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EC 소식지

삶의 향기

HOME - KEEC소식지 - 삶의 향기
제목 아빠, 정말 죄송해요
  • 작성일 : 2015-12-30
  • 작성자 : KEEC
  • 조회수 : 548
작성일 2015-12-30 작성자 KEEC
조회수 548 첨부파일
눈을 씻고 찾아봐도 애교는 보이지 않고, 오히려 무뚝뚝하기까지 한, 선머슴 같은 딸이 바로 나다. 그렇게 딸 키우는 재미 하나 드리지 못하는 딸이지만, 아버지는 어떤 상황에서든 자신보다 내가 먼저다. 물론 세상의 다른 아버지들도 모두 그렇겠지만... 아버지에게는 나만큼이나 소중한 한 가지가 더 있다. 그건 바로 아버지와 20년 세월을 함께 살아온 낡은 트럭 한 대이다. 물론 아버지하고만 20년을 산 건 아니다. 우리 가족과 20년의 세월을 같이 해온 추억이 서려 있는 소중한 트럭이다. 그런데, 사춘기가 되니 낡고 허름한 그 차가 창피하기만 했다. 비가 오는 날이면 꼭 아버지께서는 날 데리러 학교로 오신다. 혼자 오시는 건 아니다. 꼭 트럭을 타고 오신다. 내 걱정돼서 바쁜 와중에도 오시는 아버지에게 퉁명스럽게 한마디 한다. "데리러 오지 않아도 된다니까요. 어련히 알아서 갈까.. 저런 차 타느니 차라리 비 맞고 걸어가는 게 훨씬 나아." 차도 차였지만, 내 속도 모르고 자꾸만 데리러 오는 아버지에게 화가 나 뱉지 말아야 할 말을 내뱉고 말았다. 딸의 모진 말에도 아버지께서는 화내기는커녕 미안해하셨다. 얼마 후, 아버지는 아끼던 낡은 차대신 새 차를 장만했다. 폭우가 쏟아지던 날, 학교 밖 정문 사이로 익숙한 얼굴이 보였다. 아빠였다. 새 차를 가지고 데리러 오셨지만, 데리러 오지 말라던 내 말 때문에 선뜻 학교로 들어오시지도 못하고 밖에서 서성이고 계셨다. 갑자기 가슴이 뜨거워지더니 울컥 눈물이 쏟아졌다. 죄송한 마음이 눈물로 모두 씻겨져 나오는 것 같았다. '아빠, 정말 죄송해요. 철없는 딸이 아빠 마음도 몰라주고.. 이제 좋은 차 다 필요 없어요. 그냥 아빠 얼굴 보고 수다 떨며 집에 가는 게 가장 행복해요. 사랑합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 아버지에게 왜 더 잘해주지 않느냐며 섭섭한 마음이 들 때도 있습니다. 그러면 안 되는 거 알면서 나도 모르게 그렇게 내뱉을 때가 있습니다. 어떤 이유에서든 그렇게 한 행동은 잘못이지만, 그래도 이해합니다. 대신. 아버지라서 이해하겠지 라는 마음으로 은근슬쩍 넘어가지 마세요. 아버지는 벌써 잊으셨겠지만, '잘못했습니다.' 라는 한 마디는 꼭 해드리세요! # 오늘의 명언 사랑은 바위처럼 가만히 있는 것이 아니다. 사랑은 빵처럼 늘 새로 다시 만들어야 한다. - 어슬러 K. 르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