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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전한 자기 돌봄·자기사랑·치유과정 (41) 글쓴이 : KEEC   2025-04-25 18:39

온전한 자기 돌봄·자기사랑·치유과정 (41)

- 힐다의 웰니스학교와 수수네숲의 콜라보 프로젝트 - 

 

  백석대학교 사회복지학부 교수 조주영

 

  이들 작품을 모아놓으면 서로 더해져, 더 풍성한 이야기를 뿜어내고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행복을 지향하며, 각자의 작품과 핵심 주제로 뽑아낸 내용들이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푸드아트테라피는 보편적으로 작품을 통해 자신이 지향하는 이미지를 만들고,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계획을 세워 구체화한다. 더 나아가 그 계획을 점진적으로 발전시켜 가도록 격려하고 지지한다. 

 

 

- 참여자들의 FAT 작품의 일부 모습 -

  

 

  푸드아트테라피에서의 구체적인 과정인, ① 맞이하기(애정 어린 시선), ② 받아들이기(정감 어린 교류), ③ 찾아 들어가기(진심 어린 관심), ④ 받아내기(생기 어린 한 마당)에서 장(場)의 역동에 따라 필요한 기술을 적용하여 보다 전문적으로 조력할 수 있다. 그렇지만, 이 수련에서는 푸드아트테라피의 전체적인 과정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워밍업의 성격을 띠고 있어서 부분적으로 개략적인 형식만 따른다. 즉, 맞이하기를 통한 관계 형성 활동, 작품 제작 및 스토리텔링 위주로 하고, 좀 더 깊은 의미의 탐색은 주진행자인 나의 피드백 정도로 마무리한다. 

 

  그러나 가끔 깊게 운영할 수 있는 시간이나 요구도 반영의 여지가 있을 때는 작품의 의미를 좀 더 깊이 탐색하기도 한다. 그리고 장에서 이루어지는 다양한 피드백과  재구성기법 등을 적용하여 새로운 의미를 창출하기도 한다. 또 때로는 스스로 새로운 의미를 발전시켜 가도록 요령을 안내하는 것으로 대치하기도 한다. 이 모든 것은 이야기치료적 효과가 있다. 이야기치료의 창시자 중의 한 사람인 Michael White는 “우리의 삶을 이루는 것은 바로 우리 각자가 가지고 있는 자신의 삶의 이야기다.”라고 했다.

 

  이야기치료의 기본전제들로는 “인간은 해석하는 존재이다.”, “경험은 사회적으로 구성된다.”, “정체성은 사회적으로 구성되고 재구성된다.”, “사람과 문제는 별개다.”, “이야기는 삶이고 삶은 곧 이야기이다.”, “삶은 복합적 이야기다.”, “인간은 능동적인 행위자다.” 등을 들 수 있다(정문자 외, 2018). 이를 토대로 이야기치료의 과정과 치료기법을 통해 문제가 되는 지배적 이야기를 해체하고, 새로운 대안적 이야기를 구축하는 것이 주요 과제이다. 

 

  그렇지만 푸드아트테라피에서는 푸드아트테라피식으로 진행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지배적 이야기가 해체된다. 또한 이어지는 과정 전개에 따라 대안 이야기를 비교적 수월하게 만들어갈 수 있다. 그 과정에 늘 푸드아트테라피의 작품이 함께 하므로 당연히 좌뇌와 우뇌의 조화로운 활용이 이루어지며 그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지배적 이야기의 해체와 대안 이야기의 구성은 때로 마치 가랑비에 옷 젖듯이 스며들기도 하고, 또 때로는 상호작용 과정에서 마치 퀀텀 점프가 일어나듯이 관점이 열리는 체험을 하기도 한다.

 

  이번 작품은 특별히 “행복”이라는 주제여서인지 다들 평소보다 더 해체하기를 아까워했다. 그 분위기를 수습하고자 나는 작품의 이미지를 다시 한번 마음에 담도록 하고, 또 카메라를 이용하여 다양한 각도에서 사진으로 남긴 다음 해체 작업으로 이어갔다. 이렇게 오전을 “행복스토리”로 풍성하게 채운 후, 이어진 시간은 점심시간이다. 언제나처럼 치유 밥상은 수수네숲에서 준비해 온 것이다. 음식은 뷔페식으로 진열하고, 자신에게 알맞은 양을 퍼서 고마운 맘으로 먹는다. 남은 음식은 버리지 않고자 깨끗하게 관리한다. 

 

  치유 밥상의 구성 내용은 공주에서 난 밤을 넣어 지은 밥, 김치찌개, 수수네숲의 도토리로 만든 도토리묵, 김장 김치, 말린 표고버섯 볶음, 다래순 볶음, 말린눈개승마나물 볶음 등이다. 공주 무수산의 정기와 건강한 자연의 에너지가 듬뿍 담긴 재료로 요리하여 차려진 밥상이어서 늘 기대되고 감사한 마음으로 선물처럼 받는다. 이번 밥상의 나물들은 봄에 준비하여 말려둔 것이다. 수수네숲에서는 봄이 제일 바쁜 시기여서, 계절적으로 봄이 되면 마치 여느 농부들이 가을걷이하듯 봄나물 수확에 몰두한다고 한다. 

 

  이야기가 봄으로 흐르니, 전남 광양에서 온 B가 남쪽에는 벌써 매화꽃이 피었다는 소식을 전한다. 남쪽에 직접 살고 있는 사람의 봄소식인지라 더욱 리얼하게 다가오며, 다함께 약속이나 한 듯 “우와~!!!”라는 환호가 이어진다. 이야기꽃이 줄줄이 피어난다. 매화꽃 개화 소식을 넘어, 토종 씨앗 이야기, 우리 것 살리기 운동 등으로 전개되며 화기애애하다. 그렇게 담소와 더불어 식사를 마치고 뒷설거지를 비롯하여 여타의 정리 시간도 각자 알아서 역할을 맡아 자연스럽게 흐른다. 

 

  오랜 기간 품었던 이상을 힐다의 웰니스학교를 통해 실현하고 있는데, 몇 해를 거치며 이제는 제법 안착이 되었다. 수련생들이 내부 지침을 지키며 스스로 알아서 잘하고 있다. 덕분에 연구 중심으로 운영하는 힐다의 웰니스학교의 지향이 원활하게 흐르고 있다. 이번 회차에 푸드아트테라피의 여운이 큰가 보다. 점심 식사 시간을 마치고도, 관련 이야기가 여전히 식지 않고 피어난다. B는 사진을 전공한 덕에 색감을 보는 것, 시각적 예술을 선호한다고 한다. 

 

  그래서 오늘의 맞이하기가 색다르게 다가왔고, 스토리텔링이 함께 이루어져 좋은 느낌이었단다. 이에 김민지 선생이 가세하여 푸드아트테라피를 배우기 전에는 숲의 자원이 이렇게 잘 쓰이는 것을 몰랐으나, 지금은 수수네숲의 지천이 자원임을 알게 되었고, 해를 거듭할수록 보이는 것이 많아졌다며 신나게 경험을 나누었다. 식을 줄 모르는 이야기의 열기를 잠시 식히고, 본격적 오후 일정을 이어갔다. 오후에 주된 일정의 시작은 EFT로 열었다. 

 

  관련 영상을 하나 관람하고, 몸타점과 손타점을 익힌 다음, 에너지시스템의 혼란을 풀어주고자 기본과정을 함께 하였다. 먼저 참석자들의 이슈를 확인하였다. B는 평소에 왼쪽 어깨가 항상 아프다고 한다. 무슨 계기가 있었는지 묻자, 몇 개월 전에 넘어져서 팔꿈치가 까인 적이 있기는 하지만, 그때는 오른쪽 팔꿈치의 충격이어서 연결점이 없다고 지각하고 있다. 현재 B가 느끼는 통증에 대한 SUDS는 8이다. S는 오른쪽 팔꿈치의 충격으로 그동안 오른쪽 어깨가 아프다가 지금은 오른 골반으로 내려갔으며 찢기는 느낌의 통증이 있고, SUDS는 6이다. 

 

  L은 몸의 왼쪽이 어깨부터 발목까지 전체적으로 안 좋다. 이런 문제로 한 발로 서고자 할 때, 왼발은 눈감고 1~2초도 간신히 서 있을 정도로 중심이 안 잡힌다. 불균형에 대한 불편감의 SUDS는 7~8이다. 나는 집단으로 EFT과정을 진행할 때, 보편적으로 SUDS가 가장 높은 사람의 이슈를 다룬다. 그래서 이날은 B의 이슈에 초점을 두기로 했다. 그녀의 통증에 대한 양상은 왼쪽 어깨가 전체적으로 뭉쳐 있고, 무거운 뭔가가 올려져 있는 느낌이라고 한다. 

 

  수용 확언으로 만든 것은 “나는 왼쪽 어깨가 뭉쳐 있고 무거운 것이 올려진 느낌으로 통증이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나 자신은 온전히 받아들이고 깊이 사랑한다.”이다. 그리고 단축 어구는 “왼쪽 어깨에 통증이 있다.”를 가지고 다 같이 EFT 기본과정을 진행하였다. 3세트를 진행한 후 양상의 변화를 점검하였더니, B의 왼쪽 어깨에 대한 통증은 그 위치가 아래로 내려오고, SUDS는 8에서 7로 줄어 들었단다. S의 골반 통증은 6에서 4로 줄어들었다. 

 

  L은 EFT를 시작하기 전엔 1~2초도 채 못 서고 바로 무너졌었다. 그런데 EFT기본과정을 3세트 진행한 후에는 5~6초 정도 서 있을 수 있게 되었고, 통증은 7~8에서 6으로 줄었다. 모두 다 SUDS가 “0”으로 떨어진 것은 아니어서 추가조정 작업을 안내하였다. 즉, 기본 작업의 수용 확언에 “여전히”를 넣어서 하면 된다. B의 이슈에 대한 수용 확언은 “나는 여전히 왼쪽 어깨가 뭉쳐 있고 무거운 것이 올려진 느낌으로 통증이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나 자신은 온전히 받아들이고 깊이 사랑한다.”이고, 단축어구는 “여전히 왼쪽 어깨에 통증이 있다.”이다.

 

  추가조정 작업 후에 다시 통증의 양상을 점검하자, B는 통증이 거의 사라졌다고 한다. 통증에 대한 SUDS가 7에서 1로 줄었음을 보고하며, “신기하네요!”라고 감탄과 웃음을 보였다. S의 SUDS는 4에서 3으로 줄었으며, 몸의 통증 부위에 대한 가동 범위가 늘었다. L은 통증에 대한 SUDS는 6에서 4로 줄었고, 눈감고 왼발로 서기는 1차 점검에서 5~6초였으나 사후에 10초 정도로 늘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모두 “와~!!”라고 놀라며 박수로 응원과 지지를 보냈고 함께 기뻐했다. 처음에 B의 이슈로 다함께 EFT를 한 것이지만, 다른 수련생의 SUDS도 같이 떨어졌다. 

 

  지금까지 이 프로젝트의 여러 수련 과정에서 확인한 바와 같이, 함께 수련하는 것의 힘(대리EFT 효과, 서로 진심을 담아 응원과 지지, 장에너지의 힘이 더해진 상승효과 등)을 확인하는 순간이다. B가 이 경험을 신기해하며, 사후 질문이 쏟아졌다. 질문을 요약하자면 어떤 원리에 의해 이런 효과가 나오는지 궁금하다는 것이다. 나는 한의학에서 말하는 “通則不痛(통즉불통), 不通則痛(불통즉통)”의 원리를 인용하여 설명하였다. 즉 기혈이 잘 통하면 아프지 않지만, 만약에 기혈이 통하지 않으면 아프다고 보는 것이다.

 

  EFT는 인체 내에 에너지 체계가 있으며 그것이 경락을 타고 흐르는데, 그 에너지의 흐름이 막힐 때 마음이나 몸에 문제나 고통이 생긴다고 설명한다. 인체 에너지는 동양에서 말하는 기와 같으며, EFT로 경혈을 두드린다는 것은 경혈에 침을 놓는 것과 같은 개념으로 이해할 수 있다. 따라서 EFT는 침을 사용하지 않는 침법, 심리지압법, 정서적 침법, 심리적 침법 등으로 설명할 수 있다(설기문, 2009). EFT의 효과를 체험한 사람들이 “EFT는 주치의다.”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나에게도 EFT는 아주 훌륭한 주치의 역할을 한다. 힐다모델을 통한 장기수련생인 S도 일상에서 수시로 EFT를 적용하는데, 예를 들면 멀미가 날 때는 그냥 두드리기만 해도 안정되곤 한단다. 나는 좋은 습관이라고 지지하며, 평소 스트레칭을 하듯이 두드리기의 생활화를 권장하였다. 간접사례에 의하면 식물인간처럼 된 사람이 병원에 입원하여 있는 동안 가족이 간병인을 사서 계속 두드리게 하여 깨어난 사례, 27년 동안 어깨가 움츠려지게 걷던 분이 펴진 사례, 29년 통증이 사라진 사례 등 놀라운 일들이 많다. 

 

  국내외의 여러 보고에 따르면 EFT를 통해 한번 온전히 치유된 것은 시간이 지나도 다른 변수가 개입되지 않는 한 그 효과가 유지된다. 또한 EFT에는 활용할 수 있는 기법이 많다. 이날 다룬 것은 표준 EFT로, 이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이전의 연재에서 다룬 바 있어서 이번 글에서는 생략한다. 이어서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간편하게 적용할 수 있는 방법과 유의 사항도 안내하였다. 더불어 힐다모델 속의 여러 수련 방편을 적용하여 지속적인 수련을 하다 보면 스스로 자기만의 더 효율적인 방법을 터득할 수도 있다. 

 

  나는 평소에 필요할 때마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단 1분, 또는 수십 초의 자투리 시간이라도 각 수련 방편을 통합한 방법으로 자기 돌보기를 즐긴다. 이것은 오랜 수련의 결과 스스로 터득한 나만의 방식으로, 매우 간단 하지만 그 효과는 아주 크다. 구체적인 내용은 에니어그램의 상위자아(기적 수업의 성령), 보이지 않는 도움(성령)을 활용하는 Optimal EFT, 디바인힐링, 라자요가, 브레인스포팅, TRE 등의 원리를 통합한 방식이다. 뜻을 세운 후에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의념과 함께 바디스캐닝 하듯이 스쳐 지나가면 된다.

 

  몸의 구석구석, 근육과 근막, 뼈, 관절, 내부장기, 그리고 세포들까지 미세하게 또는 크게 반응하며 균형과 조화를 찾아 재배열과 재구성을 하는 듯하다. 과정을 마무리하고 나면 몸과 마음이 매우 개운하고 맑으며 마치 행복하게 웃는듯하다. 사랑과 평화의 상태와 존재감을 느낄 수 있다. 이것은 누구나 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고 믿는다. 다만, 스스로 그 잠재력을 깨우지 않아서 활용하지 못하는 것이다. 내가 이끄는 장기 수련팀원들은 어느 정도 준비되어 있어서 부분적으로 적용해 보며 그 효과를 확인하고 있다. 

 

  그러나 힐다모델로 이제 수련을 막 시작한 사람은 첫술에 배부를 수 없으니 장기적인 비전을 갖길 바란다. 제한된 시간이어서 보다 많은 것을 다루거나 설명할 수 없기에 관련 도서와 자료를 안내하는 것으로 정리하였다. EFT를 마치고 나서 장의 역동은 하나라도 더 배우고 싶다며 쉬지 않고 수련을 이어가길 원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나는 새로운 배움의 원활한 전환을 위해 5분 정도의 시간을 주고 지압봉이라도 밟으며, 각자의 몸이 균형과 조화를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털기춤도 한바탕 추며, 몸의 긴장을 흘려보내고 이완하며 조율하는 시간을 가졌다. 춤의 마무리는 잠시 멈추어 서서 몸에서의 에너지 흐름을 알아차리는 것이다. 그리고 싱잉볼을 울리고 그 진동의 흐름을 따라가며 내적 고요를 확인한다. 이어진 내용은 B가 직장생활을 하면서 겪고 있는 어려움에 대해 자기 돌봄이 가능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NLP의 연합과 분리의 기법을 하나씩 다루고자 한다. 이번에 처음 참여한 B에게는 NLP가 생소한 것이므로 기본적인 것부터 미니강의로 다루었다. 

 

  먼저 레몬 상상, 상상으로 손가락 늘렸다가 되돌리기, 몸의 유연성 체크 활동 등을 통해 일체유심조의 원리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일체유심조는 NLP의 설명과 이해에 제격이다. 참고로 힐다의 웰니스학교와 수수네숲이 콜라보로 운영한 치유프로젝트 2년 차는 처음부터 1년 수련을 참여할 사람만으로 구성하였다. 그렇지만 1년 차는 1회 참여자가 대부분이어서 수련 내용에서 그 전의 회차와 중복되는 면이 있다. 

 

  물론 몇 회 참여했더라도 개인에 따라 충분히 체화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그리고 진행 주제는 같다 할지라도 어떤 차원으로 설명하는지, 또 부가적인 내용 등이 다르므로 반복 참여할수록 더 깊어지고 체화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활용할 수 있는 원리는 매우 간단하다. 그렇지만 각자의 내적인 저항의 정도와 자신이 처한 상황에 따라 지각에 차이가 있다. 작용 원리를 충분히 이해한 상황에서 수련이 깊은 사람들은 단, 1회 만에도 매우 큰 치유 효과를 얻는다.  

 

  그러나 과각성이나 저각성의 경우는 그 패턴에서 빠져나와야 비로소 제대로된 효과를 챙길 수 있다. 따라서 각자 얻을 수 있는 효과는 개인차가 크다. 특히 좌뇌를 많이 활용하는 교육에 익숙한 사람, 분석적이고 비판적인 사람은 그것들에 대해 직접적인 체험보다는 머리로 받아들이고 이해하고자 하는 성향을 보인다. 그러나 그 틀에서 벗어나면 제대로 체험할 수 있다. 이번 회차에 다룬 NLP의 연합기법은 앵커링이다. 절차에 따라 각자의 경험 중에 좋은 자원을 선정하여 리소스풀하게 마음의 닻을 내렸다. 

 

  혹시 개인에 따라 좋은 경험이 하나도 없다고 할 경우는 가상으로 만들어주기도 한다. 이번 회차의 수련에서는 이미 푸드아트테라피의 “행복”작업에서 긍정자원을 많이 찾은 바 있다. 이럴 경우는 진행에 무리가 없다. B는 참 온화하셨던 할머니가 손녀인 자신에게 헌신적이었던 기억을 상기했다. 언제나 기다려주고, 따뜻한 품으로 품어주어 편안했던 기억을 소환했다. 그녀는 할머니를 떠올렸을 때의 행복도(척도질문: 최고는 10, 최저는 0)가 10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평소에도 이 자원을 떠올려 활용하는지 묻자, 사실은 이 귀한 기억을 이번에 처음 떠올렸다고 한다. 그런 그녀에게 오늘을 계기로 할머니와의 좋은 에피소드를 모아서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팁을 제공하고, 그 “행복도”를 잘 유지 증진해 가도록 지지하였다. 김민지 선생은 작년(2022년)에 가족들이랑 튀르키예에 여행 갔었던 에피소드를 떠 올렸다. 여행의 마지막 순간이 지금 떠올려도 찌릿찌릿한 느낌이 들 정도로 진지하고 고맙게 기억된다고 한다. 

 

  당시에 벅차오르는 감정을 느꼈으며, 충만한 시간이었다고 한다. 여행지에서 만난 친구 부모와의 상호작용도 감동의 연속이어서 행복도에 대한 척도질문의 값은 10이다. 친구의 아버지가 마치 친구처럼 편안하여 더욱 재미있었던 얘기를 풀어내며 만면에 미소와 온몸에 활기가 흐른다. 이득림 선생도 튀르키예 여행의 기쁨을 자원으로 꼽았다. 그때의 감동이 “10”이라는 숫자로 제한할 수 없을 정도로 좋은 경험이라고 했다. 

 

  나는 모녀의 가족여행 예찬을 같이 즐거워하며, “감동이 치유·회복·행복을 선물한다.” “감동하고, 감탄해라!” “그리고 그 에너지가 흘러 지구와 우주로 확장되도록 하라.”고 격려하고 지지했다. 참고로 튀르키예에 사는 김민지 선생 친구의 가족들은 그 다음 해(2023년)에 수수네숲에 답방하여 두 가족 간에 정겨운 교류와 감동적인 스토리를 많이 쌓은 바 있다. 얼마나 아름답고 풍성한 교류인가?!. 나는 이전의 연재에서 이 스토리를 선순환의 사례로 다룬 바 있다.

 

  각설하고, 이날 수련에서 NLP의 앵커링 절차와 요령에 대한 이해를 돕고, 각자 그 내용을 그림으로 그릴 수 있도록 안내한 다음 실제적 체험으로 이어갔다. 이 과정 또한 이전 연재 글에서 다룬 적이 있어서 이번에는 생략한다. 앵커링을 통해 닻을 내릴 때, 진정(鎭靜)을 위한 용도와 활력(活力)을 위한 용도를 별도로 해두면 일상에서 매우 유용하다. 1회 시행을 한 후에 성공 정도를 점검하자, 장기 수련생인 S는 80% 성공하였고 일상에서도 수시로 적용하여 효과를 보고 있단다.

 

  B는 50% 성공하였으며, 초등학교 시절의 에피소드가 마치 어제 일처럼 생생하게 떠올라 감동의 눈물이 흐르는 것을 느꼈다고 한다. L은 생각이 많이 들어와서 전혀 변화가 없었다고 보고하였다. 그럴 수 있다. 그러나 이 경우에는 상황을 점검하여 발전 방안을 모색할 수 있다. 즉, 앵커링은 우뇌를 많이 활용하는 현존작업이다. 그런데, 좌뇌를 더 많이 썼거나 과도한 피로, 과각성이나 저각성 등의 상황에서는 몰입이 안 되고 성공하기 어렵다. 

 

  L에게는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스스로 탐색 기회를 갖도록 안내했다. 어쩌면 필요한 감각을 좀 더 깨우는 것에 대한 과제를 가질 필요가 있을 수도 있다. 앵커링은 또한 긴장이 이완되었을 때 더 원활하게 진행됨을 강조하며, 쉼호흡으로 조율하였다. 앵커링 작업을 2회 한 후에 다시 성공 정도를 점검했을 때, S는 마치 그 현장에 있는 것처럼 100% 성공을 보고하였다. B는 60% 성공하였고, L은 30% 성공이다. 

 

  이런 방식으로 몇 차례 더 반복하여, 마치 숲이 우거진 곳에 길을 만들어 내듯이 자신의 몸 어딘가에 닻을 내려두면 필요시에 스위치를 눌러 필요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B에게 오늘 다룬 것에 대해 일상에서 스스로 적용 가능성을 묻자, 그녀는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그리고 오늘의 전반적 수련 과정을 통해 자신에게 왜 부정적인 감정이 쌓였는지에 대해 알 것 같다고 한다. 그녀는 평소에 감정 기복이 심한 편이고, 특히 부정적 감정에 사로잡히면 ‘내 탓이야’라고 스스로 자책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B는 그런 경향이 쌓이고, 그외에도 내면에 부정적인 것이 꽉 차 있으면, 제대로 활용하기 어려울 듯하다며 그것을 빼내는 것이 궁금하다고 했다. 힐다모델에는 이에 대한 대안이 많다. 우선 직전에 다룬 앵커링을 잘 성공시켜 두면, 자신을 책망하는 마음이 올라올 때마다 스위치를 눌러 불러옴으로써 그런 경향을 바로 잠재울 수 있다. 그런데, B의 앵커링 성공 정도가 60%이므로 더 강하게 키울 필요가 있다. 만약 부정적인 것이 60%보다 더 셀 경우 효과는커녕 그것이 앵커링 될 수 있으므로 유의한다.

 

  그리고 NLP의 분리 기법을 적용할 수도 있고, EFT로도 가능하다. 또는 TRE로 몸과 신경계에 축적된 긴장을 해소하는 등 이번 회차의 수련에서 다루지 않은 다른 대안도 많다. 그런데 만약 B가 자신을 책망하는 것과 관련하여 깊은 트라우마적 기억과  관련 있다면 그 경중에 따라 대처 방법을 달리해야 한다. 중(重)한 경우에는 자가 치유에 초점을 두어 무리하게 해결하기보다는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할 수 있다. 

 

  해당 내용에 대한 미니강의, 정보제공, 그리고 이런저런 전문적 탐색 질문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자가 점검을 이어가던 B가 새로운 사실을 확인하였다. 즉, 앞에서 앵커링을 하는 과정에 할머니에 대한 좋은 기억을 자원으로 활용하였는데 그 기억만 보면 분명히 좋은 것이었고 척도질문에서 최상인 10으로 나왔다. 그러나 그 당시 할아버지는 몸이 안 좋으셨고,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부부이므로 그 사실이 함께 떠올라서 부정적으로 작용하였다는 것이다. 또한 B에게는 할머니가 돌아가신 것도 충격적인 기억이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할머니에 대한 좋은 기억이 최상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할아버지에 대한 걱정, 할머니가 돌아가신 것에 대한 슬픔과 상실감이 있다. 이런 이유로 좀 전에 앵커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좋은 기억으로 시작하여 잘 진행되다가 중간에 할아버지에 대한 기억과 할머니가 돌아가신 것에 대한 슬픔 및 상실감의 기억이 침범하여 앵커링이 60% 성공에서 멈춘 것으로 보인단다. 이런 경우에는 할머니에 대한 상실감을 먼저 다루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앵커링을 하고자 할 때, 자원으로 활용하는 것은 다른 양가감정이 없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적절한 자원을 활용하여 제대로 성공만 하면 일상에서 매우 유용하게 그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이쯤에서 김민지 선생이 자신이 공황증세가 일어날 때마다 앵커링을 활용하여 성공적으로 관리한 경험을 들려주었다. 그녀는 마치 고구마 먹고 체한 것이 쑥 내려가듯이 공황증세가 있을 때마다 앵커링으로 잘 다스려져서 바로 입꼬리가 올라갔던 경험이 많았다고 한다. 앞 연재에서도 다루었지만, 김민지 선생은 공황장애를 치료하고자 약을 2년 동안 먹고도 제대로 치료하지 못하고 오히려 부작용으로 고생을 한 경험이 있다. 

 

  그녀가 어쩔 수 없이 약을 끊고 사면초가 상황에서, 힐다 모델 속의 여러 수련 방편을 적용함으로써 공황장애를 잘 관리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런저런 설명을 듣던 B가 이번에는 필요한 자원을 확실히 찾은 듯하다. 그것은 바로 자신이 산을 좋아하고 걷는 것을 좋아하는데, 막역한 지인 3명과 백운산 정상에 가서 비바크했던 기억이다. 그때 그들은 그 전날 비가 와서 해를 못 볼 것으로 생각했었단다. 그런데 아침 5시에 눈을 떴을 때, 구름 속에서 해가 나오는 장면을 보는 순간 가슴이 환희에 찼고 참으로 행복했단다. 

 

  나는 이 좋은 자원을 이 순간에 찾아낸 것을 축하해 주었다. 그리고 B가 백운산 산행 기억 중에서 해가 떠오르는 장면을 다시 리얼하게 상기하여 앵커링을 더 크게 성공 하도록 안내하였다. 세 사람이 일출을 보며 뭐라고 탄성을 질렀는지, 자신은 어떤 표정을 지었는지, 그때 산의 분위기 등에 대해 오감각을 동원하여 생생하게 떠올려서 앵커링할 수 있도록 했다. B는 산행 스토리로 1회 앵커링 과정을 진행한 후에 80%를, 2회 진행한 후에는 90%를 성공하였다. 이제 이만큼 성공한 앵커링으로 부정적 기억을 불러와서 적용해 보기로 했다. 

 

  이를 위해 그녀는 한 친구 관련 부정적 기억의 스토리를 소환하였고, SUDS를 확인하자 10이라고 했다. 좀 전에 90% 성공한 앵커링은 강도가 9이다. 부정적 기억보다 작아서 문제 요소를 상쇄하기에는 무리이다. 이런 사정을 얘기하자 B는 처음엔 이 문제가 안 떠올랐으나, 하나하나 차근차근 다루다 보니 찾게 된 문제라고 한다. 이렇게 문제가 찾아진 것은 반가운 일이다. 다만 이날은 아쉽게도 마칠 시간이 거의 다 된 즈음이어서 그것을 온전히 다루기에는 무리이다. 따라서 후일을 기약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렇지만 이미 수면으로 떠올려진 이슈여서 마치는 시간을 한 10분 정도라도 연장한다면 차선책을 동원해 볼 수 있다고 정리하였다. 이에 대해 수련생들은 마치는 시간을 10분 정도 연장하는 것에 대해 만장일치로 합의하였다. 그래서 나는 넋두리 EFT를 3세트 정도 진행하였고, B의 이슈에 대한 양상의 변화를 확인하였다. 그녀는 넋두리 EFT를 하기 전에는 그 친구를 떠올리기도 싫었는데, 넋두리 EFT를 한 후에는 그 친구를 좀 더 편하게 떠올릴 수 있었고, “왜 그랬느냐고 묻고 싶은 상태”로 바뀌었다고 한다. SUDS는 10에서 7로 다운되었다. 

 

  이후의 과정은 추가조정 작업 안내와 상자EFT로 마무리하였다. 여기까지 한 것만으로도 B는 참으로 감사하고 편안하다고 하였다. 이제 이날 수련의 전 과정을 종합 정리해 주고, 마침 소감을 나누었다. B는 이번 회차 수련의 초반에 뽑은 미덕 카드에서 “해결책을 적극적으로 모색한다.”는 구절을 다시 상기하며 특별히 인상에 남았다고 한다. 그리고 수련 과정에서 좋은 해결책을 많이 챙긴 것이 참 귀하고 고맙단다. 앞으로 두려워하지 않고, 자신의 감정에 솔직해지며 또 부정적인 것을 해소하는 방법들을 잘 적용해 가리라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녀는 이번 수련이 행복하게 놀다가는 느낌이라며 거듭 고마워하였다. 이에 대해 S와 L도 역시 덕분에 잘 놀았다고 맞장구친다. 김민지 선생은 이번 회차에도 귀한 시간이었고, 수련이 깊어지는 경험을 나누었다. 이날 수련에서 그동안 수련한 내용의 반복이 많았지만, 그것이 단순 반복이라기보다는 더 깊어지는 기회였단다. 그녀는 힐러로서의 초심을 돌아보는 시간이었으며, 수련 방편들이 체화될수록 무한함을 느낀다고 하였다. 더불어 힐러의 길을 기꺼운 맘으로 걷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득림 선생은 자신이 산나물만 짓던 사람이어서 이런 공부를 하는 게 쉽지 않음을 고백했다. 또 수련 내용을 다 이해한 것도 아니지만, 반복하다 보니 마치 “콩나물 자라듯이 자신이 자라 있음을 발견하게 되었다.”고 하였다. 특별히 이득림선생과 김민지선생 모녀는 이 수련 과정의 공동진행자이자 힐다모델을 통한 장기수련생이다. 모녀가 다 힐다모델에 깊은 애정이 있고, 지속적인 수련과 힐러를 지향하고 있다. 나는 이점이 기쁘고 고마우며, 도반으로서 그들을 응원하고 지지하는 마음이 크다. 

 

  우리는 함께 포옹하며 이날 수련의 마지막 인사를 하였고, 다음에 숲에서 다시 만나자고 기약하였다. 이런 수련 과정을 이끄는 것은 나에게도 더 깊어지고 다져지는 성장의 기회이다. 함께 한 여정에 고마움을 전하고 안전 귀가를 기원하며 최종적으로 마무리하였다. 이미 강조한 바와 같이 힐다모델 속의 여러 수련 방편 중에는 한번 잘 배우고 나면 혼자서 또는 같이 적용할 수 있는 것이 많다. 따라서 힐다의 웰니스학교와의 공식적인 만남이 종료되더라도 각자 그동안 습득한 것으로 지속적인 수련을 이어갈 수 있다. 

 

  힐다의 웰니스학교는 다함께 잘사는 사회를 지향하며 자리이타, 선순환, 상호재능기부의 의미와 가치를 나누며 수련의 리추얼화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 연재에서 다룬 콜라보 치유프로젝트뿐만 아니라 온·오프라인으로 다양한 수련 과정을 이끌며 함께 하는 분들에게 응원과 지지를 보내고 있다. 이제 이 연재는 이번 호를 끝으로 마무리한다. 힐다의 웰니스학교와 수수네숲이 콜라보로 치유프로젝트를 진행한 것은 2022년 3월부터 2024년 2월까지 총 2년이며, 그중의 1년 치 내용을 다루었다.

 

  그리고 수수네숲의 온 가족이 참여하였던 가족 수련은 2021년 7월부터 2024년 6월까지 총 3년의 수련 과정을 마무리하였다. 그들은 내가 이끄는 형태의 지속 수련을 원하였지만, 나의 절대적인 시간이 부족하여 숙고 끝에 잠정 종료의 결정을 내렸고 양해를 구하였다. 그동안 가족 수련 과정과 콜라보로 치유프로젝트를 함께하며 많은 수련 방편을 다루었으므로, 일단은 그것들로 가족 수련을 이어가다가 여건이 닿을 때 필요하다면 또 지원하기로 약속하였다. 우리는 가족 수련 외에도 인연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는 푸드아트테라피 자격교육과정, 북타민 등을 통해 주기적으로 만나고 있으며 서로 고마움을 잊지 않고 있다. 

 

  한때 주기적으로 수수네숲을 누비며 콜라보로 치유프로젝트를 했던 시절이 그립지만, 현실적 여건을 고려하여 후일을 기약하고 싶다. 어쩌면 퇴직 후, 시간이 좀 더 허락되고 여유로울 때 기회가 왔으면 좋겠다. 청정한 수수네숲, 그리고 마음이 따뜻한 그 가족을 꿈에도 그리던 봄의 어느 날(2025년), 수수네숲으로부터 정성이 담긴 싱싱한 눈개승마와 도토리 가루가 선물로 배달되었다. 우리가 만나지 않더라도 서로를 응원하고 지지하는 마음이 통하고 있음에 동시성을 강하게 느꼈다. 다시 한번 고마움을 전한다. 

  

- 수수네숲에서 보내 온 눈개승마와 도토리가루(2025년 봄) - 

 

  그동안 총 41회의 연재를 이어올 수 있도록 지면을 허락하고 응원과 지지를 보내준 한국에니어그램그룹 윤운성 회장과 김새한별국장께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고맙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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