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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놓아라 흐르는 강물처럼 1
  • 작성일 : 2013-08-07
  • 작성자 : 장병길
  • 조회수 : 922
작성일 2013-08-07 작성자 장병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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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에 접어든 아버지는 술을 끊었다가 마셨다가를 반복했다. 노년에 접어든 아버지는 몸 상태에 대한 불안과 불편함이 더해져 심술을 부리거나 말도 안 되는 억지를 부릴 때가 많았다. 아버지와 일을 하는 것은 모욕과 좌절을 견디는 훈련을 받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나는 거의 날마다 아버지와 말다툼하는 상상을 했다. 분노에 차서 소리를 지를 때는 지나가던 운전자들도 놀란 듯했다. 그 당시 나는 완전히 지쳐 있었다. 아무런 희망도 보이지 않던 때였다. 나는 아버지가 얼마나 비합리적인지, 그리고 내가 얼마나 많은 시간을 화를 내며 지내는지 힘주어 말했다. 마침내 람 다스가 나에게 말했다. "모든 분노는 신에 대한 분노라는 것을 모르는가?" "그건 말이야. 화를 낸다는 것은 언제나 '내가 신이라면 우주를 이것보다는 좋게 만들었을 텐데.'라고 말하는 거나 마찬가지란 소리야. 운전을 하는데 누군가가 끼어들면 창문을 내리고 '운전을 그 따위로 하면 안 되지. 이 멍청아!'라고 소리치질 않는가. 그건 사실은 '내가 신이라면 운전을 저 따위로 하는 멍청이를 만들지는 않았을 텐데.'라고 말하는 것과 같은 의미라는 거지." "자네도 알다시피, 사람들은 그냥 자기 모습대로 사는 거야. 자네 아버님은 그냥 그런 분이신 거지. 자네 아버님이 아무리 퉁명스럽다고 해도 그건 아버님의 문제야. 그게 싫으면 그건 자네 문제인 거지. 신이 자네 아버님을 그렇게 만드신 거야. 그런데 자네는 그것 때문에 평생 화를 내며 살 건가?" 나의 강경한 태도는 순식간에 무너져 버렸다. 람 다스의 눈이 반짝였다. 그는 미소를 지으면서 하늘을 가리켰다. "나에게 좋은 생각이 있어. 아버님을 구루(인도의 영적 지도자)라고 생각하면 어떨까?" 나는 당황했다. "제 아버지를요? 그런 노인을?" 결코 듣고 싶지 않은 이야기였다. "왜? 안되나? 아버님을 구루로 생각하는 거 말이야. 물론 아버님께 그 사실을 말할 필요는 없어. 그냥 자네 혼자 그렇게 생각해 보라는 거야." 어떤 스승을 자신의 구루(개념상 사람의 형상으로 나타난 완전한 신)로 받아들인다는 것은 모든 판단을 유보한 채 구루의 모든 말과 행동을 자신의 성장을 위한 것이라고 이해해야만 한다. 나의 아버지? 나의 구루? 사람의 형상을 한 신? 람 다스는 말했다. "왜 안 되지? 자네 아버님 말고 누가 또 그럴 수 있겠나?“ ― 버리기 전에는 깨달을 수 없는 것들(더 늦지 않게 나를 만나기 위한 마음 수업) 중에서 / 존 E 월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