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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해소·면역력향상·심신건강증진에 탁월한 자가치유법, TRE ③ 글쓴이 : KEEC   2021-08-24 14:22

스트레스해소·면역력향상·심신건강증진에 탁월한 자가치유법, TRE

- TRE: Tension & Trauma Releasing Exercise -

 

 

백석대학교 사회복지학부 교수 조주영

 

Paul D. Maclean의 뇌의 삼중 구조의 진화에 대한 관점, Peter A. Levin의 삼중 구조 뇌기능의 통합능력에 대한 관점, Stephen W. Porges의 다미주이론, Bessel Van Der Kolk의 트라우마치료에 있어서 상향식접근과 하향식 접근의 적절한 조합의 중요성에 대한 관점 등에 대해 앞에서 언급한 내용들은 에니어그램 힘의 중심통합과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에니어그램 연구에 탁월한 업적을 남긴 RisoHudson은 우리 성격의 메커니즘을 여는 방법으로 3가지 힘의 중심 중 하나에서 시작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미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에니어그램의 힘의 중심은 뇌의 삼중구조와 연결된다. 그중에서 파충류의 뇌인 뇌간은 에니어그램 장중심과 관련된다. 뇌간은 TRE에서의 자연치유반응인 떨림에서도 매우 긴요하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앞으로 전개되는 내용에 주목해 보자. RisoHudson은 만일 우리가 신체의 긴장에 대해 탐구하기 시작하면, 바로 우리 정체성의 인위성과 그것을 상실하는 것에 대한 공포에 직면한다고 밝히고 있다. 그리고 만일 그 공포를 직접적으로 다루게 되면, 우리의 신체는 긴장과 저항, 공포를 감추는 거짓된 정체성으로 드러난다.

 

따라서 어떤 문제의 해결을 위해 힘의 중심 중의 하나에서 시작한다면, 그것은 결국 세 힘의 중심 전체를 다루는 것이 된다. 그렇지만 그 어떤 상황에서도 그 순간 드러나는 주요문제가 그 문제의 해결을 위한 가장 절실한 시작점이 될 수 있다. 더불어 다른 두 중심을 추가적으로 다루어 줌으로써 세 힘의 중심에 대한 통합의 지향을 바른 방향으로 잡아갈 수 있다. 이러한 점을 앞에서 다룬 성격의 대응적 발달과 자기영속화 속성과도 연계하여 이해하기 바란다. 이는 각 개인이 긴장과 스트레스를 축적하는 정황과 그 양상을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그것은 그 사람의 표정, 몸짓, 언어에서 드러난다.

 

이 글은 에니어그램의 지혜를 비롯하여 다학제적 관점으로 앞에서 설명한 내용과 앞으로 설명할 내용들을 종합하여, 그것들과의 적절한 연계를 통해 TRE를 적용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글의 전개에서 다룬 내용들이 TRE를 통해 자가치유를 지향해가는 과정에서 전반적 정황과 양상에 대하여서는 보다 명확한 이해로 이어지고 바람직한 방향성을 추구하는 것에서도 중요한 길잡이가 되길 바란다.

 

, TRE를 하는 동안 뇌의 삼중구조 중에서 어느 부분이 작동하는지, 신경계의 어떤 부분이 작용하는지, 몸의 진동이 어떠한지 등에 대한 각각의 내용들을 에니어그램, 뇌과학, 심리학 등을 종합하여 바라볼 때 전체적인 맥락에서 통합적으로 이해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 또한 TRE 과정에서 드러나는 각각의 반응정보들은 그 정보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전과 후의 맥락으로 연계된다는 점을 이해할 수 있으며, 앞으로 건강하게 나아갈 방향성에 응원군이 되어 줄 것이다.

 

다시 말하면, 에니어그램의 지혜 및 다학제적 관점을 TRE와 적절히 융합하여 적용하는 것은 상호호혜적인 측면이 있다. , 세 중심에 해당하는 사고(머리)중심(뇌의 삼중구조에서 대뇌피질과 관련됨), 감정(가슴)중심(뇌의 삼중구조에서 변연계와 관련됨), 본능()중심(뇌의 삼중구조에서 뇌간과 관련됨)이 온전한 통합을 지향하거나 유지하는 것은 자연스럽게 상향식 접근법과 하향식 접근법이 적절히 조합된 상태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게 된다.

 

궁극적으로는 각자의 몸과 신경계가 담고 있는 정보(넓게는 초기경험, 후성유전학, 집단무의식, 우주적 정보까지 포괄하는 영·혼·육), 현재의 상태, 상황적 맥락 등과 개인적인 경험을 고려하여 의식적으로 식별·사랑·용서의 통합적 지혜를 지향한다. 이러한 방향성과 내용을 담아 경험적으로 확인을 시도한 연구결과가 발표되어 있다(“「에니어그램 힘의 중심 통합을 위한 자가치유법 적용에 관한 연구: TRE, EFT, NLP를 중심으로」, 2020, 한국에니어그램학회” 참조).

 

이러한 내용을 양자역학의 관점에서 보면 좀 더 넓은 시야로 조망이 가능하다. , 우주만물은 에너지이며, 모든 우주만물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 우리는 모두 에너지체이며, 서로 연결되어 있다. “우주를 창조한 법칙과 인간을 지배하고 있는 법칙에 대한 설명이 에니어그램(George Ivannovitch Gurdjieff)”이다. 에니어그램의 지혜는 소우주로서의 인간이 자신 및 우주의 에너지와 연결되어 있는지, 분리되어 있는지 탐색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이와 관련된 방대한 설명을 제한된 지면에서 다 다루는 것은 무리이다.

 

지금까지 3회째 연재되고 있는 이 글에서는 그들 중에서 에니어그램 장중심(뇌간, 파충류의 뇌, 본능 또는 행동)으로시작하는통합에 매우 중요할 것으로 판단되는 TRE(Tension & Trauma Releasing Exercise)를 에니어그램의 지혜를 기반으로 하여 다학제적 관점으로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TREDavid Berceli 박사에 의해 창안된 것이다. Berceli 박사는 수 십 년간 전쟁 등으로 피폐해진 세계 여러 나라들을 다니며, 트라우마와 트라우마의 피해 및 회복에 관심을 갖고 연구하는 과정에서 TRE를 개발하였다.

 

그는 레바논이라는 나라의 전쟁터에서 폭격이 떨어지는 상황에 놓인 사람들이 몸을 태아처럼 굽히는 것을 목격하였다. 이것은 우리 몸에 내재된 선천적인 자기보호반응이다. 우리는 누구나 위협에 처할 수 있고, 생존을 위해 싸우거나 도망을 가야할 상황에 놓일 수 있다. Stephen Porges박사는 다미주이론을 통해 이런 상황에 놓인 생명체의 생존전략에 따른 대처를 신경지(neuroception)의 작동과 자율신경기능의 개념으로 설명한다.

 

Stephen Porges박사는 다미주이론의 제창자이다. 그는 자율신경계가 우리를 지키는 과정에서 열 번째 뇌신경인 미주신경이 담당하는 결정적 역할을 발견하였다. 그 결과들을 1994년에 다미주이론으로 발표하였다. 미주신경은 뇌간 영역과 여러 내장 장기를 연결한다. 다미주이론은 자율신경기능을 조절하는 뇌간 영역을 강조하며, 척추동물의 자율신경계에 일어난 계통발생적 변화와 위계질서에 주목한다.

 

척추동물들의 자율신경기능에서 자율신경계의 구성요소들은 각종 도전을 받을 때 위계적으로 반응한다. 위계 안에서 계통발생적으로 가장 나중에 진화한 회로들이 처음으로 반응하며, 이어지는 순서는 진화에 역행한다. 이것은 소멸의 원칙(진화의 역방향을 설명하며, 진화적으로 오래된 회로들이 억제 받지 않게 된다는 것)과 일치한다. 기능적 반응순서를 정리하자면 유수배쪽미수신경, 교감신경계, 무수등쪽미주신경을 따라 진행한다.

 

어떤 낯선 타인이나 상황에 직면하면 먼저 유수배쪽미수신경의 작동으로 이성적으로 대응한다. 그 상황이 안전하게 감지되면 가장 진화적인 반응을 보이며, 평화적이고 안전하게 대응한다. 그러나 만약에 안전이 확보되지 않으면 다음단계인 투쟁과 도피의 반응을 보일 것이다. 이러한 상황을 에니어그램의 행동방식(공격형, 순응형, 후퇴형)으로 보면 그 상황에 처한 구체적인 내면역동을 좀 더 개별적이고 체계적으로 이해가능하다. , 개인의 시스템적으로 구조화된 성격에 따라 생존의 위협상황이 다를 수 있으며, 대응과 반응양상도 차이가 있다.

 

교감신경계의 작용에서도 안전이 확보되지 않으면, 무수등쪽미주신경의 작용과 반응으로 이어진다. 인간이 생명의 위협 상황에 처하게 된 경우에 생존전략으로 무의식적으로 채택하는 반응과정을 구체화해 보면 좀 더 명확해 진다. 앞에 제시한 레바논의 전쟁터에서 Berceli 박사가 목격한 사례에서와 같이 생명의 위협상황으로 감지되면 반사적으로 자신을 보호해 주는 중요한 근육이자 투쟁·도피의 근육으로 알려진 요근을 수축하게 된다. 그리고 그로 인해 몸은 앞으로 굽어진다.

 

또는 생명의 위협상황에서 싸우지도 못하고 도망가지도 못하여 선택의 여지가 없을 때 얼어붙기 모드로 들어갈 수 있다. 직감적으로 생존의 위협으로 감지하여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꼼짝없이 얼어붙게 된다. 가장 보편적으로 보여주는 반응은 당황이나 무력감이며, 마비, 해리, 셧다운 등으로 드러난다. 이 전반적 과정에서 자율신경계가 최우선에 두는 것은 바로 인간의 안전과 생존임을 기억하자.

 

지금까지 설명한 신경지의 작동과 자율신경기능에 대해 정리해 보자. 신경지의 작동은 자동으로 일어난다. 안전, 위험, 생명의 위협에 대한 신호를 반사적으로 평가하고 여기에 부합하여 적응적으로 반응한다. 이 과정에서 우리를 지키고자 하는 뇌영역과 관련된 자율신경계가 작용한다. , 신경지를 통해 주어진 상황이 직감적으로 감지가 되면 생리적 상태는 자동으로 생존을 최적화하는 방향으로 변하게 된다. 만약에 신경지가 주어진 상황을 위협적으로 받아들이게 되면, 자율신경계가 유수미주신경·교감신경·무수미주신경을 이용하여 생명체를 지키고자 한다.

 

이 모든 현상은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무의식적 반응이자 생존전략이다. 이처럼 다미주이론에서 자율신경상태와 생리적 상태는 서로 호환될 수 있는 구조이다. 더불어 인간이 안전과 불안전을 감지하는 독특한 방법과 미주신경가지(경로)들이 서로 연관이 있다는 것을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우리는 트라우마, 불안, 우울, 자폐 등의 정신건강 관련치료에서 미주신경이 담당하는 역할에 대해 더 명쾌한 이해가 가능하다.

 

이러한 과학적인 설명은 심리상담가나 치료사들이 임상현장에서 만나는 내담자들을 바라볼 때, 또는 부모나 보호자입장에서 자녀를 바라볼 때, 그들에게서 발현되는 생리적 상태와 반응은 고의가 아니라 나름의 생존전략이었음을 알려준다. , 그 순간 내담자의 자율신경계가 내담자를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 최선의 선택을 한 것이다. “어떤 경우에도 나쁜 반응은 없다. 오직 적응적인 반응만 있을 뿐이다(Stephen W. Porges).”

 

이런 내용들에 대한 뇌과학적이고 행동심리학적인 이해는 치료자나 보호자에게 그들을 바라보는 관점이나 조력의 방향설정에 큰 시사점을 안겨준다. 사회가 안전한 환경과 신뢰할만한 관계성을 경험할 수 있도록 적절한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그 무엇보다도 자율신경상태의 조절에 초점이 맞추어져야 함을 알려준다. 또한 내담자도 자신의 상태와 반응을 인정하고, 자신을 탓하지 않으며, 스스로 변화해 가는데 큰 힘이 될 수 있다.

 

지금까지 살펴본바와 같이 신경지는 심리적 과정의 지각(perception)과는 다르다. 지각은 몸이 감각하였던 것을 정신이 해석하고 재인하는 것이다. 그러나 신경지는 신경계가 의식하지 않고(무의식적으로) 위험을 평가하는 과정이다. 이미 언급한 바와 같이 자율신경상태는 배쪽미주경로, 교감신경경로, 등쪽미주신경경로의 활성화에 반영하여 선택적으로 조절된다. 배쪽미주신경회로는 사회 참여 행동에 관여하고, 교감신경계는 도전과 도피라는 가동화 방어행동에 관여한다. 그리고 등쪽미주회로는 부동화방어행동에 관여한다.

 

이들 세 가지 자율신경회로는 서로 다른 종류의 행동과 연관된 다섯 가지의 상태(① 사회참여 ② 도전/도피 ③ 놀이 ④ 셧다운 ⑤ 친밀감)를 일으킨다. 사회참여(배쪽미주신경), 도전/도피(교감신경계), 셧다운(등쪽미주신경)은 이미 앞에서 설명하였다. 이어지는 설명은 놀이와, 친밀감에 대한 것이다. 사회참여체계와 교감신경계가 함께 작동하면 방어를 일으키지 않고도 가동화되어 움직일 수 있다. 대표적인 예로 놀이를 들 수 있다. 놀이상황은 사회참여행동에 의해 공격적 움직임이 억제된다.

 

마찬가지로 사회 참여체계와 등쪽미주회로가 함께 작동하는 경우는 친밀감을 느끼는 동안이나 신뢰하는 관계에서 관찰할 수 있다. , 긍정적인 친사회적 상태와 연관된다. 운율적이고 부드러운 목소리 및 안전한 상태를 드러내는 표정의 안전신호가 셧다운이나 행동붕괴, 해리 같은 방어를 일으키지 않고도 부동화가 일어난다. 신진 대사량은 줄지 않지만 가동화는 줄어들고, 부동화회로에서 쓰이는 신경경로를 사용한다. 이와 관련된 예로 수유, 양육, 출산, 짝짓기 등을 들 수 있다.

그런데 이런 신경지가 항상 정확한 것은 아니라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만약에 신경지에 결함이 생기면 위험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위험으로 감지할 수 있다. 또는 위험한 상황에서의 안전신호를 잘못 알아차려 위협으로 감지하게 될 수도 있다. 이처럼 생존을 최적화하지 않은 반응은 부적응적인 것으로 생리적 기능을 손상하거나 고통을 증폭할 수 있다. 반면, 신경계가 환경을 안전하다고 여길 때는 사회적 행동과 정서 조절을 지지하는 신경회로들이 사용된다. 이 회로들은 건강과 성장, 그리고 회복의 기능에 긍정적으로 관여한다.

 

이러한 다미주이론을 비롯한 에니어그램의 지혜, 다학제적 관점을 Berceli박사의 연구와 그 과정에서 개발된 TRE와 연계하면 이해의 폭과 깊이는 더해지고 구체적인 활용 팁까지 챙길 수 있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Berceli 박사는 전쟁으로 피폐해진 여러 나라들에서 연구를 수행했다. 그 과정에서 신경지의 작용으로 자율신경계가 각 개인을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 주어진 순간에 최선의 선택을 하는 실제적 사례들을 수차례 목격하였다. 앞에서 설명한 레바논의 전쟁터에서 목격한 사례도 그 중의 하나이다.

 

- 다음 호에 계속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