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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나는 한 에니 하는 여자다!”
  • 작성일 : 2015-03-27
  • 작성자 : 11기 강주현
  • 조회수 : 1245
작성일 2015-03-27 작성자 11기 강주현
조회수 1245 첨부파일
요즘 자꾸 사람들이 물어봅니다. “무슨 좋은 일 있으세요?” “혹시 누구 만나는 사람 생기셨어요?” 주말이 되면 가족들이 물어봅니다. “주말에 집에 올 거야?” 못간다고 대답하면 다시 묻습니다. “너 또 에니메이션 하러가냐?” 변화된 제 일상입니다. 제 스스로가 느끼는 변화도 있습니다. 일단, 자꾸 웃음이 납니다. 바쁜데 피곤하지 않고 달력에 빈 칸이 없는데 일정이 기대가 되고 기다려집니다. 그리고 또 자꾸 눈물도 납니다. 내가 느끼는 감정 그대로가 말과 행동이 되어 나오는 신기함과 편안함 때문입니다. 그리고 나를 찾음에 대한 여러 가지 복잡한 감정 때문입니다. 그것은 나를 만남에 대한 기쁨이고 이제라도 나를 만났음에 대한 다행이고 좀더 일찍 나를 만나지 못해서 에니어그램을 모르고 살아왔던 제 시간들에 대한 안타까운 연민입니다. 얼마전, 제가 근무하는 지역에서 한 새내기 교사가 목숨을 끊었습니다. 그 교사는 학년을 마무리하는 종업식날, 학교 행사와 아이들 교육을 마친 후 삶을 마감했습니다. 사람들은 쑥덕거렸습니다. 왜 그랬는지,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어디서 언제 그런 선택을 했는지, 남은 사람들은 어떠한지 자꾸만 이야기하고 궁금해합니다. 이야기를 듣고 저에게 순간 떠오른 생각은 ‘아, 그 교사가 많이 괴롭고 힘들었나보다. 자기 마음을 알고 자신을 알고 자기 주변을 생각해서 안타까운 선택을 안했었더라면 좋았을텐데..’ 그리고 제 생각이 미친 곳은 ‘그 교사가 에니어그램을 알게 되었더라면..’이었습니다. 이런 제 생각을 알고 저 역시 놀랐습니다. 그리고 제 삶이 너무 힘이 들던 그때를 추억했습니다. 저에게도 나를 지치고 아프고 힘들고 우울하게 했던 많은 어려움들이 있었습니다. 힘들고 어려울 때마다 가면 속에 진짜 나를 숨기고 내 인생과 감정에 포로가 되어 살았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에니어그램 교육 단계에 빠져들던 그 시기는 어려움의 절정의 시기였습니다. 나는 나를 잃어버렸고, 나를 감추었고, 나를 소중하게 여기지 못했습니다. 우리집은 넉넉하지 못한 형편이었고 아파트가 아니었고 부자동네가 아니었습니다. 이 사실은 어린시절의 저에게는 꼭 감추고 싶은 비밀이 되었습니다. 친구들이 “집에 놀러가자” “같이 숙제하자” 하면 무슨 핑계를 대서라도 우리집은 아니어야 했습니다. 떠오르는 핑계를 대고 대다가 나중에는 ‘우리집 곧 이사갈꺼‘라는 핑계까지 대고 말았습니다. 거짓말을 하면서까지 친구를 집에 데리고 가는 일은 피하고 싶은 일이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참 부끄럽고도 부끄럽네요. 넉넉하지 않은 형편에 형제까지 많은 집이었기에 대학이 뭔지도 모르던 나이에 저는 스스로에게 또 거짓말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나는 대학을 가고 싶지 않다고. 꼭 대학을 나와야 성공하는거냐고. 대학을 안나오고도 성공하는 모습을 내가 보여주겠다고. 나는 할 수 있다고. 이렇게 저는 상업고등학교로 진학했습니다. 아무나 갈 수 없는 최고의 고등학교였지만 제 선택에 놀라워하던 선생님과 친구들의 반응에 저는 정말 수치심을 느꼈습니다. 이렇게 저 자신을 속이고 진학한 고등학교서는 제대로 적응하며 지낼 수가 없었습니다. 졸업 후에도 남들이 선망하는 대기업에 취직을 했지만 그것이 저에게 만족을 주지 못했습니다. 결국 회사를 퇴직하고 대학 진학을 선택했고, 내 힘으로 학교를 졸업했으며, 졸업 후에는 만족스런 직업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다시 대학원을 진학했고 더 좋은 직장으로 이직했습니다. 나는 내가 꿈꾸는 것이면 뭐든지 할 수 있었습니다. 내 꿈을 이루는 동안 나는 정말 능력있고 똑똑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면서 우월감에 빠졌고 다른 사람을 무시했습니다. 사람들이 저에 대해서 하던 말들은 참 다양합니다. 다 괜찮았습니다. 나를 부러워해줄 수만 있다면 그 어떤 것도 괜찮았습니다. 늘 다른 사람과 나를 비교하면서 더 잘하고 더 인정받고 이기고 싶은 마음으로 살았습니다. 뒤에서는 악바리같이 준비하고 늘 경쟁하고 매순간 무엇인가를 이루기 위해 쉬지 않았고 결국 이루어냈지만, 앞에서는 그렇게 치열하게 준비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싫었고 평온한척, 욕심없는 척, 준비 안된 척, 우아한 척 했습니다. 그러는 동안 저는 천천히 나빠졌습니다. 내가 정한 목표를 이루고 경쟁에서 이기고 점점 남들이 부러워하는 것들이 많아졌지만 그때 저는 제가 망가져가고 있음을 몰랐습니다. 장애인 인권 파트에서 일을 할 때였습니다. 함께 일하는 선배로부터 ‘자신이 나눔 자체를 행복해하는지, 내가 우월하다고 느끼기 위해 나눔을 이용하고 즐기는건지 자신을 돌이켜보라’는 충고를 받았습니다. 충격적이었습니다. 내 마음은 진심인데 표현하는 방식이 잘못 되었을꺼라고 자신을 달랬습니다. 친구로부터는 ‘친한 친구한테까지 그렇게 냉정하고 엄격해야 하냐’ ‘그냥 넘어갈 수도 있지 않느냐’는 핀잔도 들었습니다. 직장에서는 사람보다 일이 먼저라는 논리로 동료와 부딪혔습니다. ‘저사람은 왜 직장에 출근해서 일을 안하고 놀고 있을까‘ 라고 판단하며 동료를 인정하지 못했습니다. 결국 동료에게 ’일이나 똑바로 하세요‘라고 쏘아붙였습니다. 잘 지내는 동료와 그렇지 못한 동료가 극명하게 나뉘어 버렸습니다. 나를 제대로 인정해주지 않는다는 불만으로 상사에게도 대들었습니다. 직장생활이, 삶이, 인간관계가 너무나 힘이 들었습니다. 나에게, 내가 사람을 대하는 방식에 뭔가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다가 우연한 기회에 한국형 에니어그램을 알게 되었습니다. 처음부터 집중했습니다. 놓치면 안될 것 같은 강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강의를 마치고 질문자들이 다 사라질때까지 기다렸다가 무조건 강사님께 매달려보았습니다. 처음 알게된 에니어그램은 제게 충격이었고 치유였습니다. 계속 공부해서 더 깊이 알고 더 치유받고 싶었습니다. 곧바로 강사님께서 알려주신 연구소의 교육일정에 등록을 했고 줄기차게 교육을 이어나갔습니다. 교육장까지 가는 길고도 험한 길은 조금도 방해가 될 수 없었습니다. 우선은 주말을 에니어그램을 위해 사용했습니다. 에니어그램에 대해 조금씩 알수록 더 깊이 빠지게 되었습니다. 교육과정에서 만난 사람들에게도 깊이 빠져들어갔습니다. 그러면서 저는 서서히 변화해갔습니다. 자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지금 내 감정은 어떠한 것인지, 왜 이런 감정이 생기는 건지, 더 솔직한 마음이 있는 건 아닌지를 자꾸만 돌아봅니다. 상대방은 어떤 사람인지, 저 사람의 감정은 어떠한 것인지, 왜 저 사람의 감정이 나에게 전달이 잘 되지 않는지, 더 잘 전달할 대화방법이나 표현방법은 없는지도 생각합니다. 매 시간이 즐겁습니다. 일을 하는 것에 대한 욕심이나 부담도 덜어지고 사람을 만나면서 느끼는 즐거움도 더해졌습니다. 나 자신을 누구보다 사랑합니다. 예전에 내가 다른 사람보다 우월하다고 느끼면서 자신을 사랑하던 모습은 사실은 내가 부족한 모습이 있음을 감추고 싶어서 그러했던 것을 압니다. 그래서 지금은 있는 그대로의 늘 노력하는 모습과, 그 안에 감추어진 어설프고 부족한 모습까지를 모두 사랑합니다. 한순간도 지루할 틈 없이 달려온 지난 1년여를 지내고 나니 지금의 저는 벌써 전문강사 과정을 마쳤네요. 그래서 무엇을 이루었냐고요? 전문강사 교육단계를 모두 마쳤고, 훈련단계를 마무리 지었고, 평생토록 서로 사랑하고 지지하고 그리워하며 지낼 내 전문강사 동기 선생님들을 만났고, 인생과 에니어그램에 대해 자문을 구하고 발자취를 따라가고픈 연구소 가족들과 교수님들과 소장님을 만났습니다. 이 정도면 참 만족할 만큼 이루었네요. 그래서 끝이냐고요? 아니요. 저는 평생 에니어그램을 공부하며 살고 싶습니다. 우선, 내가 아는 한국형 에니어그램이 아직 온전하지 못하니 더욱 공부해야겠지요. 내가 에니어그램을 바탕으로 실천하는 나 자신의 수련과 또 사람들과의 인간관계가 아직 부족함이 많으니 더욱 정진해야겠지요. 내가 이미 에니어그램을 통해 나를 찾고 나 자신이 건강해지는 경험을 했으니 이것을 여러 사람에게 전해주고 나누어야겠지요. 함께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아야하니까요. 지금의 저는 자신있게 저 스스로에게 이야기합니다. ‘나보다 더 한국형 에니어그램을 사랑하는 사람, 찾기 어려울꺼야.’ ‘한국형 에니어그램을 알게 되어 내 남은 절반의 인생이 더욱 풍요로울 거야.’ 제게 사람들이 어려움을 이야기하고 고민을 털어놓을 때마다 그들에게 이야기합니다. “에니어그램 교육 한번 받아볼래?” 왜냐구요? 에니어그램이 그렇게 좋으냐구요? “저요? 제 삶을 변화시켜준 에니어그램을 누구보다 사랑하는...저, 한 에니 하는 여자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