이 즐겨할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든다면, 그것으로 인해 직장 분위기는 완전히 바뀔 것이다. 자신의 긍정적인 에너지가 주위로 전달되면 동료 간의 신뢰가 쌓이며 팀 분위기가 좋아져 능률도 오를 것이고, 그러다 보면 성과에 따른 보상에 자부심 또한 높아지게 된다.

‘추억을 만들어라’가 세 번째 제안이다. 어린 시절의 좋은 추억은 지금도 뇌리에 남아 종종 떠오르곤 한다. 그러면서 ‘아, 그때 참 좋았지’ 하며 되뇐 적이 있을 것이다. 동료들과 혹은 직장상사와 좋은 추억을 만든다면 어려운 일이 닥쳤을 때, 그 추억의 힘으로 이겨내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현재(Present)가 바로 우리에게 주어진 선물(Present)임을 잊지 말자.

네 번째 제안은 바로 ‘집중하기’다. 이 원장은 ‘업무’에 대한 집중이 아니라 ‘주변 사람의 이야기’에 대한 집중이라고 설명했다. “경청하는 자세야말로 상대방에게 공감한다는 신호를 가장 강하게 내뿜는 것”이라며 “다른 제안보다 가장 먼저 변화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후경 원장은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살기 위해 누구나 지켜야 할 것에 대한 조언을 끝으로 인터뷰를 마쳤다.
“스트레스를 정신 문제로만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스트레스 의 원인은 사실 어떤 것이든 가능합니다. 과도한 업무로 인한 피로도 스트레스의 원인이고, 옆자리 동료의 과한 향수나 재미없는 따분한 휴일도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스트레스라고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자신의 의식을 잘 통제해야 합니다. 자신의 감정을 잘 통제하는 사람이 스트레스도 잘 극복해 낼 수 있습니다!”
노예처럼 사는 왕, 왕처럼 사는 노예 - 미생이 던진 메시지 글쓴이 : KEEC   2015-05-19 11:31
노예처럼 사는 왕, 왕처럼 사는 노예

미생이 던진 메시지


글 한국형에니어그램 4기 전문강사 이후경 박사




최근 종영한 드라마 <미생>이 여전히 장안의 화제다. 미생(未生)은 아직 완전하게 살아있지도 죽지도 않은 상태다. 이 드라마는 비정규직, 저학력자 문제로 얼룩진 직장인의 애환을 그리고있다. 인간관계 갈등, 불투명한 앞날,산더미 같은 일감에 치여 사는 직장인의 고난을 다루고 있다. 그들은 미생(未生)에서 완생(完生)으로 나가려 하지만, 승산 없는 게임에서 매일 고민과 걱정에 빠진다. “길이란 걷는 것이 아니라 나아가기 위한 것이다. 나아가지 못할 길은 길이 아니다.”


행복이란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

#1. “죽을 만큼 열심히 하면, 나도 가능한 겁니까?” <미생> 속 장그래는 ‘갑’의 세계에 들어간
이방인 ‘을’이다. 한때는 바둑 영재였지만, 화려한 스펙에 외국어 몇 개쯤은 필수인 사람들만 모
인 종합상사에 들어간다. 그는 고졸 검정고시 출신으로,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요즘 보기 드문
청년이다. 집 판돈으로 홀어머니와 시작한 가게는 8개월 만에 쫄딱 망했다.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다, 기적 같은 기회가 온 것이다.

#2. “밟아보세요, 선배님. 그래봤자 발만 아프실 거예요.” 안영이는 찌질한 남자의 세계에 들어간
잘난 여자다. 그녀는 청춘의 절반을 아버지 빚을 갚는데 허덕였다. 과거를 모두 잊고 자신을
위해 살려는 마음으로, 종합상사에 지원해 수석으로 합격한다. 그런데 모든 걸 다 가진 듯 보이는
능력이 남자들의 어느 부분을 건드린다. 흠이 없는 게 흠이 된 것이다. 그때부터 잘난 남자들의
역차별을 받게 된다.

#3. “장그래씨는 내가 믿고 살아온 정의가 아닙니다.” 장백기는 칭찬 없는 세상에 들어간
모범생이다. 그는 완벽한 스펙을 갖춘 엘리트다. 종합상사 첫 근무부터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
다. 뭘 해도 칭찬받던 그가 칭찬 없는 세계에 떨어진 것이다. 그런데 고졸 낙하산 장그래는 일을
척척 해내고 있다. 이곳까지 오기 위해 이를 악물고 포기한 것들이 얼마나 많았던가!

#4. “회사가 좋아요, 일도 좋습니다. 물론 여자도 좋고요.” 한석율은 현실 세계에 들어온
이상주의자다. 그는 일하는 게 가장 즐겁다는 보기 드문 청년이다. 특유의 자신감, 친화력,
뻔뻔함을 갖춘 정보통이다. 노동자의 집안에서 태어나 현장의 소중함을 알고, 그들을 책임지
는 대기업의 사장이 되리라 마음먹고 입사한다. 그런데 바로 위 상사가 그의 당당한 발걸음에
태클을 건다.
‘나’라는 존재로 사는 삶 설계해야 현대인은 수많은 고민과 걱정으로 살아간다. 고민과 걱정은 우리의 일상이다. 청소년은 공부에 시달리고, 부부는 육아문제로 걱정한다. 청년은 취업 때문에 고민하고, 주부는 돈 문제로 걱정한다.
노인은 뾰족한 대책이 없고, 부모는 교육문제로 걱정한다. 인생은 문제의 연속이다. ‘문제, 문제,
위기, 문제, 문제, 위기….’ 이러다 팔십 평생이 후딱 지나간다. 한 문제가 해결되면, 다른 문제가
나타난다. 한 고민이 사라지면, 다른 걱정이 들어선다. 꼬리에 꼬리를 문다. 문제해결은 우리에게
주어진 소명이다. 직장인은 매일 전쟁터로 출근한다. 평생 일터가 사라지고, 미래는 불투명하다.
겉으로 조용해도 경쟁은 치열하다. 경제대국이 됐다는데, 살아가는 게 날로 버겁다
일하고 싶어도 일할 곳이 부족하다. 기업 곳간은 늘어나도, 가계 통장은 마이너스다. 돈은 항상
부족하고, 앞날은 막막하다. 겉으로 평온해도, 터지기 직전이다. 복지국가가 된다는데, 달라진
게 별로 없다. 부부 모두 일주일에 2~3일은 야근이다. 법정 휴가는 절반도 못 쓰고, 육아 휴직은
꿈도 못 꾼다.

“약자는 눈치를 본다.” 우리는 세계와의 만남을 통해 경험을 확장해 나간다. 어머니를 만나고, 이어 가족·친구·사회를 만난다. 산과 바다도 만나고, 꽃과 나무도 만난다. 만남은 우리에게 주어진 소명이다. 그런데
나이 들면서, 별들의 동화는 기억에서 흐려지고, 바다의 영상은 시야에서 멀어진다. 모래성을 쌓던
열정은 식어가고, 부풀었던 호기심도 퇴색한다. 이제 남는 것은 쏟아지는 정보와 알아야 하는
압박, 밀려오는 일감과 쳇바퀴 도는 권태다. 만남은 체험과 지혜를 상실하고, 꿈의 낙원은 생존의
지옥으로 추락한다. 나란 존재는 거부되고, 남의 시선에 사로잡혀 살아간다.
“타자(他者)는 지옥이다.”



약자로서 지옥 같은 세상을 살아가는데, 도움되는 처방은 무엇일까?

첫째, 구조적인 문제임을 인식하자. 나만 힘든 것이 아니다. 상사·동료·부하도 힘들다. 모두가
뭔가 잘못된 것을 알고 있다. 모두 그렇다면 방법은 있다. 상사가 어떻게 대처하는지, 동료가
어떻게 버티는지 물어보자. 그리고 어떻게 살아갈지 기획해 보자. 구조적인 문제라고 100%
구조적인 것은 없다. 항상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절대 포기하면 안 된다. 분명히 해결방법이
있다. 잠자는 동안 기적이 일어나 모든 게 해결됐다고 상상해보자. “도대체 어떤 기적이
일어났나요?” 거꾸로 추적해보자. 잠자는 동안 악몽이 실현되어 모든 게 망가졌다고 상상해보자.
“어떻게 더 악화되지 않았나요?” 바닥부터 올라가보자. 문제가 생기기 이전이나 예외 상황을
상상해보자. “도대체 그때는 왜 문제가 안 됐나요?” 문제 와해를 도모해보자.
행복이란 무엇일까? 필자는 ‘좋아하는 것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려서 꿈꿨던 성공이란 게
있었다. 어릴 적 그렸던 사랑이란 게 있었다. 부부간의 사랑, 자식과의 소통, 친구간의 우정, 놀이와
휴식은 중요한 가치다. 구조적인 문제로 삶의 가치를 버리지 말자. 할 수 있는 것은 해보자. 겁먹지
말고 용기를 내자. 어떻게든 인생을 인생답게 설계하자.

둘째, 순간을 즐기자.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하면 주인이고, 남이 좋아하는 것을 하면 노예다. 그런데
자본주의 사회에서 주인이 된다는 게 쉽지 않다. 그렇다고 노예로만 살 수는 없지 않은가?
커다란 결정보다 작은 선택에 주목하자. 커피냐 홍차냐를 선택하는 자유 아닌 자유를 즐기자.
주연이 아닌 조연으로 살아가자. 주목받지 않는 조연의 편한 자유를 즐기자. 커다란 지혜보다
작은 지식에 기뻐하자. 앎에 현혹되어 깨달음에 눈먼 자유를 즐기자. 대책 없는 희망에 기뻐하고,
무책임한 위로에 감사하자. 순간을 즐기자. 그러나 노예라는 건만은 잊지 말자.
수메르 격언에 이런 말이 있다. “노예처럼 사는 왕이 있고, 왕처럼 사는 노예가 있다.”

셋째, 목적을 가지자. 너무 많은 목표에 시달려 왔다. 하루하루 할 일에 무너져 왔다. 내가 왜
사는지, 어디로 가는지조차 생각해볼 여유 없이 왔다. 가끔, 정거장에 앉아 갈 곳 없는 사람이
되자. 지나가는 버스를 물끄러미 바라보자. 순간, 커다란 목적이 보인다. 모든 목표가 사라질
때 진짜 목적이 보인다. 목적이 이끄는 삶을 시작하자. 오랫동안 생활을 위해 삶을 희생해 왔다.
“누가 지나가는 새를 진주로 던져 맞추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