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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해소·면역력향상·심신건강증진에 탁월한 자가치유법, TRE ⑤ 글쓴이 : KEEC   2021-10-24 17:04
스트레스해소·면역력향상·심신건강증진에 탁월한 자가치유법, TRE ⑤
- TRE: Tension & Trauma Releasing Exercise -


  백석대학교 사회복지학부 교수 조주영


  한편, 앞에서 설명한 만성적 긴장(불안, 두려움, 혐오 등도 같은 맥락)의 습득은 어떤 큰 사건에 의해서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부지불식간에 타고났거나 이루어지는 것도 있다. Jung의 집단무의식, Bowen의 다세대전수, 후성유전학, 카르마 등의 관점에서 볼 때, 태어날 때 일정부분 갖고 태어나는 것도 있다. 태어나서는 고전적 조건형성(Pavlov식 학습)의 한 변형인 Garcia에 의해 밝혀진 조건 맛 혐오처럼 전혀 예상치 못한 어떤 것에 의해 습득된 것도 있을 수 있다. 또는 고차조건형성(중성자극이 무조건자극이 아니라 잘 확립된 조건자극과 짝지어져 이루어지는 학습)에 의한 것도 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플라시보(placebo) 효과처럼 어떤 믿음이 긍정적으로 작용하다가 또 노시보(nocebo) 효과처럼 어떤 믿음이 부정적으로 작용한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우리 인간의 내면은 이처럼 복잡다단하다. 마치 종이에 각종물감을 짜서 반으로 접어서 데칼코마니(décalcomanie) 작업을 할 때, 물감이 있는 부위의 종이 위를 손으로 이리저리 문지르면 물감들이 엉켜있는 것처럼 복잡하다. 또는 큰 실뭉치의 실타래가 엉켜있는 것을 연상해도 된다.

  어느 하나가 풀리는 듯해도 좀 더 들어가면 또 오리무중이 되었다가 풀리는 듯하다가를 반복한다. 성격이 급한 사람은 그냥 포기한다. 내면에 엉킨 채로 두고 꼬인 채로 살아간다. 그러나 이들의 엉킴을 되돌릴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여기서 유의해야 할 점은 인간의 두뇌와 자율신경계는 단순히 데칼코마니나 실타래와는 달리 복잡한 자기조직화 시스템으로 작동한다는 점이다. 비선형적으로 상호작용하는 매우 많은 요소들로 복잡하게 구성되어 있고, 이 요소들이 집단행동을 보여준다.

  자기조직화 시스템은 환경이나 에너지, 또는 정보를 교환하고 상호작용하며 함께 진화하고 고도의 질서로 자기갱신을 하며 내부 구조와 활동 패턴을 바꿀 수도 있다. 각 요소들이 무관한듯하면서도 전체에서 볼 때는 고차원적 질서가 있다. 스스로 조직되어서 더 높은 차원의 질서가 출현한다. 각 요소들은 각자의 역할과 기능이 있다. 즉, 우리 두뇌에 있는 개별 뉴런들은 각자의 역할과 기능이 있다.

  그리고 각 요소들 간의 단순한 상호작용이 모여서 전체시스템 레벨에서 보면 매우 복잡한 행동이 출현한다. 단순한 신경세포(뉴런) 수십억 개가 상호작용한 결과, 전체레벨에서 자아를 출현시킨다. 뉴런의 진동이 전기화학적 임계치를 넘어 이웃 뉴런의 진동과 부분적으로 동조할 경우 그 뉴런이 활동전위를 일으켜 인접뉴런으로 신호를 보낸다. 이렇게 인간의 자아는 두뇌 뉴런들의 자기조직화가 출현시킨 현상이다. 이미 여러 차례 언급한 바와 같이 우리에겐 머리·가슴·장이 있고, 몸과 마음은 서로 연동한다. 따라서 우리가 어떤 긴장이나 불안, 두려움을 자각하든 못하든 매우 복잡다단한 자기조직화시스템으로 작동한다는 점을 기억하자.

  이런 복잡한 자기조직화 시스템으로 대응하는 예들로 인간의 두뇌나 자율신경계뿐만 아니라 난류, 해안선, 공기대류, 개미나 꿀벌 같은 사회적 곤충, 새무리의 행동 등도 있다. 그러나 인간의 두뇌는 위의 다른 예들과는 달리 무한한 선택의 자유가 있다. 인간만이 지니는 독특한 지능과 창의력으로 새로운 행동규칙을 스스로 만들 수도 있다. 그 과정에서 많은 혼란과 모순을 경험할 수 있지만, 그럼에도 건강한 방향을 지향한다면 진화는 거듭되고 있다.

  다만, 이러한 잠재역량을 제대로 잘 발현시키고 보다 본질적인 삶을 향유해 가려면 과도한 만성적 긴장이나 불안, 두려움 등의 부정적 영향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 생존에 적합하지 않은 것들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한다. 이것이 우리가 자기정화와 치유를 꾸준히 지속해가야 하는 이유이다. 부정적이든 긍정적이든 변화를 위한 임계수준도 개인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거기에는 개인의 경험, 다양한 조건과 상황들이 미묘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심층수련 및 치유를 삶 속에서 리추얼(Ritual: Mason Currey는 리추얼에 대해 “세상의 방해로부터 나를 지키는 혼자만의 의식”으로 정의 함)화 함으로써 점진적으로 본질을 회복하고 영적으로 성장해 갈 수 있다.

  그 중에서 이 글의 주제어로 제시한 TRE는 한 번 잘 배우고 나면 스스로 운동을 지속하며 자기 돌봄과 자가 치유가 가능하다. 지난여름 방학기간에 온라인 Zoom을 통해 TRE를 2회 과정으로 운영한 결과에서도 놀라운 경험보고가 있었다. “어깨의 근육통과 뻣뻣한 느낌이 신기하게도 부드럽게 변화하였고 머리가 시원하며 개운한 느낌이다(김OO).” “중학교 2학년 때부터 불면증이 있었고 수십 년째 이어지고 있는데, TRE를 처음 체험한 날 정말 잠을 잘 잤고, 자고나서도 매우 개운했다(도OO).” “그동안 다른 몸 치유 작업과정에서 잘 안되던 부분이 TRE후에 자연스럽게 잘 되었다(천OO).” 등이 그것이다.
 
  TRE는 위의 사례처럼 만성피로와 만성통증을 완화함은 물론, 긴장해소와 트라우마 치유, 불면증 해소로 숙면 증가, 심신의 균형증진 및 면역력 향상, 월경 곤란증 완화, 자연치유력 증가, 가족 및 대인관계 향상, 감각적 수용 및 감정조절력 향상, 생활 활력 증진, 업무능력 향상, 현존감과 그라운딩 증진, 아토피치유, 공황장애 개선 등의 효과들이 보고되고 있다.

  TRE를 다년간 해온 사람들은 TRE과정에서 태내경험(최OO), 출생경험(조OO1), 구강기 경험(주OO) 등을 보고 하기도 한다. TRE가 자신과 온전한 사랑으로 만나게 해주고(이OO1, 이OO2, 조OO2), 의식이 확장되며(홍OO), 생명의 본질과의 만남이며(최OO), 몸의 향연(구OO), 트라우마 지우개(성OO)등을 넘어, TRE는 우주의 본질과 같다(윤OO)고 생각하는 등 놀라운 경험보고들이 줄을 잇는다. 나는 이들 효과들을 보여준 연구논문 및 칼럼들을 수차례 발표하였고, 또 앞으로 발표 준비 중인 것들도 있다.

  이제 이런 효과를 가져다주는 TRE운동과정을 개략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먼저,  TRE운동의 7단계를 사진을 통해 간단히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그림 4).

- 사진 출처: 「스트레스와 트라우마, 치유할 수 있다(최은주 역, 2017)」 중에서 -
  * 참고: TRE가 우리나라에 처음 제대로 도입된 것은 최은주에 의해서이다. 그녀는 TRE Korea를 설립하여 TRE 보급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렇게 사진을 제시하는 것은 새로운 것에 대해 부담부터 갖는 사람들에게 TRE는 매우 쉽고 간단하다는 것을 알리고픈 마음에서다. 그렇지만, TRE를 개인에게 적용해 가는 데는 매우 중요한 몇 가지 유의점이 있고 더 섬세한 안내와 지도가 필요하다. 그러므로 TRE를 처음 시작할 때는 꼭 훈련받은 TRE프로바이더로부터 적절한 안내를 받기를 권장한다(이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는 TRE Korea 웹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음).

  TRE가 매우 쉽기는 하나 한 번도 전문가로부터 지도받지 않고 책이나 유튜브를 통한 영상정보만을 이용하여 하는 것은 자칫 큰 무리가 따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 운동과정은 반드시 위에 제시한 방법만으로 적용하는 것은 아니다. 4회차 칼럼에서 발바닥과 발목에서부터 상체로 올라가며 떨림 기제를 작동시키는 방법을 안내했다. 그 내용처럼 개인이 처해진 상황이나 여건에 따라 각 단계별로 요구되는 근육을 적절히 긴장하거나 이완할 수 있는 다른 창의적인 자세나 동작으로 대치가 가능하다.

  이미 살펴본 바와 같이 선천적으로 타고난 치유기제인 자연적 떨림이 억제된 사람일수록 자가 치유 기능이 제한된다. 그만큼 몸이 긴장하고 있으며, 더불어 마음도 경직되어 있다. 인도 비하르 요가의 창시자인 Swami Satyananda Saraswati는 “오늘날 세계적인 문제는 기아, 빈곤, 마약 또는 전쟁의 공포 등이 아니라 개개인의 긴장이다.”고 강조한다.

  “모든 질병의 배후에는 무의식에 깊은 긴장이 있다. 대체로 일반적인 이완법은 신체의 표면적인 긴장을 다루거나 마음의 얕은 층의 긴장만을 다루는 문제가 있다(Swami Satyananda Saraswati).” 현대인의 대부분은 과도한 긴장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심지어는 그 긴장의 정도가 임계수준을 넘어 그 개인에게 고통을 안겨주는 통증과 더불어 질병과 삶의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 긴장과 경직이 지속될수록 문제를 가중시키고 현존하기 어렵게 된다.  

  에니어그램의 관점으로 설명하자면, 머리와 가슴과 장이 불균형되어 있다. 과도한 긴장과 스트레스를 적절히 처리하지 못할 경우, 갇힌 에너지가 문제를 야기한다. 몸은 계속 생존전략의 일환으로 보호와 방어의 만성적 긴장 패턴을 되풀이한다. 이로 인해 두려움은 커지고 성격강화의 요소로 작용한다. 결과적으로 힘의 중심에 대한 불균형도 심해진다. 긴장을 이완하고 감각적으로 수용하는 것은 에니어그램 장중심의 통합을 위한 주요과제임을 기억하자.

  이런 문제들을 제대로 해결하고, 개인의 잠재가능성이 제대로 발휘하도록 도우려면 내면 깊은 곳에 쌓인 긴장과 무의식이 이완되어야 한다. 몸과 신경계에 축적된 긴장과 스트레스를 풀고 치유하기 위해 특별히 고안된 운동인 TRE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기존의 각종 상담이나 치유방법과 TRE를 병행하여 사용하면 상호보완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제 이 고마운 방편의 힘을 자기 것으로 챙기기 위해 그동안 억압되어 있던 자연스런 치유기능인 떨림을 인위적으로 유발해 보자. 매우 간단하고 쉬운 일련의 운동을 그저 시도만 하면 자연스런 치유기능인 떨림이 되살아난다.

  놀랍지 않은가? 그리고 우리 몸이 떨리게 허용함으로써 원하는 방향을 바람직하게 찾아갈 수 있다. 알고 있는 것이든, 부지불식간에 일어난 것이든, 또는 자기조직화시스템에 의해 또 다른 혼란이나 변질이 온 것이든 내면 깊이 쌓여 있는 만성적인 근육의 수축상태나 화학물질들을 방출할 수 있다. 떠는 과정을 통해 신체는 과도한 흥분상태의 에너지를 방출하여 적절히 조절하고 휴식과 이완상태로 돌아오게 된다.

  이때 TRE과정에서 각자가 지닌 생명체의 리듬을 우선적으로 존중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집단으로 TRE 과정을 운영할 때, 자신의 잔잔한 떨림 양상을 다른 사람의 큰 떨림 양상과 비교하며 부러워하기도 한다. 이런 비교는 쓸데없는 것이다. 오로지 한 생명체로서의 자신에 대해 관심과 애정을 갖고, 그 순간에 맞이하는 현실을 존중하며 받아들인다. 우리가 현존하며 관심과 애정을 갖고 몸에서 일어나는 일에 주목해 주면, 우리의 몸은 자신의 상태에 맞게 적절히 나아갈 방향을 찾아간다.

- 다음 호에 계속 됩니다 -

스트레스해소·면역력향상·심신건강증진에 탁월한 자가치유법, TRE ④ 글쓴이 : KEEC   2021-09-25 10:42
스트레스해소·면역력향상·심신건강증진에 탁월한 자가치유법, TRE ④
- TRE: Tension & Trauma Releasing Exercise -


  백석대학교 사회복지학부 교수 조주영


  Berceli 박사가 수단의 전쟁터에서 목격한 사실들도 그의 연구촉발에 기여했다. 그곳의 사람들과 함께 폭격이 떨어지는 위험상황을 피해 대피소로 이동한 후에 일어난 일이다. 위기를 모면한 아이들이 몸을 떨며 긴장과 스트레스의 해소반응을 보였다. 폭격이 떨어지던 위험상황(교감신경계의 과각성)에서 벗어나 안도하게 되고, 안전감을 느끼게 되자 아이들에게 타고난 치유 및 회복 기제가 자연스럽게 작동된 것이다.

  이것은 자연스럽게 몸을 떨어 근육의 과도한 수축을 해소하고 다시 안전하고 편안한 상태로 돌아가고자 하는 치유반응이다. 이러한 현상은 야생동물에게서도 쉽게 발견되는 일이다. 즉, 동물이나 아이들은 과도한 긴장과 스트레스를 경험한 후에, 자연스레 타고난 생리적 기능을 사용하여 몸을 떤다. 그러나 동일한 상황에 처해있던 어른들은 아이들과 같은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어른들은 태어난 이래, 점차 어른으로 성장해 가는 과정에서 이성을 과도하게 발달시켰다.

  이성의 뇌를 불균형하게 발달시켜온 대부분의 인간은 몸이 떨리는 자연스런 치유반응을 의도적으로 막으려 한다. 사회화 과정에서 떠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내용을 습득하였으며, 심신에 각인되었기 때문이다. 긴장하거나 흥분했을 지라도 몸을 떠는 것은 약해보이거나 두려워하는 것으로 잘못 판단하게 된다. 우리는 누구나 스스로를 보호하고 생존하기 위해 선천적으로 타고난 보호기제와 치유기제를 지니고 있다. 그렇지만, 어른들은 그것이 작동하지 않게 된 것이다.

  그리하여 문제가 되는 과도한 긴장과 흥분에너지를 적절히 해소하거나 치유하지 못한 채 축적된다. 뿐만 아니라 자연치유적 감각의 힘에 저항하게 된다. 그만큼 우리의 몸과 신경계는 긴장과 스트레스가 축적된 채 과각성 상태로 살아가게 된다. 이런 경향성이 유지될수록 수축된 근육들이 긴장을 풀고 신체의 능력을 자연치유하는 기능은 더욱더 감소되고 퇴화한다. 이런 현실에 놓여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바람직한 생존전략의 발휘에 실패하곤 한다. 살면서 주어지는 위험이나 위협들에서 필요한 정향반응을 보이기 어렵다.

  트라우마와 관련하여 유명하게 회자되는 얘기를 돌아보자. 그것은 “이 세상에서 트라우마를 겪는 유일한 동물이 인간 또는 인간과 긴밀하게 살아가는 동물(애완동물, 동물원의 동물)이다.”라는 것이다. 이 말이 우리에게 안겨주는 시사점이 크다. 인간이 대뇌피질을 사용하는 역량을 갖춘 것은 매우 큰 선물이다. 그러나 그 선물의 가치는 개인의 상태와 처한 현실에 따라 다르다. 온전한 선물은 삼중구조의 뇌기능을 통합하여 균형을 갖추고 안전하게 지각된 상황에서 조화롭게 쓸 때만이 해당된다.

  삼중구조의 뇌기능을 통합하지 못할 경우, 즉 대뇌피질을 과도하게 사용하는 등 불균형하게 유지될 경우 지각이나 신경지의 오류로 과대기능이나 과소기능의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어느 하나가 과대기능을 하는 것도 문제이고, 과소기능을 하는 것도 문제를 야기한다. 게슈탈트의 창시자 Fritz Perls가 이런 상황에 딱 맞는 명언을 남겼다. 그것은 “사람들은 이곳에 있으면서 저것을 생각하고 그것을 느낀다.”는 것이다. 이 상황은 사고와 감정과 행동이 따로 노는 형국이다.

  보통 사람들은 몸은 여기에 있지만, 생각은 미래에 가 있고, 느낌은 과거에 머문다.  몸이 지금-여기에 있다면,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것을 느끼고 생각하는 것이 현존이다. 이에 대해 일상생활 장면에서의 자각을 보다 쉽게 하는데 있어서 에니어그램의 지혜와 연계하면 유용하다. 에니어그램의 지혜를 알고 있을 경우 몇 가지 질문으로 자문자답하며 자가 점검할 수 있다. 힘의 중심이 균형과 조화를 이루고 있는가? 기본 유형이 건강하며 온전히 제 기능을 하고 있는가? 날개는 균형과 조화를 이루고 있는가? 에너지의 흐름은 통합을 지향하고 있는가?

  행동방식은 통합을 지향하고 있는가? 하위유형은 균형 잡혀 있는가? 발달(의식)수준은 현재 어느 위치에 있으며, 정체나 하강나선이 아니라 상승나선을 지향하고 있는가? 머리는 신성하고 거룩한 사고로 식별하고 가슴은 미덕인 사랑으로 충만하며, 장은 지금-여기에서 옳은 행동을 하고 있는가? 등을 통해 알아차림과 현존여부의 정도를 확인할 수 있다. 삼중구조의 뇌기능이 통합된 상황은 에니어그램의 힘의 중심이 통합된 상황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삼중구조의 뇌기능을 통합하지 못하고 있다. 앞에서 다룬 윤운성이 명명한 에니어그램 성격에 대한 발달(의식)수준을 기억해 보자. 1수준인 천품은 통합된 상황이다. 2수준인 인품과 3수준인 성품은 약간의 에고가 등장하였을지라도 건강한 범위이다. 그러나 불균형이 시작되는 4수준의 성격과 그 이하 성질, 성깔, 그리고 불건강한 수준의 억지, 싸가지, 싸이코 등으로 내려갈수록 통합으로부터 더 멀어진 상태이다.

  Riso는 사람들의 발달수준에 대해 정상분포 곡선에서 대부분 보통수준인 4~6수준에 90%가 머물러 있게 된다고 설명한다. 그리고 양끝으로 건강한 수준인 1~3수준에 5%, 불건강한 수준인 7~9수준에 5%가 존재한다고 가정한다. 한편, Gurdjieff의 발달수준, Wilber의 의식수준, Jung의 개성화, Bowen의 분화수준, Hawkins의 의식의 밝기, Satir의 일치수준 등도 설명되어지는 세부내용은 다르지만, 그 정도와 질에 대해서는 유사한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따라서 이들의 설명을 종합하면 꽤 설득력이 있다. 이러한 맥락을 에니어그램 관점으로 종합함으로써 통합성의 지혜를 얻을 수 있다. 더불어 TRE의 실천기술을 적용하여 면역력 향상과 심신건강증진을 넘어 영적성장을 지향해 갈 수 있다. 그것은 통합을 지향하는 것이어야 하며, 궁극적으로 본질의 안내를 따르는 것이다. 이 궁극의 목적을 찾아가는 여정은 무리되지 않게 자연적인 순리를 따라야 한다.

  문제의 근원에 대한 치유와 진정한 성장을 원한다면 삶의 과정에서 수련을 선택함으로써 점진적으로 정화하고 정진해 가는 것이 가능하다. “일상생활 장면이 영성훈련장이다(Gurdjieff).” 본질을 회복하고자 나아가는 수련의 여정은 고래로부터 전해지는 수련의 3요소인 행원(行願), 견지(見地), 수증(修證)으로 확인하고 강화해 간다. 그저 어떤 것을 무작정 하는 것으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다. 돛단배가 망망대해에서 어떤 목적지 없이 열심히 항해만 한다면 그것은 표류이다. 어떤 목표와 방향성이 있어야 한다.

  내가 운영하는 수련 프로그램에 참여한 사람들 중에는 수련과정에 오기 전에 그냥 열심히 명상하거나 요가를 하였지만, 제 효과를 못 얻었다는 등의 어려움을 보고하기도 한다. 나는 지금 다루고 있는 주제의 연재에서 스승이나 멘토의 도움에 대해 다룬 적이 있다. 수련과정에서 정체로 어려움을 보고하였던 사람들은 나의 스승인 에니어그램 지혜의 관점과 수련의 3요소[행원(行願), 견지(見地), 수증(修證)]를 다루어주었을 때, 그들이 수련과정에서 정체기를 겪었던 이유를 발견하곤 한다. 무턱대고 수련의 형식만 취하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Berceli 박사가 오랜 경험적 연구를 통해 야생동물이나 어린아이와 달리 어른들은 떨지 않는다는 사실을 간파한 것이 주효했다. 그는 또한 동서양의 다양한 지혜를 통해 인간의 마음, 정신, 신경계와 생리적 기능, 사회 유대관계가 밀접하게 상호작용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TRE의 개발은 이러한 것들의 바탕위에서 이루어진 것이다. Berceli 박사의 경험적 연구와 체험을 토대로 얻어진 위대한 업적이다. 그는 매우 간단하고 누구나 따라 하기에 용이한 자연적인 떨림을 유도하는 체계적인 준비운동과 방법을 구체화하였다.

  TRE의 준비운동은 인간이 자연적으로 가지고 태어난 떨림 기제를 작동시킨다. 구체적으로 발바닥과 발목을 활용하는 1번 운동을 통해 그라운딩하고 이완하며 부교감신경계를 활성화시키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그리고 점차 몸의 상체를 향하여 위로 올라가며 종아리근육, 허벅지 근육(대퇴사두근), 내전근과 햄스트링(슬굴곡근), 요근 등의 순서대로 작동시키고 운영하며 교감신경계를 교대로 활성화한다(그림 2 참조).


[그림 2: TRE 운동에 활용되는 근육군]

  마지막 단계에서는 코어근육을 스트레칭하며 발에서 다리를 거쳐 골반과 등을 지나 어깨까지의 모든 근육군을 움직여서 중추패턴발생기가 작동되는 것을 돕는다. 이런 과정들은 뉴런의 전기적 신호와 피질연결고리를 통해 떨림에 필요한 진행과정을 거친다. 피질연결고리는 구심성 신경원을 통해서 우리 몸의 눈, 코, 입, 귀, 피부 등의 감각기관들이 감지한 신경자극을 뇌로 전달한다. 뇌는 원심성 신경원을 이용하여 신경자극을 받아 반응정보를 몸의 감각기관으로 보낸다(그림 3 참조).


[그림 3: 구심성 신경원과 원심성 신경원의 교신체계]

  이 두 신경원의 교신체계가 원활히 작동하는 것이 우리의 온전한 생존에 중요하다. 우리가 성격을 강하게 쓸 경우 그 이면엔 두려움이 자리 잡고 있다. 두려움은 본질과의 연결이 끊어진 상황이며, 두려움을 덮기 위한 욕망을 야기한다. 더 나아가 나름의 생존전략으로 어떤 체계가 과대기능이나 과소기능을 하게 된다. 결국 이 두 교신체계의 원활한 연결과 작동에 무리가 따르게 된다. 즉, 몸은 자극을 머리(뇌)에 제대로 전달할 수 없고, 머리에서의 이해는 몸으로 연결되지 않게 된다. 에니어그램 힘의 중심에서 보자면 머리·가슴·장이 불균형한 상태인 것이다.

  TRE를 통한 지속적 수련은 두려움의 근원적 요소들에 안전하게 접근하여 그것들을 하나하나 흘러가도록 돕고 안정시키며 평정하도록 돕는다. 구심성 신경이 점차 필요한 작용을 하게 돕고, 원심성신경에게 할 일을 적절히 명령할 수 있게 한다. 마치 조직의 복지부동처럼 굳어 있는 자기 내면의 복지부동이나 수동공격을 알아차리고 미해결과제들을 흘러 보냄으로서 굳어진 내면이 유연해지고 회복된다. 이런 과정의 반복을 통해 구심성신경과 원심성신경의 원활한 상호작용으로 이어진다.

  즉, 우리가 타고난 자연적인 해소 메커니즘인 떨림을 유발함으로써 몸과 신경계에 깊이 쌓여 있는 만성적 근육수축의 상태를 해소한다. 트라우마 해소운동의 열쇠는 떨림이 골반 내에 위치한 신체 중력의 중심에서 일어나게 하는 것이다. 신체의 중심에서 떨림이 일어날 때 이것은 몸 전체에 울려 퍼지면서 그 경로를 막고 있는 깊이 쌓인 만성적 긴장을 찾아서 자연스럽게 해소한다(Berceli 박사 著/최은주 역, 「스트레스와 트라우마, 치유할 수 있다」 중에서).
- 다음 호에 계속 됩니다 -

스트레스해소·면역력향상·심신건강증진에 탁월한 자가치유법, TRE ③ 글쓴이 : KEEC   2021-08-24 14:22

스트레스해소·면역력향상·심신건강증진에 탁월한 자가치유법, TRE

- TRE: Tension & Trauma Releasing Exercise -

 

 

백석대학교 사회복지학부 교수 조주영

 

Paul D. Maclean의 뇌의 삼중 구조의 진화에 대한 관점, Peter A. Levin의 삼중 구조 뇌기능의 통합능력에 대한 관점, Stephen W. Porges의 다미주이론, Bessel Van Der Kolk의 트라우마치료에 있어서 상향식접근과 하향식 접근의 적절한 조합의 중요성에 대한 관점 등에 대해 앞에서 언급한 내용들은 에니어그램 힘의 중심통합과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에니어그램 연구에 탁월한 업적을 남긴 RisoHudson은 우리 성격의 메커니즘을 여는 방법으로 3가지 힘의 중심 중 하나에서 시작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미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에니어그램의 힘의 중심은 뇌의 삼중구조와 연결된다. 그중에서 파충류의 뇌인 뇌간은 에니어그램 장중심과 관련된다. 뇌간은 TRE에서의 자연치유반응인 떨림에서도 매우 긴요하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앞으로 전개되는 내용에 주목해 보자. RisoHudson은 만일 우리가 신체의 긴장에 대해 탐구하기 시작하면, 바로 우리 정체성의 인위성과 그것을 상실하는 것에 대한 공포에 직면한다고 밝히고 있다. 그리고 만일 그 공포를 직접적으로 다루게 되면, 우리의 신체는 긴장과 저항, 공포를 감추는 거짓된 정체성으로 드러난다.

 

따라서 어떤 문제의 해결을 위해 힘의 중심 중의 하나에서 시작한다면, 그것은 결국 세 힘의 중심 전체를 다루는 것이 된다. 그렇지만 그 어떤 상황에서도 그 순간 드러나는 주요문제가 그 문제의 해결을 위한 가장 절실한 시작점이 될 수 있다. 더불어 다른 두 중심을 추가적으로 다루어 줌으로써 세 힘의 중심에 대한 통합의 지향을 바른 방향으로 잡아갈 수 있다. 이러한 점을 앞에서 다룬 성격의 대응적 발달과 자기영속화 속성과도 연계하여 이해하기 바란다. 이는 각 개인이 긴장과 스트레스를 축적하는 정황과 그 양상을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그것은 그 사람의 표정, 몸짓, 언어에서 드러난다.

 

이 글은 에니어그램의 지혜를 비롯하여 다학제적 관점으로 앞에서 설명한 내용과 앞으로 설명할 내용들을 종합하여, 그것들과의 적절한 연계를 통해 TRE를 적용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글의 전개에서 다룬 내용들이 TRE를 통해 자가치유를 지향해가는 과정에서 전반적 정황과 양상에 대하여서는 보다 명확한 이해로 이어지고 바람직한 방향성을 추구하는 것에서도 중요한 길잡이가 되길 바란다.

 

, TRE를 하는 동안 뇌의 삼중구조 중에서 어느 부분이 작동하는지, 신경계의 어떤 부분이 작용하는지, 몸의 진동이 어떠한지 등에 대한 각각의 내용들을 에니어그램, 뇌과학, 심리학 등을 종합하여 바라볼 때 전체적인 맥락에서 통합적으로 이해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 또한 TRE 과정에서 드러나는 각각의 반응정보들은 그 정보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전과 후의 맥락으로 연계된다는 점을 이해할 수 있으며, 앞으로 건강하게 나아갈 방향성에 응원군이 되어 줄 것이다.

 

다시 말하면, 에니어그램의 지혜 및 다학제적 관점을 TRE와 적절히 융합하여 적용하는 것은 상호호혜적인 측면이 있다. , 세 중심에 해당하는 사고(머리)중심(뇌의 삼중구조에서 대뇌피질과 관련됨), 감정(가슴)중심(뇌의 삼중구조에서 변연계와 관련됨), 본능()중심(뇌의 삼중구조에서 뇌간과 관련됨)이 온전한 통합을 지향하거나 유지하는 것은 자연스럽게 상향식 접근법과 하향식 접근법이 적절히 조합된 상태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게 된다.

 

궁극적으로는 각자의 몸과 신경계가 담고 있는 정보(넓게는 초기경험, 후성유전학, 집단무의식, 우주적 정보까지 포괄하는 영·혼·육), 현재의 상태, 상황적 맥락 등과 개인적인 경험을 고려하여 의식적으로 식별·사랑·용서의 통합적 지혜를 지향한다. 이러한 방향성과 내용을 담아 경험적으로 확인을 시도한 연구결과가 발표되어 있다(“「에니어그램 힘의 중심 통합을 위한 자가치유법 적용에 관한 연구: TRE, EFT, NLP를 중심으로」, 2020, 한국에니어그램학회” 참조).

 

이러한 내용을 양자역학의 관점에서 보면 좀 더 넓은 시야로 조망이 가능하다. , 우주만물은 에너지이며, 모든 우주만물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 우리는 모두 에너지체이며, 서로 연결되어 있다. “우주를 창조한 법칙과 인간을 지배하고 있는 법칙에 대한 설명이 에니어그램(George Ivannovitch Gurdjieff)”이다. 에니어그램의 지혜는 소우주로서의 인간이 자신 및 우주의 에너지와 연결되어 있는지, 분리되어 있는지 탐색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이와 관련된 방대한 설명을 제한된 지면에서 다 다루는 것은 무리이다.

 

지금까지 3회째 연재되고 있는 이 글에서는 그들 중에서 에니어그램 장중심(뇌간, 파충류의 뇌, 본능 또는 행동)으로시작하는통합에 매우 중요할 것으로 판단되는 TRE(Tension & Trauma Releasing Exercise)를 에니어그램의 지혜를 기반으로 하여 다학제적 관점으로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TREDavid Berceli 박사에 의해 창안된 것이다. Berceli 박사는 수 십 년간 전쟁 등으로 피폐해진 세계 여러 나라들을 다니며, 트라우마와 트라우마의 피해 및 회복에 관심을 갖고 연구하는 과정에서 TRE를 개발하였다.

 

그는 레바논이라는 나라의 전쟁터에서 폭격이 떨어지는 상황에 놓인 사람들이 몸을 태아처럼 굽히는 것을 목격하였다. 이것은 우리 몸에 내재된 선천적인 자기보호반응이다. 우리는 누구나 위협에 처할 수 있고, 생존을 위해 싸우거나 도망을 가야할 상황에 놓일 수 있다. Stephen Porges박사는 다미주이론을 통해 이런 상황에 놓인 생명체의 생존전략에 따른 대처를 신경지(neuroception)의 작동과 자율신경기능의 개념으로 설명한다.

 

Stephen Porges박사는 다미주이론의 제창자이다. 그는 자율신경계가 우리를 지키는 과정에서 열 번째 뇌신경인 미주신경이 담당하는 결정적 역할을 발견하였다. 그 결과들을 1994년에 다미주이론으로 발표하였다. 미주신경은 뇌간 영역과 여러 내장 장기를 연결한다. 다미주이론은 자율신경기능을 조절하는 뇌간 영역을 강조하며, 척추동물의 자율신경계에 일어난 계통발생적 변화와 위계질서에 주목한다.

 

척추동물들의 자율신경기능에서 자율신경계의 구성요소들은 각종 도전을 받을 때 위계적으로 반응한다. 위계 안에서 계통발생적으로 가장 나중에 진화한 회로들이 처음으로 반응하며, 이어지는 순서는 진화에 역행한다. 이것은 소멸의 원칙(진화의 역방향을 설명하며, 진화적으로 오래된 회로들이 억제 받지 않게 된다는 것)과 일치한다. 기능적 반응순서를 정리하자면 유수배쪽미수신경, 교감신경계, 무수등쪽미주신경을 따라 진행한다.

 

어떤 낯선 타인이나 상황에 직면하면 먼저 유수배쪽미수신경의 작동으로 이성적으로 대응한다. 그 상황이 안전하게 감지되면 가장 진화적인 반응을 보이며, 평화적이고 안전하게 대응한다. 그러나 만약에 안전이 확보되지 않으면 다음단계인 투쟁과 도피의 반응을 보일 것이다. 이러한 상황을 에니어그램의 행동방식(공격형, 순응형, 후퇴형)으로 보면 그 상황에 처한 구체적인 내면역동을 좀 더 개별적이고 체계적으로 이해가능하다. , 개인의 시스템적으로 구조화된 성격에 따라 생존의 위협상황이 다를 수 있으며, 대응과 반응양상도 차이가 있다.

 

교감신경계의 작용에서도 안전이 확보되지 않으면, 무수등쪽미주신경의 작용과 반응으로 이어진다. 인간이 생명의 위협 상황에 처하게 된 경우에 생존전략으로 무의식적으로 채택하는 반응과정을 구체화해 보면 좀 더 명확해 진다. 앞에 제시한 레바논의 전쟁터에서 Berceli 박사가 목격한 사례에서와 같이 생명의 위협상황으로 감지되면 반사적으로 자신을 보호해 주는 중요한 근육이자 투쟁·도피의 근육으로 알려진 요근을 수축하게 된다. 그리고 그로 인해 몸은 앞으로 굽어진다.

 

또는 생명의 위협상황에서 싸우지도 못하고 도망가지도 못하여 선택의 여지가 없을 때 얼어붙기 모드로 들어갈 수 있다. 직감적으로 생존의 위협으로 감지하여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꼼짝없이 얼어붙게 된다. 가장 보편적으로 보여주는 반응은 당황이나 무력감이며, 마비, 해리, 셧다운 등으로 드러난다. 이 전반적 과정에서 자율신경계가 최우선에 두는 것은 바로 인간의 안전과 생존임을 기억하자.

 

지금까지 설명한 신경지의 작동과 자율신경기능에 대해 정리해 보자. 신경지의 작동은 자동으로 일어난다. 안전, 위험, 생명의 위협에 대한 신호를 반사적으로 평가하고 여기에 부합하여 적응적으로 반응한다. 이 과정에서 우리를 지키고자 하는 뇌영역과 관련된 자율신경계가 작용한다. , 신경지를 통해 주어진 상황이 직감적으로 감지가 되면 생리적 상태는 자동으로 생존을 최적화하는 방향으로 변하게 된다. 만약에 신경지가 주어진 상황을 위협적으로 받아들이게 되면, 자율신경계가 유수미주신경·교감신경·무수미주신경을 이용하여 생명체를 지키고자 한다.

 

이 모든 현상은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무의식적 반응이자 생존전략이다. 이처럼 다미주이론에서 자율신경상태와 생리적 상태는 서로 호환될 수 있는 구조이다. 더불어 인간이 안전과 불안전을 감지하는 독특한 방법과 미주신경가지(경로)들이 서로 연관이 있다는 것을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우리는 트라우마, 불안, 우울, 자폐 등의 정신건강 관련치료에서 미주신경이 담당하는 역할에 대해 더 명쾌한 이해가 가능하다.

 

이러한 과학적인 설명은 심리상담가나 치료사들이 임상현장에서 만나는 내담자들을 바라볼 때, 또는 부모나 보호자입장에서 자녀를 바라볼 때, 그들에게서 발현되는 생리적 상태와 반응은 고의가 아니라 나름의 생존전략이었음을 알려준다. , 그 순간 내담자의 자율신경계가 내담자를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 최선의 선택을 한 것이다. “어떤 경우에도 나쁜 반응은 없다. 오직 적응적인 반응만 있을 뿐이다(Stephen W. Porges).”

 

이런 내용들에 대한 뇌과학적이고 행동심리학적인 이해는 치료자나 보호자에게 그들을 바라보는 관점이나 조력의 방향설정에 큰 시사점을 안겨준다. 사회가 안전한 환경과 신뢰할만한 관계성을 경험할 수 있도록 적절한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그 무엇보다도 자율신경상태의 조절에 초점이 맞추어져야 함을 알려준다. 또한 내담자도 자신의 상태와 반응을 인정하고, 자신을 탓하지 않으며, 스스로 변화해 가는데 큰 힘이 될 수 있다.

 

지금까지 살펴본바와 같이 신경지는 심리적 과정의 지각(perception)과는 다르다. 지각은 몸이 감각하였던 것을 정신이 해석하고 재인하는 것이다. 그러나 신경지는 신경계가 의식하지 않고(무의식적으로) 위험을 평가하는 과정이다. 이미 언급한 바와 같이 자율신경상태는 배쪽미주경로, 교감신경경로, 등쪽미주신경경로의 활성화에 반영하여 선택적으로 조절된다. 배쪽미주신경회로는 사회 참여 행동에 관여하고, 교감신경계는 도전과 도피라는 가동화 방어행동에 관여한다. 그리고 등쪽미주회로는 부동화방어행동에 관여한다.

 

이들 세 가지 자율신경회로는 서로 다른 종류의 행동과 연관된 다섯 가지의 상태(① 사회참여 ② 도전/도피 ③ 놀이 ④ 셧다운 ⑤ 친밀감)를 일으킨다. 사회참여(배쪽미주신경), 도전/도피(교감신경계), 셧다운(등쪽미주신경)은 이미 앞에서 설명하였다. 이어지는 설명은 놀이와, 친밀감에 대한 것이다. 사회참여체계와 교감신경계가 함께 작동하면 방어를 일으키지 않고도 가동화되어 움직일 수 있다. 대표적인 예로 놀이를 들 수 있다. 놀이상황은 사회참여행동에 의해 공격적 움직임이 억제된다.

 

마찬가지로 사회 참여체계와 등쪽미주회로가 함께 작동하는 경우는 친밀감을 느끼는 동안이나 신뢰하는 관계에서 관찰할 수 있다. , 긍정적인 친사회적 상태와 연관된다. 운율적이고 부드러운 목소리 및 안전한 상태를 드러내는 표정의 안전신호가 셧다운이나 행동붕괴, 해리 같은 방어를 일으키지 않고도 부동화가 일어난다. 신진 대사량은 줄지 않지만 가동화는 줄어들고, 부동화회로에서 쓰이는 신경경로를 사용한다. 이와 관련된 예로 수유, 양육, 출산, 짝짓기 등을 들 수 있다.

그런데 이런 신경지가 항상 정확한 것은 아니라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만약에 신경지에 결함이 생기면 위험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위험으로 감지할 수 있다. 또는 위험한 상황에서의 안전신호를 잘못 알아차려 위협으로 감지하게 될 수도 있다. 이처럼 생존을 최적화하지 않은 반응은 부적응적인 것으로 생리적 기능을 손상하거나 고통을 증폭할 수 있다. 반면, 신경계가 환경을 안전하다고 여길 때는 사회적 행동과 정서 조절을 지지하는 신경회로들이 사용된다. 이 회로들은 건강과 성장, 그리고 회복의 기능에 긍정적으로 관여한다.

 

이러한 다미주이론을 비롯한 에니어그램의 지혜, 다학제적 관점을 Berceli박사의 연구와 그 과정에서 개발된 TRE와 연계하면 이해의 폭과 깊이는 더해지고 구체적인 활용 팁까지 챙길 수 있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Berceli 박사는 전쟁으로 피폐해진 여러 나라들에서 연구를 수행했다. 그 과정에서 신경지의 작용으로 자율신경계가 각 개인을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 주어진 순간에 최선의 선택을 하는 실제적 사례들을 수차례 목격하였다. 앞에서 설명한 레바논의 전쟁터에서 목격한 사례도 그 중의 하나이다.

 

- 다음 호에 계속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