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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KEEC   2023-01-25 18:47

 

윤동주

 

눈 우에서

 

개가

 

꽃을 그리며

 

뛰오.



​ 

십자가 글쓴이 : KEEC   2022-12-24 17:55



 

십자가

 

윤동주

 

쫓아오던 햇빛인데

지금 교회당 꼭대기

십자가에 걸리었습니다.

 

첨탑이 저렇게도 높은데

어떻게 올라갈 수 있을까요.

 

종소리도 들려오지 않는데

휘파람이나 불며 서성거리다가

 

괴로웠던 사나이

행복한 예수·그리스도에게

처럼

십자가가 허락된다면

 

모가지를 드리우고

꽃처럼 피어나는 피를

어두워 가는 하늘밑에

조용히 흘리겠습니다.

 

1941.5.31. ​ 

노을 든 그리움 글쓴이 : KEEC   2022-12-24 12:35

노을 든 그리움

 

             전효숙(충북보건과학대 겸임교수)

 

석양이 내려앉으면

그리움의 지층에

노을이 든다

노을 든 그리움의 지층을

한 겹씩 걷어 내면

우두커니 서 있는

나를 만나게 된다

 

그때도 나는

가냘픈 아네모네 꽃 한 송이

바람 한 점 없어도

저무는 석양을 향해 흔들거리며

그리움으로 쌓인 지층 사이를 

애틋함보다 투명한 기도로

아련한 시간을 채운다

 

마음속 깊은 곳에

석양이 짙게 내려앉으면

지층 사이에 물든 그리움도 저문다

저물어버린 그리움의 지층 위에

선명하게 새겨진 이름

눈 감아도 보이는 

가슴 아린 화석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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