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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전한 자기 돌봄·자기사랑·치유과정 (1) 글쓴이 : KEEC   2021-12-25 18:26

온전한 자기 돌봄·자기사랑·치유과정 (1)

- 힐다의 웰니스학교와 수수네숲의 콜라보 프로젝트 -

 

 

백석대학교 사회복지학부 교수 조주영

 

[연재 칼럼을 여는 마음]

 

이 칼럼은 앞으로 몇 차례 연재할 계획이다. 연재기간과 횟수는 상황과 여건을 참작하여 반영해야 하므로 장담할 수 없지만, 할 수 있는 데까지 심혈을 기울일 것이다. 일차적인 독자는힐다의 웰니스학교수수네숲의 콜라보프로젝트에 참가하는 첫 주인공들이 될 것이다. 더불어 우리가 지향하는 방향과 내용에 관심 있는 모든 분들을 위한 것이기도 하다. 각자의 삶에서 좋은 것은 어떻게 유지 증진해 가고, 문제가 되는 것은 쉽고 재미있는 방법으로 치유하고 흘러 보내는 내용을 다룰 것이다.

 

문제가 되는 것을 풀에 비유하자면 풀을 베어내는 것이 아니라 뿌리를 뽑는 근원치유, 전인치유, 영적성장을 지향한다. 풀을 베어내는 것은 시간이 지나면 다시 자라는 반짝 효과에 그치기 때문이다. 따라서 글의 내용이 전체와 부분을 오갈 수도 있고, 깊게 끌어내기 위해 비유나 사례 등이 등장할 수도 있다. 필요한 만큼 읽고, 과정에 지속적으로 참여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체화되고 참자기(본질)의 모습을 찾아가게 된다.

 

본 프로젝트에서 매회기 주로 다루는 내용은 에니어그램의 지혜를 기반으로 하는 다학제적 관점의 통합상담 및 힐링모델에 근거한다. 구체적으로는 장())의 역동에 따라 선정하여 활용하게 되며, 따라서 이 연재 글도 그 흐름을 반영할 예정이다. 활용되어질 여러 방편들은 대부분 자가 치유법이다. 그러므로 한번 잘 배우면 평생 활용할 수 있으며 깊은 치유와 성장을 선물로 받을 수 있다. 다른 한편으로 보자면, 스스로 배운 것을 적용하여 수련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 된다.

 

전반적으로 말은 별로 하지 않지만, 참여자들이 원한다면 얼마든지 할 수도 있다. 혹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신이 비밀로 유지해온 치부라고 여기는 것을 드러내야 하지 않을까 하는 부담감을 갖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다. 본 프로젝트에서 다루는 여러 방편들은 쉽고, 재미있으며, 놀듯이 치유할 수 있다는 점이 큰 강점이다. 활용할 수 있는 방편은 수백 가지를 포함하고 있다. 그렇다고 그것들을 다 다루는 것이 아니다.

 

그저 34~5년 동안 국내·외를 오가며 꾸준히 배우고 적용하다 보니 이런 자산이 갖추어진 것이다. 기본적인 내용은 한두 시간에 배울 수 있는 것도 많다. 각자가 선호하는 것 한두 가지 이상을 즐겁게 배워서 꾸준히 수련해가면 심층치유가 가능하다. 충분히 배우고 난 다음에는 이들 방편을 활용해 수련해 가는데 시간을 많이 요하지 않는다. 차 한 잔 마시는 정도의 시간이면 충분히 유용지물로 만들 수 있다.

 

지속적인 수련을 지향해 가기 위해 구성될 팀원들이 상호 호혜적인 도반이 되어 줄 것이다. 상호이타성, 상호호혜성은 개인에게서 가정으로, 사회로 선순환하게 되길 기대한다. 치유는 이 글을 읽지 않고 과정에만 참여해도 일어난다. 그러나 개인에 따라 치유의 원리를 알고 싶을 수도 있고, 관련된 여러 질문이 있을 수도 있다.

 

이글은 그런 모든 것을 포괄할 예정이므로 각자의 필요에 의해 읽기여부를 선택하면 된다. 우리의 정성이 보다 많은 사람들의 온전한 심신건강을 회복하거나 유지증진 해 가는데 소중한 지원군이 되길 소망한다.

 

 

[연재 글의 시작]

 

다섯 연으로 된 짧은 자서전(포르티아넬슨)이라는 시를 가끔 비유적으로 활용한다. 시가 주는 울림이 크기 때문이다. 시의 전문을 다시 한 번, 음미하고 되뇌어 본다. 1. 난 길을 걷고 있었다. / 길 한가운데 깊은 구멍이 있었다. / 난 그 곳에 빠졌다. / 난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 그 구멍에서 빠져나오는 데 / 오랜 시간이 걸렸다. // 2. 난 길을 걷고 있었다. / 길 한가운데 깊은 구멍이 있었다. / 난 그걸 못 본 체했다. / 난 다시 그곳에 빠졌다. / 똑같은 장소에 또다시 빠진 것이 믿어지지 않았다. / 하지만 그건 내 잘못이 아니었다. / 그곳에서 빠져 나오는데 / 또 다시 오랜 시간이 걸렸다. //

 

3. 난 길을 걷고 있었다. / 길 한 가운데 깊은 구멍이 있었다. / 난 미리 알아차렸지만 또 다시 그곳에 빠졌다. / 그건 이제 하나의 습관이 되었다. / 난 비로소 눈을 떴다. / 난 내가 어디 있는가를 알았다. / 그건 내 잘못이었다. / 난 얼른 그곳에서 나왔다. // 4. 내가 길을 걷고 있는데, / 길 한가운데 깊은 구멍이 있었다. / 난 그 둘레로 돌아서 지나갔다. // 5. 난 이제 다른 길로 가고 있다.

 

이 시는 참으로 의미심장한 내용을 담고 있다. 1연의 내용은 성격의 지배 속에서 용쓰며 살아가는 사람의 모습이리라. 대학에 재직하고 있는 나는 요즘 학기마무리에 정성을 모으고 있다. 이번 학기에 강의한 교과목 중에 성격심리가 있다. 나는 한 학기 동안 학생들에게, “우리는 성격 그 이상의 존재이다.”라는 점을 꼭 인식시켜주고자 했다. 감사하게도, 기말평가에서 확인해 보니 대부분의 학생들이 그 말을 기억해주었다.

 

다만, 그것의 의미와 가치를 체화하기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릴 것으로 본다. 앞에서 제시한 포르티아넬슨의 시에서 1연의 상황은 William Howell이 말하는 학습(능력)4단계(무의식적 무능력, 의식적 무능력, 의식적 능력, 무의식적 능력) 중에서 무의식적 무능력단계쯤 될 것으로 본다. 무의식적 무능력은 알지 못하지만 자신이 모르고 있다는 자체를 모르므로 배워야겠다는 필요성을 느끼지도, 생각하지도 않는다. 그러므로 그 개인의 삶에서 악순환의 연속으로 이어진다.

 

성격은 기질적인 요소도 작용하지만 학습된 면이 강하다. 이것을 성격심리학에서는 성격의 대응적 발달과 자기영속화속성으로 설명한다. 이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생략하겠다. 거기엔 치유되지 않은 개인의 아픔, 억눌려져서 해소되지 못한 감정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게 되며, 그로 인해 부적절한 경험을 지속적으로 만든다. 결국 이러한 정서적 패턴은 그 개인의 온전한 전체성, 통일감, 원만성을 제한한다.

 

한 학기동안 성격심리를 수강한 학생들이 우리는 성격 그 이상의 존재이다.”는 말을 기억하고, 성격이 아니라 본질대로 살아가겠노라고 말로 표현한다 할지라도 그것이 무의식적 능력의 단계는 아닐 것이다. 무의식적 능력의 단계는 능숙하게 되어 특별한 의식적 조정을 하지 않더라도 능력을 잘 발휘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단계이다. 머리로 이해한 것과 몸으로 체화한 것은 다르다. 머리는 대뇌피질이, 그리고 몸은 변연계와 뇌간이 깊게 관여하고 있으므로 이들의 균형과 조화가 필요하다.

 

다섯 연으로 된 짧은 자서전을 음미감상하며, 1연의 내용처럼 살지 않고, 5연의 내용처럼 살고자 하는 의지를 보이더라도 그것이 생각처럼 쉽지 않을 수 있다. 왜냐하면, 그동안 몸과 신경계에 쌓인 습()이 순간순간의 사고(대뇌피질)와 감정(변연계) 및 행동(뇌간)으로 드러나기 때문이다. 일찍이 Jean Paul Sartre인생은 B(Bitth)D(Death) 사이의 C(Choice).”고 했는데, C(Choice)가 결코 우연이지 않다는 점이다.

 

, 성격의 지배를 강하게 받는 사람들은 오랜 기간 쌓여 굳어진 습()에 의해, 무의식적 무능력 단계로 살아가게 된다. 앞에 제시한 시에서 1연의 내용처럼 필연적으로 그것을 선택하게 된다. 간혹 우연에 의해 다른 선택을 할지라도, 심리적 관성의 법칙이 예전의 습관적 선택으로 돌려놓게 된다. 그렇게 학습하여 체화된 결과이다. 그 개인에게 체화된 습()은 더 이상 힘을 발휘하지 못할 만큼 근원치유로 풀어내야 한다. 풀의 비유처럼 살짝만 베어내거나 일부만 뽑아내면 언제든 남아있는 것들이 다시 고개를 내밀 것이다.

 

2연의 내용은 무의식적 무능력과 의식적 무능력의 중간단계쯤 된다. 의식적 무능력은 자신이 아는 것이 없다는 것을 인식하고 배우기 시작하지만 아직은 능력을 갖추지 못한 상태이다. 배움을 시작하더라도 작심3일에 거치는 사람은 결국 정체되어 제자리걸음을 하거나 심지어는 퇴보한다. 3연의 내용은 의식적 능력의 단계로 배움과 훈련을 통해 능력을 갖게 되었다.

 

그렇지만 그것이 완전히 익숙하지 않아 의식적인 선택과 행동을 해야 하는 단계이다. 짐작하겠지만 어느 성장의 단계이든 그것이 지속되지 않으면 얼마든지 정체되거나 퇴보할 수 있다. 4연의 내용은 의식적 능력과 무의식적 능력의 중간단계이고, 5연의 내용은 무의식적 능력의 단계로 볼 수 있다. 이렇게 정리를 하고 보니 다섯 연으로 된 짧은 자서전의 시는 우리들의 삶의 모습을 그대로 반영하는 것 같다.

 

어떤 이는 평생 1연의 모습으로 살아간다. 어떤 이는 2, 또는 3연이나 4연의 모습으로 살아간다. 아마도 소수의 사람들이 5연의 모습으로 살아갈 것으로 보인다. 비유설명하자면 1연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사람은 성격의 지배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이고, 5연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사람을 본질의 흐름에 따라 향유하는 삶을 살아가는 사람으로 볼 수 있다.

 

심리학자들은 성격을 잠든 상태로 설명하고, 본질을 자각상태로 설명한다. 성격과 본질에 대해 가장 잘 알려주는 이론중의 하나가 에니어그램이다. Gurdjieff는 에니어그램에 대해 우주를 창조한 법칙과 인간을 지배하고 있는 법칙을 알려준다고 설명한다. 모든 지식이 우주에 대한 가르침에서 시작된다. 우주이든 유기생명체이든 식물이든 간에 완성된 전체는 에니어그램이다. 우주는 대우주와 소우주로 나뉘며, 대우주는 큰 세계의 우주를, 소우주는 작은 세계인 인간으로 간주한다(오성근 역, 2005).

 

우주는 상대성이 있어서 우주를 알면 인간을 알 수 있고, 인간을 알면 우주를 알 수 있다(오성근 역, 2005). 그러므로 에니어그램을 알면 인간이 자신을 지배하고 있는 법칙을 깨닫고 그 지배로부터 벗어나 자유로울 수 있는 방법을 알 수 있게 된다(이순자, 2003). 갑자기 우주에 대한 얘기가 나와서 일부 독자들이 당황스러울 수 있다. 그러나 전체(우주) 속에서 자신의 모습(소우주)을 알려면, 꼭 다루어야 할 주제라고 판단한다.

 

다행히, 이 주제에 대해 다루는 책과 연구보고서들이 많이 나와 있다. 번역서는 물론 국내서적도 제법 있다. 그러므로 이 칼럼에서 다룬 내용 이상으로 더 깊게 알고자 한다면 그것들을 참조하기 바란다. 양자역학의 관점에 따르면 우주만물은 에너지이자 정보이다. 그리고 모든 우주 만물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 , 우리는 모두 독특한 진동수를 가진 에너지체로서 우주만물과 상호연결 되어 있다(김우종 역, 2010).

 

우주의 중심(에너지의 중심)에 우주심(宇宙心 = 영점장 = Zero Point Field)이 있다(류시화, 이상무 역, 2020). 본질의 자각과 온전한 현존은 우주심과의 연결이며, Deepak Chopra가 안내하는 우주 리듬을 탈 수 있는 상태로 설명할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우주심과 연결되고, Deepak Chopra가 말하는 우주리듬을 타는 삶, 다섯 연으로 된 짧은 자서전의 시에서 말하는 5연의 삶을 살아갈 수 있을까?

 

이것이 이 프로젝트의 궁극적 목표이며, 핵심을 이룬다. 차근차근 즐기며 내딛는 걸음마다 치유와 성장에 보탬이 될 것이다. 그리고 점차 진동수를 높여갈 수 있게 되며, 급기야 원하는 것에 대한 동시성원리의 체험이 늘어나고 우주심과의 연결, 우주리듬을 타는 법을 체득하게 된다. 진동은 개인이 말하거나 생각하고 있을 때 창조하며 자석처럼 진동이 같은 생각들을 끌어당기게 된다(박행국 역, 2013). , 비슷한 주파수의 리듬은 서로 끌어당긴다(김상운, 2015).

 

성격의 지배를 강하게 받고 있을 때는 그에 준하는 것들을 끌어당기게 된다. Michael Brown(이재석 역, 2013)은 지금 당장 기쁨과 풍요로움, 건강한 진동을 경험하고 있지 못하는 이유는 통합되지 못하고 누적되어 있는 감정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개인의 억누른 감정이 몸의 세포를 바꾼다. 마음에 자리한 상처들은 트라우마나 스트레스뿐만 아니라 류머티즘 관절염, 알츠하이머병, 그리고 암까지 여러 가지 모습으로 나타난다(류경희 역, 2015).

 

트라우마의 기억은 처음 유입된 시점에서 오랜 시간이 지나도 계속해서 영향을 주는 이물질과 같다. 어쩌다 찔린 파편 하나가 감염을 일으키듯, 그 이물질에 노출된 신체가 보이는 반응은 유입된 이물질 그 자체보다 훨씬 큰 문제가 될 수 있다(제효영 역, 2020). 그러므로 이 모든 것들을 치유하고 흘러 보내야 한다. 이것들은 온전한 현존을 막는 걸림돌들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이 주제들에 대해 하나씩 필요한 답과 구체적인 방법들을 제시할 것이다. 기쁨 충만한 삶의 여정과 그렇지 못한 삶의 길을 구분해야 한다. 자신이 원하는 삶을 위해서는 온전히 현존함으로써 높은 진동수를 유지하고, 순간순간의 선택이 자신의 생존과 삶의 질에 유리한 것인지의 여부를 의식적으로 식별하며 좋은 것들을 끌어당겨야 한다.

 

잠깐 위안, 가짜치유(Deepak Chopra가 근본적 치유법인 참자아를 깨닫는 것과 대비하여 설명), 짝퉁 긍정(채정호 가톨릭대학교 교수이자 긍정학교 교장이 진정한 긍정에 대비하여 설명)을 경계한다. 물론, 궁극적 목표를 지향해 가는 과정에서 한시적으로 그것들이 자리할 수는 있다. 그러나 최종적으로 도달하고자 하는 목표는 근원치유, 전인치유, 영적성장임을 기억하자.

 

- 다음 호에 계속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