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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에니어그램 4단계 소감문 / 김희령 대학생 인턴 글쓴이 : KEEC   2020-08-02 15:37
인턴십과정 중 참여하게 된 이번 한국형에니어그램 4단계 교육을 통해서 나에 대해 깊이 있게 알 수 있고 나를 한층 더 성장시킬 좋은 기회가 되었다. 전공 수업에서 배운 내용과 결합하여 배우는 내용이 다소 있었기 때문에 이해하는 데 무리가 없으리라 생각하며 그저 4단계를 배운다는 설렘만 떠안고 수업을 듣게 되었다. 아직은 학생인 나와 현장에서 활동하시는 다른 선생님들과 차이가 확연하게 보여서 조금 주눅이 들었었다. 조별로 이야기를 할 때도 조원분들께서 감사하게도 나를 조장으로 뽑아주셨지만, 조원분들보다 지식이 짧다는 사실이 큰 부담을 품게 했다. 다행히도 서로의 고민에 대해 자기 일인 것처럼 반응해주시고 서로 칭찬도 하면서 보내었더니 분위기도 매우 좋은 편이었고 나에 대해서 실망하신 분들도 없었다. 이런 나의 모습을 통해서 나에 대해 완벽한 모습을 추구하려는 강박이 있다는 사실을 조금 깨닫게 되었다. 2유형 사람들이 나보다는 다른 사람을 배려하기 때문에 우선순위에 나는 주로 없다고 하는데 이 행동을 통해서 나는 정말 자신에 대한 배려와 소중함이 없다고 느껴졌다. 또한, 2유형 사람들이 자주 사용하는 방어기제가 ‘억압’인데 나는 억압보다는 합리화를 더 많이 사용하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쉬는 시간에 인턴들과 함께 게시판에 붙어있는 방어기제에 관해 이야기하게 되었는데 2유형의 방어기제가 억압으로 되어 있어서 나는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였는데 주변에서 억압을 많이 사용하는 것 같다고 말씀해주셔서 나에 대해 조금 더 알아가는 시간이 되었다. 회장님으로부터 ‘식사용’에 대하여 배울 때 스스로 느끼기에 별것이 아니라고 생각하였다. 일상생활을 하면서 굳이 배우지 않아도 할 수 있는 것들이라고 느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음 날 ‘식사용’에 대해서 공원에 나가 실습을 할 때 이론만 쉽게 느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용서하지 못한 사람들이 몇몇 있지만, 그중에서 3명을 고를 수 없어 최근 나를 가장 힘들게 만들었던 2명만 뽑아 진행하였다. 하지만 진심으로 용서하기가 매우 힘들었다. 고민하고 또 생각하면서 겨우겨우 한 명은 마음을 다해 용서하였다. 하지만 남은 한 명은 끝까지 용서할 수 없었고 소감문을 쓰는 지금도 용서하지 못하였다. 실습이 끝나고 교수님께 여쭤보았다. ‘저는 한 명을 아직 용서하지 못했는데 이럴 때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교수님께서는 ‘상대방의 지위나 나이 같은 것 때문에 하고 싶었던 말을 다 하지 못했기에 용서할 수 없었던 거예요.’라고 말씀해주셨다. 교수님 말씀이 맞았다.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았고 상대방의 지위가 높아서 제대로 말할 수 없었던 부분이 없지 않아 있었다. 시간이 조금 더 흐른 뒤에 다시 마음을 다잡고 용서하는 시간을 가져서 나는 그 상대방뿐만 아니라, 용서하지 못한 모든 사람에 대해 용서하는 시간을 갖고 싶어졌다. 이런 부분에서도 방어기제가 나타난 것 같다. 내 솔직한 심정을 듣는 사람이 아무도 없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양심에 찔려 억압했기 때문에 하고 싶었던 말을 다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방어기제가 억압이라는 사실을 알고 난 뒤, 내가 정말 나에 대해 억압을 하면서 채찍질을 많이 해온 것이 비로소 느껴졌다. 조주영 교수님 시간에서 발달수준 9수준에 대해 배웠다. 에니어그램 검사할 때 나온 점수로 내가 어느 단계에 있는지 계산할 수 있었지만, 검사지가 집에 있어서 계산할 수 없어서 추측할 수밖에 없는 사실이 너무 아쉽게 느껴졌다. 그래도 교수님께서 각 단계에 있는 사람들의 특징에 대해 매우 상세하게 설명해주셔서 내가 어느 단계에 있는지 추측하는 재미가 있었다. 내가 느낀 바로는 4수준인 것 같다. 준 만큼 받는 것을 기대하고 바라기 때문이다. 어릴 때부터 기브 앤 테이크가 정당하고 공정한 것이라고 배우며 자랐기 때문에 환경에 의해서 이런 것이 형성된 것 같다. 하지만 환경을 바꾸면 사람이 변한다고 하셨듯이, 주는 기쁨을 반복적으로 맛보다 보면 나도 어느샌가 준 만큼 받는 것을 기대하는 사람이 아닌, 주는 것에 기쁨을 느끼는 1, 2, 3수준 사람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저녁을 먹은 뒤에는 명상시간이 있었다. 저녁 먹은 직후에 명상시간이 있어서 나도 모르게 졸까 봐 걱정이 많았지만, 총무님 말씀처럼 움직이면서 하는 명상이어서 재밌게 할 수 있었다. 나는 명상이라고는 친구 따라서 한두 번 해본 것이 전부이다. 전문적으로 배운 적이 없으므로 나와는 거리가 멀게만 느껴졌다. 티는 안 냈지만 걱정한 만큼 재밌게 느껴져서 오히려 즐기면서 명상시간을 보내었다. 생각도 많고 걱정도 많아서 항상 정신이 없었는데 명상시간만큼은 어떠한 걱정도 어떠한 생각도 하지 않아서 생각을 정리하고 차분해질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매일 바쁜 생활 속에서 여유로움과 평화로움을 갈망하였지만, 생각보다 가까이서 찾을 수 있다는 방법을 터득하게 되어서 너무 유익하고 좋은 시간이 되었다. 나는 위에서 말한 것처럼 나 스스로 배려가 없는 사람이지만 누구보다도 나한테 관심이 많다. 에니어그램은 나에 대해 제대로 다룰 수 있는 사용설명서 같은 존재가 되었다. 4단계 수업을 통해서 4.5단계, 5단계 수업을 듣고 나에 대해 더 자세하고 깊이 알고 싶다는 목적이 생기게 되었다. 비록 3단계를 넘고 바로 4단계를 듣게 되어서 이해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지만 내 인생에서 큰 영향을 미쳤다는 점은 확실하게 단언할 수 있다.
에니어그램 유형의 미학 글쓴이 : KEEC   2020-06-24 14:53
에니어그램 유형의 미학
Enneagram type aesthetics                                                                       


1유형
깨끗하게 세탁하고 깔끔하게 침대 위에 놓인 선명한 흰색 시트. 손으로 쓴 편지를 3 분의 1로 접혀서 새 봉투에 넣기. 최종 논문을 1주일 전에 마무리하여, 제 시간에 정확하게 전달하기. 사람들과의 처음만남에서 단호하지만 친근한 악수. 안도의 한숨. 새로운 요리를 시도하며 Pinterest 레시피를 보고 정리하기. 봄의 치자향. 센스있는 드레스에 작은 레이스 장식. 여러 세대에 걸쳐 전해진 오래된 가죽 서류가방


2유형
가을 아침에 계피 빵 냄새. 할머니의 포옹. 자전거 고치는 방법을 알려주는 할아버지. 크리스마스 시간에 자선 단체를 위한 자원 봉사. 우편으로 수제 카드 받기. 친구가 당신에 대해 생각하고 있음을 알려주는 놀라운 글들. 캐시미어 천. 칵테일 파티에서 웃음. 안전하다는 것을 아는 것. 커피 숍에 도착하면 친구가 가장 좋아하는 장소를 찾아서 함께 할 때. 너의 첫 키스.


3유형
경주가 시작될 때 총이 떨어지기 직전의 느낌. 승리의 함성. 모든 것에 어울리고 신뢰감을 주는 검은 자켓. 멋진 헤어 컷을 하고 나왔을 때. 할 일 목록에서 마지막 사항 확인. 무대 조명의 빛과 열기. 오랜 친구들과 게임의 밤. 서로 새로운 친구를 소개하고 모두와 즐기는 것. 서로를 잘 아는 친구와 같은 방에서 조용히 앉아 하루를 잘 보냈다고 생각하기.
4유형
다락방의 오래된 가방을 펼쳐보기. 바에서 새로운 음료를 마시눈 소리를 극적으로 듣기. 친구들이 울 때 손잡아 주기. 그림 같은 골목길을 발견하는 기쁨. 몇 시간 동안 마음의 방황 즐기기. 모든 풍경에 맞는 완벽한 음악재생 목록을 가지고 여행가기. 깊은 이해. 오래된 책을 찾기, 좋아하는 책의 사본을 구해서 삶이 이끄는 대로 책을 탐험하기. 빈티지 꽃병에 말린 꽃.


5유형
오래된 서점 냄새. 몇 시간 동안 생각의 길 헤메기. 적당히 헤져있는 가장 좋아하는 티셔츠. 여러 세대를 거쳐 내려 온 외눈안경. 혼자만의 기쁨. 저녁 창 조명을 통해 느슨하게 표류하는 먼지. 마침내 무언가를 이해하는 기쁨. 산에서 혼자 하이킹. 외국에서 1 년 동안 모험을 즐기고, 문화에 몰입하기. 세대를 통해 전해온 이야기.


6유형
새로운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고 완전히 이해하게 하는 느낌. 하와이에서의 재회 여행. 어릴 때는 축구 경기 후에 오렌지를 잘라 함께 먹고, 어른이 되었을 때 친구들과 게임을 위해 모이기. 아련한 향수. 대학생활에서의 난처하지만 사랑스러운 사진과 보물 상자. 모든 것이 처리된다는 느낌. 오랜 친구들 사이의 포옹. 세련되고 기능적이며 완벽하게 맞는 부츠를 신을 때. 마음 속 농담을 수년간 함께 할 수 있는 친구.



7유형
여름의 불꽃 놀이. 세 가지 일을 하며 배낭 여행을 준비하기. 얼큰히 취해 노래방에서 모두가 함께 노래하고 환호하기. 장난스러운 윙크. 째빠르게 탄 스케이트 보드에서 떨어지는 후 생긴 무릎 상처에 대해 자랑하기. 그렇게 입으면 안된다고 누군가 이야기 했기에 격자 무늬와 물방울 무늬를 동시에 입고 모임 나오기. 끔찍한 것처럼 보이는 메뉴를 주문해 보기. 친구들 사이의 장난 경쟁.


8유형
 커피 숍에서 친구들 사이에 크고 즐거운 웃음. 한 주말에 전체 책 시리즈를 읽고, 주인공처럼 모험적인 삶을 살기를 원하기. 빨간 립스틱과 검은 터틀넥 스웨터. 혹독한 운동 후의 느낌. 강력하고 신선한 커피 냄새. 친구와 장난 펀치. 누군가에게 나를 개방하고, 이해하는 느낌. 사나운 강아지와 논 후  피곤하여 강아지와 껴안고 자기. 무덤까지 가져갈 비밀지키기.


9유형
일요일 아침 팬케이크. 가을에 크고 아늑한 스카프. 잘 아는 친구들과 함께 휴식 취하기. 예정된 일정이 없는 조용한 하루. 친구의 기분이 나아지도록 돕기. 한여름의 해바라기. 좋아하는 식당에서 좋아하는 요리를 주문하기. 저녁에 깜박 거리는 촛불. 친근한 아는 사람의 미소. 당신의 목표를 달성했다는 자부심. 따뜻한 목욕 후 느낌. 따뜻한 호박 파이와 천천히 녹는 휘핑 크림.

출처 : https://umbrellathoughts.tumblr.com/post/188313952768/enneagram-type-aesthetics-healthy


에니어그램 힘의 중심통합을 위한 TRE(Tension & trauma releasing exercise)의 활용 글쓴이 : KEEC   2020-05-22 11:01



에니어그램 힘의 중심통합을 위한 TRE(Tension & trauma  releasing exercise)의 활용*


백석대학교 사회복지학부 교수 조주영


  우리의 본질적 차원은 무념무상의 경지이며, 어떤 목적을 갖고 행동하지만 결과에 집착하지 않고 평상심으로 행동한다. 그것은 아마도 자율신경 내에서 이루어지는 교감신경계와 부교감신경계 간의 균형이라는 측면으로 설명될 수 있을 것이다(설기문 역, 2000). 그러나 우리는 살아가면서 과도한 스트레스, 트라우마, 외상후 스트레스, 대리외상, 연민(동정)피로증(Compassion Fatigue) 등의 경험에 직면한다. 이런 경험들을 겪는 동안 몸은 신경학적, 생물학적, 해부학적 변화를 겪는다. 트라우마를 경험하는 경우는 몸의 초기 방어 반응이 2차적인 심리적 적응 반응을 일으키며, 기본본능에 따른 반응들이 정상으로 회복될 때 2차적인 성격의 변화도 정상으로 돌아오게 된다(최은주 역, 2017). 우리가 성격을 강하게 쓴다는 것은 구심성신경과 원심성신경이 원활하게 작동하지 않음을 의미한다. 구심성신경은 생리수용체나 감각기관(근육들)의 신경자극을 중추신경계(두뇌)로 전달하고, 원심성신경은 중추신경계(두뇌)에서 신경자극을 받아 활동하는 기관이나 조직(주효체)과 근육 등 감각기관에 전달하는 기능을 한다. 따라서 구심성신경과 원심성신경의 연결이 끊어지면 머리에서의 이해가 몸으로 연결되지 않게 된다. 이는 에니어그램 힘의 중심에서 머리·가슴·장의 불균형을 초래한다.

  우리 체내에 있는 골격근들은 위험에 처하면 수축하고 안전한 상태에서는 이완하도록 만들어졌다. 우리 몸은 위험한 상태가 진정된 후, 트라우마 상황을 겪는 동안 필요했던 과도한 근육의 긴장을 풀도록 만들어져 있다. 트라우마를 겪는 도중 우리를 보호해 주는 가장 중요한 근육인 요근은 모든 트라우마적 상황에서 수축하며, 인류의 투쟁·도피 근육으로 여겨진다(최은주 역, 2017). 우리는 두려움, 긴장, 화가 난 상황에서 무의식적으로 몸이 떨리는 경험을 하는데, 이런 현상은 체내에 과도하게 고조된 긴장과 화학물질들을 신체가 자연적으로 방출하는 방법이다(서주희 역, 2016; 양희아 역, 2016; 제효영 역, 2016; 최은주 역, 2017). 떠는 과정을 통해 신체는 과도한 흥분 상태를 방출하여 휴식과 이완상태로 돌아올 수 있는데(최은주 역, 2017), 이런 원리가 순조롭게 이루어지지 않아 문제를 야기한다.

  즉, 사회화 과정으로 인하여 근육들의 긴장을 풀 수 있는 신체의 능력이 감소되어 있다. 이성의 뇌를 가지고 있지 않은 야생의 동물들은 재고하지 않고 하지만, 인간은 그 감각의 힘에 저항한다(서주희 역, 2014). 긴장하거나 흥분했을 때 몸이 떨리는 것을 그대로 두면, 약해보이거나 두려워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판단하여 의도적으로 몸이 떨리는 것을 막으려 한다. 몸과 마음이 상반된 이런 상태에 놓이게 되면 몸은 근육을 수축하고 과잉 에너지를 억누르는 방법으로 대응한다. 이때 체내의 근육들은 과도한 에너지를 보유한 수축상태로, 만약 해소할 기회가 없다면 체내 만성 긴장 상태를 형성하고 외상 후 스트레스가 되어 지속적으로 보호와 방어의 패턴을 되풀이한다(서주희 역, 2014; 최은주 역, 2017). 이런 상태에 놓여 있는 개인은 사소한 일에도 생존의 위협을 느끼는 과민반응을 보이게 된다.

  이런 상황은 에니어그램 힘의 중심에서 장중심이 과도한 긴장에 놓인 상황으로 설명할 수 있다. 과도한 긴장상태에 놓인 장중심은 두려움을 다루기 위한 나름의 전략으로 욕망을 만들어내고, 불균형을 강화하는 과정으로 발전한다. 물론 장중심이 아니더라도 개인이 이런 위협에 처하면 외현적으로 유사한 문제를 야기하지만, 당사자의 내부적 역동은 힘의 중심에 따라 다르다. 꼭 트라우마 상황이 아니더라도 일상에서의 긴장과 위협의 누적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David Berceli박사는 수 십 년간 전쟁 등으로 피폐해진 세계 여러 나라들을 다니며, 트라우마와 트라우마의 피해 및 회복에 관심을 갖고 연구하였다. 그는 인간의 마음, 정신, 신경계와 생리적 기능, 사회 유대관계는 밀접하게 상호작용한다는 것을 깨닫고 TRE(Tension & trauma  releasing exercise)를 개발했다. TRE는 에니어그램의 힘의 중심 중에서 장중심의 근본 문제해결에 탁월한 실마리를 제공한다. 당연히 장중심의 문제해결은 가슴중심이나 머리중심과도 연동된다.

  Berceli도 이러한 관점을 이해하고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오랜 기간 연구와 체험적 경험을 토대로 자연적인 떨림을 유도하는 체계적인 준비운동과 방법을 정립하고 구체화하였다. TRE는 몇 가지 유의점만 준수하면 매우 쉽고 안전하다. 개인의 생명체로서의 리듬을 존중하며 일주일에 2~3회, 5~15분 정도의 운동으로 체내에 축적된 만성적인 긴장해소를 돕는다. 그 결과 구심성신경이 작용하게 돕고, 원심성신경에게 할 일을 명령할 수 있게 한다. 이렇게 하는 것은 구심성신경과 원심성신경의 원활한 상호작용과 더불어 마치 조직의 복지부동처럼 굳어 있는 자기내면의 복지부동을 알아차리고 미해결과제들을 흘려보내도록 돕는다. TRE(최은주 역, 2017)는 인간이 유기적으로 원기를 회복할 수 있는 능력을 체내에 지니고 태어났으므로 수많은 트라우마 경험으로부터 스스로 회복할 수 있다고 전제한다.

  트라우마는 신피질이 아니라 뇌간에 각인되므로 인지적 부분뿐만 아니라 원시적인 부분도 함께 다루는 치료법이 필요하다(제효영 역, 2016). TRE는 바로 이 원시적인 부분을 다루는 것이 가능하다. Berceli(최은주 역, 2017)는 트라우마로부터 성공적인 회복을 위해 우리가 타고난 자연적인 해소 메커니즘을 활성화시켜 신체가 휴식과 회복상태로 돌아올 수 있는 신호를 보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즉, 떨림 메커니즘을 유발함으로써 극심한 충격이나 트라우마로 생긴 깊이 쌓여 있는 만성적 근육수축 상태를 해소할 수 있는데, 트라우마 해소운동의 열쇠는 떨림이 골반 내에 위치한 신체 중력의 중심에서 일어나게 하는 것이다. 신체의 중심에서 떨림이 일어날 때 이것은 몸 전체에 울려 퍼지면서 그 경로를 막고 있는 깊이 쌓인 만성적 긴장을 찾아서 자연스럽게 해소한다.

이런 메커니즘은 에니어그램 힘의 중심에서 장중심의 긴장이완과 감각적 수용을 용이하게 하는데 매우 유용할 것으로 판단된다. Berceli의 처음 의도는 TRE가 심각한 외상후스트레스장애 환자들을 위한 것이었으나 수 십 년간 활용하면서 일반인도 매우 큰 도움이 됨을 발견하여 전 세계적으로 널리 보급되고 있다. TRE는 각 생명체가 지닌 독특한 리듬을 존중하며, 그 리듬을 찾아 TRE프로세스의 리듬과 융합하며, 그 과정이 개인의 건강과 치유를 최대로 촉진하는 것으로 본다. 선행연구들(서주희 역, 2014; 양희아 역, 2016; 제효영 역, 2016; 최은주 역, 2017)은 신경조직에서 나오는 떨림은 몸 속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한다는 점을 일관되게 알려준다. 우리가 위험에 처했을 때 우리의 몸은 정확하고 명료하게 작동하여 스스로를 보호한다. 마찬가지로 트라우마 경험으로부터 회복하는 과정 또한 인간의 몸이 스스로 정교하고 정확한 절차를 따라 수행한다(최은주 역, 2017).

  Berceli는 TRE를 할 때 더 높은 존재(higher existence, higher self)와의 연결을 생각하며 할 것을 권장한다. 이러한 관점은 에니어그램에서 말하는 신성한 사고와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신성한 사고는 상응하는 미덕을 지니며, 인간존재로서의 최상의 경지이고 자연스런 흐름을 존중한다. 뇌과학자 Jill Bolte Taylor(장호연 역, 2018)는 뇌가 몸에 신호를 보내 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몸도 뇌에 신호를 보내 영향을 미치며, 양방향의 소통이 항시적으로 이루어진다고 말한다.

  Taylor의 이런 설명은 이미 알려져 있지만, 그녀가 뇌출혈로 인한 마비상태에서 건강하게 회복한 전력을 가지고 그녀 자신의 경험적 사례로 전하는 내용이어서 더 설득력 있게 전달된다. 이런 여러 관점과 체험적 연구결과들을 토대로 해서 볼 때, TRE의 적절한 활용은 매우 쉽고 안전한 방법으로 우리의 몸과 마음의 균형을 회복할 수 있게 한다. TRE를 생활화하면 궁극적으로 에니어그램 힘의 중심을 통합으로 이끌고, 심신건강과 더불어 영적인 성장이 가능하며, 보다 질적인 삶을 영위해 가는데 매우 탁월한 수단이 될 것으로 판단한다.



* 이 자료는 2019년 한국에니어그램학회 연차학술대회에서 기조 강연(주제: 에니어그램의 비전과 소통: 통합상담 및 힐링모델을 중심으로)으로 발표한 자료[에니어그램연구 Vol 16(2)에도 게재함]의 일부를 좀 더 보완한 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