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교육을 받으면서 변화된 점은 가족의 성격을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이다. 남편과의 사례를 예로 들면, 그토록 답답하고 이해가 안 갔던 남편의 행동을 ‘저 사람은 늘 저런 사람’이라고 단정지어 외면하고 있다가 조금은 이해 할 수 있었고 극도로 예민하게 반응하던 나의 행동들이 나를 이해하면서 심리적으로 조금은 여유가 생겼다. 사업을 하는 남편은(9w1) 큰일이 터졌을 때 그것을 해결하지 않고 끝까지 내버려 두는 성격 탓에 모든 일은 정리가 되지 않은 상태로 길게 이어졌고 마무리하는 과정에서 그 지난함에 서로 너무 지쳐버리고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늘 존재했었다. 주변사람에게는 사람 좋다는 말은 들으면서 사업상 거절해야할 때는 단호히 거절하지 못하는 답답함과 늘 현실을 외면 한 체 사회적 체면만 생각하고 사업상 부당한 요청을 거절하지 못하는 남편을 내 시각에서 바라보면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이다. 대화를 하려고 하면 늘 다음 다음으로 미루며 그 순간만을 회피하기에 급급한 남편 때문에 가슴 속에 응어리만 차서 결국에 폭발 직전까지 이르렀다. 그런데 한국형에니어그램을 공부하면서 나에 대해 깊게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나는 왜 항상 이렇게 화가나 있을까? 나만 이렇게 힘들었을까? 라는 의문이 머리를 스쳐갔다. 일에 대한 결과만 보고서 늘 따지고 다그치듯이 궁지로 몰아붙이고 나만이 옳고 내 생각만이 정답이라고 외치는 속에서 9번 유형의 남편이 무슨 말을 더 이어갈 수 있었을까. TV만 보고 틈만나면 잠만자는 남편의 행동이 갈등을 회피하고 가정의 평화를 유지하고픈 나름의 고민과 어쩔 수 없는 행동패턴이 숨어 있었던 것을 이 공부를 통해서 알게 되었다. 그래서 한국형에니어그램 교육을 시작한 덕분에 일상생활이 바빠졌다. 물론 계속 공부하면서 시행착오를 겪겠지만 지금 현 시점에서 이해하고 있는 폭 만큼 나의 성장전략도 살피면서 남편과의 상호관계 전략도 실행해 옮겨보려고 한다. 내 노력의 결과가 당장 나타나지는 않겠지만 내 자신를 개선해보려고 하는 이 마음도 모든 집착에서 벗어나 자유를 찾아가는 한 과정이 되길 바라며, 이 교육을 통해서 관계를 바라보는 시각의 전환점이 되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