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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전한 자기 돌봄·자기사랑·치유과정 (25) 글쓴이 : KEEC   2023-12-24 22:10

온전한 자기 돌봄·자기사랑·치유과정 (25)

- 힐다의 웰니스학교와 수수네숲의 콜라보 프로젝트 - 

 

  백석대학교 사회복지학부 교수 조주영

 

  나의 동물에 대한 불편할 정도의 예민함도 지금은 치유되었고, 동물을 귀여워하며 쓰다듬거나 안아주기도 한다. 그렇지만 J나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관련 스토리를 제시해보고자 한다. 내가 개나 고양이 등 동물을 불편해 하는데 원인으로 작용하였을 것이라 추측하는 사건이 있다. 그것은 어렸을 때 언니가 이웃집 개에게 물려서 동네에 큰 소동이 일어났던 것을 목격한 것이 트라우마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언니가 매우 고통스러워했던 모습, 부모님과 동네사람들이 모여서 부산하게 그 사태를 해결해가던 모습 등이 지금도 얼핏 떠오른다. 그 이후 개뿐만 아니라 고양이 등 동물을 가까이 하지 않게 되었고 불편한 감정을 해소하지 않은 채 지내다 보니, 동물을 맞닥뜨릴 때마다 피하는 행동으로 이어졌다. 그래서 길가다가 개나 고양을 만나면 여럿이 함께 그 옆을 지나갈 때는 크게 무리가 없으나 혼자 지날 때는 살짝 긴장하곤 했던 것이다. 

 

  그러나 다행히 나는 내가 배운 치유방편으로 그 문제들에 대해 자가 치유 하였다. 나는 평소에 힐다모델속의 여러 치유방편(예: TRE, EFT, BSP, AT, AM, 치유춤 등)들을 적용하여 꾸준히 수련을 이어간다. 단순히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넘어 의식수준의 향상을 지향한다. 의식수준이 향상되면 될수록 통합되어 현존이 가능하고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결된다. 

 

  뿐만 아니라 의식수준이 향상되기 전에 문제가 되던 것들이 유사한 상황에 직면하더라도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게 된다. 나는 앞에 제시한 나의 동물에 대한 이슈를 전면으로 내세워 치유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TRE, AT, AM, 치유춤 등 여러 치유방편들이 다 긴장을 이완하고 심신의 안정을 도모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개나 고양이 관련하여 직·간접적으로 놀란 것은 물론 그 외의 많은 긴장과 스트레스, 그리고 트라우마까지 해소 또는 완화해 주었을 것이다. 그렇게 꾸준히 수련한 덕분에 많은 것이 치유되었고 본질적인 나를 찾아가고 있다. 

 

  나의 이런 경험을 J를 비롯하여 참여자들에게 미니강의로 들려주며 J를 포함하여 참여자들이 각자 겪고 있는 어려움에서 뭔가 개연성을 찾아볼 수 있도록 추가 설명을 이어갔다. 즉, 고전적 조건형성, 조작적 조건형성, 가르시아효과 등을 통해 우리가 살아가면서 습득될 수 있는 다양한 측면을 이해하도록 도왔다. 특히 가르시아효과에서 얻는 시사점은 전혀 합리적이지 않은 엉뚱한 맥락에서 두려움이 습득될 수 있다는 점이다. 뿐만 아니라 언어발달이전에 경험한 크고 작은 트라우마나 고차조건형성의 경우는 전문가가 아니면 찾아내기 어렵다. 

 

  강조하고자 하는 것은 우리가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뭔가를 습득하는 데는 명시적인 학습이나 기억뿐만 아니라 암묵적인 기억과 학습도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점이다. 특히 부지불식간에 일어나는 학습의 영향을 절대 무시 못 한다. 내가 조력한 내담자 중에는 부모의 트라우마가 세대전이 된 사례가 꽤 있다. 전쟁트라우마를 비롯하여, 차사고, 화재사고, 건물붕괴 등 부모의 트라우마를 치유하지 않으면 세대 간에 전이가 된다.

 

  내담자 O의 엄마는 6.25전쟁 중에 갓난아기와 함께 피난 중이었다. 피난 중에 만약 아기가 울면 적군에게 발각되어 함께 피난하던 사람들이 다 위협에 처할까봐 아기의 우는 소리가 새어나가지 않도록 아기의 입을 손으로 막았다고 한다. 그런데 상황이 진정되어 아기의 입을 막았던 손을 떼고 보니 아기가 죽어있었다고 한다. 이런 상황이 당사자입장에서 얼마나 큰 아픔이고 트라우마이겠는가?!. 

 

  내담자 O는 성장하는 과정에서 그녀의 엄마로부터 전쟁 중의 고충과 아픔, 불안에 대해 수시로 들으며 성장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녀 또한 수십 년 동안 엄마처럼 일상에서 불안으로 고통 받고 있다. 바로 전쟁트라우마의 세대전이 이다. O의 상황에서 그녀의 엄마가 그 상황을 O에게 얘기하지 않더라도 그녀는 영향을 받는다. 바로 몸이 전하는 메시지가 있기 때문이다. 바로 엄마의 신경계 불안정의 영향을 받는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이전의 연재 글들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스티븐 포지스 박사의 다미주이론이 상황이해에 설득력이 있다. 자신이 신경계 위치[교감신경, 부교감신경(배쪽 미주신경, 등쪽 미주신경)]에서 어디가 활성화되어 있는지 아는 것이 중요하다. 다미주이론에서는 부교감신경계에서 가장 긴요한 역할을 하는 미주신경을 중요하게 여긴다. 

 

  미주신경은 열 번째 뇌신경으로 뇌간 영역과 여러 내장 장기를 연결한다. 이 이론에서는 자율신경을 조절하는 뇌간 영역을 강조한다. 그림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사회참여체계와 연결된 배쪽 미주신경이 최적으로 작동할 때 건강, 성장, 회복의 기능을 다한다(노경선 역, 2020). O를 조력하면서 그녀는 성장기에 살아내느라 싸우기와 도망가기의 방어체계를 유지하였음이 드러났다. 그녀는 안전을 위협받는 상황에서 늘 노심초사하며 성장하였다고 한다. 

 

 

 

  그녀의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그녀가 엄마의 태중에 있을 때, 그녀의 엄마는 늘 불안하였다. 그 당시에 태내에 있던 아기(O)의 바깥세상은 엄마의 양수이다. 모체가 안정되지 않으면, 양수의 조건도 그에 상응하는 상태를 유지한다. 따라서 O가 엄마의 태내에 있을 때 세상은 안전하지 않고 불안한 곳이라고 태아프로그래밍이 되었을 것이다.

 

  엄마가 안전하지 않다고 지각(Perception, Neuroception 모두 고려)하면, 그것을 태아도 같이 느낀다. 그 과정을 거치며 태어난 아기는 성장하면서 늘 불안 속에서 교감신경이 활성화된 채 생활하였을 것이라 추측된다. 그녀의 신경지가 안전하지 않다고 받아들일 경우는 교감신경의 활성화를 하향조절 할 수 없다. 이 얼마나 안타깝고 가혹한 현실인가?!.

 

  다미주이론은 매우 유용한 이론이지만, 다루기에 방대하여 이 연재 글의 제한된 지면에 다 풀어낼 수 없다. 이 칼럼에서는 아주 간단하게만 소개한 것이다. 다행히 지금은 관련도서와 연구결과들이 제법 많이 발표되어 있다. 국내에도 관련 이론을 다루고 있는 번역 발간된 도서가 꽤 있으며, 그 중에서 다미주 이론을 단일주제로 다루는 것도 있다. 다미주 이론(노경선 역, 2020), 다미주신경이론(박도현 역, 2023)등이 그것이다. 

 

  한편, 많은 사람들이 큰 사건이나 사고로 인한 트라우마가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는 문제에 대해 어느 정도 인식은 하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그것에 대해 제대로 인식한 것은 아닌 것 같다. 내가 내담자나 직간접적으로 만난 사람들에 따르면, 그 모름으로 인하여 제3, 제4의 피해를 입게 된 사례가 많다. 어렸을 때, 또는 몇 년 전의 트라우마로 인하여 여전히 정말 너무 힘든데 가족이나 주변에서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린다고 말할 때가 그러한 상황이다. 

 

  심지어 힐난하거나 의지력이 약하다고 치부할 때는 그 부정적 파장이 더욱 크다. 트라우마 치료 및 치유관련 전문가들은 트라우마적 기억이 의지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강조한다. 정해진 기간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치유하지 않는 한 평생 동안 그 굴레를 벗어나지 못할 수 있다. 주변을 둘러보면 치유하지 않은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가느라 힘든 나날을 보내는 사람이 참으로 많다. 그러므로 트라우마에 대한 제대로 된 인식확대 교육이 시급해 보인다. 

 

  한편, Meg Arroll박사는 국내에 「스몰 트라우마」로 번역되어 있는 그녀의 책에서 “삶의 다양한 영역에서 발생하는 작은 정신적 상처들이 그 개인의 정서적 건강을 서서히 갉아 먹는다”고 경고한다. 명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현수 교수는 감수의 글에서 “작은 상처가 큰 병을 초래할 수 있다”라는 이 책의 주장은 분명한 진실이며, 우리나라를 스몰 트라우마의 독소가 넘쳐나는 사회로 진단한다.

 

  그는 “애써 괜찮다고 말하며, 대단치 않다고 자신을 속이며 상처를 숨긴다면, 작은 구멍 하나가 둑 전체를 무너뜨리듯이, 가랑비에 자신도 모르게 온 몸이 젖듯이, 작지만 강한 독소를 지닌 상처가 누적되면 결국 우리를 무너지게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러므로 우리의 삶을 조용히 무너뜨릴지 모르는 독소에 대한 해독제를 처방받고 함께 치유해 나가기를 바란다는 염원을 보여주고 있다. 

 

  Meg Arroll박사는 위에 제시한 책에서 각자 직면하는 문제들에 대해 체념과 수용은 매우 다름을 다루어 주고 있다. 체념은 심리적 경직, 무력감과 억압감, 자기비판과 자책, 결핍의 사고방식, 포기나 단념, 어려움 견디기, 버티기, 변화를 회피하기, 저항, 판단중심의 특징을 보인다. 그러나 수용은 심리적 유연, 자율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 자신감, 깊은 자기연민, 풍요의 사고방식, 긍정적으로 행동하기 위한 심리적 재조정, 어려움에서 배우기, 자기 향상, 변화에 개방적, 인정, 가치 중심 등의 특징을 지닌다.

 

  그녀는 이런 특징적 차이를 언급하며 삶의 다양한 경험을 수용하게 되면 스몰 트라우마를 능동적으로 활용해 미래의 우리를 보호해줄 강력하고 튼튼한 심리적 면역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고 안내한다. 또한 김현수 교수는 “너무 쉽게 말하고, 직설적으로 대하고, 서로 간의 경계를 지키지 못하는 대한민국은 그야말로 스몰 트라우마의 독소가 넘쳐나는 사회이다”고 지적한다. 

 

  이에 대해 Meg Arroll박사의 주장처럼 수용이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다. 근원치유, 자연치유, 전인치유, 자가치유, 영적성장을 지향하는 힐다모델의 여러 방편들은 각 개인의 빅트라우마 뿐만 아니라 스몰트라우마를 치유하는데도 매우 유용하고, 더불어 수용역량을 강화하는데도 크게 도움이 된다. 

 

  또 다른 한편, 사회역학은 상해나 질병 등의 원인이 개인적 요인에 국한 되는 것 이상임을 알려준다. 즉, 질병의 사회적 원인에 주목하고 부조리한 사회구조를 바꿔 사람들이 더 건강하게 잘살 수 있는 길을 찾고자 한다. 질병은 보건, 경제, 사회구조 등 사회적 환경과도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국내 저명한 사회역학자 김승섭 교수는 “아픔이 길이 되려면”이라는 책에서 사회적 경험이 어떻게 우리 몸에 스미고 병이 되는 지를 세세하게 보여준다.

 

  그는 직장, 학교, 가정에서 맺는 수많은 관계 속에서 겪는 차별, 혐오, 고용불안, 재난과 같은 사회적 폭력, 사회적 상처 역시 몸에 스며들어 병을 유발한다고 설명한다. 심지어 차별이나 폭력을 겪고도, 말조차 하지 못할 때, 혹은 애써 괜찮다고 생각할 때 실은 우리 몸이 더 아프다는 것을 여러 과학적 연구결과를 토대로 보여준다. 

 

  김승섭 교수는 사회와 단절된 병이란 없다고 보며 몸은 사회를 반영한다고 설명한다. 특별히 “물고기 비늘에 바다가 스미는 것처럼 인간의 몸에는 자신이 살아가는 사회의 시간이 새겨진다”는 문구가 매우 강렬하게 다가온다. 그는 사회적 원인을 가진 질병은 사회적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좀 얘기가 길어졌지만, J와 참여자들이 자신의 문제를 현재의 증상에만 국한하여 바라보지 않기를 바란다. 대신에 총체적 관점에서 바라보기를 바라는 맘으로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내용을 담아 미니강의를 한 것이다. 그들이 각자의 상황에 대해 최대한 봐야 할 것을 제대로 바라볼 수 있도록 정성을 모았다. 

 

  더불어 어떤 문제가 생기면 그 문제의 원인을 찾아내기에 골몰하기 보다는 현재 겪는 어려움의 해결에 초점을 두는 것이 중요하다. 모든 것은 이유가 있고, 잘잘못을 따지는 것은 의미가 없다. 불이나면 불이 난 원인을 따지기보다는 불부터 꺼야하듯이, 그냥 할 수 있는 치유를 하는 것이 우선이다. 꾸준히 수련하다보면 어느 날 그 문제로부터 자유로워져 있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자신의 문제에 대한 통찰이 덤으로 올 수도 있고, 모르더라도 더 이상 문제를 야기하지 않게 된다. 이날 J가 제시한 질문 중에 장(場)의 역동은 특별히 불에 대한 두려움에 집중되었다. 그래서 그것에 초점을 두어 EFT로 다루어 주었다. 즉, J가 뭐가 문제인지에 대해 기억은 못하지만 두려운 상황이므로 수용확언은 “나는 기억하지 못하는 어떤 이유로 불에 대한 두려움이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나 자신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깊이 사랑합니다.”라고 만들었다. 

 

  그리고 EFT후에 J는 불과 관련된 이슈를 적절히 해소했다. 한편, J는 질문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제한된 신념을 많이 드러냈다. 이에 대해 J가 그 점을 이해하도록 돕고 자신의 몸을 믿는 것, 상상을 통한 치유 등 몰입이 가져다주는 치유의 이점을 설명해 주었다. 그리고 J의 제한된 신념까지 EFT로 치유할 수 있음을 안내했다. J가 일상에서 자신의 문제를 다루기 위해 수련을 리추얼화 한다면 충분히 해소될 수 있다고 본다. 

 

  이 점에 대해서는 내가 확보한 증례도 많지만, 전 세계적으로 유사한 증례들이 무수히 많이 발표되어 있으므로 자신 있게 얘기할 수 있다. 이어서 EFT의 유의점을 안내해 주었다. 자가 치유 과정에서 SUDS가 일정수준은 떨어지다가 어느 지점에서 더 이상 안 떨어지는 경우에, 만약에 하던 것을 제쳐두고 다른 문제를 다루며 유사한 상황을 몇 가지 만들게 되면 문제가 될 수 있다. 마치 콤플렉스의 형성원리처럼 열어 놓은 그 이슈가 힘을 가져서 파괴력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EFT를 적용한 자가 치유 과정에서 SUDS가 일정수준에서 더 이상 떨어지지 않으면 일단 상자EFT를 통해 그 상황을 정리한다. 그리고 기회를 보아 EFT전문가의 도움을 받는다. 상자 EFT는 자신의 이슈에 대해 EFT를 적용하던 중에 시간제한이나 기술적인 문제 등 여러 이유에 의해 지각하고 있는 SUDS를 충분히 떨어뜨리지 못했을 경우에 유용하다. 다루고 있던 이슈에 대해 그것을 다루어줄 수 있는 여건이 될 때까지 상자 안에 안전하게 담아 두어 그 위협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을 선택한다.

 

  상자 EFT의 예로는 “나는 비록 지금 이 문제를 다 다루지 못해 아직 ~ ~ ~ 한 감정이 남아 있지만, 마음속에 커다란 상자를 준비하여 해결하지 못한 이 문제(감정)를 넣어서 마음 한편에 잘 보관해 두었다가 시간이 될 때마다 틈틈이 꺼내서 조금씩 다루어주는 것을 선택합니다. 그리고 지금은 편안해지는 것을 선택합니다. 나는 안전하고 평온합니다.”와 같이 할 수 있다.

 

  상자 EFT는 우리 내면에 있는 파트를 이해한다면, 수용이 더 잘 될 것이다. 상담분야에서 많이 활용하고 있는 파드 이론들, 즉 내면가족체계, 정신분석, 교류분석, 사티어모델의 자기만다라 등에서는 파트이론을 매우 유용하게 적용한다. 우리 몸에는 60조개 이상의 세포가 있다고 한다. 그 세포들도 어떤 면에서 보면 하나의 파트로 볼 수 있다. 세포기억이 우리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런 저런 면을 종합하여, 우리가 겪는 자신의 문제는 많은 것과 연결되어 있음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당면 문제의 해결에만 초점을 둘 것이 아니라 꾸준한 수련이 중요하다는 점을 재삼, 재사 강조하고 싶다. 이어서 유사시를 위해 약식(간편) EFT도 안내했다. 즉, 한손으로 하는 방법, 기술의 부분만 적용하는 방법, 피하기 곤란한 상황에서 누군가 지루한 얘기할 때 손날 타점 두드리며 듣기, 치과에서 드릴 소리를 듣기가 힘들 때 양손의 타점 부위가 맞물리게 하고 있기, 각 손가락의 끝 부위(손톱의 측면)를 꼭꼭 눌러주기, TAB(타점 부위에 손가락을 얹고 수용확언이나 단축어를 되뇌거나 생각하며 깊게 쉼 호흡하기) 등을 안내했다. 이들 중에서 상황과 여건에 맞는 것을 적절히 활용하면 된다. 

 

  이어지는 내용은 내가 십여 년 전에 학생을 지도했던 사례이다. 학생들 중에 발표불안이 있는 경우를 심심찮게 만난다. 그럼에도 선뜻 치유하지 못하고 어려움을 안고 지내는 경우도 흔하다. 그래서 나는 교육심리라는 교과목을 지도하는 시간에 발표불안을 자가 치유 할 수 있도록 EFT를 안내했다. EFT를 안내하기 위해 수업시간을 5분 쪼개고, 쉬는 시간을 5분 쪼개는 방식으로 시간을 확보했다. 이에 대해 일부 학생들은 이런 방식을 매우 좋아하지만, 일부 학생들은 크게 염두에 두지 않기도 했다. 

 

  그러나 필요한 학생이 있다면, 교수로서 흔쾌히 할 수 있는 일이다. 나는 학기 내도록 나름의 정성을 들인 것으로 기억한다. 그러던 어느 날 수강생 M이 교생실습을 나가 있는데 발표불안으로 어려움에 처해 있다며 급하게 도움을 요청해 왔다. 그 당시에 나는 서울의 한 연구소에서 책임연구로 개발한 진로지도자 과정을 2박 3일의 일정으로 운영하던 중이었다. 그래서 M이 아침에 보낸 문자를 점심시간에야 보았다. 내용은 아래와 같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저 미연(가명)입니다. 다름이 아니고, 지금 교생실습 나와 있는데 다음 주가 연구수업이거든요. 그런데 불안증세가 너무 심해서 힘들어요. 저번에 저희에게 잠깐씩 해주신 치료방법을 해보고 싶어서 연락드립니다. (중략) 정신도 없고 손도 떨리고 먹기 힘들 정도로 심합니다. (후략)”의 내용이다. 

 

  나는 지방(청주)에 살고 있어서 어떤 일로 서울에 갈 때, 서울사람들과 해야 하는 회의나 만남을 강의 후의 시간인 저녁에 잡기도 한다. 서울에 올라가는 김에 회의까지 하고 내려올 수 있다면 시간을 절약할 수 있으므로 내가 선호하는 방식이다. 그때도 그랬다. 그래서 제자 M에게 쓸 수 있는 시간은 진로지도자 과정을 운영하며 간간이 맞이하는 쉬는 시간 10여분정도이다. 

 

  나는 M에게 그런 상황을 알렸다. M은 곧바로 실례가 안 된다면 그 시간만이라도 도움을 받고 싶다고 하여 만나기로 했다. M은 안양에 살고 있고, 나는 서울 가산디지털단지에서 강의 중이었다. 그래서 그날 서로 중간 중간 문자를 주고받으며 M과 만난 시간은 불과 10여분이다. 다행히 M이 교생실습을 나가기 전에 짬짬이 EFT를 다루어주어 기본은 알고 있는 상황이다. 

 

  그 상황에서 몇 번의 문자 주고받기와 10여분의 시간을 활용하여 M은 발표불안을 해소하였다. 그리고 예기불안까지 다루어주었고, 유사시를 대비하여 약식 EFT도 알려주었다. M이 연구수업 중에 혹시라도 발표불안의 기미가 느껴지면 학생들이나 그 누구도 눈치 채지 못하게 약식 EFT로 스스로를 관리할 수 있도록 안내했다. 그리고 며칠 후, M은 연구수업을 아주 잘 마쳤다는 성공담과 함께 감사 메일을 보내왔다. 

 

- 다음 호에 계속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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