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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그녀는 나의 판박이
  • 작성일 : 2006-05-08
  • 작성자 : 이린
  • 조회수 : 4090
작성일 2006-05-08 작성자 이린
조회수 4090 첨부파일
그녀는 제가 가르치던 실습생이었습니다. 실습 이전에 자원봉사자로 먼저 만났지만 한두번의 스쳐지나가는 만남이어서 그녀를 잘 기억하지는 못했어요. 지난 겨울! 실습이 시작되면서 본격적으로 만날 수 있었지요. 실습이 시작되고 며칠 지나지 않아서 직원들은 그녀가 저를 판박이처럼 닮았다고 하더군요. 성격이며, 말하는투며, 일에 대한 열정과 에너지며 심지어는 통통한 외모까지 닮았다고 했습니다. 누군가가 나를 닮았는건 조금은 오묘한 마음이 들게 했습니다. 닮았다는 그 누군가가 어떤 됨됨인가에 따라 그 기분이 천양지차일테니까요 그날부터 더욱더 찬찬히 그녀를 살펴보았습니다. 일처리는 어떤지, 제가 내준 과제는 어떻게 하는지, 무엇보다 주체적인지등등을요.. 제가 보는 그녀는 참 사랑스러운 사람이었습니다. 저보다 더 먼저 출근해서 밝게 인사를 했고 늘 웃는 얼굴, 통통튀는 말솜씨로 우리를 기쁘게 했었지요 통통한 외모보다 훨씬 더 넉넉한 마음을 지닌 예쁜 아이였습니다. 그럼에도 그녀를 바라보는 내 시선은 마음이 편칠 않았습니다. 역시나.. 그녀를 보는 것은 또 다른 나를 보는 것 같았으니까요 그리고 왠지.. 나를 더욱 더 많이 닮은 2번을 본다는게 두렵기까지 했으니까요 제가 봐도 그녀는 저의 판박이였습니다. 자신감, 열정, 웃는모습, 애정에 목말라 하는 모습까지두요.. 어느날 부터인가.. 나름 닮은 그녀를 바라보는 제 마음에서 조금씩 조금씩 안온한 미소가 떠올랐습니다. 그녀는.. 소심한 나보다 훨씬 더 사람에 대해 적극적이었고 그래서 원하는 사랑을 쟁취하는 당당한 모습이었습니다. 의존적이고 그래서 혼자인것을 두려워하는 내 모습과 달리 먼곳에서 직장을 구하고 혼자서 자취생활을 씩씩하게 하고 있는 투사마냥 독립적이고 자주적인 모습이었습니다. 때로 외롭다는 투정이 안쓰러울 만큼요.. 그녀는.. 여전히 혼자인 나의 허전함에 위로를 전하듯 즐거운 주말을 선사하는 예쁜 마음을 지녔습니다. 2월..처음 입사하는 그녀에게 당부했죠.. 그리고 수줍은 사랑을 시작하는 그녀에게 얘기했죠 무엇보다 자신의 필요에 민감하라고, 내가 무엇보다 소중하다고, 객관적으로 조금은 절제된 감정으로 임해보자고 그리고 당당해지자고 그리고 또 한가지 너무 내 감정에 빠지지 말고 깊어져 보자고.. 그녀에게 당부한 말은 제 자신에 대한 당부이기도 했지요 무엇보다 그녀는, 리틀팀장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예전의 나처럼 에니어그램의 세계에 푹 빠지게 되었습니다. 어여쁜 나의 판박이! 그녀를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