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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밤 글쓴이 : KEEC   2021-10-24 17:01
가을밤

윤동주
궂은 비 나리는 가을밤
벌거숭이 그대로
잠자리에서 뛰쳐나와
마루에 쭈그리고 서서
아이ㄴ양 하고
솨── 오줌을 쏘오.

1936. 10. 23.



코스모스 글쓴이 : KEEC   2021-09-25 10:36
코스모스

윤동주


청초한 코스모스는
오직 하나인 나의 아가씨

달빛이 추운 밤이면
옛소녀가 못견디게 그리워
코스모스 핀 정원으로 찾아간다.

코스모스는
귀또리 울음에도 수줍어지고

코스모스 앞에선 나는
어렸을 적처럼 부끄러워지나니

내 마음은 코스모스의 마음이요
코스모스의 마음은 내 마음이다.

1938. 9. 20.

해ㅅ비 글쓴이 : KEEC   2021-08-24 14:19
해ㅅ비

윤동주

아씨처럼 나린다
보슬보슬 해ㅅ비
맞아주자, 다같이

옥수수대처럼 크게
닷자엿자 자라게
해ㅅ님이 웃는다
나보고 웃는다

하늘다리 놓였다
알롱달롱 무지개
노래하자, 즐겁게


동무들아 이리 오나
다같이 춤을 추자
해ㅅ님이 웃는다
즐거워 웃는다

1936. 9.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