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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검사 구입 및 검사온전한 자기 돌봄·자기사랑·치유과정 (33) 글쓴이 : KEEC 2024-08-25 01:11 |
온전한 자기 돌봄·자기사랑·치유과정 (33) - 힐다의 웰니스학교와 수수네숲의 콜라보 프로젝트 -
백석대학교 사회복지학부 교수 조주영
온전히 자유로워질 수 있도록 필요한 것은 치유하고, 그 부정적 영향으로부터는 벗어나 담담히 얘기할 수 있어야 한다. 나는 L이 그녀의 과거에 대해 “~ (초략) 생각하고 싶지 않고 (하략) ~ ”와 같이 묶어 놓은 에너지를 잘 풀어내고 현재와 미래를 향한 건강한 물꼬를 터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개인 사례를 들려주었다. 나는 친정엄마가 60세에 저혈압으로 갑자기 쓰러지셔서 돌아가신 아픔을 겪었다.
그 이후 나는 꽤 오랜 기간 친정엄마 얘기를 할 때면, 때와 장소, 상황을 가리지 않고 주체할 수 없는 슬픔을 비롯하여 복합감정의 눈물이 흘러내리는 곤란 지경의 지배를 받았었다. 다행히 지금은 꾸준한 수련으로 그 문제가 치유되었고 그것으로부터 자유로워졌으며 담담하게 말할 정도로 안정되어 있다. L도 수련을 지속하며 과거를 생각하더라도 내적 동요 없이 차분하고 평온하게 수용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L도 처음에 비해 정말 많이 나아졌다. 수련을 리추얼로 이어오며 더 온전한 심리적 자유를 지향해 가는 여정에 있는 것이다. 그 길을 응원하고 지지한다. 이번 수련에 참여한 인원은 소수로 가족적이지만, 함께 나눈 스토리는 그 어느 때보다 풍성하고 깊었다. 김민지선생은 최근 자신의 가족에게 있었던 어려움을 해결하는 과정을 거치며 또 한 번 크게 점프하였고 그만큼 성장한 경험을 얘기했다.
그녀는 가족구성원에게 우여곡절이 있기는 했으나 과거에 비해 훨씬 순조롭게 지나갈 수 있었던 것은 그동안 수련을 통해 의식 수준이 향상된 결과로 받아들였다. 엄마(이득림선생 지칭)가 사주에서도 말년 운이 좋게 나왔다며 그 믿음이 굳건함을 강조하였다. 나는 “100세 철학자로 유명한 김형석교수가 60세에서 75세 사이를 인생의 황금기라고 했는데, 50대 후반인 선생님(이득림선생 지칭)이 바로 그 황금기를 앞두고 계시네요.”라고 응원 메시지겸 그 여세에 힘을 보탰다. 당사자인 이득림선생은 물론 모두 수긍하는 듯 웃었고 장의 역동이 화기애애하게 피어났다.
이번 회차의 마지막 수련은 TRE이다. 나는 본격적인 TRE에 들어가기 전에 워밍업으로 우리 사회에서 몸의 떨림에 대해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 인식개선이 필요함을 강조하였다. 그리고 TRE를 통해 우리 몸의 선천적인 치유반응을 회복해 갈 수 있다는 점을 잘 알아갈 수 있도록 도왔다. 치유적이고 회복적인 떨림에 관해서는 다른 트라우마 이론들에서도 공통되게 강조하는 내용이다.
SE(Somatic Experiencing)의 개발자 Peter A. Levine은 자신이 트라우마를 공부하고 적용한 지 40년이 될 즈음, 사고로 큰 부상을 당하였다. 그러나 트라우마를 남기지 않고 치유한 경험이 그의 책, 『무언의 목소리: 신체기반 트라우마 치유』에 자세히 실려 있다. 그에 따르면, 자신의 몸이 전하는 ‘무언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몸이 하려는 것들을 하도록 허용함으로써, 즉 몸의 떨림을 멈추지 않고, 내면의 감각들을 ‘추적’하며, 그와 동시에 방어와 정향 반응을 완료하도록 함으로써, 또한 ‘생존 감정들’인 분노와 공포를 느끼되 이에 압도되지 않음으로써, 자신이 신체적으로나 정서적으로 아무 탈 없이 회복할 수 있었다.
그의 사고 수습 과정을 보면 사고를 당한 상황에서 구급차가 동원되었고 자연치유 반응인 몸의 떨림이 일어났다. 그때 응급구조 요원들이 그의 떨림을 제지하려고 하는데, 그는 그 와중에 그들을 설득하여 떨림을 자연스럽게 흘러가도록 유지함으로써 스스로 자연치유가 더 잘 일어나도록 이끌었다. 당시에 응급구조 요원이 제지하려고 한 것은 떨림이 치유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는 것을 몰랐던 것이다.
Peter A. Levine은 낙상, 중병, 버려짐, 충격적이거나 비극적인 소식을 전해 듣는 것, 폭력을 목격하는 것, 자동차 사고 등과 같은 다른 트라우마들도 PTSD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한다. 또한 이런 것들과 다른 상당히 흔한 경험들도 모두 잠재적으로 트라우마를 일으킬 수 있다. 그러한 사건들로부터 회복하지 못하거나 전문가로부터 회복에 적절한 도움을 받지 못했을 때, 우리는 수많은 신체적‧정서적 증상들과 더불어 PTSD에 걸릴 수 있다.
그는 자신이 사고가 났을 때 스스로가 알고 있던 지식이 없었다면, 그리고 그때 자신을 도와준 여러 행운이 없었다면 그때 그 사고가 어떻게 펼쳐졌을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고 토로했다. 그는 자신이 개발한 방법으로 스스로를 구할 수 있었다는 점에 대해 겸손해지고 고마운 마음이 든다고 생생히 들려주고 있다(박수정 외 공역, 2020). 이처럼 SE에서 말하는 치유적 떨림에 대한 관점은 TRE의 타당성을 더해준다. 더불어 제대로 알고, 아는 대로 잘 적용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려주는 대목이다.
TRE를 하고 나서 L은 몸이 가벼워졌고 기분이 좋단다. 그녀는 새벽에 잠이 안 올 때 TRE를 하고, 숙면을 취한 경험이 많다고 한다. TRE가 수면의 질에 도움이 된다는 보고는 매우 많다. H는 다리에 떨림이 미세하게 있었고, 노곤해져서 자고 싶은 느낌이 든다고 했다. TRE 과정에서 미세하게 떨린다고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다. TRE로 긴장의 이완반응이 수월하게 일어나는 것도 매우 보편적이다. 나는 H에게 지금 현재 상황에서 그 떨림이 필요해서 일어난 것임을 이해하도록 도왔다.
S는 오른 다리가 격렬하게 떨렸는데, 오른발의 통증으로 평소에 잘 안 쓴 것의 영향인 듯하단다. 떠는 중에 속쓰림이 올라왔고, 피곤함은 많이 가셨는데 다소 멍함도 있다. TRE과정에서 자신의 몸에 일어난 반응을 섬세하게 따라가며 알아차림의 기회를 챙기는 것이 필요하고 중요하다. 특히 S에게 일어난 멍함의 경우 치유적 멍함인지 해리 상황인지 분별이 필요하다. 나는 그녀가 이전 회차들에서 몇 차례 다루어준 다미주이론과 3F반응(Fight, Flight, Freeze)에 대한 내용을 상기하도록 하고, 자신의 반응을 알아차리고 보다 객관적으로 이해하도록 도왔다.
몇 차례 언급한 바 있지만, 이 치유프로젝트 전반은 참가자들이 배운 것들을 토대로 일상에서 수련을 리추얼화해 가도록 응원하고 지지한다. 각자 지속적으로 수련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삶 속에서 융화롭게 리추얼화할 수 있는 지지시스템이 필요하다. 지지시스템이 갖추어졌을 때, 보다 일상적으로 이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개인 내적으로 수련의 지향을 담아 그 시스템을 갖출 수도 있고, 온가족이 수련을 함께 하며 서로 응원과 지지를 할 수도 있다.
또는 동호회나 단체의 구성원이 함께 하는 것, 서로 도반이 되어 주는 것 등 다양한 대안을 고려해 볼 수 있다. 힐다의 웰니스학교에서 수련을 경험했거나 하고 있는 다양한 팀[행복의 선택, O(원, 만다라), 숲사랑, 꿈나물, 북타민, 숲토피아, 무지개왈츠, 원마인드 등]은 그런 시스템을 갖추도록 돕는 의도를 반영한 것이기도 하다. 귀한 것을 애지중지하듯이, 수련의 지속은 스스로 귀한 존재임을 인정하고 존재가치를 유지 증진해 갈 수 있게 할 것이다.
수련팀 중에 O(원, 만다라)팀은 상담자팀으로 경기도 지역과 충청지역 분들로 구성된 팀인데, 충청지역의 경우 한 직장에서 3명이 함께 왔다. 그녀들은 점심시간을 이용하여, 10분 내외의 짬을 내어 힐다모델 속의 치유 방편을 이용해 수련을 이어가고 있다고 들었다. 나는 이런 모임이나 단체가 늘어나길 간절히 염원한다. 그리고 그렇게 하고자 하는 팀이 있으면, 크건 작건 열 일을 제치고 달려가 그들을 응원하고 지지하는 것을 좋아 한다.
이번 치유프로젝트의 공동진행자인 이득림선생과 김민지선생은 이런 나의 지향을 잘 이해하며 이 치유프로젝트와는 별개로 시간과 정성을 들여 상호호혜적으로 발전시켜 가고 있다. 그래서 실제 함께 정성을 모아 이루어낸 작은 성과들도 몇몇 케이스가 있고, 또 무지개왈츠 팀의 프로젝트 등 현재진행 중인 것도 있다. 그 내용은 함께 공동 저술한 『온통생명사랑교실: 봄‧여름편』에 일부 실었고, 일부는 2025년에 발간 예정인 『온통생명사랑교실: 가을‧겨울편』에 실을 예정이다.
이 연재 글의 독자들도 지금쯤은 짐작하겠지만 힐다모델은 그 과정에의 든든한 지원군이다. 내가 이런 방향을 잡고 굳건히 나아갈 수 있도록 힘이 되어 주는 것들은 도처서 다양한 방법과 내용으로 함께 하고 있다. 즉, 동서양의 위대한 영적 가르침, 신앙, 수호성인, 가족, 친‧인척, 스승, 도반, 친구, 동료, 상담‧치유‧교육 등의 장에서 만난 사람들, 자연 등 일일이 다 나열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다. 힐다모델에는 전세계적으로 이미 심신의 치유와 영적 성장 면에서 탁월성이 인정된 방편들만을 뽑아 포함하였고, 나는 그것들을 적용하며 다양한 증례들을 축적해 왔기에 확고한 신념으로 추천한다.
전에도 언급한 바 있지만, 힐다모델의 큰 틀은 향후에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 세부 내용에 대한 정교화는 언제나 현재진행형이다. 동시에 인지부조화(cognitive dissonance)나 확증편향(confirmation bias) 같은 인지적 편향에 휘둘리지 않고 현존하고자 정성을 들여가고 있다. 인지부조화에 따른 편향은 두 가지 모순되는 인지 요소에 직면하였을 때 일어난다. 즉, 모순상황의 불균형이 심리적 긴장을 유발하므로 나름의 변명거리로 그 상황을 정당화하여 심리적 안정을 찾고자 노력하게 된다.
확증편향은 자신의 신념, 기대, 생각과 일치하는 정보는 받아들이고 그렇지 않은 정보는 무시하거나 축소하는 경향을 말한다. 이런 것들이 편견을 조장하고, 엄청난 손실을 유발하며 그로 인한 대가를 치르게 한다. 따라서 이런 인지적 편향으로부터 자유로워지려면 올바른 선택을 유도하는 시스템 사고가 필요하다.
『시스템사고와 창의』의 저자, 김상욱 교수는 시스템 사고야말로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복잡계에서 상황을 정확히 판단하고 올바른 의사결정을 내리는 탁월한 대안이라고 강조한다. 시스템 사고의 저변에는 모든 것이 상대적 관계 속에서 서로 영향을 주고, 영향을 받는다는 믿음이 깔려있다. 시스템 사고에 대한 보다 자세한 설명은 앞 연재 글의 내용을 참조하기 바란다.
그리고 내가 힐다모델을 구축하고, 연구 중심으로 운영하는 힐다의 웰니스학교나 또는 상호호혜적으로 선순환 에너지의 확산에 뜻을 같이하는 개인이나 단체와 다양한 형태의 콜라보프로젝트를 추진해 가고 있는 것도 더 온전하게 바라보고 제대로 방향을 찾아가기 위한 의지의 실현이다. 그렇게 하며 새롭게 배우기도 하고,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는 등의 이점이 있으며, 그 자체에서 즐거움과 보람을 느낀다. 나다운 삶, 다함께 잘 사는 삶을 향한 나의 끈기있는 일편단심은 문득문득 소중한 어떤 것을 조우하는 기쁨으로 찾아왔고, 그것들이 큰 선물이 되곤 했다.
그것은 힐다모델을 구성하고자 준비하는 과정에도 그랬고, 그것의 윤곽을 잡고 구조화하여 연구 중심으로 힐다의 웰니스학교를 운영하는 과정에서도 변함없이 이어지고 있다. 그것들이 내게는 그야말로 세렌디피티(Serendipity)였다. 『행복한 우연 세렌디피티를 잡아라』의 저자, 히노하라 시게아키는 세렌디피티에 대해 “운 좋은 발견이나 뜻밖의 발견, 즉 행복한 우연”으로 설명한다.
그는 자신의 책에서 우리 주위에는 무심코 지나칠 일들을 놓치지 않고 세렌디피티로 연결하여 큰 성공을 거둔 이들이 예상외로 많음을 알려준다. 그 자신도 인생의 고비마다 마주친 세렌디피티를 붙잡은 것을 비롯하여 ‘세렌디피티 전도사’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행운은 우리가 원하면 붙잡을 수 있지만, 그것을 알아보는 안목을 기르는 것이 필요하다. 안목이 없다면 값진 기회를 놓칠 수밖에 없다. 생각지 못한 귀한 것을 우연히 발견하는 것도 능력이다.
우연히 찾아오는 기회는 준비된 자만이 붙잡을 수 있다. 『세렌디피티 코드: 부와 성공 뒤에 숨겨진 행운의 과학』의 저자 크리스티안 부슈는 세렌디피티를 “영리한 운”으로 설명한다. 그는 ‘개인과 조직의 성장이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를 연구하며 세렌디피티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 과정에서 남들과 비슷한 환경과 조건에서도 훨씬 더 뛰어난 성과를 얻는 사람들의 공통점을 발견하였다.
그 시작점은 평범한 일상에서 일어나는, 의도되지 않은 말과 행동들로 이를 각각의 ‘점’이라고 일컫는다. 그리고 그 흐트러진 점들을 유의미하게 연결 짓는 ‘발견’과 그 점들을 놀이하듯이 연결하는 ‘점 잇기’의 행위가 뒤따른다. 이때 쉽게 성공적인 성과로 이어지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여기서 바로 열정적 끈기의 힘인 집념, 즉 ‘그릿’(Grit)이 필요하다.
크리스티안 부슈는 행동, 발견, 점 잇기, 그릿(Grit)이라는 4가지 요소를 세렌디피티 코드로 안내하며 그것을 이해하고 실천한다면 원하는 목표가 무엇이든 반드시 얻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즉, 성공은 우연한 기회와 노력의 상호작용 과정에서 의미 있는 점 잇기의 세렌디피티를 발견함으로써 일어난다. 나는 내 삶의 지향이 뜻하는 바대로 원활하게 흐르고 있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라고 스스로 평가한다.
각설하고, TRE도 수련의 리추얼화에 도움이 많이 되는 매우 탁월한 자가치유 방편이다. 그러므로 잘 습득하여 활용한다면 매우 큰 유익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참가자들이 일상에서 TRE를 활용할 경우에 지켜야 할 유의 사항과 자가 인터벤션 요령을 몇 가지 안내하였다. 이번 회차에서는 서너 가지 정도 안내하였지만, 이 연재 글의 독자를 위해 좀 자세하게 설명하고자 한다.
TRE의 창시자 David Berceli 박사는 TRE를 활용하는 사람들을 위한 영상 강의(https://www.youtube.com/watch?v=8LuVYXIhUJw&t=2s, 2020년. 번역: TREKorea 최은주 대표)에서 다양한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구체적인 내용은 아래와 같으며(물론 이외에도 창의적으로 적용해 볼 수 있는 여러 방안이 있다), 장(場)의 역동에 따라 필요한 것을 적절히 선정하여 활용할 수 있다.
① TRE의 기본 자세(준비 운동을 마치고 누워서 떨림을 유도하는 자세)에서 왼쪽 다리 뻗기 ② 기본 자세에서 오른쪽 다리 뻗기 ③ 기본 자세에서 양다리 뻗고 한 발씩 움직여 보기(오른발의 발가락을 멀리 밀어냈다가 얼굴 쪽으로 당기기 5회, 왼발의 발가락을 멀리 포인트했다가 얼굴 쪽으로 당기기 5회) ④ 발가락을 몸 중앙선 쪽(안쪽)과 바깥쪽으로 자동차의 와이퍼처럼 움직이기 5회 ⑤ 발목을 각 방향으로 5회씩 돌리기
⑥ 양 무릎을 다시 천정쪽을 향하여 굽히기 ⑦ 누운 자세에서 골반을 앞뒤로 섬세하게 움직이기(5회) ⑧ 몸 안의 공기를 몽땅 내보내는 것처럼 호흡하기 & 참았다가 깊게 들이쉬기 ⑨ 오른손을 왼쪽 어깨로 가져가 근육 누르면서 늘리기 ⑩ 왼손으로 오른쪽 어깨에 손가락으로 누르면서 늘리기 ⑪ 양어깨를 몸통(가슴 중심선) 앞쪽으로 모았다가 툭 떨구기(5회)
⑫ 양손으로 주먹을 꽉 쥐었다가 쫙 펴기(5회) ⑬ 턱을 머리 쪽으로 들었다가 천천히 가슴 쪽으로 당기기(부드러운 Yes 모션) (5회) ⑭ 머리를 “No" 하는 것처럼 양옆으로 천천히 움직이기(3~5회) & 머리를 중앙에 두고 살피기 ⑮ 혀끝을 이빨들의 선을 타고 움직이기(캐더린이 제안한 방법) ⑯ 혀끝을 이빨의 바깥 선으로 돌려보기 ⑰ 혀를 최대한 내밀었다가 이완하기(3회)
⑱ 턱을 풀기(입을 크게 열었다가 닫기 5회, 아래턱을 좌우로 움직이기 5회) ⑲ 손가락을 턱관절 연결되는 부분에 대고 턱을 벌렸다 다물기(깨물근 마사지 하기) ⑳ 머리 뒤쪽의 두개골 선을 따라 목과 연결되는 부분, 경추에서 귀까지 엄지손가락으로 마사지 하기 ㉑ 양팔과 다리를 천정을 향하여 들고 떨기(Jacy가 제안) 등을 제시하고 있다.
이들 방법은 TRE과정에서 자가 인터벤션을 위해 선택할 수도 있고, TRE프로바이더가 내담자의 몸을 잘 관찰하여 가장 적절하고 유용한 인터벤션을 하는데 참조할 수도 있다. 이때 단순히 제시된 자세만 취하는 것이 아니라 그 자세를 통해서 얻을 수 있는 이점을 고려한다.
예를 들면 떨림이 일어나거나 지속되는 지점을 찾기, 자세를 바꾸었을 때 근막과 근육들이 사용하는 패턴의 변화를 알아차리기, 몸에 유용한 떨림의 변화 이끌어 내기, 어떤 동작을 하는 과정‧하기 전‧한 후의 몸의 반응이나 차이 살피기, 어떤 특정 부위와 관련된 동작을 하면서 그 부위의 상태나 반응 살피기 등 여러 측면이 있다. 또한 이들 자세는 단순히 예시들이며, 실제 적용에 있어서는 개인에 따라 또는 상황에 따라 유연성을 발휘하는 것이 필요하다.
어떤 개인은 바꾸는 자세마다 바로 떨림의 변화가 일어나기도 하고, 또 어떤 개인은 바뀐 자세에 그 개인의 몸이 적응하는 시간이 좀 길게 필요할 수도 있다. 그 어떤 양상도 다 존중되어야 한다. 그 상황에서 개인의 시스템이 필요로 하는 것을 편안하게 찾아갈 수 있도록 기다려주거나 필요한 자가 인터벤션 또는 프로바이더에 의한 인터벤션을 할 수 있다. 인터벤션 후 쉬는 모드에서는 온몸의 긴장을 이완하고 일어나는 양상을 관찰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외에도 Hans Holter Solhjell는 TREKorea(대표 최은주) 주최로 열린 ”의자에 앉아서 TRE하기“에서 TRE에 펠든크라이스(Feldenkrais)를 적절히 융합하여 안내한 적이 있다. 그는 TRE를 많이 하는 사람과 비교적 초심자들에게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제시하여 일상에서 수월하게 활용할 수 있는 매우 유용한 TRE 팁을 제공해 주었다. 나는 이 방식을 배워 힐다의 웰니스학교에서 다년간 수련을 이어오고 있는 도반들에게 여러 차례 도입하여 호응을 얻은 바 있다.
그 외에 내가 오랜 경험적 노하우를 바탕으로 응용해 본 방식도 다양하다. 예를 들면, 싱잉볼의 진동을 활용하여 떨림(진동)이 일어나는 것을 관찰해 보기도 하고, 또 레이키를 통해서 떨림이 일어나는 것을 관찰해 보기도 하였다. 이렇게 하는 것은 진동의 치유력이 작용하여 더 섬세한 떨림을 유도하게 되고 내 몸과 신경계를 더 안정적으로 끌어가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한다.
한편 TRE를 해본 경험이 많지 않은 사람들은 대부분 TRE를 할 때 누워서 각 잡고 해야 하는 것이 전부인 것으로 오해하는 것 같다. 이런 오해는 TRE를 일상의 수련 수단으로 활용하는 데 있어서 걸림돌로 작용하는 듯하다. 그러나 TRE를 많이 해본 사람들은 할 수 있는 방식이 매우 다양하다는 것을 안다.
나는 꽤 오랫동안 스스로를 위해 TRE를 수련 수단으로 활용해 오며, 벌써 오래전부터 그 어떤 자세를 취하더라도, 몸의 특정 부위에 주의만 주어도 자연스런 떨림이 일어난다. 따라서 나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필요시에 TRE를 치유적으로 활용하곤 한다. 힐다의 웰니스학교에서 다년간 장기 수련을 이어오고 있는 도반 중에도 이런 점이 쉽게 확인된다.
다시 정리하자면 TRE의 활용 방식은 개인의 상황과 여건에 따라 다르다. 훈련받은 프로바이더의 도움을 받아 안전 수칙을 지키며 제대로 습득한 후에 각자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가는 것이 필요하다. 이것을 겨우내 온실 속에서 자라던 화초를 야외로 이식할 때의 상황 비유로 설명해 보자면, 온실에서 키우던 화초를 그 식물의 생장 조건을 고려하지 않은 채 갑자기 밖에 내놓으면 조건이 변한 실외에서 적응하지 못하고 죽게 된다.
또는 봄의 어느날 식물을 이식하기 적당한 때라고 생각하고 온실에서 실외로 내놓았다가 갑자기 꽃샘추위가 올 경우에는 냉해를 입기도 한다. 이런 상황에서는 그에 맞는 대책을 마련하여 식물의 안전한 생장을 도와야 할 것이다. 마찬가지로 TRE를 통한 자기 돌봄도 각자의 상황과 여건을 고려하여 안전하게 활용하는 요령을 습득해야 한다.
- 다음 호에 계속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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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전한 자기 돌봄·자기사랑·치유과정 (32) 글쓴이 : KEEC 2024-07-25 19:26 |
온전한 자기 돌봄·자기사랑·치유과정 (32) - 힐다의 웰니스학교와 수수네숲의 콜라보 프로젝트 -
백석대학교 사회복지학부 교수 조주영
31회차 연재 글에서 다룬 이득림 선생의 힐다모델을 통한 가족치유사례 나눔에 대해 좀 더 다루고자 한다. 그녀는 안다는 것이 이렇게 중요하다는 것을 몸소 느꼈노라고 힘주어 말한다. 이 수련을 시작하지 않았으면 죽을 때까지 이러한 기쁨과 행복을 절대 몰랐을 것이고, 모르는 삶은 생각만으로도 아찔하단다. 그녀는 수련을 거듭할수록 마음이 단단해진다는 느낌을 받고 있으며, 앞으로 정말 행복하게 잘 살 것 같다는 기대와 희망을 선언했다.
이득림선생의 가족치유사례 얘기를 듣고 다른 참여자들도 잘 사셨다고 격려와 지지를 보내 준다. 그녀는 미소로 화답하며 이번 수련에 참여한 H도 자신의 딸처럼 결혼 전인 점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결혼 전에 이런 공부와 수련을 한 것은 정말 잘한 선택이라고 힘주어 말한다. 나는 H에게 이 얘기가 어떻게 전해지는지 물었다. 그녀는 동감하며 자신의 가족도 비슷한 아픔이 있다고 하였다.
그런데, 자신은 현재 혼자 이 수련에 참여 중이고 수수네숲 가족은 온 가족이 참여하는 것이 마냥 부럽단다. 누구든 처음이 있다. 수련을 중단하지 않고 점진적이고 더 발전적으로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대해 나는 H가 좀 더 희망을 갖도록 돕고자 수수네숲의 가족 수련도 처음부터 온가족이 참여한 것은 아님을 알려주었다. 처음에는 모녀만 시작하였고, 5회차에 아들이 합류하였으며, 7회차에 남편이 합류한 것이다.
그리고 모든 가족원이 수련 첫날부터 신뢰 모드로 참여한 것도 아니다. 딸인 김민지 선생은 수련 첫날부터 엄지척을 내보이며 좋아하였다. 엄마인 이득림선생은 1~3회는 매우 바쁜 와중에 딸을 위해 마지못해 참여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다가 3회차 수련 과정에서 뒤통수를 한 대 맞은 듯, 어둠의 안개가 걷히는 느낌 보고를 하였다. 더불어 수련의 지속에 대해 깊은 애정 모드로 바뀌었다.
그 긍정적 여파로 딸과 함께 아들과 남편을 차례로 설득하여 수련에 합류하도록 한 것이다. 이 연재칼럼의 수련 시기인 2022년 11월 당시에 남편 외의 다른 가족은 모두 수련에 대한 신뢰가 매우 깊었다. 그러나 남편은 아직 마음까지 온전히 합류하지는 못한 상황이었다. 이러한 양상은 다른 사람들에게도 충분히 있을 수 있는 보편적 현상이다. 그렇지만 이 칼럼을 쓰고 있는 현재(2024년 7월)는 남편도 지속적인 수련에 대해 완전 신뢰 모드이다. 가족의 성장과 치유도 두드러지고, 그 건강한 에너지가 선순환하고 있음도 확인된다.
온가족이 수련을 함께 지속하면 가장 좋지만, 사정이 여의치 못할 때는 혼자라도 수련을 장기적으로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어느 순간 당사자는 물론 가족 간에 상호작용의 양상이 질적으로 변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가족 중의 누군가가 습관적으로 화를 내거나 힘들게 하더라도 그것에 대해 같이 화를 내거나 얼어붙는 방식의 반사적 반응 대신에 자신에게 일어나고 있는 일에 대해 관찰자의 자세를 유지할 수 있다.
“자신을 마음과 동일시하면 마음은 더 강력해진다. 반대로 마음을 관찰하면 마음은 에너지를 잃고 약화된다(에크하르트 톨레).” “부정적 생각이나 감정의 자연적 수명은 90초이다. 우리는 화를 내는 순간 스트레스 호르몬이 온몸의 혈관을 타고 퍼져 나가는데, 90초가 지나면 저절로 완전히 사라진다. 그런데 분노가 90초 이상 지속되는 건 우리 스스로 화에 기름을 붓기 때문이다(김상운).”
힐다모델에는 응급처치 방편도 다양하게 포함하고 있다. 예를 들어 화가 나거나 부정적 감정이 발생할 경우 EFT를 적용하여 타점을 두드리거나 SE의 부사운드를 통해 그 순간의 감정 조율을 선택할 수 있다. 이 방법은 개인도 도움을 많이 받지만, 가족이 다 함께 수련하는 경우에는 서로 긍정적인 방향 전환의 계기로 이어지기도 한다. 즉, 가족 중에 누군가는 문제의 상황을 알아차리고 반사적 반응 대신 조용히 타점을 두드리며 자신에게 집중하면, 상대도 이내 알아차리고 그런 행동을 중지하게 된다.
이런 상황은 수수네숲 가족의 수련 과정에서 여러 차례 확인된 점이기도 하다. 수련을 지속해 가다 보면 어느 순간 문제 발생은 줄어들고 가정이 평화를 유지해 갈 수 있다. 우리는 자신이 처한 여건이 어떠하던 그것이 주는 배움의 기회를 챙기고 감사를 선택할 수 있다. 내가 현존하면 자신은 물론 그 긍정적 파장이 가족에게, 그리고 이웃과 사회로 선순환한다. 이런 면에서 볼 때 우리 각자의 수련이 좋은 일을 하는 것이라고 말하자, 모두들 수긍하며 미소 짓는다.
그래서 “우리 하이파이브 해야겠네요!” 하니, 공동진행자 이득림 선생이 앉은 자리에서 일어나 다른 참여자들에게 돌아다니며 하이파이브를 한다. 이렇게 우리는 서로 도반이 되어 점진적으로 치유하고 성장해 가고 있다. 이어서 김민지 선생이 가족에게 일어난 일을 근거리에서 보며 느낀 점을 들려주었다. 그녀는 아프고 나서 힐다모델을 적용한 수련으로 치유를 했고, 이것이 너무 좋아서 앞으로 힐러의 길을 걷고자 마음을 먹고 지금의 일을 하고 있다.
그녀는 주변의 힐링업계 종사자들이 스스로를 온전히 치유하지 않고 일하는 것에 대해 늘 의문을 가져왔다. 만날 때마다 “힘들다”는 말을 반복하는데, 저렇게 힘들면서 다른 사람들을 치유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들었던 것이다. 물론 인간적인 차원에서 충분히 이해는 된다. 그러나 너무 뻔하게 반복되는 문제를 보이는 안타까운 현실을 많이 목격하였고 스스로는 그러지 않고자 수련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그렇게 하여 그녀는 자신이 잘 가고 있고, 잘되고 있다고 믿었다. 자신뿐만 아니라 가족도 잘 되고 있다고 생각하며, “힐러가족”이라는 점에 자부심과 확신에 차 있었다. 그런데 최근 자신의 아빠가 보여준 문제로 잠시나마 정체성이 흔들렸다. 그녀는 자신의 문제가 이런데 누굴 치유할 수 있지라는 생각에 마음이 혼란스러웠다. 그래서 위기가 왔고, ‘카르마적인 문제는 이번 생애에 해결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좌절하며 주춤했다.
그렇지만 그 상황에서 바쁜 동생까지 부랴부랴 합류하여 가족을 뭉치게 하였고, 함께 대책을 논의하게 되었으며, 결과적으로 큰 배움과 깨달음을 얻었다. 그녀는 이번의 경험으로 큰 산을 넘은 것이 전화위복으로 수용된다고 하였다. 수련이라는 것이 사실은 중간에 이런 일이 생기는 것이 그간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지 않게 하는듯하다고 말한다.
김민지 선생은 자신의 아빠가 힐다의 웰니스학교에서의 수련이 이해가 안 된다며 수련에 저항하고 계시지만, 분명히 그 전에 비해 그간의 수련 내용을 알고는 있었고, 다만 적절히 표현을 못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한다. 그녀는 그 일로 헛된 것은 없고, 다만 수련의 개인차가 있을 뿐이라는 것을 경험하였다. 김민지 선생은 이번에 자신의 가족에게 일어난 에피소드로 인하여 정성을 들이면 어떤 식으로든 변화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된 듯하다.
한참 전의 연재 글에서 학습의 4단계를 언급한 바 있다. 바로, ① 무의식적 알지 못함의 단계, ② 의식적 알지 못함의 단계, ③ 의식적 앎의 단계, ④ 무의식적 앎의 단계가 그것이다. 김민지 선생은 스스로를 의식적 앎의 단계로 인식하고 있다. 의식적 앎의 단계에서 좌충우돌이 많이 일어날 수 있다. 이 또한 긍정적 사인이다. 걱정, 두려움, 집착, 비교, 경계 등 에고의 저항이 만만치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좌충우돌이 있기는 하지만, 수련은 이어지고 있고 그래서 온전한 치유적 선택이 늘어날수록 이 가족이 더 단단해져 가고 있는 것이다. 김민지 선생의 아버지가 수련에 한 번 빠진 것을 계기로 수수네숲 가족의 수련 여정에 훨씬 가속도가 붙었다. 이 또한 삶의 한 국면이고, 배움의 기회이다. 흔히들 영적인 성장의 여정을 나선형 변화에 비유한다.
그 나선의 흐름도 큰 줄기만을 표현한 것이며, 그 큰 줄기 내에 좀 더 작은 양상의 지그재그식으로 드러나는 문제와 씨름할 수 있다. 수련 과정에서 보이는 이런 일은 보편적이라는 얘기다. 이럴 때 관찰자의 자세를 견지하는 것이 빛을 발한다. 수련이 깊어질수록 그것이 훨씬 수월해진다.
영적인 수련을 하는 사람들은 삶에서 직면하는 사건 사고의 과정이나 결과를 피하지 않는다. 모든 주어진 것을 감사하게 수용하며 그것을 통한 배움을 챙긴다. 수수네숲 가족도 수련을 지속하는 가운데 빚어진 이번 에피소드를 통해 그 점을 명확히 챙긴 듯하다. 그들이 자각하고 있듯이 이 상황은 어떤 면에서는 기회이기도 하다. 그 순간은 힘들었겠지만, 이런 사건 사고를 통해 각자, 또는 서로를 깊고도 세세하게 돌아보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이어지는 순서는 푸드아트테라피이다. 이번 회차의 주제는 “나의 과거-현재-미래”이다. 이번 주제는 각자 자신을 돌아보고, 더 발전적 방향을 모색해 갈 수 있도록 조력하고자 선정한 것이다. 각자의 본질을 기억하며, 그것을 회복해 가는 데 초점을 두고 작품에 임하도록 안내했다. 참여자들이 나의 설명을 듣고 각자 작품에 임하는 과정에서 보인 장의 역동은 잔잔하고 아름답다. 사뭇 진지한 가운데 간간이 미소와 웃음도 피어난다.
힐다의 웰니스학교에는 푸드아트테라피용 소품을 제법 갖추고 있다. 십수 년간 국내외를 오가며 모아온 각종 피규어를 비롯하여 주문 제작하여 갖추고 있는 다양한 소품들이 참여자들의 눈길을 끈듯하다. H는 그중에서 밤윷을, 그리고 L은 미니 팽이와 몇몇 미니어처를 발견하고 흥미로워한다. 윷은 커피윷, 일반윷 등 다양한 모형이 있으며, 어린아이들 키만한 대형윷도 주문 제작하여 갖추고 있다.
나는 전통 윷놀이와 상담을 놀이형식으로 접목하여 푸드아트테라피, 욕구 탐색, 마음 탐색, 진로지도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다. 각자 작품을 만드는데 있어서 미리 준비해 둔 재료를 활용할 수도 있고, 또는 진열된 것 중에서 마음을 끄는 재료나 소품을 활용할 수도 있다. 각자 자신의 스토리를 담은 작품활동에 정성을 들인다. 이 시간은 자신을 보다 깊게 탐색하고 알아차리는 시간이기도 하다.
작품이 완성되었을 즈음, 자신의 스토리를 얘기하고 싶고 준비된 사람부터 기회를 부여했다. S가 먼저 시작하였으며, 요즘 자신의 이슈가 모든 사람에 대한 ‘사랑’이라며 이야기를 열었다. 그녀에 따르면, 처음 작품을 구상할 때 과거를 언제 어디서부터 시작할까 고민스러웠다.
아프기 전, 이 일을 시작하기 전 등 여러 장면을 고려하다가 결국 어린 시절로 선정하였다. 그녀는 작품에서 자신의 어린 시절엔 가족이 삶의 전부였기에 4인 가족이 함께 돌돌 뭉쳐져 있는 모습으로 표현했다. 자신이 어려서는 이웃집에 어디나 가서 간식을 요청할 정도로 넉살이 좋았고 주고받는 것이 자연스러웠다. 매우 외향적 성격으로 모든 것이 원활하였으나 살아오며 많이 변했다.
어느 순간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고자 너무 과도하게 몸을 사리게 되었고, 다른 사람에게 주지 않는 모습으로 무너졌었다. 그야말로 사랑이 소실된 암흑기였다. 그렇게 된 것이 정확히 어떤 문제인지에 대해 꼬집어 말할 수는 없다. 아마도 복합적인 이유일 것으로 본다. 한 10년가량의 세월 동안 정서적으로 매우 빈곤하였기에 아무것도 없는 모습을 묘사하였다.
그러나 현재는 자연 속에 둘러싸여 있고 자연치유 요법을 적용하고 있다. 그렇지만 사람이 없는 모습인데, 이것은 실제는 사람을 많이 만나지만 마음속에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높은 성에 사람은 없고 식물과 동물만 있는데, 지금 자신의 모습이 이렇게 스스로를 가두고 있는 상황이라는 자각을 한 것이다. 마음의 벽을 쌓고 있는데, 이것들이 과거의 영향임을 알고 있고, 점차 회복해 가는 시간의 모습을 나타냈다.
어려서 갖추고 있던 외향성과 순수성, 다른 사람들과 나누고 싶고 사랑을 회복하고 싶은 것이 미래의 모습이다. 그래서 쉽게 오갈 수 있는 모습으로 묘사하였다. 그리고 신랑 신부의 결혼 이미지도 포함하였다. 이 모습처럼 미래는 자연스럽길 기대한다. 그전에는 작품들이 커리어나 직업적인 성취에 초점을 맞추곤 했다.
그러다가 최근에 그런 것이 없는 본연의 삶의 모습이 점차 드러나기 시작하였다. 드디어 사람과 사랑이 들어오기 시작한 것이다. 그녀는 앞으로 정말 사랑하고 싶다는 열망을 드러냈다. 그녀의 열망과 그 에너지가 느껴지는 리얼한 설명을 하나하나 듣고 보니 스토리가 더 풍성하게 다가온다.
주진행자로서 나는 S의 지향에 응원과 지지를 보내며 몇 가지 Tip을 안내하였다. 자신이 간절히 열망하는 것은 “1인칭 현재형”으로 묘사하며, 그에 준하는 느낌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게 하는 것은 우주의 건강한 지지와 에너지를 얻는데 용이하다. “우주는 당신이 하는 말을 듣지 않는다. 당신의 느낌을 듣는다(Wayne W. Dyer & Esther Hicks)." 우리가 일상적으로 활용하는 언어표현도 기운을 담고 있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H는 과거-현재-미래를 색으로 묘사하였다. 그녀는 토요일에 한 수업에서 질문을 받았는데, 그 내용은 ‘당신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 무엇입니까?’였다. H는 그것이 자신의 과거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자꾸 그것에 빠져 있는 느낌이란다. 그래서 과거의 색을 어둡게 묘사했다. 그리고 현재는 불안하고 뭔가 열심히 하기는 하는데 놓치고 있는 느낌이 들어서 빨강색으로 표현했다.
미래에도 조화가 잘 되는 것은 상상이 안 된다. 뭔가 바쁘게 돌아가는 느낌이 들어서 파랑색으로 묘사하였다. 그런데 좀 힘들어 보이고 애써서 나아가려고 하는 느낌이란다. 이런 H의 설명을 듣고 S가 H의 작품에 나비가 많이 등장한 것이 ‘자유로운 느낌’을 준다고 피드백을 준다. H가 힘들다고 표현은 했지만, 스스로 문제를 자각하고 있어서 잘할 수 있을 것 같고, 컬러에 의한 생동감과 에너지의 확장 느낌도 긍정적으로 다가오며 희망이 보인다는 느낌을 전해 준다.
그러자 H는 춤추고 노래 부를 때는 좋았고 자유롭고 싶음이 있었다. 그러나 현실로 돌아오면 녹록치 않음을 묘사하였다고 한다. 나는 H의 상황을 공감한 후, 그녀의 마음이 좀 더 편안해지고 더 발전적으로 나아갈 수 있는 장‧단기적 대책을 찾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전했다. 앞서 이득림 선생이 가족치유사례에서 나눈 바와 같이 바라보는 관점에 따른 느낌의 차이를 상기하도록 언급하였다.
남편이 화냈을 때 ‘화’로만 보지 않고, 그것이 그의 ‘아픔’때문이라는 점을 수용하자 측은지심으로 바뀌었던 사례 말이다. 이러한 상황은 당면과제들에 대해 시스템사고에 입각하여 총체적으로 바라볼 때 가능하다. 긍‧부정적 측면을 다 갖추고 있는 일들에서 어느 한 측면만을 바라보면 과도하게 낙관적이거나 비관적이 될 수 있다. 나쁜 점이 전경으로 두드러지면 좋은 점은 배경으로 물러나게 마련이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어떤 선택을 하든 그에 준하는 느낌과 몸 반응이 수반되는 것은 당연하다. 사고‧감정‧행동의 통합을 지향하는 이 수련 여정은 소모적으로 방전시키는 선택이 아니라 건강하게 충전되는 선택에 주의를 기울인다. 지금은 사회인이 된 아들이 대학 시절 팀과제를 수행하며 제 역할을 하지 않는 팀원 때문에 자신이 너무 고생했다고 억울함을 호소한 적이 있다.
그때 나는 아들의 처지를 공감한 후, 그 ‘역경’을 잘 넘기면 ‘경력’이 아들만의 자원으로 쌓이고, 그 수고 덕분에 고수가 될 것이라는 격려를 해준 적이 있다. 당시에 아들은 자신의 상황을 좀 더 편안하게 수용하는 듯했다. 더불어 수년 전 내가 서두르다가 바닥에 꽈당하고 넘어져서 꼬리뼈가 골절되었으며, 그 여파로 고생했던 에피소드도 들려주었다.
당시에 너무 심하게 넘어져서, 바닥에 누운 상황에서 ‘이러다가 죽을 수도 있겠구나!’하는 마음까지 들었던 내 생애에서 최고 큰 사고였다. 그 사고로 나는 3개월가량 매우 큰 고생을 했다. 처리해야 할 일들도 몰려있던 때였다. 잠을 충분히 자야 골절된 뼈가 잘 아물 수 있을 터인데 사정이 여의치 못했다.
책임연구로 진행하던 프로젝트에서 일부 구성원이 펑크를 내거나 대충한 일까지 보완하는 등 여러 어려움이 설상가상으로 다가왔다. 특히 한 3주는 너무 아파서 잠을 못 이룰 정도였다. 그렇지만, 나는 그 경험이 나쁘지만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스스로를 돌아보고 돌보는 귀한 계기가 되었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월간 『행복한 가정』에 “꼬리뼈 골절이 가져다 준 선물”이라는 주제의 원고를 4회 정도(① 적절한 타이밍의 중요성 ② 고난을 통해 배운 감사 ③ 고난을 통해 배운 관점의 변화 ④ 고난을 통해 배운 삶의 변화)연재한바 있다. 모두들 나의 스토리에 수긍하며 웃는다. 꼬리뼈 골절로 인한 고통은 외현적으로 드러나지 않아 말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이 잘 모른다.
H도 이 작업 과정과 내용을 통해 자신에게 주는 메시지를 주목해 보며 희망을 찾아가길 기대했다. H를 응원하는 의미를 담아 박수를 보냈다. 그리고 푸드아트테라피를 위해 배정한 1시간으로 H의 내용을 더 깊게 다루기는 무리가 있음에 대해 양해를 구했다. 대신에 H스스로 좀 더 탐색하고 방향을 찾아갈 수 있도록 다른 장에서 나왔던 O의 사례를 제시하였다.
O는 푸드아트테라피 훈련과정에서 그녀가 당면한 최대 과제인 고부갈등을 다루었다. O의 작품 사진들 중에서 ①은 시어머니 앞에서 늘 주눅 들고 힘들어하던 그녀의 모습이었다. 그리고 푸드아트테라피 과정에서 재구성을 거듭하며 점차 힘을 키우고 자기다움을 찾아가는 과정이 드러난다.
① 시어머니의 구박에도 오뚝이처럼 일어서자.② 오뚝이가 되더라도 볼 수 있는 눈은 가지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는 피드백을 받고 오뚝이의 눈을 만들더니 좀 더 마음이 편안해졌다고 하였다. ③ 오뚝이에 비해 눈이 너무 크다는 피드백을 받고 그것을 수용하여 눈을 작게 만들고 제대로 듣고 필요한 말도 하기 위해 귀와 입도 만들었다. ④ 볼 수 있고, 들을 수도 있으며 말할 수 있게 되고 보니 마음이 매우 가벼워졌고, 이제는 시어머니에 대한 측은지심이 생겼다며 스스로 가슴에 하트로 묘사하였다.
O는 당시에 집단구성원들로부터 푸드아트테라피 과정 전에 비해 얼굴 표정이 많이 밝아졌다는 피드백을 받았다. 푸드아트테라피를 여러 회기에 걸쳐 운영할 경우 이 내용들을 삶의 장면에서 실현해 볼 수 있는 계획도 세우고, 계획의 적절성도 점검한다. 그리고 그 계획의 실현을 확인하는 과정으로 발전 시켜갈 수 있다. 이런 과정을 H가 자문자답하며 자가 점검하고 좀 더 객관적으로 탐색하고 탐험해 갈 수 있는 유용한 Tip을 안내했다.
L은 파랑새(행복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를 쫓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삶이었는데, 이 수련을 통해 결국 그 파랑새는 가까이 있었다는 자각을 묘사하였다. 그녀는 과거는 생각하고 싶지 않다며 온통 검은색으로, 그리고 현재는 풍요로움으로 묘사하였다. 이렇게 가면 미래는 건강하고 아름답게 올 것이라는 기대를 담아냈다. 씨앗이 엄청 많이 퍼져서 행복한 결과로 이어지는 기대를 표현했다. 나는 L이 작품을 통해 드러낸 염원처럼 멋지게 펼쳐지고 확장되기를 응원하고 지지하며 박수를 보냈다.
더불어 L의 작품과 그녀가 풀어낸 스토리에 대해 치유적 맥락에서 몇 가지를 강조하였다. 그중의 하나는 ‘과거는 생각하고 싶지 않다’는 것에서의 해방이다. 그것이 순간순간 선물로 주어지는 에너지 100을 오로지 현재에 쓸 수 있는 쉬운 방법이다. 과거에 대해 필요한 치유와 적절한 돌봄으로 미해결 과제를 완료하고 에너지가 묶이지 않고 건강하게 흐르도록 한다.
그간 과거의 문제라고 지각하는 요소들을 안 보고자 하거나 무시, 도피, 억압하느라 소모하던 에너지를 보유할 수 있다. 당연히 과거로부터의 교훈은 챙긴다. 그리고 그 덕에 생긴 에너지로 현재를 더 즐기며, 일정 에너지는 미래 준비에 활용한다.
- 다음 호에 계속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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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전한 자기 돌봄·자기사랑·치유과정 (31) 글쓴이 : KEEC 2024-06-25 21:01 |
온전한 자기 돌봄·자기사랑·치유과정 (31) - 힐다의 웰니스학교와 수수네숲의 콜라보 프로젝트 -
백석대학교 사회복지학부 교수 조주영
이렇게 하여 드러난 이번 작품의 제목은 ‘본질’이다. 이 작품은 지난 8회차의 ‘Here & Now(현재 시간은 지금 여기)’와의 연장선에서 스토리를 발전시켜 가고 있다. 나는 프로그램 기획 단계 때부터 맞이하기의 진행을 김민지 선생이 하도록 역할을 안배한 바 있다. 그녀를 포함한 그녀 가족의 수련 시간에 푸드아트테라피를 통한 수련을 이어왔기에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판단하였다.
이 콜라보치유프로젝트에서 큰 흐름은 전체적인 조화를 이루어야 하므로 총괄기획을 맡고 있는 내가 주관하고 있다. 그러나 맞이하기 파트의 세부 진행 전반을 김민지선생 스스로 꾸려가도록 일임하였다. 지금까지 놀랍게도 전반적인 흐름에서 매우 조화롭게 잘 전개되곤 했다. 이 과정에서도 상호재능기부, 자리이타, 선순환이 실현되는 것이 즐겁다.
맞이하기 뿐만 아니라 함께 하는 여정에서 우리는 호흡이 참 잘 맞는듯하다. 마치 사전에 맞춘 듯 통할 때가 많다. 내가 장의 역동을 고려하여 어떤 프로그램을 준비해 가면, 김민지선생도 그 주제를 생각했었다는 얘기를 여러 차례 하였다. 지금처럼 맞이하기가 내가 추진하는 푸드아트테라피 본 프로그램과 훌륭하게 조화를 이루는 것도 그 예가 된다.
언젠가는 힐다 모델 속의 주요 주제 중의 하나인 “몸의 균형과 조화”를 고려하여 ‘악력’이라는 주제를 다루고자 관련 내용과 도구를 준비해 갔던 적이 있다. 그런데 그녀도 그 주차에 우연히 같은 주제를 떠올렸다는 것이다. 그리고 치유춤에서도 그런 사례가 여러 차례 있었다. 우리 사이에 무엇이 작용하였을까?
아마도 우리 모두 이 치유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가고픈 열망이 있고, 우리는 한마음(One Mind: Larry Dossey는 그의 책에서 ‘모든 존재는 하나의 마음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다루고 있음. Carl Gustav Jung은 ‘동시성’으로 설명)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리라. Larry Dossey의 “한마음”에는 양자적 비국소성에 대한 실증적 예들이 많이 담겨있다.
“모든 개인에게는 공통되는 한마음이 있다. 모든 사람은 항상 동일한 어떤 것 안으로 들어가는 입구이다. 이성의 올바름 안으로 한번 들어간 사람은 모든 소유에서 자유로워진다.(랠프 에머슨)” “깊은 심층에서 인류의 의식은 하나(에어빈 슈뢰딩거)”이다. 이처럼 한마음의 존재는 감각의 접촉 없이 멀리 떨어져 있는 다른 사람과 생각, 감정, 심지어 육체의 감각까지 공유할 수 있을 것이다(이수영 역, 2016).
이 치유프로젝트의 전반이 순수한 본질을 지향해 가는 것이다. 그 덕에 우리에게도 언뜻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이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이날의 맞이하기가 오전에 진행한 장(場)에서 미니강의로 다룬 본질에 대한 내용과 조화를 이루어 풍성해지고 있다. 김민지 선생은 맞이하기의 작품 속에 우리가 성격적인 삶보다는 본질적인 삶을 사는 것이 건강하다는 메시지를 아름답게 담아냈다.
낙엽을 쓸어내는 퍼포먼스가 우리의 본질을 가린 가짜를 쓸어내는 것이기도 하다. 마치 해(본질)를 가리고 있는 구름(성격)처럼, 본질을 가리고 있는 가짜를 걷어내고 나면 본질이 나온다. 김민지선생은 퍼포먼스로 진행한 맞이하기의 후반부에 또 다른 활동 하나를 제안했다. 바로 어자국으로 만든 하트의 중앙에 있는 꽃들을 몇 개 뒤집어 보라는 것이다. 참가자들이 안내대로 하자 글자가 나왔다.
그녀는 맞이하기를 준비하며 ‘본질’이라는 단어를 어자국속에 미리 숨겨 놓았던 것이다. 그것은 우리의 본질이 늘 안에 있다는 점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참가자들의 본질로 향하는 여정을 응원하고자 함이다. 우리는 다 함께 박수치며 감사한 마음으로 그 의미를 받는다. 이날 힐다의 웰니스학교는 수수네숲 덕분에 국화꽃 향과 함께 준비한 관련 이야기로 충만하였다.
국화꽃차 음다, 국화꽃의 효능, 국화 관련 詩, 사군자이야기, 선현들의 국화사랑 이야기, 보드라운 국화꽃 생화를 만져보는 오감각적 체험 등이 풍성하고 생동감으로 전해졌다. 국화꽃향이 본질을 회복해 가고자 하는 우리들의 여정을 잔잔하면서도 지조 있고 깊은 사랑으로 응원해 주는 듯하다.
진행자들도 정성스럽게 준비하고 수련참가자들도 꾸준히 수련을 리추얼로 생활화해 가노라면 순수성의 회복을 향해 일신우일신할 수 있으리라. 한편, 낙엽을 쓸어내며 본질을 찾아가는 퍼포먼스로 진행한 맞이하기를 동영상으로 촬영하였다. 그렇지만, 이 연재 글에 그 생생한 동영상을 담지 못해 아쉽다.
참가자들은 김민지 선생의 참신한 아이디어, 깜짝 이벤트 같은 짜릿함, 참가하는 즐거움 등의 감동을 나누었다. 수수네숲에서 이 치유프로젝트를 할 때는 오전엔 주로 워밍업의 일환으로 숲의 자연과 교류, 몸의 긴장 이완, 푸드아트테라피 등으로 교류하고 친해지는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오후에는 마음의 심층구조 치유를 위한 방편을 이전 회기에 배운 것을 심화해 가거나 새로 배우는 형식으로 진행하곤 했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장의 역동상 오전에 에니어그램과 힐다모델의 개략적 안내를 위한 미니강의가 평소보다 길어졌다. 그래서 푸드아트테라피의 본 과정은 자연스럽게 점심 식사 후로 넘겼다. 오전에 오감각 깨우기의 일환으로 마셨던 어자국으로 만든 국화차는 뜨거운 물을 부어서 몇 차례 더 음다(飮茶)하였다.
언젠가 어느 국화꽃전시회의 주제가 “꽃이 피니 마음이 열리네”였던 것이 떠오른다. 국화꽃을 보며, 또 아름다운 색과 국화꽃의 은은한 향으로 차를 마시며 나도 마음이 더 활짝 열렸다. 다른 참가자들도 이런 느낌에 대해 공감대가 형성되어 자연스럽게 점심 식사 직전까지 관련 담소로 이어졌다. 이 또한 이 계절에 누릴 수 있는 소확행(小確幸)이다.
점심을 위한 치유밥상은 힐다의 웰니스학교에서 밥만 준비하고 반찬은 수수네숲에서 준비해 왔다. 이번 회차에 준비한 밥은 녹차 가루를 섞어 지은 밥이다. 그리고 수수네숲에서 정성으로 만들어 온 반찬은 표고버섯 탕수육, 김치, 무채, 견과류멸치볶음, 시금치나물 등이다. 모든 반찬이 언제나 맛있었지만 특히 이번의 표고버섯 탕수육은 그야말로 감탄이 절로 흘러나오며 엄지척하게 한다.
이 표고버섯이 일교차가 심할 때 나온 것이어서 이처럼 맛있다고 한다. 그래서 버섯이 더 단단하고, 탕수육도 더 쫄깃하며 향이 진한듯하다. 시중에서 산 표고버섯으로 만든 탕수육과는 차원이 다른 식감, 향, 맛을 맘껏 향유하였다. 이날 우리가 먹은 탕수육은 바로 전날 채취한 버섯으로 만든 것이고, 탕수육소스는 고구마전분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흡사 고기처럼 쫄깃한 식감과 입안에서 살살 녹는 그 맛은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감동적이다. 그동안 먹어본 표고버섯 탕수육들 중에서 단연 으뜸이다. 탕수육을 입 안에 넣고 씹을수록 그 감칠맛이 더 깊게 감돈다. 표고버섯의 자연향이 입안에서 오래 감돌고 또 온몸으로 퍼지는 듯한 느낌이 정말 좋다. “참 좋다!” 이런 감동적이고 귀한 향을 이런 기회가 아니면 어떻게 느껴볼 수 있겠는가?
수수네숲에서의 표고버섯 재배는 노지에서 자연스러움을 최대한 유지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 전반적 과정을 익히 알고 있기에 표고버섯 진짜의 맛을 누린다는 기쁨이 더 크게 다가왔다. 이전의 연재 글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나는 치유농업을 하는 사람들과의 교류를 지향하고 즐긴다. 나는 그들에게 전문적인 전인치유 방편을 전하고, 그들은 정성으로 지은 농산물이나 치유 음식으로 상호재능기부 한다. 이런 교류가 모두에게 호혜적으로 작용할 것이라 믿고 있으며, 실제로 그 증례들이 늘고 있다.
참가자들이 밥도 맛있다고 칭찬해 주신다. 나도 반찬이 참 맛있어서 밥의 격도 올라가는 듯하다며 응수하였다. 밥과 반찬이 서로 조화를 이루니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것은 당연하다. 언제나 그렇듯이 점심 식사 분위기는 이런저런 담소로 화기애애하게 웃음이 만발하였다. 수수네숲에서나 힐다의 웰니스학교에서나 식사 시간의 환담은 언제나 즐겁다.
이날 점심 식사 시간에 이루어진 주요 화제는 도토리에 대한 것이다. 이득림선생이 풀어낸 맛깔난 이야기를 정리하면 이렇다. 보통 도토리를 주워서 도토리 가루 만드는 공장에 가져다주면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가루를 만들어 준다. 예를 들어 10kg의 도토리를 가져가면, 공장에서 다른 사람들이 가져간 도토리들과 한데 모아서 껍질째 가루를 낸다.
그리고 10kg의 도토리로 가루를 내면 어느 정도 가루가 나올 것인지 가늠하여 해당하는 양만큼의 가루를 받아오게 된다. 이렇게 공장에서 무작위로 받은 도토리 가루는 수수네숲의 도토리로 만든 가루가 아니라는 문제가 제기된다. 도토리를 일정한 양으로 모아서 한꺼번에 가루를 내므로 이런저런 사연 있는 도토리가 섞이게 된다. 결과적으로 다른 사람이 주운 도토리의 가루를 받게 될 가능성이 크다.
수수네숲의 도토리는 청정한 자연의 숲에서 난 것이지만, 다른 도토리는 꼭 그렇다고 보장할 수 없다. 그래서 수수네숲에서는 순수한 도토리가루를 위해 도토리를 주워서 껍질을 일일이 까서 공장이 아니라 방앗간에서 빻아 가루를 내었다. 그런데 방앗간에서 빻은 도토리 가루는 묵을 부드럽게 할 수 있을 만큼 곱지는 않다. 그래서 그 도토리 가루를 집으로 가져와 믹서기에 한 번 더 갈아서 고운 가루를 만든다.
그렇게 만든 도토리 가루는 광목에 담아 큰 통의 물에서 치대어 두면 앙금이 가라앉는다. 도토리 특유의 떫은맛을 제거하기 위해 이틀 정도 가라앉혔다가 수분을 말린다. 완전히 마르면 가루를 보관해 두며 필요에 따라 묵도 쑤고 부침개도 만들어 먹을 수 있다. 도토리의 껍질을 까서 만든 가루로 묵을 쑤면 도토리를 껍질째 가루를 내어 묵을 쑤는 것보다 묵이 더 찰지게 잘 나온다.
이득림선생의 설명을 듣고 보니 도토리로 가루를 만드는 과정이 만만치 않음을 알 수 있다. 그 오랜 여정의 공(功)에 절로 숙연해진다. 나는 이런 과정을 거치며 만든 수수네숲 방식의 도토리묵을 먹어보았고, 시중에서 사서 먹는 묵의 맛도 안다. 앞에서 설명한 표고버섯탕수육처럼 수수네숲의 도토리묵은 질적으로 그 격이 다르다.
지난번 수수네숲에 갔을 때 도토리가 풍년이고, 크기도 제법 굵음을 확인한 바 있다. 이번에도 수수네숲 도토리가 가루로 만들어지고, 또 어떤 음식으로 탄생할지가 기대된다. 도토리와 관련하여서는 앞으로도 더 많은 정보를 모으고 공부하여 요리연구는 물론, 교육과 치료 등 다양한 활용 방안을 모색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이어지는 순서는 이득림선생의 가족치유사례 나눔이다. 그녀는 과거 같으면 사적인 것을 나누는 것에 대해 부끄러워했을 것이나, 심신의 균형과 조화를 추구하는 여정에서 사람 사는 것이 다 비슷하므로 부끄러워할 이유가 없음을 인식하게 되었다. 어찌 보면 자기 가족의 치유 사례가 그 누군가에게는 깨달음이 올 수 있겠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그래서 힐다의 웰니스학교를 통해 배운 것을 토대로 자신과 가족들이 수련을 이어가며 경험한 치유 사례를 자신이 아는 범위에서 최대한 풀어내고 싶단다. 이득림 선생은 그동안 손에서 책을 놓은 지 오래되고 산나물 재배나 산을 가꾸는 일 등 육체적인 일만 하였기에, 이 공부를 하면서 머리로 이해하는 것이 쉽지 않았음을 고백했다. 그렇지만 뭔가 참으로 중요하다는 점은 확실히 알 수 있었고, 한 번 두 번 회차를 거듭할수록 차츰 아는 것이 늘어나 지금은 매우 기쁨으로 충만한 상황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녀는 자녀들(온 가족이 함께 힐다의 웰니스학교에서 가족 수련 중)이 결혼 전에 이 공부를 하게 된 것이 아주 큰 행운이란다. 그간 자신의 생애에서 명상이나 마음 공부를 전혀 몰랐었으나 딸이 공황장애로 홍역을 치르면서 알게 되었고,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수련을 시작하게 되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행복하게 사는 것인데, 남보다 잘 살고자 하고 좋은 집과 좋은 차를 추구하는 사회 분위기에 매몰되어 숨 막히는 삶을 살아왔음을 자각하게 되었다.
다행히 어떻게 하면 진정한 행복을 찾아갈 수 있을 것인가의 길을 힐다의 웰니스학교에서 배웠다. 너무나 오랫동안 남편이 해소되지 않은 깊은 트라우마로 인하여, 일상에서 주기적으로 분노 표출을 반복할 때마다 상처받고, 좌절하게 되며 참 많이 힘들었다. 여기에는 자신의 미해결과제도 있으니 그것들이 만나 그때마다 그것이 또 다른 트라우마가 되고, 힘겹고 버겁게 큰 산을 넘곤 하였다.
그러나 이제 교수님(필자를 지칭)을 만나 그러한 일이 반복되는 이유와 양상을 이해는 하게 되었다. 수련을 지속적으로 이어가며 한동안 정말 잘 유지되었다. 그러다가 최근에 부부 간에 또 큰 갈등의 문제가 생겼고, 마치 잘 가던 길에 갑자기 큰 장애물이 가로막은 듯한 난관에 봉착했다. 남편은 가족 수련에 가장 늦게 합류하였으나 수련에 지속적으로 참여하는 것에 저항하고 있다.
다행히 다른 가족들에게는 이제 가족이 어떻게 나아가야 할 지에 대한 제대로 된 방향이 보인다. 특히 남편이 생애 초기에 겪었던 크고 깊은 트라우마로 인한 문제가 곪아서 수시로 화근이 되고 있음도 어느 정도 인식하게 되었다. 뿐만아니라 다른 가족이 함께 장기 수련으로 이러한 난제를 풀어가고자 마음을 모으는 상황이 되었다. 그래서 이 중대 사안을 원만히 해결하고자 주말에 멀리 있는 아들이 합류하여 장장 6시간의 가족회의와 대화 시간이 열렸다.
그 과정에서 남편이 두려워하는 진면모를 가슴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다. 남편의 표현은 제한적이었지만, 다른 가족의 트라우마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진 상황이라 그것들을 어느 정도 이해하고 충분히 포용할 수 있었던 것이다. 수련 과정에서 들었던 것들이 통합적으로 다가왔고, 남편의 아픔이 제대로 느껴지며 온 가족이 울음바다를 이루었다.
이득림선생은 그간의 삶을 돌아보며 그저 너무 힘들어서 이혼하고 싶을 정도의 나날이 많았었다. 그런데 남편이 그렇게 아픈 사람이었고 그것을 몰랐던 것이 참으로 미안했다. 남편이 어떤 상황에서 압도가 되고, 또 화를 낼 수밖에 없는 이유를 알게 된 것이 참으로 다행으로 다가왔다. 만약에 좀 더 일찍 이런 공부를 했더라면 그런 상황들에서 좀 더 유연하게 대처하였을 것이라는 아쉬움도 드러냈다.
30여 년을 함께 살아오면서도 그 아픔을 헤아리지 못하고, ‘당신이 나한테 이렇게 잘못한 것만 탓한 것’이 회한으로 남는다. 자신이 무지하여 남편을 탓한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녀는 죽는 날까지 배워야 한다는 것을 이런 걸 보고 얘기하는 것 같다고 정리하였다. 그녀는 ‘딸이 아프지 않았다면 이런 배움을 접하지 못했을 것이며, 행복이 이런 것이구나’하는 것을 살짝 엿보는 상황이란다.
이제는 남편이 달리 보인다. 마치 천 년 동안 막혀 있던 동굴이 빛에 노출되는 것은 찰나라는데, 이번에 바로 그런 상황을 체험한 듯 하단다. 그 산을 넘을 수 있었던 것은 이 공부(힐다모델)를 한 덕이고, 남편의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가 몸과 신경계에 파편처럼 박혀있다는 강의를 들었던 것을 이번에 제대로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이득림선생은 특히 H를 바라보며 이런 자신의 깨달음을 H도 꼭 얻어가길 바란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녀의 남편이 처한 상황은 해결되지 않은 문제가 몸과 신경계에 각인되어 있어서 그것이 트리거를 만날 때마다 문제가 발생하였던 당시의 두려움을 고스란히 느끼며 사면초가 상태가 되고 쉽게 압도된다. 압도되면 어떤 자극에 대응하는 역량이 거의 없는 상황이다. 단지 살아남기 위해 자신이 아는 방법으로 나름의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그리고 도움을 받고자 하지만, 당사자의 어떤 두려운 부분이 작용하여 변화에 강하게 저항하게 된다. 왜냐하면 이런 상황에서 변화를 받아들이는 것은 곧 죽음으로 지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런 상황에서 외부적인 것이 들어오면 자신을 지키기 위해 화를 내게 된다. 즉, 화는 그의 생존전략이다. 이득림 선생은 이 순간만큼은 남편의 이런 상황이 이제는 가슴으로 수용되는 경지에 이른 것이다.
이제는 남편이 화를 내도 과거처럼 반사적으로 반응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한다. 전과는 다르게 넉넉한 마음으로 ‘괜찮아~!’라고 다독일 수 있을 것 같단다. 이렇게 되기까지 그동안 힐다모델 속의 주요 수련 방편을 꾸준히 적용해 왔다고 한다. TRE도 주 3회가량을 꾸준히 해왔고, EFT와 치유춤 등을 수시로 적용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여러 상황에 직면할 때마다 자신을 알아차리고자 정성 들여온 것이 작용하였을 것으로 자기평가 했다.
세상은 바뀌지 않았으나 이 공부를 통해 이런 상황을 수용할 수 있는 역량이 커진 것에 대해 거듭 고마움을 표현했다. 그래서 이런 얘기를 많은 분에게 해드리고 싶단다. 수련을 거듭한 덕에 자신과 상대의 아픔이 보이게 되었고, 측은지심이 일게 된 감동을 주는 이야기다. 이득림선생의 가족치유사례 발표를 통한 수수네숲 가족의 이 에피소드는 가족 수련이 왜 중요한지를 잘 알려주고 있다.
많은 가정이 이와 유사한 아픔들을 갖고 있는 경우를 수시로 본다. 그러면서도 어떻게 대처할지를 몰라 고스란히 고통으로 겪고, 심지어는 더 심해짐에도 방치하곤 한다. 문제는 그것들이 당사자에게만 고충을 주는 것이 아니라 자녀나 손자녀 등 후세에까지 전이된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서는 이미 언급한 바와 같이 동서양의 수많은 연구와 사례에서 이점을 확인시켜 주고 있다.
김상원은 그의 책, “거울명상”에서 ‘인생은 내 무의식에 억눌려 있는 감정들을 치유하는 여정이다. 내가 치유하지 않으면 내 자손에게 넘어간다. 내 자손이 치유하지 않으면 또 그 자손에게 넘어간다. 아이는 부모의 에너지장 속에서 태어나기 때문이다.’고 기술하고 있다. 더불어 이 책에서 관련 치유 사례들을 많이 담고 있다. 나도 이와 유사한 증례들을 많이 쌓아가고 있다.
각설하고, 지금 이 연재칼럼의 배경은 2022년이다. 수수네숲의 온 가족은 이 칼럼을 쓰고 있는 지금(2024년 6월)까지 장기 수련을 이어오고 있다. 3년간의 수련을 마치는 날 그들은 자신들의 엄청난 변화와 성장에 감동과 감사를 표현하였다. 앞으로도 그들은 수련을 지속해 갈 굳건한 의지를 드러냈으며, 또 이렇게 사례를 공개해 주어 참으로 감사하다.
힐다모델을 통한 수련은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치유 방편들로 이루어져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지속성이다. 그래서 힐다의 웰니스학교에서는 수련의 리추얼화 운동을 전개하고 있으며, 이 콜라보치유프로젝트의 공동진행자들도 기쁜 마음으로 동참하고 있어 탄력을 받고 있다.
- 다음 호에 계속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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