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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전한 자기 돌봄·자기사랑·치유과정 (18) 글쓴이 : KEEC   2023-05-25 23:24

온전한 자기 돌봄·자기사랑·치유과정 (18)

- 힐다의 웰니스학교와 수수네숲의 콜라보 프로젝트 - 

 

  백석대학교 사회복지학부 교수 조주영

 

  치유여정 7회차는 2022년 9월 13일에 진행했다. 7회차에 주로 다룬 내용은 관계형성 활동(오늘의 미덕카드 묵상과 나눔, 자기소개), 치유체조 및 치유춤, 자동차놀이와 연계한 인간의 전행동 이해, 푸드아트테라피(맞이하기-에덴의 척추, 오감각 깨우기 및 먹기 명상 - 찐 밤, 한가위가 나에게 주는 의미), 치유밥상, TRE, 풍욕 등이다. 수련과정 내도록 맨발로 접지(어싱)를 유지하는 것은 언제나 기본이다. 그리고 개인적 선택에 따라 짬짬이 수수네숲을 오감각적으로 누리는 것도 축복으로 다가오는 선물이다.

 

  나는 언제나처럼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산꼭대기에 위치한 자연치유장을 향한다. 도중에 주인장내외에게 나 왔노라고 인사만 하고 바로 식물들을 만나러 간다. 이 시간이 늘 즐겁고 행복하다. 계절에 어울리게 핀 꽃과 열매를 보는 것은 큰 기쁨이자 낙이다. 순수자연의 흙길을 걸을 수 있는 것도 감사하고, 길 주변의 꽃과 열매를 만나는 것도 은혜롭다. 자연의 경이로움을 오감각적으로 체험하고 감탄할 수 있어서 좋다.

 

 

  이번 회차에는 특별히 숲공부를 하면서 알게 된 동기생 B가 참여하였다. 이 장에서 만나니 더 반갑고 든든하다. 그녀는 가장 먼저 치유장에 도착하였고, 주차장에서부터 올라오는 길에 주운 도토리를 한 움큼 건네준다. 나도 도토리를 몇 개 주웠지만 좀 적어서 아쉬웠는데, 뜻밖에 B가 좀 더 보태주니 제법 풍성하다. 수수네숲에는 도토리나무가 많고 곳곳에서 땅에 떨어진 도토리를 만날 수 있다. 

 

  평소에 도토리를 비롯한 다양한 식재료들에서 원(One)푸드를 활용한 푸드아트테라피 과정을 연구하고 개발하는 것에 정성을 들여왔다. 그렇기에 이 도토리들을 활용하는 방안이 다양하게 머리를 스친다. 여건이 닿으면 도토리묵을 직접 만드는 과정을 비롯하여 도토리활용전반을 제대로 따라가 봤으면 좋겠다. 이것은 혼자하기에는 무리이고 수수네숲 공동 진행자들의 협조가 필요하다. 

 

  나는 이것을 간절히 원하지만, 그렇다고 공동 진행자들이 무리하는 것은 원치 않는다. 함께 하는 사람들이 즐겁게 참여하며 그 의미와 가치를 실현해가는 과정이 되길 바란다. 도토리나무의 생애, 도토리를 줍는 과정, 껍질을 벗기는 과정, 가루를 만드는 과정, 도토리를 활용한 음식, 도토리 활용 놀이나 이야기, 도토리 관련 시나 작품, 도토리를 활용한 푸드아트테라피 등 전반적 과정을 담아내고 싶다. 

 

  아직 7회차의 치유과정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기 전의 준비시간을 이용하여 이런 아이디어와 간절함을 김민지 선생에게 나누었더니 놀라워하며 쾌히 협조하겠다고 한다. 만약 부모님이 바쁘셔서 사정이 안 되면 혼자서라도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보겠단다. 그녀의 협조적인 자세가 고맙다.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며 치유과정 운영준비를 다 마치고도 자투리 시간이 남는다. 

 

  시간을 확인하며, “잠깐 춤출까요?” 물으니 좋단다. 그래서 나와 김민지선생, 그리고 숲공부 동기생 B와 셋이서 짬을 이용하여 치유춤을 한바탕 추고 나니 참여자들이 한두 명씩 모여든다. 서로 반가운 인사를 주고받는다. 두 번 이상 참여하는 사람들이 여러 명 있어서 더 반갑다. 새로 오신 분들도 있는데, 모두 아픔이 있고 치유가 간절한 사람들이다. 서울, 전북 운주, 청주, 서천, 증평 등 먼 곳에서 오느라 몸이 긴장되었으리라. 그래서 가볍게 인사를 주고받은 뒤 먼저 치유체조와 치유춤으로 몸부터 푼다. 

 

  먼 길 오느라 경직된 몸을 천천히 부드럽게 움직이며 몸의 각 부위마다 긴장을 이완하고 돌보는 시간을 갖는다. 먼저 땅에 닿아있는 발을 느껴보고, 그 에너지를 머리끝을 향하여 쭈~욱 올리며 몸의 지금 상태를 알아차린다. 그리고 다시 머리끝부터 발끝을 향하여 에너지를 내려 본다. 각자 필요에 의해 스트레칭을 하며 컨디션을 조절한다. 접지한 상황이므로 내 몸과 자연의 에너지 순환을 느껴본다.

 

  수수네숲은 청정한 공간이다. 따라서 이 공간에 가만히 있는 것만으로도 치유에너지를 받을 수 있다. 공간이 주는 치유에너지도 맘껏 누리고, 또 이번에 제공하는 쉽고 재미있으면서도 깊은 치유로 이끄는 전문적인 방편도 잘 배워서 적절히 활용해 가길 바란다. 참여자 전원의 표정이 한편으로는 즐거우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배움의 의지 면에서 사뭇 진지하다.

 

  우리의 뇌는 참과 거짓을 구분하지 못한다. 따라서 스스로 즐겁고 행복한 모드를 조성하면 뇌도 그에 준하게 딱 그대로 태세를 갖추어 준다. 만약 그 반대로 조성하면 또 그에 준하게 딱 그대로 태세를 갖추어 준다. 그렇기 때문에 순간순간 즐거운 생각과 웃음이 함께 한다면 우리 뇌는 그것을 참으로 받아들여서 그 방향으로 향할 수 있도록 협조모드를 형성한다. 

 

  세포나 뼈도 같은 방향으로 향한다. 이런 설명과 함께 스스로를 위하고 또 우리 모두를 위해 반가운 사람을 만나 환호하듯이 “정말 좋아!”의 느낌으로 박수를 치자고 제안하자 치유장 안이 금시에 그 기운으로 꽉 채워졌다. 나는 여세를 몰아 ‘각자 세포가 깨어나는 소리 들리나요?’라고 추임새 격으로 묻자, 마치 사전에 짜 맞추기라도 한 듯이 동시에 “예”라는 답변이 나온다. 

 

  내가 추임새 격으로 「세포」얘기를 꺼낸 것은 다 이유가 있어서이다. “암의 스위치를 꺼라”의 저자 Raymond Francis는 세포의 기능장애는 모든 증상을 일으키는 하나의 질병이라고 설명한다. 세포가 기능장애를 일으키는 원인은 결핍과 독성 두 가지이다. 그는 건강 또는 질병으로 가는 여섯 가지 경로(① 영양 ② 독소 ③ 마음 ④ 신체 ⑤ 유전 ⑥ 의학)를 제시하며, 그 경로를 통해 결핍되고 독성을 쌓거나 반대로 결핍과 독성을 피할 수도 있다고 설명한다. 

 

  결국 우리에게 건강상의 문제가 생기는 것은 세포가 제 기능을 못하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는 그 세포의 기능회복에 정성을 들여야 할 당위성을 인식하고 필요한 사항을 제대로 갖추어 가길 바란다. 나는 이 치유과정이 세포의 기능회복에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믿으며, 온 정성을 들인다.

  

 

  이 과정에 그동안 두 번 이상 참여한 사람도 있지만, 처음 참여한 사람도 있어서 소개의 시간을 가졌다. 자기소개는 오늘 불리고 싶은 애칭을 정하고, 사는 지역, 미덕카드 묵상 후 나눔 등의 내용을 포함한다. 이번 회차에 참여한 사람들의 애칭과 미덕카드는 수수(미덕카드: 실용적), 멍순이(치유), 뻥순이(평화로움), 다랑이(용서), 토니(다정함), 김둥이(창의성), 해피마그넷(책임감), 다람쥐(유능함), 잔디(용기) 등이다.

 

  각자 자신에게 필요한 미덕을 잘 뽑았다며 만족스러워한다. 그리고 자신이 제시한 애칭과 뽑은 미덕카드에서 의미를 찾고 그 가치를 챙긴다. 소개하는 분위기도 화기애애하다. 다만 일부 참가자가 소개하는 내용이 강한성격의 맥락에 매여 있는 모습을 보인다. 나는 이런 상황을 감지하고 전체가 소개를 다 마치고 나서, 어떤 한 사람을 지칭하지 않고 참여자들이 강한성격의 경향을 알아차리고 관점을 달리해 볼 수 있도록 안내하였다. 

 

  즉, 똑같은 상황도 본질적 관점과 성격적 관점 등 어떤 관점으로 보느냐에 따라 달리 보일 수 있다. 예를 들면 유능함을 위해 긴장하고 스트레스 쌓이도록 애쓰며 뭔가를 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현존하는 가운데 품격을 유지하며 즐겁고 유연하게 임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유능함이 발휘되는 것이다. 즉, 쓸데없는 에너지 소모는 줄이고, 적절히 몰입하여 유능함을 유지 증진해 간다.

 

  특별히 미덕카드를 뽑을 때는 쉼 호흡 등으로 긴장을 충분히 이완한 다음 자신에게 꼭 필요한 미덕을 위해 내면의 신성이나 자신이 믿는 절대자, 또는 우주기운에 염원한 후 직관의 손으로 뽑는다. 나는 참여자들에게는 이렇게 안내하고, 스스로 뽑은 미덕카드는 주진행자로서 오늘 참석한 분들을 위해 내가 뭘 해야 할지를 염원한 후 뽑곤 한다. 오늘 나는 행복감이라는 미덕카드를 뽑았다.

 

  그 내용은 “살아 있는 기쁨과 좋은 벗과 함께 하는 즐거움은 내 온 존재에 흘러넘친다.”이다. 나는 내가 뽑은 카드를 묵상하고 나눈 다음, 참석자들에게 현존을 약속했다. 소개를 마치고 본격적으로 치유체조와 춤으로 이어갔다. 각자 자신의 몸에 맞게 온몸 구석구석을 기지개 켜듯이 천천히 확장해 본다. 그리고 반대로 천천히 오므려서 수축해 본다. 

 

  이렇게 확장과 수축을 반복하며 그 차이를 느껴보고 알아차린다. 이어서 참석자들의 참여 자세와 동기유발을 강화하고, 더 나아가 행동의 중요성을 잘 인식할 수 있도록 자동차 놀이를 했다. 이것은 현실치료(창시자: William Glasser)의 배경이론인 선택이론에서 설명하는 전행동자동차에 대한 내용을 이해하도록 돕기 위함이다. 그는 인간의 전행동을 자동차의 비유로 설명하고 해석한다.

 

  나는 참석자들을 두 줄 세로로 세워서 앞 사람을 자동차로 가정하고 자동차 놀이를 주도했다. 각자 앞사람이 자동차로 보이냐고 물으니 아니란다. 그래서 내가 놀이인 점을 반영하여 주문을 걸라고 안내하였다. 앞 사람의 어깨를 툭 치며, ‘이것은 사람이 아니다! 자동차다!’라고 이끌어가니, 여기저기서 웃음을 터트리며 잘 따라한다. 그러자 앞 사람 중 한사람이 ‘난 벤츠다!’라고 응수한다. 이에 더 큰 웃음들이 빵빵 터진다. 

 

  그리고 앞 사람의 양쪽 귀를 핸들삼아 잡고 마치 자동차 핸들을 돌리듯이 안내에 따라 동시에 좌회전과 우회전을 해 본다. 양쪽 귀를 핸들삼아 잡으라는 말에 벌써 동심으로 돌아간 듯 여기저기서 키들거린다. 자동차 놀이 중간에 앞 사람 어깨를 툭 치며, “쓸 만하군!”하고 추임새를 넣어준다. 이어서 오른쪽 집게손가락을 앞 사람 옆구리에 푹 찔러서 시동을 건다. 입으로는 부릉부릉 소리를 내며 분위기를 살린다. 

 

  이제 주행을 위해 양손바닥을 앞 사람의 어깨에 올리고 교대로 두드린다. 10km, 30km, 100km, 500km 등으로 올라갈수록 어깨를 두드리는 속도가 빨라진다. 속도가 높은 상황에서 갑자기 Stop을 외친다. 마치 자동차가 급정거하듯이 “끼~이~익”의 효과음을 넣어준다. 이번에는 뒤를 돌아서 좀 전에 뒤에 있던 사람이 각자의 자동차가 되도록 한다. 즉 뒷사람을 대상으로 일제히 안내에 따라 이전과 똑같이 해보며 장(場)의 활력을 이끌어 냈다. 

 

  활기차고 화목한 분위기 속에서 재미있는 자동차 놀이를 마친 다음 각자 자신의 애마(자동차)를 위로하는 시간도 가졌다. “나를 위해 애썼어. 고마워! 내가 너무 과속했지. 내가 너무 거칠게 대했지. 500km에서 급브레이크 밟아서 미안해! 고마워! 사랑해!” 등 여러 위로의 표현과 함께 자동차였던 앞 사람의 등에 애정을 담아 쓰다듬으며 정성을 들인다. 

 

  이어서 인간의 전행동에 대해 자동차의 비유로 설명했다. 자동차의 엔진은 기본욕구이고, 자동차는 당면한 욕구나 욕구들을 가장 잘 충족할 수 있는 방향으로 움직인다. 자동차의 핸들은 바람이며 앞 두 바퀴는 활동하기와 생각하기이고, 뒤 두 바퀴는 느끼기와 신체반응하기 이다. 우리가 어딘가 행선지를 향해서 갈 때 핸들을 돌리면 앞 두 바퀴가 움직이고, 뒤 두 바퀴는 따라서 움직인다. 

 

 

 전행동의 4요소인 활동하기, 생각하기, 느끼기, 신체 반응하기는 한 덩어리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뒷바퀴인 느끼기와 신체반응하기 보다는 앞바퀴인 활동하기와 생각하기를 훨씬 자유롭게 통제할 수 있다는 점이다. 즉, 자신이 원하는 바람직한 결과를 위해서는 행동이 변화되어야 하며, 그 결과 욕구의 충족과 행복이 가능하다. 다시 말하면 사람들이 행동을 할 때 생존, 소속·사랑, 힘·성취, 자유, 즐거움 등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다. 이 중요한 팁을 오늘 참석자들이 잘 챙겨가길 바란다.

 

  전행동의 4요소를 반영하여 일상에서의 효율적이고 질적인 선택에 대한 Tip을 생활화할 수 있도록 안내하였다. 그리고는 소집단을 구성하여 팀별로 힐링커뮤니티댄스를 추는 시간으로 이어갔다. 춤치유가이자 춤문화운동가인 최보결박사는 “인간은 춤추는 존재”라고 강조한다. 영혼의 춤, 우주와 노는 움직임이 춤이며, 춤은 신의 특별한 선물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더하기 빼기춤’으로 시작하여 체인지춤, 미러링댄스 등으로 이어갔다. 그것들 중에서 이번 회차의 글에서는 ‘더하기 빼기춤’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이 치유프로젝트에서 더하기 빼기춤을 한번이상 체험한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 매 회차의 수련과정에서 춤을 포함하기는 하지만 그때마다 힐링커뮤니티댄스만 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춤을 활용하므로 이전 회차에 참석했던 사람이라 할지라도 ‘더하기 빼기춤’의 경험이 없을 수 있다.

 

  무엇보다도 오늘 처음 온 사람이 있어서 ‘더하기 빼기춤을 추는 요령을 간단히 안내하고 시범을 보였다. 먼저 소집단을 구성하여, 각 팀의 팀원들은 모두 순서에 의해 움직이는 조각상이 된다. 4명이 한 팀인 집단은 구성원들을 믿음, 소망, 사랑, 통합으로 명명하였고, 그리고 5명이 한 팀인 집단은 믿음, 소망, 사랑, 통합, 우주로 명명하여 순서를 정했다. 각자 순서에 따라 자신의 욕구를 알아차리고 반영하며 다른 조각상들과 더하거나 빼는 과정으로 움직이는 조각상을 발전시켜 간다.  

 

  팀원들의 명칭은 에니어그램의 지혜에 익숙해지도록 돕기 위한 의도의 반영이다. 즉, 믿음, 소망, 사랑, 통합, 우주는 에니어그램의 지혜를 체화해가도록 돕는 머리(사고), 가슴(감정), 장(행동)에 대한 통합의 지향이며 궁극적으로 소우주인 인간을 대우주와 통합하는 것이다. 산 정상을 오르는 길이 여러 갈래이듯이 통합을 지향하는 길도 다양하다. 에니어그램과 치유춤의 통합은 수많은 길 중에서도 참으로 괜찮은 길이며 그것을 몸으로 풀어가는 시도이다.

  

  우리의 몸은 모든 것을 기억하고 있고 살아있는 박물관이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을 알아차리기에 아주 좋은 통로이다. 최보결 박사는 “세상은 ‘더하기빼기’의 연속이다. 긍정과 부정, 상처와 치유, 들숨과 날숨, 사랑과 두려움, 기쁨과 슬픔, 탄생과 죽음, 행복과 불행, 만남과 헤어짐…. 이렇게 ‘더하기 빼기’는 수학 시간만이 아니라 삶 속 여기저기에 묻혀 있다. 모든 삶은 더하기 빼기로 되어 있는 것 같다.”고 설명한다.

 

  그녀는 우리 삶속에서의 관계맺음도 더하기 빼기의 논리로 다룬다. 먼저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명확히 알고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욕구를 명확히 알고 그대로 선택하고 몸으로 표현하도록 허용하는 것이다. 많은 경우 자신이 원하는 것을 모르거나 알더라도 표현하지 못함으로 인하여 그 긴장이 몸에 축적되어 있다. 그로 인해 자신의 타고난 감각을 균형 있게 쓰는 것이 제한되고 삶의 이야기도 결핍을 야기한다. 

 

  이러한 상황은 상호관계에서도 부자연스러움으로 드러난다. 어느 상황에서, 언제, 어떻게 더하고 빼는지를 알고 유연하게 대처하는 것이 관계의 기술이고, 공감이며 건강한 삶이다. 이러한 삶은 또 정성을 들인 만큼 몸에 밴다. 이렇게 몸의 움직임으로 표현해 내는 치유춤을 통해 보다 바람직한 방향으로 재정립의 기회를 찾을 수 있다. 집단원간에 각자 자신의 욕구를 반영한 몸의 움직임 표현으로 서로 더하고 빼는 과정은 몸으로 대화하는 섬세한 교류이고 춤이 되며 궁극적으로 몸과 마음이 조화를 찾아 간다. 그리고 삶도 풀린다.

 

  한편,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예외적인 상황을 만난다. 어떤 성격을 강하게 쓰는 사람은 그만의 프레임 속에 갇혀서 갑작스럽게 만나는 예외적인 상황들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것이 어렵다. 프레임 속에 갇힌 다는 것은 이미 유연성을 잃은 것이고 경직되어 있는 것이다. 인간의 몸과 마음은 하나여서 몸이 경직되면 마음도 경직되고, 마음이 경직되면 몸도 경직된다.

 

  ‘더하기 빼기 춤’을 추는 과정에서 자신의 욕구에 대한 알아차림과 순간적인 움직임을 통한 교류는 미묘하게 거울뉴런의 활성화와 밈(Meme: “이기적 유전자”의 저자 도킨스의 ‘밈 이론’)이 일어날 수 있다. 즉 자연스런 공감반응의 연속이고 그 결과 만들어진 다양한 조각상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경우의 수를 만들어낸다. 이런 춤의 과정을 통해 삶의 여러 경우의 수를 안전하면서도 즐거운 방법으로 간접 경험할 수 있다. 덕분에 경직된 사고·감정·행동이 유연해지고 관점이 열린다. 

 

  결론적으로 ‘더하기 빼기 춤’을 추는 과정에서 공간속으로 자신이 들어가거나(더하기) 나오는(빼기) 반응을 반복함으로써 즐거움이 배가되고 각자의 표정과 행동이 서로에게 영향을 미친다. 서로 긍정적으로 변연계의 공명이 일어나고 그 에너지는 선순환 한다.

 

- 다음호에 계속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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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전한 자기 돌봄·자기사랑·치유과정 (17) 글쓴이 : KEEC   2023-04-26 00:00

온전한 자기 돌봄·자기사랑·치유과정 (17)

- 힐다의 웰니스학교와 수수네숲의 콜라보 프로젝트 - 

 

 

  백석대학교 사회복지학부 교수 조주영

 

 

  그리고 차요테를 입에 넣어 입안의 변화를 관찰한다. 혀로 굴러도 보고, 살짝 깨물어도 본다. 씹기를 반복하다가 살짝 목을 통해 입안의 차요테 일부를 넘겨본다. 차요테의 맛, 향, 질감을 온전히 음미한다. 오감각 깨우기는 먹기 명상의 일환이기도하다. 식도를 통해 넘어가는 과정도 섬세하게 주시하고 알아차린다. 다들 차요테와 첫만남이어서 오감각 깨우기의 체험과정이 생경하면서도 호기심가득이다. 

 

  푸드아트테라피의 오감각 깨우기와 먹기 명상은 알아차림 하는데 아주 좋은 방편이다. 특히 평소에 알아차리기가 잘 안 되는 사람들도 비교적 쉽게 알아차림으로 이어갈 수 있다. 따라서 푸드아트테라피 오감각 깨우기와 먹기 명상은 알아차림 훈련수단으로도 그만이다. 일상에서 알아차림 자체만으로도 많은 문제가 해결되고 삶이 풍성해진다. 

 

  알아차림 역량이 강화되면 분노나 두려움 같이 에너지를 정체시키는 흐름의 파악도 용이하다. 내면의 감정을 잘 살피고 알아차림으로써 에너지의 흐름을 원활하게 할 수 있다. “건강하려면 우리의 내면에 흐르는 에너지가 균형을 이루어 원만하게 흘러가야한다(데보라 킹).” 결과적으로 심신건강은 물론 삶의 균형과 조화를 유지 증진해 갈 수 있다. 

 

  이번 회차의 푸드아트테라피 주재료는 옥수수이다. 옥수수 한 가지(원푸드)만을 활용한다. 원(One)푸드를 활용한 푸드아트테라피를 오랫동안 꿈꾸어왔다. 그 꿈을 차츰 하나씩 실현해 가고 있다. 오감각 깨우기 재료도 오늘의 주재료인 옥수수이면 좋지만, 재료조달의 현실적 여건을 고려하여 차요테로 한 것이다. 추후 수수네숲의 여건이 좀 더 갖추어지면, 이런 것들이 전후좌우 보다 원활히 추진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 

 

  옥수수는 벼, 밀과 함께 세계 3대 식량작물의 하나로 알려져 있다. 중남미에는 옥수수의 신(神)이 존재할 만큼 소중한 작물로 인식되고 있다. 옥수수는 다양하게 활용가치가 높다. 옥수수와 옥수수수염의 효능을 활용한 식음료, 옥수수를 재료로 만든 옷, 옥수수로 만든 생활용품(각종 그릇, 플라스틱 용기, 바닥재와 벽지, 휴대폰, 친환경 복합기 등), 옥수수를 주제로 한 팝아트(예: 임용순 화백의 그림, ‘추망), 옥수수 껍질을 활용하여 만든 공예품(인형, 만다라, 꽃 등), 그리고 푸드아트테라피처럼 옥수수를 활용하여 심리치료를 한다.

 

  푸드아트테라피는 놀이 치료적 요소, 레크리이이션적 요소, 예술치료적 요소, 심리치료적 요소를 지닌다. 우리가 활용한 주재료는 수수네숲의 옥수수이지만, 그 외 옥수수 관련 자료(작품, 사진, 실물 등)를 많이 준비하였다. 컬러풀한 다양한 옥수수알갱이, 옥수수관련 푸드아트테라피 작품 감상, 옥수수 잎이나 수염을 활용한 공예작품 감상, 옥수관련 詩, 음식, 상품 등을 고루 돌아본다. 

 

  특별히 이병률 시인의 詩, “서로”를 감상한다. [옥수수수염 숫자만큼 옥수수 알갱이가 열린다는 사실 (중략) 하나 없이는 하나가 올 수 없다는 사실]의 시를 감상하며 새로운 앎과 울림이 있다. 공동 진행자 김민지 선생이 詩를 낭송한 후, 먹먹해진다고 한다. 어떤 점에서 먹먹해졌는지에 대해 탐색질문을 하자, ‘죽음의 공포’를 겪었던 경험과 접촉하였단다. 

 

  김민지 선생의 얘기를 들으며 다른 참여자들도 공감한다. 그 외에도 시가 함축하고 있는 여러 의미들도 음미한다. 나는 옥수수 알갱이가 수염숫자만큼 영근다는 사실을 이병률 시인의 “서로”라는 시를 통해 처음 알았다. 이 사실을 알고 나서 옥수수 껍질을 벗기는 마음과 느낌이 사뭇 다르다. 알면 보이고 사랑하게 된다는 말이 떠오른다.

 

 

  “서로”라는 시의 내용을 은유적으로 살려 각자 자신에게 ‘수염’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특별히 마지막 연인, “하나 없이는 하나가 올수 없다는 사실”이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모든 것은 바늘과 실처럼, 또는 고리처럼 연결되어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하나와 또 다른 하나가 만나 더 큰 하나가 되기도 한다. 또는 둘을 넘어 셋이나 넷이라는 창조적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무엇보다도 이 콜라보프로젝트가 참여자들에게 ‘수염’같은 역할을 하길 바란다. 이번 회차의 푸드아트테라피 본 작업은 옥수수를 활용하여, “지금의 나”를 표현해 보았다. 가위 옥수수의 재탄생이다. 각자 마음을 표현하거나 희망사항을 표현하기도 한다. 행복은 언제나 현재형이다. 이제 더 이상 미래를 위해 현재를 저당잡지 않아야 한다. 

 

  작업을 거의 완료할 즈음에 사륜차 구동소리가 들린다. 일전에 어떤 회차에 참석한 남자분이 사륜차 구동소리를 듣고 “전투식량 온다.”고 하여 다 같이 웃었던 기억이 있다. 배꼽시계도 때맞추어 울린다. 우리는 하던 작업을 멈추고 식사시간을 맞았다. 따끈한 치유식 도시락이다. 도시락 뚜껑을 열자, 금화규 밥이 느낌 좋게 다가온다. 아침에 숲에서 딴 금화규 생화를 넣고 지은밥이어서 찰기가 돌고 풍미가 훨씬 커진 감이 든다.

 

 

 

 

  주요반찬은 김장김치볶음, 고구마줄기들깨가루무침, 양파와 감자를 곁들인 애호박부침개, 차요테, 황태볶음, 물김치 등으로 구성된 치유밥상이다. 즐거운 식사 시간에 나누는 이런 저런 담소도 즐겁다. 이번 회차는 인원이 적어서 가족적이다. 8월은 덥다고 건너뛴다는 사람도 있고,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어서 취소한 사람도 있다. 서울에는 물난리가 나서 하루 전에 취소한 사람도 있다. 반면, 이번 참여자 중에 O와 G는 이 과정에 참여하고자 4시간동안이나 운전하여 왔다고 한다. 장거리여서 놀라고 그들의 열정이 놀랍다.

 

  그런데 산꼭대기에 있는 자연치유장은 산들바람이 살짝살짝 불어주어 의외로 매우 선선했다. 삼복더위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쾌적한 여름기온이다. 마치 초가을 같은 느낌을 준다. 나는 여름에도 더위를 많이 타지 않고 평소에 에어컨바람을 좋아하지 않는다. 대신 자연바람을 선호한다. 그래서 이 상황이 참으로 좋다. 

 

  그러나 참여자들을 위해 만약을 대비하여 휴대용 미니선풍기를 몇 개 준비했는데, 전혀 필요하지 않았다. 이날 선풍기는 그야말로 무용지물이 되었다. 맛있는 식사를 마치고, 참여자 O가 한숨 잤으면 좋겠다고 한다. 이 과정에 참여하고자 일찍 기상하여 4시간이나 운전하고 왔으니 간절한 요청이리라. 이례적인 일이었으나 이 또한 장(場)의 자연스런 흐름이므로 수용하였다.

 

  장(場)의 역동적 측면에서도 그렇고, 낮잠의 많은 유익측면에서도 좋은 기회이다. 낮잠을 예찬하는 발표나 보도들이 많다. “낮잠을 자지 못하면 기(氣)가 빠진다(동의보감).” “낮잠, 청소년 학습 능력과 기억력 향상에 효과(EBSNEWS, 2021년 4월 20일자), 낮잠이 주는 놀라운 효과 5가지(매일경제, 2016년 5월 25일자), 낮잠효과, 창의력을 높여주고 고혈압 치료에 탁월, 심장발작 사망률 낮춰줘(서울경제, 2015년 3월 25일자) 등이 그것이다.

 

  앞에서 언급한바와 같이 낮잠자체도 좋은 효과가 있는데, 거기다가 자연에서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자기 때문에 금상첨화다. 그야말로 낮잠치유이다. O의 낮잠타임 요청에 “좋지요!”하자, 모두 즐겁게 웃으며 편하게 낮잠에 들었다. 한편, 참여자들의 낮잠 자는 시간이 공동진행자들에겐 오롯이 차를 마시며 환담을 나눌 수 있는 시간으로 주어졌다. 

 

  주인장내외가 금화규차를 준비해 주신다. 목련잎을 찻잔 받침으로 하니 느낌이 색다르다. 준비해준 금화규꽃차를 음미하는데, 민지씨가 금화규꽃냉차 레시피를 알려준다. 남해에 있는 지인 K로부터 알게 된 정보란다. 금화규꽃냉차를 만들어 꿀을 조금 가미하면 더 없이 맛있는 냉차로 거듭난다는 설명이다. 새로운 정보는 나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얼른 시도해보고 싶다.

 

 

 

  K는 수수네숲의 VIP고객으로 요리전문가이자 연구가란다. 김민지 선생이 K의 베스트 요리들을 나열한다. 두릅계란말이. 명란젓갈과 눈개승마. 두메부추 양파김치, 눈개승마 버그 등. 요리에 관한한 아이디어 뱅크처럼 무궁무진하다. K가 인스타그램에 올린 음식사진을 보니 테이블세팅도 훌륭하여 보는 즐거움이 있다. 

 

  김민지 선생이 모친과 이달 중에 K를 방문하여 한수 배울 계획이란다. “우와! 좋겠다!” 나도 평소에 건강한 요리에 관심이 많아 마음이 강하게 향한다. 합류가능 하냐고 묻자, 적극 환영해준다. 나의 합류가 좋은 기회라고 서로 맞장구친다. “앗싸!” 이렇게 하여 여행 겸 건강한 요리를 배우기 위한 2박 3일간의 남해나들이 계획이 잡혔다. 

 

  K는 음양오행에 근거한 건강한 음식을 비롯한 섭생에도 일가견이 있단다. 뿐만 아니라 식물에 대해서도 많이 알고 차, 자수, 글 솜씨 등도 빼어나다고 한다. 놀라움의 연속이다. 어떻게 젊은 분이, 한 가지에 탁월하기도 어려운데, 이렇게 여러 가지를 잘할 수 있을까?!. 음식재료와 관련하여서는 어려서부터 그녀의 부친을 따라 산으로 절로 다니며 배웠단다.

 

  이런 정보를 접하니 K를 방문하는 일정이 꼭 성사되길 바라는 마음이 더 간절해  진다. 비록 계획이지만, 서로 합의한 남해나들이 생각에 마음이 설렌다. 즐겁게 나누는 동안 낮잠시간 20분을 포함하여 길어진 점심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추후 더 발전적 논의를 하는 것으로 잠정마무리하고, 참여자들에게 오침종료 안내를 했다.

 

  참여자들은 낮잠타임이 정말 좋았고 꿀잠을 잤다고 한다. 건강한 땅과 종일 접지한 상황에서 치유밥상과 낮잠까지 더해지니 그 느낌이 정말 치유적이다. 잠을 깨우고 지금여기로 돌아오는 시간을 가진 다음, 점심식사 전에 마무리한 푸드아트테라피 작품에 대해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나는 참여자들이 스토리를 구성하고 재구성해 가도록 조력했다.

 

  O는 작품으로 왕관을 만들었다. 스스로 약하다는 지각이 있어서 자신이 주인공이 되고 싶음을 담았다. 그리하여 작품의 제목은 주인공이다. 나는 그 느낌을 살려주고자, 참여자들과 함께 “O님 주인공이십니다.”라고 들려주며 사랑과 존중의 박수로 응원과 지지를 보냈다. O는 다른 참여자로부터 작품 속의 봉이 입체감이 있고, 힘이 느껴진다는 피드백을 받았다. 

 

  제일 갖고 싶은 힘이 어떤 것인지 질문을 하자, “사랑”이며 하트로 묘사하였노라고 한다. O는 작품을 통해 이야기를 깊이 있게 발전시키며 마음이 만족감으로 충만해지는 듯 흡족한 표정을 드러냈다. G는 가족을 표현하였다. 그녀는 그동안 자신이 가족에게 사랑을 준다고 생각하였다. 그런데, 옥수수수염으로 서로를 연결하여 작품을 묘사하고 보니 가족으로부터 사랑을 많이 받고 있음을 자각하였다. 

 

  서로 사랑을 주고받고 있는 아름답고 건강한 가족의 모습을 행복하게 드러냈다. G는 남편을 집안의 태양 같은 존재감으로 표현했다. 그녀에 따르면 작품을 하면서 신기한 것은 이리 저리 옮기며 스토리를 만들었는데, “가족의 사랑”이라는 제목으로 완성하고 보니 매우 만족스럽단다. 푸드아트테라피는 작품의 구성과 재구성을 반복하며 이야기를 발전시켜갈 수 있는 강점이 있다.

 

  영국의 귀네스 모스는 말(생각 또는 언어), 이미지(오감이나 상상), 감정, 신체증상의 4가지 요소는 서로 연쇄 고리로 묶여 있다고 설명한다. 우리의 좌뇌는 언어로 사고하고, 우뇌는 이미지로 사고한다. 감정은 우뇌의 이미지와 관련되어 있고, 몸과도 연결되어 있다. 이들 4가지 요소들 중에서 하나를 변화시키면 다른 연계된 요소들도 변한다. 

 

  이런 변화시도의 반복은 4가지 요소 각각의 변화로 이어지고 삶의 변화와 인생의 변화에까지 이를 수 있다. 이런 관계를 활용하여 상상을 통해 증상을 만드는 심리적 원인인 핵심주제에 더 쉽게 접근이 가능하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푸드아트테라피에서의 작품 활동을 통한 이미지 구현은 상담 치료적으로 상당한 의미가 있다.

 

  S는 옥수수로 자신을 묘사하였다. 얼마 전에 사주를 보았는데 음흉한 타입으로 나와서 의아스러웠다. 그 이후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평소에 자신의 얘기를 누구에게 너무 많이 하면 기분이 나빠진다. 그래서 비밀이 많은 것이 음흉함일까를 생각하였다.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 불편하기 않기를 바란다. 요즘 꾸는 꿈도 돌아보게 되었고, 여러 가지를 종합하여 작품을 묘사하였다. 즉, 사랑과 치유 에너지를 많은 사람들에게 주고 싶은 마음을 표현하였다. 작품의 제목은 사랑의 파동이다. 

 

  J의 작품 제목은 우주이다. 나는 소우주이고 전체 대우주를 묘사하였다. 수수네숲에서 함께 하는 우리를 묘사하였다. 우리가 별이기도 하고, 꽃이기도 하다. 자신의 수호성인이 지지해줄 것으로 믿는다. 모두들 우주스토리에 탄성을 드러냈다. 참여자 전원의 각 작품들 하나하나가 풍부한 스토리와 깊이를 드러냈다. 짧은 시간에 멋진 작품을 발표해준 참여자들 각자, 그리고 서로를 응원하는 박수를 보내며 마무리했다.

 

 

  이 시간의 푸드아트테라피는 약식과정으로 맛보기 정도로 운영한다. 그것만으로도 전두엽을 자극하여 즐겁게 탐구해 가는 수단으로서 매우 탁월하다. 향후 각자의 이야기를 더 발전시켜갈 수도 있고, 여기쯤에서 실행계획 및 세칙을 수립하여 이행해 가는 것으로 정리할 수도 있다. 이야기 치료적 맥락에서 내면의 미해결 스토리는 완결하여 이야기의 통합으로 이어갈 수도 있음을 안내하며 마무리 하였다. 

 

  같은 질문도 푸드아트테라피의 매개는 이야기를 술술 풀어가게 하는 마력이 있는듯하다. 이것은 지난 십 수 년간 푸드아트테라피 과정을 운영하며 경험적으로 확인한 것이다. 또한 참여자들로부터 들은 피드백, 푸드아트테라피 슈퍼비전을 하며 슈퍼바이지들을 통한 간접경험 등을 통해서도 확인하곤 한다.

 

  이어지는 순서는 이득림선생의 치유사례 나눔이다. 딸의 공황장애치유경험을 비롯하여 숲에서 너무 빡센 노동으로 오는 통증 등을 TRE를 통해 효율적으로 다스리는 경험 등이 리얼하다. 참여자 중에 G는 다른 곳에서 TRE를 맛보기 정도 체험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충분하지 않은 터에 이득림선생의 치유사례를 듣더니 더욱 관심을 보인다.

 

  참여자들의 TRE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5분가량의 안내 동영상을 먼저 관람하였다. 동영상의 내용을 통해 생명체가 생존을 위해 싸우기, 도망가기, 얼어붙기의 전략을 선택하는 과정을 확인할 수 있다. 인간의 일상적 삶에서 쌓이는 긴장과 스트레스, 트라우마가 어떻게 몸에 축적되고 문제를 야기할 수 있는지를 알 수 있다. 

 

  동영상을 관람하며 O는 자녀 양육과정에서 자녀가 놀람이후의 떨림 반응을 제지하였던 것, 자녀가 분노상황에서 몸을 떠는데 반항 하냐고 야단쳤던 것 등이 문제가 있었음을 자각하였다. 이런 경향은 많은 부모들이 자녀양육과정에서 보편적으로 보이는 양상이다. 몸이 떨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배웠기 때문이다. 

 

  놀람, 스트레스와 긴장의 축적, 트라우마적 경험 후의 떨림은 자연스러우며 타고난 치유반응이다. 이에 대해 바르게 재인식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TRE에 대한 개략적인 이해 후에 그동안 억누르고 억압하여 잠들어있는 치유반응인 떨림을 회복하기 위해 준비운동을 하였다. 7단계의 준비운동 과정을 거친 후 본격적인 떨림으로 들어갔다. 모두들 과정에 원활하게 참여하여 크고 작은 떨림이 일어났다. 특히 참여자 G는 이 과정에 참여하기 전에 TRE를 해보아서인지 떨림도 잘 일어났고, 알아차림도 원활하였다. 

 

  마지막으로 음악 두어 곡과 함께 치유춤으로 심신을 정돈하였다. 그리고 종합정리와 피드백을 주고받은 후, 6회차 수련을 최종마무리 하였다. 참여자들은 이 수련의 전 과정이 참으로 만족스러웠단다. 치유춤을 추는 과정에는 그동안 굳었던 몸과 마음의 긴장이 치유적 움직임으로 풀리면서 내면의 응어리진 감정이 눈물로 표출되었다. 

 

  그리고 푸드아트테라피, TRE 등 탁월한 치유방편을 체험하는 것이 좋았단다. 뿐만 아니라 치유의 원리와 기전까지 아주 체계적으로 들을 수 있었던 점이 다른 곳에서의 치유과정과 남다른 강점이라고 “엄지 척”과 함께 피드백 해 주었다. 다만, 아이들과 함께 할 경우 자연주의화장실이나 씻을 수 있는 시설이 충분하지 않음은 불편요소로 꼽았다. 전반적으로 함께 가꾸어가는 여정의 6회기가 감사하게 잘 마무리되었다.

 

 

- 다음 호에 계속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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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전한 자기 돌봄·자기사랑·치유과정 (16) 글쓴이 : KEEC   2023-03-24 23:17

온전한 자기 돌봄·자기사랑·치유과정 (16)

- 힐다의 웰니스학교와 수수네숲의 콜라보 프로젝트 - 

 

 

  백석대학교 사회복지학부 교수 조주영

 

  죔죔(잼잼)기법의 첫 단계는 준비단계이다. 이 단계에서는 자신이 해소하고 싶은 불편사항을 확인하고, 불편지수(SUDS: 1 ~ 10)를 정한다. 둘째 단계는 기본 힐링 단계로 기본자세는 정면을 향하고 시선도 같은 방향의 어느 지점에 고정한다. 죔죔자세는 양손을 좌우에 눈높이만큼 각각 들어 어깨넓이만큼 벌린 상태를 유지한 채 죔죔(잼잼) 동작을 한다.

 

  이때 주변시야 상태를 확보한다. 즉 시선은 정면을 향하여 어느 한 지점을 바라 보 면서 동시에 좌우의 죔죔 동작이 보일 수 있도록 한다. 또한 언어표현도 병행 한다. 정리하자면 중앙시야(터널시야)상태에서 죔죔 동작을 연속적으로 10초 내지 20초 정도 하면서(주변시야 유지) 자신의 불편사항에 대해 “나는 ~~~ (불편사항 묘사) 하다.”(언어표현)라는 형식으로 반복적으로 말한다.

 

  셋째 단계는 평가단계이다. 앞 단계까지의 힐링 작업을 잠시 중지하고, 처음의 불편지수가 어떻게 되었는지 점검한다. 만약 불편지수가 충분히 해소되지 않았다면, 앞의 기본 과정을 반복하는 보충힐링 단계를 가진다. 이때 언어표현을 달리해도 좋고, 시간을 좀 더 길게 하거나 죔죔 자세를 다르게 할 수도 있다.

 

  언어표현을 달리하는 방법으로는 끝말잇기가 있다. 예를 들어, “자존심 상한다.”를 “자존심상한다람쥐”로 “허리가 아프다.”를 “허리가아프다랭이”로 이어간다. 이렇게 언어표현을 달리해 보며 여기저기서 웃음이 터진다. 여세를 잡아 한 번 더 이어서 “자존심 상한다람쥐새끼” “속이상한다리미나리” 등으로 발전시켜 갔다. 

 

  또 다른 버전으로는 죔죔자세를 달리해 보는 것이다. 처음에는 양손을 동시에 죔죔동작을 하였지만, 이번에는 각 손을 교대로 죔죔 동작을 한다. 동시에 눈동자도 죔죔을 하는 쪽으로 교대로 움직이며 끝말잇기를 이어간다. 언어표현이나 동작을 달리 하는 과정이 마치 놀이처럼 즐거움을 더해준다.

 

  전반적인 과정을 마무리한 후에 죔죔기법의 본격적 적용전과 후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비교해 보았다. J는 일과 관련하여 자존심상한 것을 다루었다. 처음에 SUDS가 7이었던 것이 죔죔기법 적용과정이 웃겨서 웃으면서 하다 보니 4정도로 떨어졌다. 짧은 시간 죔죔기법을 적용하여 일어난 놀라운 효과다.

 

  C도 죔죔기법을 반복적용하면서 생각이 안날정도로 문제가 사라졌다. 그렇지만, C는 이것을 치유효과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하였다. 믿기지 않아서 하는 표현이리라. 물론 그럴 수 있다. 한편으로는 신기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믿을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그러나 나중에 그 이슈를 다시 떠올렸을 때 문제로부터 자유로우면 해소가 된 것으로 본다. 대부분은 해소되는 경우가 많다. 

 

  S는 몸이 틀어져서 자세 때문에 30년 이어온 발목통증이 있어서 그것을 다루었다. 그러나 아무 차이가 없단다. 실제로 없을 수도 있고, 미미해서 안 느껴질 수도 있다. 또는 이번엔 치유시간을 짧게 한 것이므로 반복해서 할 경우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또는 EFT와 TRE도 겸해서 해볼 수 있다. S외에는 짧은 시간동안의 죔죔기법 적용에서도 전반적으로 SUDS가 떨어지는 효과를 보고하였다. 

 

  이쯤 되면 독자들은 죔죔 기법의 어떤 원리가 치유적으로 작용하였는지 궁금할 것이다. 우리가 이 연재 글의 바로 앞글에서 미러링댄스의 치유적 원리를 살펴본바 있다. 구체적인 방식은 다르지만 치유적 원리 면에서 죔죔기법과 닮은 점이 있다. 바로 중앙시야(터널시야)와 주변시야를 동시에 활용하는 것이다. 우리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교감신경의 지배를 받게 된다. 자연적으로 시야가 좁아지고 중양시야(터널)시야가 되며 한 곳만 집중하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만약 우리가 산꼭대기나 바다에 가면 탁 트인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주변시야가 된다. 동시에 막혀 있던 부정적 느낌과 긴장이 해소되고 시원해진다. 중앙시야(터널시야)에서 주변시야로 바뀌면 부교감신경이 활성화되므로 일어난 변화이다. 요약하자면 주변시야, 죔죔, 언어표현을 통한 발산의 결합효과로 자율신경이 보다 균형을 향해 조절된다. 

 

  즉 중앙시야(터널시야) 상태에서 집중되어있던 긴장에너지가 주변시야로 전환되면 분산되고 해소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것은 우리가 일상에서 스트레스가 쌓이고 교감신경이 활성화되었을 때 그것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중요한 팁이다. 즉, 부교감 신경을 활성화하여 긴장을 이완하고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산이나 바다를 가는 것도 방법이지만, 간편하게 죔죔기법을 활용할 수도 있다. 

 

  개인에 따라 이런 공개된 공간보다 혼자 조용히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수도 있다. 여기에는 개인의 성격이나 상황이 작용한다. 그러나 이런 장(場)에는 분명히 장의 에너지가 치유적으로 도움이 되므로, 보편적으로는 함께 하는 것이 좋다. 이제 이번 회차 과정의 막바지이다. 최종마무리를 하기는 조금 이르고, 뭔가를 새롭게 하기는 시간이 부족한 자투리시간이 있어서 뿅망치 웃음놀이(치료)로 이어갔다. 

  뿅망치 웃음놀이 과정을 원활히 운영하기 위하여 웃음을 보다 유연하게 끌어내기 위한 준비과정을 가졌다. 박수를 한번 칠 때 동시에 “하!”, 두 번 칠 때 “하!하!”, 세 번 칠 때 “하!하!하!”, 소나기박수 칠 때 “하!하!하! ~ ~ ~ ”, 서로 마주보고 상대의 손바닥을 소나기박수처럼 치며 “하!하!하! ~ ~ ~ ”를 하도록 안내했다. 분위기가 무르익어 모두들 간단히만 안내해도 척척 잘 통한다. 

 

  각각 순번을 정하여 진행자의 신호에 따라 홀수는 오른쪽으로 돌며 웃고, 짝수는 왼쪽으로 돌며 웃기를 해본다. 그리고 구성원 중에 리더를 정하여 리더가 한 사람을 뿅망치로 치면, 뿅망치 맞은 사람이 하는 동작을 따라하며 같이 웃는다. 이번 수련과정에서 시종 분위기가 좋았지만, 뿅망치 웃음놀이를 하며 한층 고조되었다. 

 

  그 중에 사업가 C도 기분이 아주 좋은 표정으로, “이 경험을 친구들과 하면 안 되겠죠?” 한다. 친구들에게 활용해보고 싶은가 보다. 안될 이유가 없다. 나는 잘 활용하셔서 “웃음전도사가 되어 보세요.”라고 하자, 수용하는 듯 싱긋이 웃는다. 뿅망치를 활용한 웃음놀이를 마지막으로 하고, 이번 회차에 다룬 내용을 전반적으로 돌아본다.

 

  그중에서 물들이기가 잘 안될 때 내 마음의 역동이 어떻게 일어났는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암묵적으로 물들여진 것, 앞으로 물들이고 싶은 것 등을 다시금 살펴본다.  이어서 소회와 다음시간에 다루기를 희망하는 내용의 요청도 나눈다. 참여자들이 전반적으로 만족 해 하였기에 그 내용을 들으니 긍정적 세례를 받은 느낌이다.

 

  “밥이 너무 맛있었고, 최고였다.” “머리를 많이 쓰는 직업이어서 갇혀 있다는 생각을 하였는데, 몸을 많이 쓰서 좋았다.” “물들여진다는 내용이 와 닿았고 인상 깊었다,” “나는 어떤 물이 들여졌고, 또 들이게 했나를 생각했다.” “여러 생각을 하며 왔는데, 이런 프로그램이 처음이고 전혀 새로운 방식이어서 한편으로는 당황스러웠지만, 탄탄한 전문성에 의구심이 궁금증으로 바뀌었다.” 

 

  “처음에 신청할 때 ‘아, 여기 뭔가 있겠구나!’ 하는 마음이 들었고, 경험하고 보니 ‘역시나’ 좋았다. 새로운 경험을 좋아하는데 새로운 경험이 되었다.” “시골출신이라 어려서는 자연에서 시간을 많이 보냈으나, 어른이 되어서는 그러지 못 했다. 그런데, 하루 종일 맨발로 수련하면서 마음의 문제들이 중화되고 편안해지는 느낌이다.” “몸을 치유하기 위해 왔는데, 몸 안의 나쁜 기운이 빠져 나가는 느낌이다. 몸의 치유는 역시 마음에서 비롯된다는 자각을 하였다.”

 

  “수수네숲의 치유장 에너지와 전문적인 치유프로그램이 정말 좋다. 공황장애로 비행기 타는 두려움이 있는데, 치유가 많이 되어 가는 느낌이고 자가치유법을 배워서 좋다.” “뭐든지 문제는 심리적인 것이 원인이라는 생각을 하는데, 그것을 다루는 법을 배워서 치유의 좋은 계기가 된듯하다.” 

 

  “처음에 미덕카드 뽑기에서 용기가 나왔다. 최근에 임신을 하였으며, 딱 필요한 것이 용기였다. 그래서 용기를 얻어 가면 되겠다는 생각을 하였는데, 그 용기를 얻게 되었다. 이런 경험이 처음이어서 낯설기도 했지만, 새로운 것을 느낀 것이 태내의 새 생명에게 좋은 물을 들이는 계기가 될 듯하다.” O의 임신소식과 소감을 듣고 덩달아 기쁨의 에너지가 흐른다. 우리는 사랑을 듬뿍 담은 박수로 임신을 축하하고 아기와 엄마의 건강을 기원하였다.

 

  이렇게 화기애애한 분위 속에서 소감을 나누고 마지막으로 경쾌한 음악 두어 곡으로 치유춤을 춘 뒤 최종 마무리를 하였다. 우리 몸은 리듬을 타는 것을 좋아한다. 태내에서 엄마의 심장박동의 리듬을 듣고 자랐기에 태생적으로 리듬을 타는 존재이다. 그래서 아기들에게 북소리를 들려주면 좋아한다. 만약에 리듬을 잃어버리면 몸과 마음도 경화되고 삶도 프레임 속에 갇힌다. 

 

  리듬을 유지 하는 삶, 흥을 누릴 수 있는 삶이 건강한 삶이다. 이번 회차에 “임신한 O님이 있어서 인원한명 더 추가하겠습니다.”라고 하자 여기저기서 “그러네요.” “맞아요.” 등으로 맞장구치며 웃는다. 한편, O의 엄마도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바가 있어서 O의 태내 아기까지 고려한다면, 3세대가 참여한 것이다.

 

  나는 이렇게 가족의 참여를 적극 권장하고, 환영한다. 가족이나 모임, 기관이나 단체, 조직 등의 구성원이 함께 하면 시너지 효과가 있다. 특히 내가 온전하면, 내가 근원이 되어 아기도, 그리고 다른 가족과 이웃에게도 선순환의 파급효과가 있다. 그 기쁨을 누리는 삶을 지향하며 응원한다. 건강하게 잘 지내다가 연이 닿으면 또 만나자고 마지막 멘트를 전하고 이번 회차의 공식 절차를 최종 마무리하였다. 

 

  공식과정을 마치고 열차시간에 맞추어 떠나야할 사람은 떠나고, 자차를 이용하여 시간적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남아서 여운을 즐겼다. 특별히 J는 그전에 동생이 주로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다가 일이 생겨서 못 오고 이번에 동생과 동생남자친구의 적극적 권유로 참여하였다. 그녀에 따르면 동생은 이 과정을 참여한 다음 여기서 다룬 치유춤을 집에서 남자친구와 같이 추기도 한단다. 아름다운 모습이다.

 

  J가족은 이미 유기농으로 치유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거기에다가 이곳에서 힌트를 얻어 치유장과 맨발걷기(어싱)를 위한 길을 만드는 등 더 발전적으로 준비 중이라고 한다. 참 반가운 소식이다. 이런 모습은 이 콜라보 프로젝트의 선순환에 대한 염원이 담긴 지향이기도 한다. J는 오늘 수련을 받아보니 부모님을 비롯하여, 예비 신랑 등 온가족이 다 왔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여러 차례 표현하였다. 꼭 실현되길 바란다.

 

  C도 30년 전에 공황장애가 있었고, 문제는 많지만 과거 문제를 끄집어내는 것을 불편해 했다. 그런데 공동 진행자 이득림 선생의 치유사례를 들으며 생각이 바뀌었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C와 유사한 생각을 하는 경우를 심심찮게 본다. 그 틀을 깨야 치유가 일어난다. 마음의 문을 열어본 경험이 없어서 두려워서 못 연다. 어떤 이는 아프거나 뭔가 계기가 되어야 변화에 마음을 연다. 

  

  나는 그들이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그래서 안전하게 그들의 어려움을 풀어내도록 하는데 정성을 들인다. 에니어그램 지혜를 기반으로 하는 『다학제적 관점의 통합상담 및 힐링모델』속의 쉽고 재미있는 여러 치유방편들이 그것을 가능하게 하리라 믿는다. 이미 치유사례를 수차례 발표하였고, 해를 거듭할수록 확신에 힘이 붙는다. 

 

  나눔의 즐거움에 얘기의 끝이 없어 보인다. 물고기가 물을 만난 듯 치유에 대해 뭔가 희망이 보이고, 그것을 잡은 느낌을 나누는 것이리라. 이런 나눔과 교류가 의미 있고, 즐겁다. 제한된 시간이기에 아쉽지만 비공식적 여정도 마무리한다. 참여자들이 수련을 리추얼화하여 심신건강을 잘 유지 증진해 가길 기원한다.

 

  치유여정 6회차는 22년 8월 9일에 진행했다. 6회차에 주로 다룬 내용은 관계형성 활동(오늘의 미덕카드 묵상과 나눔, 자기소개), 치유 체조 및 치유춤, 푸드아트테라피(맞이하기-숲식, 오감각 깨우기 및 먹기 명상-차요태, 옥수수의 재탄생), 치유밥상, 낮잠, 치유사례 나눔, TRE로 이루어졌다. 수련과정 내도록 맨발로 접지(어싱)를 하고, 짬짬이 수수네숲을 돌아보는 것은 기본이자, 아주 큰 선물이다.

 

  나는 수수네숲에 도착하면 입구에 있는 주차장 주변부터 살핀다. 다양한 다육식물, 이끼 등이 옹기종기 그 자태를 드러내고 있는 것이 사랑스럽다. 지난달에 비해 얼마나 더 자랐는지도 관심사다. 앙증맞은 모습들을 더 가까이서 살피고자 자연스럽게 허리를 굽히기도 하고 앉아서 관찰하기도 한다. 더불어 입가에는 절로 미소가 피어오른다. 

 

 

 

 

 

 

  좀 더 걸어가면 숲속에 자연 식물들과 더불어 주인장 내외의 의도가 반영된 꽃밭이 펼쳐져 있다. 때가 8월인지라 산초나무의 어린 열매도 보이고, 빨갛게 영근 예쁜 해당화열매도 보인다.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흐뭇해진다. 이런 모습을 꼭 보려고 아침 일찍 서둘러서 보통 1~2시간 여유 있게 도착하지만, 매번 시간이 훌쩍 지나는 느낌이다.

 

 

 

 

 

 

 

  꽃밭에서 즐겁게 노닐다가 시계를 보니 치유과정 오픈시간이 성큼 다가왔음을 확인하고 깜짝 놀란다. 하던 것을 멈추고 서둘러 산꼭대기의 자연치유장으로 향한다. 오르는 길에도 제법 볼 것들, 함께 교감할 것들이 많다. 발걸음을 재촉하며 동시에 눈은 좌우를 교대로 움직이며 식물들과 교감한다. 

 

  수수네숲에 오면 자연과의 공존을 추구하는 국제적인 공동체 핀드혼이 떠오른다. 핀드혼공동체는 1962년, 전인(全人)적이고 환경 친화적인 삶을 위한 새로운 모델을 찾으려는 시도로 시작되었다(조하선 역, 2001). 우리는 자연의 생명과 하나다. 인간과 자연이 하나된 핀드혼 농장이야기는 나의 지향과 닮았다. 아니 그들로부터 배웠다. 직접 그런 공동체를 꾸릴 수 없으니 차선책으로 비슷한 사람들을 찾아 교류하는 것이다.

 

  이미 언급한바 있지만 이 프로젝트는 나의 평생 숙원인 연구프로젝트이자 삶의 지향이다. 더불어 수수네숲을 향한 나의 열렬한 응원이기도 하다. 나는 이런 교류에 상호재능기부라는 이름으로 그들과 함께 한다. 다 같이 잘 사는 사회를 꿈꾸며 삶의 지향이 닮은 사람들과 서로의 지혜를 나누며 건강하고 아름답게 상생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콜라보프로젝트는 전에도 다른 개인이나 단체와 추진해왔고, 앞으로도 여력이 닿는 만큼 그럴 것이다.

 

  어느덧 산꼭대기의 자연치유장에 도착하였다. 신발과 양말부터 벗고, 접지한 상황에서 과정진행을 위한 준비에 돌입한다. 이 연재 글의 독자들이 5회차 까지의 내용을 보고 짐작하겠지만, 오전은 주로 워밍업작업과 치유체조 및 치유춤, 푸드아트테라피 등의 내용으로 진행한다. 그리고 점심식사 후에 심층치유 방편들을 다룬다. 

 

  오전에 다룬 내용 중에 푸드아트테라피가 특별하다. 이번 회차의 맞이하기 제목은 “숲식”이다. 참가자들의 진정한 치유를 응원하며 건강한 밥상의 은유적 이미지를 담아내고자 한 정성이 보인다. 숲식은 한식도, 일식도, 중식도, 양식도 아니다. 숲에서 난 제철 꽃과 자연물, 말린 식재료 등을 활용하여 차린 아주 특별한 은유적 밥상이다. 김민지선생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이번에도 잘 반영되었다. 목수국(라임라이트)의 흰 꽃잎과 몽실몽실한 모양새가 흡사 흰쌀밥을 닮았다. 

 

 

 

  물에 꽃잎을 띄워 맑은 장국을 표현하고, 다양한 말린 식재료를 미니옹기그룻에 담아 반찬을 묘사했다. 제철 꽃인 금화규 꽃차까지 곁들여진 영양식, “숲식”이 건강한 이미지로 완성되었다. 그리고 숲식에 활용된 재료들의 효능까지 맛깔 나는 설명으로 더해 주니 금상첨화다. 김민지 선생의 맞이하기 안내를 받으며, 모두들 그녀의 아이디어에 감탄하며, 박수가 이어진다.

 

  이어지는 푸드아트테라피 오감각 깨우기의 재료는 숲에서 갓 딴 차요테이다. 차요테는 멕시코, 남미 등지에서 재배되는(YTN, 2017년 11월 7일자) 열대작물중의 하나인데, 나도 수수네숲을 통해 최근에 알게 되었다. 차요테엔 비타민C, 엽산과 마그네슘 등 미네랄이 풍부하고 당뇨와 고혈압에도 효능이 있으며, 섬유질이 많아 변비나 소화 작용에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농업인신문, 2021년 8월 20일자).

 

  참여자들도 모두 차요테를 생소해 했다. 생김새는 서양배처럼 길쭉한데 사이사이 길게 고랑이 져 있고 다소 울퉁불퉁하다. 그리고 시원한 식감으로 세 가지 맛(무, 오이, 배)을 느낄 수 있다. 깍둑썰기로 미리 준비된 차요테를 한 조각씩 집어서 오감각을 깨운다. 먹기 명상 하듯이 눈으로 보고, 손을 통한 촉감으로 느껴보고, 코를 통해 향기로 음미한다.  

- 다음 호에 계속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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