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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전한 자기 돌봄·자기사랑·치유과정 (19) 글쓴이 : KEEC   2023-06-25 11:50

온전한 자기 돌봄·자기사랑·치유과정 (19)

- 힐다의 웰니스학교와 수수네숲의 콜라보 프로젝트 - 

 

  백석대학교 사회복지학부 교수 조주영

 

  ‘더하기 빼기 춤’을 추면서 함께 하는 사람들 사이에 일어나는 건강한 에너지의 선순환과 그에 준하는 신경계의 교류는 치유에 도움이 된다. 그만큼 함께 하는 사람이 중요하며 이 또한 알아차림이 필요하다. 참석자들은 그 순간의 신비한 에너지를 체험하는 기쁨과 더불어 내적 창조성이 드러나며 자연스럽게 공감하는 역량이 강화된다.

 

  다른 한편으로는 ‘더하기 빼기 춤’을 추는 과정에서 온전히 몰입할 경우, 각자 그 순간의 느낌과 끌림으로 순수한 자신을 믿고 따르는 체험을 할 수 있다. 그 과정과 결과는 ‘지금-여기’에서의 현존을 실현하는 아름답고 건강한 예술이자 춤으로 표현된다. 무엇보다도 몸이 이 경험을 반긴다. 내면의 잠재성이 꿈틀대는 이때를 기다렸다는 듯 신명난다. 

 

  나는 최보결박사로부터 그녀방식의 춤을 배우기도 하고, 또 그녀의 전문성과 나의 전문성을 통합하기 위한 시도로 지난 2021년 8월 1일부터 2022년 7월 10일까지 총 5회에 걸친 종일과정의 콜라보프로젝트를 운영한 바 있다. 함께 한 사람들은 모두 힐링커뮤니티댄스를 공부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이다. 그 결과 나온 첫 성과물이 “힐링커뮤니티댄스가 중·노년여성의 삶의 질에 미치는 효과(조주영, 최보결, 2022)이다. 

 

  ‘더하기 빼기춤’을 비롯하여 “힐링커뮤니티댄스”가 정말 좋고, 경험자들이 이구동성으로 찬사를 보내오는데 그것들을 연구절차에 따라 확인하고 싶었다. 연세대학교 민성길 등에 의해 개발된 ‘한국판 세계보건기구 삶의 질’척도를 활용하여 측정하고 분석한 결과, 전반적인 삶의 질과 건강상태는 물론 하위 영역 6개 모두에서 향상된 결과를 보여주었다. 

 

  이 척도에서 분류한 6개의 하위영역은 ① 신체적 영역 ② 심리적 영역 ③ 독립정도 영역 ④ 사회적 관계영역 ⑤ 환경영역 ⑥ 영적영역이다. 연구자들은 이 논문을 통해 힐링커뮤니티댄스는 쉽고 재미있어서 지속적으로 이어가기에 좋으며, 꾸준히 생활화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또한 우리의 몸을 영적 전체성의 관점에서 바라보며 평소에 몸 챙김을 생활화 할 것을 제안한다. 

 

  인간중심상담의 창시자 Rogers는 개인이 타고난 유기체로서 충분한 수용과 존중을 받게 되면, 즉 유기체적 가치화 과정을 거치게 되면 온전히 기능하는 사람이 된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성장과정에서 부모나 타인의 가치를 반영하여 조건부가치화과정을 거치게 되면 자신의 경험을 통합하지 못해 심리적 부적응이 발생한다. 이런 심리적 부적응은 개인의 실현 경향성을 차단시킨다. 

 

  대부분 사람들은 Rogers가 말하는 조건부가치화과정을 어느 정도 경험한다. 다만 그로 인한 심리적 부적응여부는 개인차가 크다. 한 개인의 심리적 부적응에 관여하는 요소는 매우 다양하며, 그것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어떤 상황이든 치유춤은 도움이 된다. 특히 ‘더하기 빼기 춤’은 단순한 동작의 어우러짐 그 이상이다. 쉽고 재미있으면서도 섬세하고 깊다. 재미를 누리며, 그 과정에서 알아차리고 체화해가는 여정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경험한 조건부가치화 과정에서 쌓인 문제적 요소들을 흘려보내기에 좋다. 

 

  ‘더하기 빼기 춤’은 자기내면과의 접촉으로부터 나오는 욕구의 존중이자 수용이며 그것의 표현이다. 한편으로는 관계적 놀이이자 예술 활동이며, 다른 한편으로는 그 과정에서 끊임없는 알아차림이 일어나는 움직임 명상이다. 그 과정이 즐거우므로 놀다보니 치유되었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건강한 사람은 그 건강을 유지 증진해 가는데 도움이 되고, 심신건강의 균형을 잃은 사람들은 문제적 요소를 알아차리고 풀어 가는데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다만, 이러한 결과는 한 두 번의 ‘더하기 빼기 춤’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시간과 정성이 따라야 가능하다. 짐론이 “우리는 가장 많이 어울리는 다섯 사람의 평균이 된다.”고 한 말은 평소 주로 만나는 사람의 상호영향이 매우 큼을 시사한다. 주로 머무는 공간 또한 매우 중요하다. 수수네숲처럼 청정한 곳에서 식물들이 건강을 유지할 수 있듯이, 또는 맹자의 어머니가 자녀교육을 위해 세 번이나 이사를 했듯이 우리는 각자 자신의 신경계 안정을 위해 관계를 조율하고, 필요한 선택을 하며 환경을 만들어가야 한다. 치유춤은 그 여정에 큰 힘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힐다의 웰니스학교에서 힐다모델(에니어그램지혜를 기반으로 하는 『다학제적 관점의 통합상담 및 힐링모델』)을 통해 지향하는 근원치유, 자가치유, 전인치유, 영적성장의 여정은 긴 호흡으로 가야하는 노정이다. 작심 3일의 마음으로 참여하는 사람은 기대한 효과를 얻기 어렵다. 앞 연재 글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이 콜라보프로젝트는 힐다의 웰니스학교에서 운영하는 힐다모델을 수수네숲으로 그대로 옮긴 것이다. 

 

  나는 2019년부터 연구중심으로 운영하는 힐다의 웰니스학교에서 다양한 수련팀을 이끌며 이것의 효과에 대해 경험적으로 확인하고 있다. 물론 그 이전에도 30여 년간 직·간접적으로 공부와 연구정진을 통해 부분적으로 적용해오던 내용이지만, 2019년부터는 보다 본격적이고 체계적으로 몰입시간과 정성의 강도를 높인 시기이다. 그리하여 그 과정과 결과가 반영된 증례들을 수차례 논문으로 발표한 바 있다. 

 

  이런 연구여정은 앞으로도 지속해갈 것이며 시간이 흐를수록 큰 틀은 유지하지만 세세한 내용면에서 더욱 정교화가 이루어질 것이다. 근원치유나 자가치유를 통해 심신건강의 유지증진이나 영적성장을 지향해 가는 것을 달리기에 비유하자면 단거리경주가 아니라 마라톤이다. 마치 일확천금의 꿈을 꾸듯이 단번에 해내려는 에고적 욕망을 내려놓아야 한다. 수련방편으로 배운 것은 일상에서 꾸준한 수련을 통해 체화해가야 한다. 

 

  일찍이 부처는 “욕망을 갖는 일은 소금물을 마시는 것과 같다.”고 했다. 알다시피 소금물은 마시면 마실수록 더 목이 마르듯이, 욕망은 더 큰 욕망을 부른다. 평생 법조인이었던 전직판사, 김윤수가 불교서적 38권을 번역하였다는 정보를 중앙일보 백성호 기자의 글을 통해 접했다. 김윤수 판사는 “사람들은 욕망의 충족으로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으리라 생각하지만 그건 착각이다.”

 

  “욕망을 충족하더라고 욕망의 뿌리가 여전히 남아 있으므로, 욕망의 충족이 아니라 욕망을 없앨 때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다. 우리가 윤회하는 원인은 기본적으로 욕망을 갖기 때문이다. 세상 모든 일은 원인과 결과로 돌아간다. 씨앗을 심으면 그에 따른 열매가 열린다.”라고 했다. 이런 말은 나도 짬짬이 불교공부를 하며 많이 들어본 얘기지만, 이 시간 더욱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욕망을 내려놓은 일이 쉽지는 않지만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앞 연재 글에서 언급한 수련의 3요소(行願, 見地, 修證)를 반영하여 꾸준히 수련함으로써 수월해질 수 있다. 앞에서 언급한 치유춤이든, 뭐든 필요하다면 수련의 방편을 활용하여 꾸준히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힐다모델이 에고적 욕망으로부터 벗어나는데 길잡이 역할을 하며, 큰 지원군이 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

 

  그 여정을 물에 비유하여 설명해 보면 아주 큰 연못의 맑고 깨끗한 물에 한 두 방울의 더러운 물이 들어가도 크게 영향을 안 받는다. 마찬가지로 같은 크기의 또 다른 연못의 물이 너무 혼탁하면 맑은 물 한 두 방울이 들어가도 표시가 안 난다. 그러나 전자든 후자든 다른 문제가 일어나지 않는 가운데 한 두 방울의 물이 지속적으로 일관되게 들어가도록 반복하면, 마치 낙숫물이 바위를 뚫듯이, 또는 티끌모아 태산이 되듯이 급기야 큰 변화를 가져온다. 

 

  여기에서 설명하는 큰 연못의 맑은 물은 건강한 의식이고 혼탁한 물은 불건강한 의식이며 한두 방울의 맑은 물은 정화수이고 더러운 물은 에고적 욕망의 충족이다. 수련을 통한 정화효과도 같은 맥락에서 생각할 수 있다. 그래서 수련의 리추얼화를 강조하며 그것을 운동으로 전개하고 있는 것이다. 2019년 이래 이 운동을 전개해 오다보니, 이제 그 효과도 여기저기서 확인된다. 그 의미와 가치가 실현되어 선순환 하는 기운을 여기저기서 접하며 기쁘고 보람과 긍지를 느낀다.

 

  이번 회차의 푸드아트테라피의 맞이하기 제목은 “에덴의 척추”이다. 늘 그랬듯이 맞이하기 진행은 김민지 선생이 담당하고 있다. 그녀는 오늘 일정 중에 풍욕이 예정되어 있어서 에덴동산의 아담과 이브를 연상하며 둥근 짚러그 위에 제철 식재료와 식물들로 에덴동산을 꾸몄다. 에덴의 척추라는 제목의 작품은 에덴동산을 가로지르는 강줄기를 표현했는데, 그것이 마치 척추뼈(경추 7개, 흉추 12개, 요추 5개, 천추, 미추)를 닮아서 나온 이름이다. 

 

  “에덴의 척추” 이미지의 왼쪽은 무질서하게 묘사하였고, 오른쪽은 질서정연하게 표현했다. 이것은 자연이 한편으로는 무질서하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질서정연함을 갖추고 있어서 공존하는 의미를 표현한 것이다. 전체적으로 볼 때 인간의 척추뼈를 상징적으로 나타낸 것이며, 인간과 자연이 잘 어우러져 굳이 구분되지 않도록 하였다. 이것은 치유의 지향이 자연의 상태와 닮아야 함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매 회차 푸드아트테라피 맞이하기는 김민지 선생의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큰 몫을 한다. 참석자들은 작품을 보고 한번 감동하고, 설명을 듣고 또 한 번 감동한다. 이번  회차에도 어김없이 맞이하기를 통해 많은 것을 알아차리고 영감이 떠오른다. “에덴의 척추” 스토리를 들으며, 상담사이자 인성교육 강사인 내 친구 O의 남편인 P(고등학교 수학교사) 이야기도 생각나고, 유기농으로 배 농사를 짓는 한 농부의 이야기도 생각난다. 

 

  P는 제법 큰 밭에 농사를 짓는데, 모든 일을 직접 손으로 한다. 만약에 기계로 하면, 흙속의 미생물이 죽어서 흙이 제 기능을 못하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그는 학교에서도 학생들이 토끼를 키울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고, 그 과정에서 나오는 수익금은 학생자치회를 통해 활용하도록 한다고 한다. 공교육에서 그런 과정을 운영하는 것이 쉽지 않을 터인데 놀라운 열정이다.

 

  O의 집에 두어 번 간적이 있다. 산 밑에 황토로 지은 집이고 집주변에 텃밭이 있다. 상추, 딸기, 고추, 가지, 오이, 토마토, 감자, 모시 등 각종 채소를 유기농으로 재배한다. 집과 밭 주변, 그리고 뒷산이 이어져 있어서 주변에서 냉이, 쑥, 망초, 명아주, 비름나물, 별꽃, 질경이, 민들레, 고들빼기, 환삼덩굴, 뽕잎, 까마중 등을 쉽게 얻을 수 있다. 흔히 잡초라고 말하는 것들이 귀한 나물이다.

 

  그녀는 자연에서 나는 식재료와 약초들을 활용하여 요리도 매우 쉬운 듯이 뚝딱 잘해낸다. 그녀가 해주는 자연밥상은 그야말로 치유식이다. 유기농 식재료나 친환경적인 자연에서 얻은 식재료는 기본이고, 요리과정 또한 건강을 지향한다. 바다에서 나는 식재료도 같은 맥락에서 깐깐하게 고른다. 예를 들어 한국인의 식탁에서 사랑받는 김은 흔히들 구운 김을 사서 먹는 경우가 많은데 O의 집에서는 식사직전에 유기농으로 재배한 들깨로 짠 들기름을 발라 직접 구워먹는다. 

 

  P가 요리하는 O옆에서 서로 도우며 바로 구워주는 김은 바삭하고 감칠맛에 절로 엄지척이 된다. 부부가 서로 이해하고 협력하는 모습 또한 아름답다. 지난봄에는 O가 봄에 나는 쑥을 직접 뜯어 만든 쑥개떡을 얼려두었다가 한보따리 싸주었다. 집에 가져와 쪄서 우리 집 식탁에 올렸더니 남편도 진한 쑥향과 맛에 감동한다. 특히 식사준비 시간이 모자랄 때, 서너 개씩 꺼내 쪄서 먹으면 맛의 훌륭함은 물론 참 좋은 대용식이 된다. 

 

  힐다의 웰니스학교에서 힐다모델을 적용하며 다함께 잘사는 사회를 지향해가는 것은 혼자 할 수 없는 방대한 여정이다. 따라서 상호재능기부 방식으로 그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얻은 모든 사례는 안전성과 기밀성을 보장하여 익명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허락을 받고 있다. 활용방향과 용도는 자리이타를 지향하며 그 가치와 철학의 선순환을 도모한다. 

 

  건강한 농사를 짓는 사람들로부터는 음식이나 농산물로,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약간의 후원금이나 순수한 마음으로 이 여정을 응원 받으며 상호 호혜적으로 전개해 가고 있다. 그동안 국내외 관련 자료도 제법 수집하였고, 실제로 진짜 농사를 짓는 건강한 농부들과 직·간접적인 만남과 교류가 이루어지고 있다. 고대하던 반가운 만남이고 귀한 인연이다. 

 

  특별히 나는 그들과의 상호호혜적인 교류, 상호재능기부가 선순환이 되어 하나의 운동이 되기를 염원하며 정성을 들이고 있고 이런 기회들을 늘려가고 있다. 그동안 상호재능기부를 통해 건강한 교류가 일어났던 이야기들을 돌아보니 꽤 풍성하다. 치유농장이나 치유숲 관계자 또는 관련분야를 공부하고 활용하는 개인이나 단체, 상담자나 교사, 사회복지사, 수도자 등 인간조력이나 영성분야의 전문가, 또는 관심 있는 개인이나 단체들과의 교류 등이 그것이다. 

 

  나는 힐다모델을 전하고, 그들은 직접 만든 각종 장아찌(어성초, 두릅, 참취, 명이, 머윗대, 삼잎국화, 눈개승마, 고들빼기, 매실, 참외, 감 등), 장(간장, 된장), 효소(개복숭아, 도라지, 매실, 보리수 열매), 조청(도라지, 무, 마늘), 차(돼지감자, 작두콩, 비트, 국화, 금화규, 바왕다약), 기름(들기름, 참기름, 올리브), 떡이나 빵(쑥, 모싯잎, 술빵), 반찬(각종김치, 깍두기, 멸치나 콩자반 등의 밑반찬, 각종나물, 묵)을 비롯하여 채소와 약초, 과일(상추, 배추, 파, 마늘, 호박, 감자, 당근, 콜라비, 표고버섯, 토마토, 더덕, 하늘마, 사과, 배, 감, 밤, 산딸기), 그리고 약간의 후원금이나 순수한 마음을 통해 상호 호혜적으로 선순환을 지향하며 건강한 에너지를 나눈다.

 

  이들을 포함하여 또는 이 장에 다 나열하지 않은 것도 많은데, 그 중에는 생전 처음으로 알게 되고 맛보는 것도 꽤 있다. 이 연구 여정에서 새롭게 알아가고 경험의 폭과 깊이를 확장해 가는 것도 큰 기쁨과 행복중의 하나이다. 더 나아가 그렇게 들어온 것이 힐다의 웰니스학교의 수요를 초과할 때는 수련생들이나 이웃과 나누기도 한다. 기쁘고 행복한 나눔이다. 

 

  나는 힐다모델 속의 다섯 가지로 대별되는 방편을 전하는 것을 큰 기쁨으로 누리고 있어서 여건만 닿으면 언제든 열어 놓고 있다. 이런 기회는 꼭 기획하여 준비한 상황이 아니더라도 여행 중이거나 예기치 않는 상황에서도 주어진다. 그때마다 때로는 놀이로, 때로는 정보교류를 위해, 또 때로는 수련이나 치유를 갈망하는 사람들의 필요를 충족하기 위해 몇 가지 치유방편을 전하곤 한다. 

 

  그 예로 한국푸드아트테라피학회 슈퍼바이저 연수일정 중에 많이 걷는 과정을 마친 후, 슈퍼바이저들이 다리가 아프다고 하여 EFT를 제안하여 조율한 적이 있다. 그리고 지난겨울에는 제주 면형의 집에서 김성 원장신부를 비롯하여 관계자 몇몇 분께 몇 가지 치유방편을 전하기도 했다. 면형의 집에서 수련과정을 열수 있었던 것은 정홍규신부 덕분이다. 정홍규신부께서는 “빙엔의 힐데가르트”를 저술하였고, 나는 이 책의 독자가 된 것을 계기로 지인 L의 소개를 통해 그분과의 첫 만남이 이루어졌다.

 

  그리고 그분을 통해 역사속의 에밀타케신부를 알게 되었다. 제주에서의 일정은 정홍규신부의 안내로 에밀타케신부가 제주에 온주밀감을 전하고 토종왕벚나무를 발견하였으며, 제주에서 선교하신 지역을 일부 따라가 보고자 하는 여정이다. 정홍규신부는 “빙엔의 힐데가르트”외에도 “통합생태론의 혁명: 인간과 자연을 살리는 통합과 통섭의 지혜”, “에밀타케의 선물: 왕벚나무에서 생명의 숲을 찾다”, “식물 십자군”등의 저자이기도 하다. 그분의 저서가 많지만 위 책들은 그 중에서 내가 읽어본 것들이다. 

 

  제주 면형의 집에서 2박 3일간 머무는 중에 정홍규신부를 통해 김성원장신부와 연계되어 힐다모델의 일부를 전하게 된 것이다. 몸의 균형을 위한 맛보기 체험, 마음의 심층구조 치유를 위한 NLP, EFT, BSP의 맛보기 체험, 그리고 TRE와 치유춤은 좀 더 긴 시간 함께 나누는 등의 기회를 가졌다. 이런 여정이 내게는 참으로 영광스러운 시간이다. 이런 나의 지향을 수수네숲과 함께 기획하여 펼친 경우도 몇 차례 있다. 그동안 “서천 치유의 숲” 관계자와의 교류, “아빠따라 치유농장”과의 교류 등이 그것이다. 서로 응원하고 지지하며 건강하고 아름다운 삶과 사회를 지향해 가고 있다.

 

  또 다른 이야기, 유기 배농사를 짓는 한 농부의 이야기와 그의 자연을 향한 정성이 숭고하게 다가온다. 그 농부는 배나무 아래 풀이 무성하도록 두었다가 풀씨가 다 떨어진 후에야 그 풀들을 베어 준다. 그것도 한쪽을 먼저 베고 난 뒤에 며칠을 두었다가, 나머지 한쪽을 벤다. 이렇게 하는 것은 곤충과 벌레들이 다른 곳으로 이사 갈 수 있도록 배려함이다. 모든 생명을 자신의 생명처럼 소중히 여기는 생명사랑의 귀한 정성이 참으로 숭고하다. 

 

  자연적이고 친환경적으로 배 농사를 짓는, 그야말로 농사에 진심인 농부이야기에 진한 감동이 인다. 자연과 우리는 하나다. 자연과의 공존을 추구하는 국제적인 공동체 핀드혼의 스토리를 담은 “핀드혼 농장 이야기(조하선 역, 2001)”는 우리가 자연의 생명과 하나임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핀드혼 공동체는 1962년, 전인(全人)적이고 환경 친화적인 삶을 위한 새로운 모델을 찾으려는 시도로 출발하였다. 

 

  핀드혼공동체의 사람들은 내면의 눈을 뜨고 식물도 생명체로서 존중하며 식물과 대화한다. 그리고 그 사랑의 교감으로 모래땅에 기적과도 같은 녹색의 풍요를 이루어냈다. 핀드혼 농장에 대해 한마디로 묘사한, “생명, 넘치는 생명”을 일구어낸 핀드혼 농장의 기적 같은 여정이 경이롭다. 나는 이 책의 내용을 읽고 음미하며 자연과 인간의 일체성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일어났다. 새로운 지평이 열렸다. 진정으로 자연 속에서 함께 살아가는 삶에 대한 이야기가 나에게 큰 울림을 주었다.

 

  7회차의 푸드아트테라피 오감각 깨우기 및 먹기 명상의 재료는 찐밤이다. 밤은 율자(栗子)라고도 하며, 밤이 긴 겨울밤 출출할 때 한국인에게 사랑받아온 영양 간식이기도 하다. 수수네숲에서 나는 제철 밤은 참 달고, 고소하며 맛있다. 오감각 깨우기 과정에서 밤의 껍질, 색, 식감, 향을 찬찬히 음미해 볼 수 있다. 마치 정물화를 그릴 때 잘 관찰하듯이 시각은 물론 오감각의 나머지 감각을 동원하여 밤을 섬세하게 느껴본다.

 

- 다음호에 계속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