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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전한 자기 돌봄·자기사랑·치유과정 (20) 글쓴이 : KEEC   2023-07-25 15:40

온전한 자기 돌봄·자기사랑·치유과정 (20)

- 힐다의 웰니스학교와 수수네숲의 콜라보 프로젝트 - 

 

 

  백석대학교 사회복지학부 교수 조주영

 

 

  찐밤을 활용한 오감각 깨우기 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보인 참석자들의 반응이 다양하다. ‘나는 밤이 이런 냄새인줄 몰랐다.’, ‘달콤함이 전해진다.’, ‘밤 냄새를 처음 맡아 본다.’, ‘어제 밤은 맛이 없었는데, 이 밤은 달고 맛있다.’ 등. 훌륭한 자각임을 지지해 주었다. 모든 경험이 중요하지만, 특히 새로운 경험은 더욱 그렇다. 관찰과 집중을 통해 다양한 감각, 느낌, 기억을 알아차리는 시간이다. 

 

  밤의 효능은 “비타민 C와 단백질 등이 함유되어 성장기 어린이에게 좋고, 피부미용, 피로회복, 감기예방, 숙취해소 등에도 좋다(중도일보, 2022년 9월 4일자).” 하이닥(2021년 5월 21일자)에서도 밤의 다양한 효능을 소개 했다. 즉, “풍부한 영양소(비타민 K, 비타민 B3, 비타민 B5등의 비타민과 미네랄, 인, 마그네슘 함유), 항산화 작용(비타민C, 폴리페놀 등의 항산화 물질 함유, 루테인 성분은 노화로 인해 감소하는 망막의 황반색소 보충), 심장건강에 도움(갈산 및 엘라그산과 같은 항산화물질은 심장병 위험을 낮추고 인슐린 저항성을 줄이며 종양의 성장과 확산을 억제한다는 연구가 있음), 풍부한 섬유질(섬유질이 풍부한 음식은 대변이 내장을 쉽게 통과하게 도우며 규칙적 배변습관 유지에 효과적. 장내환경개선에 도움, 변비예방), 혈당조절(갈산과 엘라그산이 혈당수치를 관리하는데 도움) 등이 그것이다. 단, 아무리 좋은 음식이라도 과도한 섭취는 오히려 건강에 역효과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주의를 요한다.

 

  푸드아트테라피의 본 작업은 ‘한가위가 나에게 주는 의미’에 초점을 두었다. 이 주제는 바로 이틀 전이 우리 민족고유의 대명절, 추석이어서 그것을 반영하여 정한 것이다. 추석 하루 전날 새벽, 나는 여느 추석처럼 큰댁을 향해 출발하기 전의 시간에 인터넷서칭으로 “추석”관련 詩를 찾아보았다. 많은 詩들이 있었는데, 그 중에서 특히 정연복 시인의 “추석”관련 시가 가장 많이 눈에 들어왔다. 

 

  그것들을 모아 네이버블로그 「힐다의 웰니스학교」에 포스팅하였고 이번 회차의 수련 자료에 링크하였다. 정연복 시인의 “추석”관련 시들에서 그가 밝은 세상, 아름답고 평화로운 세상을 기원하는 기도의 마음이 전해진다. 나도 시인의 시들을 하나하나 찾아 모아서 블로그에 포스팅하며 그의 기원처럼, 또 많은 사람의 염원처럼 꼭 그렇게 피어나기를 기도한다. 

 

  몇 몇 시를 제목만 보자면, ‘한가위 보름달의 기도’, ‘추석’, ‘한가위 보름달’ 등이다. ‘한가위 보름달’이라는 詩는 같은 제목이지만, 다른 내용으로 4개나 확인된다. 정연복 시인의 감성은 사물, 현상, 사실에 대해 또 다른 차원으로 생각하고 느끼게 한다. 어떤 이에게는 위로가 되고, 또 어떤 이에게는 사랑이 피어나고, 그리고 어떤 이에게는 관점이 열리리라. 멋진 시를 읽고 나눌 수 있어서 감사하다.

 

 

  이렇게 추석관련 詩들을 감상한 다음, 지난 추석을 회상해보고, 추석이 자신에게 어떤 의미를 주는지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그 내용을 작품으로 표현하였다. 표현하는 것이 어려우면 글씨나 상징으로 표현할 수 있다. 자신에게 혹시라도 지난 추석을 통해 완결되지 않은 이야기가 있다면 이야기로 완성하여 풀어주는 과정을 통해 이야기를 통합할 수 있다. 통합되지 않은 이야기는 정체될 수 있으므로, 미해결된 이야기가 있다면 풀고 완성하여 흘러가게 함으로써 치유효과를 얻을 수 있다.

 

  추석은 가을의 한가운데 달이자 팔월의 한가운데 날로 연중의 으뜸명절이다. 이 명절을 통해 흩어져 살던 가족들이 만나 함께 차례를 준비하며 정을 나눌 수 있다.  또한 준비한 음식으로 차례를 지내고 조상의 산소에 가서 성묘를 하며 자신을 되돌아 볼 수 있다. 더 나아가 자손들이 우리 민족의 숭고한 전통에 긍지와 자부심을 갖고 이어가게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 속담을 보면 한가위가 각 개인에게 주는 의미는 각자 다름을 알 수 있다. 몇 가지 속담의 예를 보면,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늘 가윗날만 같아라.” “보은 아가씨 추석비에 운다.”, “작년 추석에 먹었던 오례송편이 나온다.”, “설은 질어야 좋고 추석은 맑아야 좋다”, “유월 저승을 지나면 팔월 신선이 돌아온다.”, “근친길이 으뜸이고 화전길이 버금이다.”, “푼주의 송편이 주발 뚜껑 송편 맛보다 못하다.” 등이 있다.

 

  이 콜라보프로젝트 참석자들이 느낀 추석의 의미도 각자 다양하리라. 미리 준비된 재료들에서 각자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것을 고려하여 필요한 것들을 고른다. 각자 고른 재료들을 활용하여 “한가위가 나에게 주는 의미”를 작품으로 표현해 낸 다음, 그 작품의 제목을 정한다. 각자 작품으로 표현해 낸 “한가위가 나에게 주는 의미”에 대한 작품사진들을 몇 개만 보면 아래와 같다.

 

 

  힐다모델의 적용은 건강한 환경까지 고려한다. 따라서 음식을 재료로 활용할 경우에 버려지는 음식이 있을 수 있으므로, 그것을 최소화하는데 정성을 들인다. 그에 따라 식용 가능한 풀, 약초, 씨앗, 껍질 등을 주재료로 활용하곤 한다. 늘 그랬듯이 FAT의 실제적과정은 약식으로 진행하였다. D1의 작품제목은 “추석상”으로 아들이 직접 만들어준 스파게티의 스토리를 행복하게 나누었다. 이에 질세라 D2도 딸이 D1의 아들처럼 정성으로 상을 차려주어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는 이야기가 더해진다.

 

  D2의 본 작품은 재혼으로 들어온 큰 동서에 대한 내용으로, “애틋함”의 제목으로 안타까운 마음을 풀어냈다. T는 어머니와 관계갈등으로 인한 어려움을 작품 배경이 어두운 방호막을 치고 있는 것으로 고뇌에 찬 현실을 표현했다. 그렇지만, “새출발”이라는 제목을 내걸며 마법의 지팡이처럼 풀어 가리라는 의지를 드려냈다. P는 평소 잘 표현하는 자신과 표현하지 않는 동서와의 사이에서 참고 기다림의 시간을 이어왔음을 풀어냈다.

 

  그러나 “화합”이라는 제목을 제시하였고 이제는 그 조차도 아름답게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바라보는 관점을 달리함으로써 마음의 여유와 화합을 느낄 수 있었고 제법 풍성한 추석이었다고 회고했다. P의 딸인 M은 자궁내막암을 앓고 있으며 작품 제목은 “꼬라지 대잔치”이다. 온가족이 다 다름을 나타내고자 일부러 재료를 다 다른 것으로 준비하여 묘사하였다. 그녀는 추석 때마다 ‘자신을 드러낼까, 내 꼬라지대로 있을까’를 재곤 하는데 이번에는 좀 드러내는 추석이었다.  

 

  앞으로 바라는 이미지는 각자 생긴 꼬라지대로 잘 노는 것이다. 이 상황에서 자신만 잘 하면 된다는 것을 자각했다. H의 작품제목은 “풍요와 수확”이다. 가족이 다 같이 모여서 화합하고 풍요를 누리는 시간을 표현하였다. H의 남편 K는 추석연휴 내도록 애교 많은 강아지 “D”와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가졌다. 그래서 작품도 강아지를 묘사하였고 작품의 제목도 강아지의 이름으로 제시했다. 

 

  H의 언니 J도 풍요로운 가을의 익어가는 곡식을 묘사하였다. 과일을 생각하며 “가을의 풍요”라는 제목을 붙였는데, 자신의 작품내용과 이미지가 동생과 닮아서 놀랐단다. S는 자신이 만드는 매거진의 이니셜을 애칭으로 사용했다. 시댁이 바닷가여서 시댁 가는 것이 스트레스이지만은 않다. 더욱이 남편이랑 아들이 바닷가에서 연날리기한 경험이 아름답게 기억된다. 그것을 작품으로 묘사하였고 제목은 “연날리기”이다. 우리 인생도 연처럼 바람을 타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하는 점을 비유적으로 나누었다.

 

  P2의 작품제목은 “빛나라 내 인생”이다. 그녀는 추석의 보름달처럼 현재도 온전히 잘 지내고 앞날도 풍성하기를 기원하는 마음으로 작품을 만들었다. 마지막으로 김민지 선생은 맞이하기 작품인 “에덴의 척추”주변에 9개의 촛불을 켜서 에니어그램의 9가지 유형의 통합을 염원하는 마음을 표현했다. 각자 정성을 담아 표현한 작품의 발표를 마칠 때마다 내용에 맞는 맞춤멘트로 공감과 지지를 보냈다. 그리고 다함께 박수를 쳐주며 각자의 지향을 응원해 주었다. 

 

  김민지 선생의 작품을 마지막에 다룬 것은 참으로 적절했다. 그녀는 공동 진행자로서 이 장(場)의 흐름에 맞는 작품을 표현하여 아름답게 마무리할 수 있었다. 각자가 나눈 내용이 행복했던 것이든 어려움을 내포하는 것이든 표현한다는 것은 에너지를 흐르게 하는 효과가 있다. “기쁨은 배가되고 슬픔은 줄어든다.”는 말처럼 긍정적인 내용은 그것을 배가시키고, 불편한 내용은 그것을 반으로 줄이는 효과를 준다. 그 결과 장의 역동이 화기애애하다.  

 

  작품에 대한 나눔을 마치며, 파블로프의 개 실험과 관련된 고전적 조건형성과 스키너의 조작적 조건형성의 원리에 대해 예를 들어 연계설명을 하였다.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명시적이거나 암묵적인 학습이 어떻게 일어나고 자신에게 영향을 주는지를 인식하도록 돕기 위함이다. 참석자 대부분이 심리학을 공부한 사람이 아니어서 다소 어렵지만 매우 흥미롭게 경청하는 분위기다. 

 

  파블로프는 일찍이 우리가 주목하고 신경 쓰는 모든 것이 신경계에 흔적을 남긴다고 하였다. 오늘의 푸드아트테라피를 통한 활동과 그 과정에서의 다양한 경험도 각자의 신경계에 흔적으로 남을 것이다. 이 설명을 마치고 “오늘 푸드아트테라피를 통한 흔적이 긍정적 흔적일까, 부정적 흔적일까”에 대해 물으니, 마치 사전에 짜고 맞추기라도 한 듯이 일제히 “긍정적 흔적!!!”이라 답한다. 

 

  우리가 이런 시간을 통해 각자 삶의 미해결과제를 즐겁게 풀어낼 수 있어서 감사하다. 앞으로도 살아가면서 경험하는 수많은 사연들에 대해 “미해결과제”를 남기지 않는 삶을 강조했다. 우리가 함께 나눈바와 같이, 또는 정연복 시인의 詩에서 감상한바와 같이 추석을 통한 각자의 느낌과 의미는 다르다. 그러나 그 경험을 어떻게 수용하고 발전시키느냐에 따라 그 의미와 가치의 격도 달라진다.

 

  혹시 제한된 시간에 충분히 해소되지 않은 것이 있을 수 있다. 만약 그렇다면 잘 기록해 두었다가 우리가 이 프로젝트에서 다룬 자가 치유 방편을 스스로 적용하여  수련하고 정화하며 치유해 가길 기대한다. 그간에 다룬 방편들을 나열하며 각 상황에 맞는 활용 팁을 안내하였다. 각자 온전한 심리적 자유를 누릴 때까지 가짜위안, 짝퉁긍정의 함정에서 벗어나는 것이 중요하다. 

 

  푸드아트테라피의 종합정리와 마무리를 하는 동안에 사륜차 구동소리가 들린다. 산 아래에서 정성으로 준비한 따끈따끈한 식사 도시락이 곧 도착한다는 것을 알려주는 소리이다. 몸이 먼저 기억하고 음식을 기다리는 반응을 한다. 서둘러 푸드아트테라피 작품 해체의 시간을 가진다. 해체는 작품에 사용된 재료들을 원위치로 돌리고 정리하는 것이다. 해체를 하는 과정에서 참석자들이 더러 낯선 씨앗들에 대해 호기심을 보인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나는 푸드아트테라피를 통해 버려지는 음식을 최소화하는 방안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 그래서 의도적으로 자연에서 구할 수 있는 식용 또는 약용의 식물, 씨앗이나 껍질 등을 꾸준히 찾아 활용한다. 재료와 자료들을 하나하나 수집하며 그 아름다움에 감탄할 때가 많다. 나태주 시인이 “풀꽃”이라는 詩에서 노래하였듯이 자세히 보면 모든 것이 예쁘고 사랑스럽다. 지난 10여 년간 모아온 것들 중에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한 것도 제법 많다. 

 

  그것들을 참석자들에게 알려주는 것도 기쁨 중의 하나이다. 해체를 마친 사람은 배달되어진 도시락으로 점심식사를 할 준비를 한다. 이번 회차의 치유밥상은 공주밤밥, 김치, 고구마줄기 멸치조림, 계란간장조림, 노각무침, 감자채볶음 등으로 구성된 식단이다. 점심식사가 시작되면서 도란도란 이야기꽃도 피어난다. 내 옆에는 S가 앉았고 자연히 그녀가 주기적으로 발행하는 매거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녀가 지금 살고 있는 지역에 정착하기까지의 과정, 여러 에피소드 등을 듣고 알 수 있었다. 그녀도 나의 치유방편에 관심이 많고 내가 운영하는 블로그에 방문하여 포스팅되어 있는 글들도 읽었다며 고마움을 전해왔다. 나는 이런 새로운 만남과 건설적인 교류가 즐겁다, 

 

  점심시간은 마치 소풍을 온 듯도 하고, 여러 복합적인 느낌을 누릴 수 있는 시간이다. 도시락엔 한국 전통 찬합의 기능이 있다. 이 시간은 같은 도시락을 먹지만, 집집마다 도시락 문화가 다를 것이다. 도시락이 갖는 각양각색의 추억과 스토리가 있기에 더욱 각별한가 보다. 어렸을 때 먹었던 도시락과 지금의 도시락이 여러 면에서 많이 다르다. 그러고 보면 도시락에 그 개인과 가족의 사연과 시대가 담겨 있다.

 

  도시락은 간편함을 기본으로 하며, 이동하기에 용이하고 엄마의 사랑을 생각나게 한다. 준비한 도시락을 함께 먹을 때 재미와 즐거움을 더해 준다. 도시락 사연에 더 깊이 들어가 보면 어떤 이에겐 비상식량이고, 또 어떤 이에겐 즐거움이다. 도시락으로 식사를 하는 사람들의 사연은 그야말로 각양각색이다. 이 프로젝트에서 점심식사로 도시락을 선택한 것도 이동용이성, 효율성, 환경생각 등을 고루 반영한 것이다. 정성으로 준비한 치유음식을 건강하게 담아낸다.

 

  더불어 음식물 쓰레기는 최소화하고자 하고 우리 모두에게 중요한 가치와 환경을 고려한다. 환경과 우리각자는 서로 연결되어 있어서 일상에서 환경을 챙기는 실천은 곧 자신을 챙기는 삶이 된다. 나를 살리기 위한 작은 실천들이 모여 우리와 환경 모두를 살리는 더 강력한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음식을 먹는 것은 일상의 최소단위이지만 복합적인 면에서 매우 긴요하다. 건강한 음식을 잘 먹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에서 삶과 주변을 생각하고 회복에 정성을 들이는 것은 당연하다. 

 

  이어지는 TRE에서는 우리가 성장과정에서 자연스런 치유기능인 떨림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관점 때문에 제지받아온 경험들을 나누었다. TRE관련 동영상을 관람하고, 떨림의 치유기능을 안내하며 재인식을 도왔다. 그리고 준비운동과 유의사항을 유념하도록 하고 본 운동으로 이어갔다. TRE를 몇 차례 경험한 사람들은 더 깊어지는 체험을 감사하게 수용하였고, 처음인 사람은 떨림이 일어나는 것이 마냥 신기하다. 부디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수련을 지속해 가길 염원한다. 

 

  수련의 마지막순서로 풍욕(風浴)을 도입하여 30여분 동안 실시했다. 풍욕은 콜라보프로젝트 초반부터 하고 싶었으나 여건이 닿지 않아 이 기회를 기다리던 차였다. 풍욕은 바람목욕법으로 프랑스의 샤를 로브리 박사가 창안한 것인데, 일본으로 건너와 개량되었다고 한다. 정해진 시간동안 옷을 완전히 벗고 피부를 바람에 노출하였다가 다시 정해진 시간동안 이불이나 담요를 목까지 뒤집어쓰는 동작을 반복하는 것이다. 

 

  피부는 외부와 접촉하는 가장 넓은 면적을 가진 기관으로 흡수와 배설작용을 동시에 한다. 피부에 바람을 직접 접촉하면서 일정시간 동안 이불이나 담요를 뒤집어쓰고 벗는 과정의 반복은 몸의 온도를 오르내리게 함으로써 피부의 탄력성 강화에 도움이 된다. 또한 몸속의 독소를 제거하고 심신건강을 증진할 수 있다. 풍욕하기에 가장 좋은 곳은 바로 숲속이다. 

 

  예상한대로 대부분의 참석자들이 풍욕에 대해 매우 만족스러워했다. ‘몸 안의 모든 부정성이 바람에 날아가는 느낌이다.’ ‘우주와 내가 일체가 되는 느낌이다.’ 등의 긍정적 피드백이 그것을 확인시켜 준다. 참여자 대부분이 다음 달에도 꼭 풍욕을 포함해주길 간절히 바라는 마음을 피력했다. 풍욕을 마지막으로 오늘의 주요 수련프로그램은 마무리하고, 종합정리 및 수련소감을 나누며 최종 마무리하는 시간을 가졌다. 

 

  D는 풍욕이 너무 너무 좋았다. 그 이유는 평소엔 몸이 차갑고 추위를 타는 편인데, 풍욕을 하는 과정에서 땀이 났다. 그리고 허리가 아파서 정좌를 오래 못하는데, 풍욕 하는 동안 정좌도 가능했기 때문이다. 특별히 D는 수술을 받은 적이 있다고 하는데, TRE를 꾸준히 함으로써 그때 쌓인 긴장을 적절히 해소하길 바란다. 숲 공부 동기 B도 이 과정이 참 좋았나보다. 감사인사와 더불어 진행자들을 위해 다함께 박수를 요청하며 감사를 표했다.

 

  T는 내가 그동안 연재해온 이전의 칼럼들을 많이 읽었다고 한다. 현재 아프신 자신의 엄마가 이 치유법을 따라주면 좋겠는데, 반대로 가고 있어서 너무 안타깝단다. 그리고 푸드아트테라피에서 공감 받은 경험과 풍욕을 이 수련의 으뜸으로 꼽았다. 더불어 자신은 이렇게 스스로를 잘 지키며 생활하고 있는데, 엄마는 그렇지 않아 걱정이다. 언젠가는 그런 엄마까지 돌보고 싶어 했다.

 

  P는 이번에는 딸과 함께 왔으나 다음에는 꼭 남편과도 오고픈 마음을 드러냈다. 풍욕은 집에서 약식으로 해서 제 효과를 보기 어려웠는데, 여기서 제대로 하여 좋았다. 그리고 전반적으로 느낌이 평화롭고 행복하여 이 수련에 오길 정말 잘했다며 고마움을 표현했다. P의 딸 M은 TRE가 첫 경험인데 매우 신기하다. 자신의 몸이 떨림이 필요했음을 인식하였다. 그녀는 언젠가 친구랑 통화하며 떨림을 경험했는데 그때는 뭔지 몰랐으나 이번에 TRE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그 상황이 이해가 되어 기쁘다. 

 

  K는 태어난 이래 치유프로그램을 참여하는 것은 첫 경험이다. 강원도 인제에서 군복무를 하여서 산은 익숙하고, 이렇게 산에서 뭔가 하는 느낌이 좋다. 그리고 치유방편들은 좋기는 하나 생소하여 다음에 참여할 때는 꼭 공부 좀 하고 오고프다. H는 TRE후에 몸이 많이 개운함을 느꼈으며 일상에서 꾸준히 해 보고프다. 풍욕도 좋은 공간에서 하여서 느낌이 좋다.

 

  유방암을 앓고 있는 J도 TRE의 느낌이 강력하다며 꾸준히 해 보고픈 열망을 드러냈다. TRE과정에서 떨림이 일어나는 몸 반응을 보고 치유에 확신을 갖게 되었으며 자연치유 과정을 충실히 걸어가리라는 의지와 다짐을 드러냈다. 함께 하는 이 여정이 참으로 감사하고 복되다. 이렇게 치유여정 7회차를 잘 마무리했다.

 

 







 

온전한 자기 돌봄·자기사랑·치유과정 (19) 글쓴이 : KEEC   2023-06-25 11:50

온전한 자기 돌봄·자기사랑·치유과정 (19)

- 힐다의 웰니스학교와 수수네숲의 콜라보 프로젝트 - 

 

  백석대학교 사회복지학부 교수 조주영

 

  ‘더하기 빼기 춤’을 추면서 함께 하는 사람들 사이에 일어나는 건강한 에너지의 선순환과 그에 준하는 신경계의 교류는 치유에 도움이 된다. 그만큼 함께 하는 사람이 중요하며 이 또한 알아차림이 필요하다. 참석자들은 그 순간의 신비한 에너지를 체험하는 기쁨과 더불어 내적 창조성이 드러나며 자연스럽게 공감하는 역량이 강화된다.

 

  다른 한편으로는 ‘더하기 빼기 춤’을 추는 과정에서 온전히 몰입할 경우, 각자 그 순간의 느낌과 끌림으로 순수한 자신을 믿고 따르는 체험을 할 수 있다. 그 과정과 결과는 ‘지금-여기’에서의 현존을 실현하는 아름답고 건강한 예술이자 춤으로 표현된다. 무엇보다도 몸이 이 경험을 반긴다. 내면의 잠재성이 꿈틀대는 이때를 기다렸다는 듯 신명난다. 

 

  나는 최보결박사로부터 그녀방식의 춤을 배우기도 하고, 또 그녀의 전문성과 나의 전문성을 통합하기 위한 시도로 지난 2021년 8월 1일부터 2022년 7월 10일까지 총 5회에 걸친 종일과정의 콜라보프로젝트를 운영한 바 있다. 함께 한 사람들은 모두 힐링커뮤니티댄스를 공부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이다. 그 결과 나온 첫 성과물이 “힐링커뮤니티댄스가 중·노년여성의 삶의 질에 미치는 효과(조주영, 최보결, 2022)이다. 

 

  ‘더하기 빼기춤’을 비롯하여 “힐링커뮤니티댄스”가 정말 좋고, 경험자들이 이구동성으로 찬사를 보내오는데 그것들을 연구절차에 따라 확인하고 싶었다. 연세대학교 민성길 등에 의해 개발된 ‘한국판 세계보건기구 삶의 질’척도를 활용하여 측정하고 분석한 결과, 전반적인 삶의 질과 건강상태는 물론 하위 영역 6개 모두에서 향상된 결과를 보여주었다. 

 

  이 척도에서 분류한 6개의 하위영역은 ① 신체적 영역 ② 심리적 영역 ③ 독립정도 영역 ④ 사회적 관계영역 ⑤ 환경영역 ⑥ 영적영역이다. 연구자들은 이 논문을 통해 힐링커뮤니티댄스는 쉽고 재미있어서 지속적으로 이어가기에 좋으며, 꾸준히 생활화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또한 우리의 몸을 영적 전체성의 관점에서 바라보며 평소에 몸 챙김을 생활화 할 것을 제안한다. 

 

  인간중심상담의 창시자 Rogers는 개인이 타고난 유기체로서 충분한 수용과 존중을 받게 되면, 즉 유기체적 가치화 과정을 거치게 되면 온전히 기능하는 사람이 된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성장과정에서 부모나 타인의 가치를 반영하여 조건부가치화과정을 거치게 되면 자신의 경험을 통합하지 못해 심리적 부적응이 발생한다. 이런 심리적 부적응은 개인의 실현 경향성을 차단시킨다. 

 

  대부분 사람들은 Rogers가 말하는 조건부가치화과정을 어느 정도 경험한다. 다만 그로 인한 심리적 부적응여부는 개인차가 크다. 한 개인의 심리적 부적응에 관여하는 요소는 매우 다양하며, 그것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어떤 상황이든 치유춤은 도움이 된다. 특히 ‘더하기 빼기 춤’은 단순한 동작의 어우러짐 그 이상이다. 쉽고 재미있으면서도 섬세하고 깊다. 재미를 누리며, 그 과정에서 알아차리고 체화해가는 여정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경험한 조건부가치화 과정에서 쌓인 문제적 요소들을 흘려보내기에 좋다. 

 

  ‘더하기 빼기 춤’은 자기내면과의 접촉으로부터 나오는 욕구의 존중이자 수용이며 그것의 표현이다. 한편으로는 관계적 놀이이자 예술 활동이며, 다른 한편으로는 그 과정에서 끊임없는 알아차림이 일어나는 움직임 명상이다. 그 과정이 즐거우므로 놀다보니 치유되었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건강한 사람은 그 건강을 유지 증진해 가는데 도움이 되고, 심신건강의 균형을 잃은 사람들은 문제적 요소를 알아차리고 풀어 가는데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다만, 이러한 결과는 한 두 번의 ‘더하기 빼기 춤’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시간과 정성이 따라야 가능하다. 짐론이 “우리는 가장 많이 어울리는 다섯 사람의 평균이 된다.”고 한 말은 평소 주로 만나는 사람의 상호영향이 매우 큼을 시사한다. 주로 머무는 공간 또한 매우 중요하다. 수수네숲처럼 청정한 곳에서 식물들이 건강을 유지할 수 있듯이, 또는 맹자의 어머니가 자녀교육을 위해 세 번이나 이사를 했듯이 우리는 각자 자신의 신경계 안정을 위해 관계를 조율하고, 필요한 선택을 하며 환경을 만들어가야 한다. 치유춤은 그 여정에 큰 힘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힐다의 웰니스학교에서 힐다모델(에니어그램지혜를 기반으로 하는 『다학제적 관점의 통합상담 및 힐링모델』)을 통해 지향하는 근원치유, 자가치유, 전인치유, 영적성장의 여정은 긴 호흡으로 가야하는 노정이다. 작심 3일의 마음으로 참여하는 사람은 기대한 효과를 얻기 어렵다. 앞 연재 글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이 콜라보프로젝트는 힐다의 웰니스학교에서 운영하는 힐다모델을 수수네숲으로 그대로 옮긴 것이다. 

 

  나는 2019년부터 연구중심으로 운영하는 힐다의 웰니스학교에서 다양한 수련팀을 이끌며 이것의 효과에 대해 경험적으로 확인하고 있다. 물론 그 이전에도 30여 년간 직·간접적으로 공부와 연구정진을 통해 부분적으로 적용해오던 내용이지만, 2019년부터는 보다 본격적이고 체계적으로 몰입시간과 정성의 강도를 높인 시기이다. 그리하여 그 과정과 결과가 반영된 증례들을 수차례 논문으로 발표한 바 있다. 

 

  이런 연구여정은 앞으로도 지속해갈 것이며 시간이 흐를수록 큰 틀은 유지하지만 세세한 내용면에서 더욱 정교화가 이루어질 것이다. 근원치유나 자가치유를 통해 심신건강의 유지증진이나 영적성장을 지향해 가는 것을 달리기에 비유하자면 단거리경주가 아니라 마라톤이다. 마치 일확천금의 꿈을 꾸듯이 단번에 해내려는 에고적 욕망을 내려놓아야 한다. 수련방편으로 배운 것은 일상에서 꾸준한 수련을 통해 체화해가야 한다. 

 

  일찍이 부처는 “욕망을 갖는 일은 소금물을 마시는 것과 같다.”고 했다. 알다시피 소금물은 마시면 마실수록 더 목이 마르듯이, 욕망은 더 큰 욕망을 부른다. 평생 법조인이었던 전직판사, 김윤수가 불교서적 38권을 번역하였다는 정보를 중앙일보 백성호 기자의 글을 통해 접했다. 김윤수 판사는 “사람들은 욕망의 충족으로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으리라 생각하지만 그건 착각이다.”

 

  “욕망을 충족하더라고 욕망의 뿌리가 여전히 남아 있으므로, 욕망의 충족이 아니라 욕망을 없앨 때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다. 우리가 윤회하는 원인은 기본적으로 욕망을 갖기 때문이다. 세상 모든 일은 원인과 결과로 돌아간다. 씨앗을 심으면 그에 따른 열매가 열린다.”라고 했다. 이런 말은 나도 짬짬이 불교공부를 하며 많이 들어본 얘기지만, 이 시간 더욱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욕망을 내려놓은 일이 쉽지는 않지만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앞 연재 글에서 언급한 수련의 3요소(行願, 見地, 修證)를 반영하여 꾸준히 수련함으로써 수월해질 수 있다. 앞에서 언급한 치유춤이든, 뭐든 필요하다면 수련의 방편을 활용하여 꾸준히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힐다모델이 에고적 욕망으로부터 벗어나는데 길잡이 역할을 하며, 큰 지원군이 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

 

  그 여정을 물에 비유하여 설명해 보면 아주 큰 연못의 맑고 깨끗한 물에 한 두 방울의 더러운 물이 들어가도 크게 영향을 안 받는다. 마찬가지로 같은 크기의 또 다른 연못의 물이 너무 혼탁하면 맑은 물 한 두 방울이 들어가도 표시가 안 난다. 그러나 전자든 후자든 다른 문제가 일어나지 않는 가운데 한 두 방울의 물이 지속적으로 일관되게 들어가도록 반복하면, 마치 낙숫물이 바위를 뚫듯이, 또는 티끌모아 태산이 되듯이 급기야 큰 변화를 가져온다. 

 

  여기에서 설명하는 큰 연못의 맑은 물은 건강한 의식이고 혼탁한 물은 불건강한 의식이며 한두 방울의 맑은 물은 정화수이고 더러운 물은 에고적 욕망의 충족이다. 수련을 통한 정화효과도 같은 맥락에서 생각할 수 있다. 그래서 수련의 리추얼화를 강조하며 그것을 운동으로 전개하고 있는 것이다. 2019년 이래 이 운동을 전개해 오다보니, 이제 그 효과도 여기저기서 확인된다. 그 의미와 가치가 실현되어 선순환 하는 기운을 여기저기서 접하며 기쁘고 보람과 긍지를 느낀다.

 

  이번 회차의 푸드아트테라피의 맞이하기 제목은 “에덴의 척추”이다. 늘 그랬듯이 맞이하기 진행은 김민지 선생이 담당하고 있다. 그녀는 오늘 일정 중에 풍욕이 예정되어 있어서 에덴동산의 아담과 이브를 연상하며 둥근 짚러그 위에 제철 식재료와 식물들로 에덴동산을 꾸몄다. 에덴의 척추라는 제목의 작품은 에덴동산을 가로지르는 강줄기를 표현했는데, 그것이 마치 척추뼈(경추 7개, 흉추 12개, 요추 5개, 천추, 미추)를 닮아서 나온 이름이다. 

 

  “에덴의 척추” 이미지의 왼쪽은 무질서하게 묘사하였고, 오른쪽은 질서정연하게 표현했다. 이것은 자연이 한편으로는 무질서하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질서정연함을 갖추고 있어서 공존하는 의미를 표현한 것이다. 전체적으로 볼 때 인간의 척추뼈를 상징적으로 나타낸 것이며, 인간과 자연이 잘 어우러져 굳이 구분되지 않도록 하였다. 이것은 치유의 지향이 자연의 상태와 닮아야 함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매 회차 푸드아트테라피 맞이하기는 김민지 선생의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큰 몫을 한다. 참석자들은 작품을 보고 한번 감동하고, 설명을 듣고 또 한 번 감동한다. 이번  회차에도 어김없이 맞이하기를 통해 많은 것을 알아차리고 영감이 떠오른다. “에덴의 척추” 스토리를 들으며, 상담사이자 인성교육 강사인 내 친구 O의 남편인 P(고등학교 수학교사) 이야기도 생각나고, 유기농으로 배 농사를 짓는 한 농부의 이야기도 생각난다. 

 

  P는 제법 큰 밭에 농사를 짓는데, 모든 일을 직접 손으로 한다. 만약에 기계로 하면, 흙속의 미생물이 죽어서 흙이 제 기능을 못하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그는 학교에서도 학생들이 토끼를 키울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고, 그 과정에서 나오는 수익금은 학생자치회를 통해 활용하도록 한다고 한다. 공교육에서 그런 과정을 운영하는 것이 쉽지 않을 터인데 놀라운 열정이다.

 

  O의 집에 두어 번 간적이 있다. 산 밑에 황토로 지은 집이고 집주변에 텃밭이 있다. 상추, 딸기, 고추, 가지, 오이, 토마토, 감자, 모시 등 각종 채소를 유기농으로 재배한다. 집과 밭 주변, 그리고 뒷산이 이어져 있어서 주변에서 냉이, 쑥, 망초, 명아주, 비름나물, 별꽃, 질경이, 민들레, 고들빼기, 환삼덩굴, 뽕잎, 까마중 등을 쉽게 얻을 수 있다. 흔히 잡초라고 말하는 것들이 귀한 나물이다.

 

  그녀는 자연에서 나는 식재료와 약초들을 활용하여 요리도 매우 쉬운 듯이 뚝딱 잘해낸다. 그녀가 해주는 자연밥상은 그야말로 치유식이다. 유기농 식재료나 친환경적인 자연에서 얻은 식재료는 기본이고, 요리과정 또한 건강을 지향한다. 바다에서 나는 식재료도 같은 맥락에서 깐깐하게 고른다. 예를 들어 한국인의 식탁에서 사랑받는 김은 흔히들 구운 김을 사서 먹는 경우가 많은데 O의 집에서는 식사직전에 유기농으로 재배한 들깨로 짠 들기름을 발라 직접 구워먹는다. 

 

  P가 요리하는 O옆에서 서로 도우며 바로 구워주는 김은 바삭하고 감칠맛에 절로 엄지척이 된다. 부부가 서로 이해하고 협력하는 모습 또한 아름답다. 지난봄에는 O가 봄에 나는 쑥을 직접 뜯어 만든 쑥개떡을 얼려두었다가 한보따리 싸주었다. 집에 가져와 쪄서 우리 집 식탁에 올렸더니 남편도 진한 쑥향과 맛에 감동한다. 특히 식사준비 시간이 모자랄 때, 서너 개씩 꺼내 쪄서 먹으면 맛의 훌륭함은 물론 참 좋은 대용식이 된다. 

 

  힐다의 웰니스학교에서 힐다모델을 적용하며 다함께 잘사는 사회를 지향해가는 것은 혼자 할 수 없는 방대한 여정이다. 따라서 상호재능기부 방식으로 그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얻은 모든 사례는 안전성과 기밀성을 보장하여 익명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허락을 받고 있다. 활용방향과 용도는 자리이타를 지향하며 그 가치와 철학의 선순환을 도모한다. 

 

  건강한 농사를 짓는 사람들로부터는 음식이나 농산물로,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약간의 후원금이나 순수한 마음으로 이 여정을 응원 받으며 상호 호혜적으로 전개해 가고 있다. 그동안 국내외 관련 자료도 제법 수집하였고, 실제로 진짜 농사를 짓는 건강한 농부들과 직·간접적인 만남과 교류가 이루어지고 있다. 고대하던 반가운 만남이고 귀한 인연이다. 

 

  특별히 나는 그들과의 상호호혜적인 교류, 상호재능기부가 선순환이 되어 하나의 운동이 되기를 염원하며 정성을 들이고 있고 이런 기회들을 늘려가고 있다. 그동안 상호재능기부를 통해 건강한 교류가 일어났던 이야기들을 돌아보니 꽤 풍성하다. 치유농장이나 치유숲 관계자 또는 관련분야를 공부하고 활용하는 개인이나 단체, 상담자나 교사, 사회복지사, 수도자 등 인간조력이나 영성분야의 전문가, 또는 관심 있는 개인이나 단체들과의 교류 등이 그것이다. 

 

  나는 힐다모델을 전하고, 그들은 직접 만든 각종 장아찌(어성초, 두릅, 참취, 명이, 머윗대, 삼잎국화, 눈개승마, 고들빼기, 매실, 참외, 감 등), 장(간장, 된장), 효소(개복숭아, 도라지, 매실, 보리수 열매), 조청(도라지, 무, 마늘), 차(돼지감자, 작두콩, 비트, 국화, 금화규, 바왕다약), 기름(들기름, 참기름, 올리브), 떡이나 빵(쑥, 모싯잎, 술빵), 반찬(각종김치, 깍두기, 멸치나 콩자반 등의 밑반찬, 각종나물, 묵)을 비롯하여 채소와 약초, 과일(상추, 배추, 파, 마늘, 호박, 감자, 당근, 콜라비, 표고버섯, 토마토, 더덕, 하늘마, 사과, 배, 감, 밤, 산딸기), 그리고 약간의 후원금이나 순수한 마음을 통해 상호 호혜적으로 선순환을 지향하며 건강한 에너지를 나눈다.

 

  이들을 포함하여 또는 이 장에 다 나열하지 않은 것도 많은데, 그 중에는 생전 처음으로 알게 되고 맛보는 것도 꽤 있다. 이 연구 여정에서 새롭게 알아가고 경험의 폭과 깊이를 확장해 가는 것도 큰 기쁨과 행복중의 하나이다. 더 나아가 그렇게 들어온 것이 힐다의 웰니스학교의 수요를 초과할 때는 수련생들이나 이웃과 나누기도 한다. 기쁘고 행복한 나눔이다. 

 

  나는 힐다모델 속의 다섯 가지로 대별되는 방편을 전하는 것을 큰 기쁨으로 누리고 있어서 여건만 닿으면 언제든 열어 놓고 있다. 이런 기회는 꼭 기획하여 준비한 상황이 아니더라도 여행 중이거나 예기치 않는 상황에서도 주어진다. 그때마다 때로는 놀이로, 때로는 정보교류를 위해, 또 때로는 수련이나 치유를 갈망하는 사람들의 필요를 충족하기 위해 몇 가지 치유방편을 전하곤 한다. 

 

  그 예로 한국푸드아트테라피학회 슈퍼바이저 연수일정 중에 많이 걷는 과정을 마친 후, 슈퍼바이저들이 다리가 아프다고 하여 EFT를 제안하여 조율한 적이 있다. 그리고 지난겨울에는 제주 면형의 집에서 김성 원장신부를 비롯하여 관계자 몇몇 분께 몇 가지 치유방편을 전하기도 했다. 면형의 집에서 수련과정을 열수 있었던 것은 정홍규신부 덕분이다. 정홍규신부께서는 “빙엔의 힐데가르트”를 저술하였고, 나는 이 책의 독자가 된 것을 계기로 지인 L의 소개를 통해 그분과의 첫 만남이 이루어졌다.

 

  그리고 그분을 통해 역사속의 에밀타케신부를 알게 되었다. 제주에서의 일정은 정홍규신부의 안내로 에밀타케신부가 제주에 온주밀감을 전하고 토종왕벚나무를 발견하였으며, 제주에서 선교하신 지역을 일부 따라가 보고자 하는 여정이다. 정홍규신부는 “빙엔의 힐데가르트”외에도 “통합생태론의 혁명: 인간과 자연을 살리는 통합과 통섭의 지혜”, “에밀타케의 선물: 왕벚나무에서 생명의 숲을 찾다”, “식물 십자군”등의 저자이기도 하다. 그분의 저서가 많지만 위 책들은 그 중에서 내가 읽어본 것들이다. 

 

  제주 면형의 집에서 2박 3일간 머무는 중에 정홍규신부를 통해 김성원장신부와 연계되어 힐다모델의 일부를 전하게 된 것이다. 몸의 균형을 위한 맛보기 체험, 마음의 심층구조 치유를 위한 NLP, EFT, BSP의 맛보기 체험, 그리고 TRE와 치유춤은 좀 더 긴 시간 함께 나누는 등의 기회를 가졌다. 이런 여정이 내게는 참으로 영광스러운 시간이다. 이런 나의 지향을 수수네숲과 함께 기획하여 펼친 경우도 몇 차례 있다. 그동안 “서천 치유의 숲” 관계자와의 교류, “아빠따라 치유농장”과의 교류 등이 그것이다. 서로 응원하고 지지하며 건강하고 아름다운 삶과 사회를 지향해 가고 있다.

 

  또 다른 이야기, 유기 배농사를 짓는 한 농부의 이야기와 그의 자연을 향한 정성이 숭고하게 다가온다. 그 농부는 배나무 아래 풀이 무성하도록 두었다가 풀씨가 다 떨어진 후에야 그 풀들을 베어 준다. 그것도 한쪽을 먼저 베고 난 뒤에 며칠을 두었다가, 나머지 한쪽을 벤다. 이렇게 하는 것은 곤충과 벌레들이 다른 곳으로 이사 갈 수 있도록 배려함이다. 모든 생명을 자신의 생명처럼 소중히 여기는 생명사랑의 귀한 정성이 참으로 숭고하다. 

 

  자연적이고 친환경적으로 배 농사를 짓는, 그야말로 농사에 진심인 농부이야기에 진한 감동이 인다. 자연과 우리는 하나다. 자연과의 공존을 추구하는 국제적인 공동체 핀드혼의 스토리를 담은 “핀드혼 농장 이야기(조하선 역, 2001)”는 우리가 자연의 생명과 하나임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핀드혼 공동체는 1962년, 전인(全人)적이고 환경 친화적인 삶을 위한 새로운 모델을 찾으려는 시도로 출발하였다. 

 

  핀드혼공동체의 사람들은 내면의 눈을 뜨고 식물도 생명체로서 존중하며 식물과 대화한다. 그리고 그 사랑의 교감으로 모래땅에 기적과도 같은 녹색의 풍요를 이루어냈다. 핀드혼 농장에 대해 한마디로 묘사한, “생명, 넘치는 생명”을 일구어낸 핀드혼 농장의 기적 같은 여정이 경이롭다. 나는 이 책의 내용을 읽고 음미하며 자연과 인간의 일체성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일어났다. 새로운 지평이 열렸다. 진정으로 자연 속에서 함께 살아가는 삶에 대한 이야기가 나에게 큰 울림을 주었다.

 

  7회차의 푸드아트테라피 오감각 깨우기 및 먹기 명상의 재료는 찐밤이다. 밤은 율자(栗子)라고도 하며, 밤이 긴 겨울밤 출출할 때 한국인에게 사랑받아온 영양 간식이기도 하다. 수수네숲에서 나는 제철 밤은 참 달고, 고소하며 맛있다. 오감각 깨우기 과정에서 밤의 껍질, 색, 식감, 향을 찬찬히 음미해 볼 수 있다. 마치 정물화를 그릴 때 잘 관찰하듯이 시각은 물론 오감각의 나머지 감각을 동원하여 밤을 섬세하게 느껴본다.

 

- 다음호에 계속됩니다~^^♡ -

 

 

 

 

 


 

 

 


 



 

 

 

온전한 자기 돌봄·자기사랑·치유과정 (18) 글쓴이 : KEEC   2023-05-25 23:24

온전한 자기 돌봄·자기사랑·치유과정 (18)

- 힐다의 웰니스학교와 수수네숲의 콜라보 프로젝트 - 

 

  백석대학교 사회복지학부 교수 조주영

 

  치유여정 7회차는 2022년 9월 13일에 진행했다. 7회차에 주로 다룬 내용은 관계형성 활동(오늘의 미덕카드 묵상과 나눔, 자기소개), 치유체조 및 치유춤, 자동차놀이와 연계한 인간의 전행동 이해, 푸드아트테라피(맞이하기-에덴의 척추, 오감각 깨우기 및 먹기 명상 - 찐 밤, 한가위가 나에게 주는 의미), 치유밥상, TRE, 풍욕 등이다. 수련과정 내도록 맨발로 접지(어싱)를 유지하는 것은 언제나 기본이다. 그리고 개인적 선택에 따라 짬짬이 수수네숲을 오감각적으로 누리는 것도 축복으로 다가오는 선물이다.

 

  나는 언제나처럼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산꼭대기에 위치한 자연치유장을 향한다. 도중에 주인장내외에게 나 왔노라고 인사만 하고 바로 식물들을 만나러 간다. 이 시간이 늘 즐겁고 행복하다. 계절에 어울리게 핀 꽃과 열매를 보는 것은 큰 기쁨이자 낙이다. 순수자연의 흙길을 걸을 수 있는 것도 감사하고, 길 주변의 꽃과 열매를 만나는 것도 은혜롭다. 자연의 경이로움을 오감각적으로 체험하고 감탄할 수 있어서 좋다.

 

 

  이번 회차에는 특별히 숲공부를 하면서 알게 된 동기생 B가 참여하였다. 이 장에서 만나니 더 반갑고 든든하다. 그녀는 가장 먼저 치유장에 도착하였고, 주차장에서부터 올라오는 길에 주운 도토리를 한 움큼 건네준다. 나도 도토리를 몇 개 주웠지만 좀 적어서 아쉬웠는데, 뜻밖에 B가 좀 더 보태주니 제법 풍성하다. 수수네숲에는 도토리나무가 많고 곳곳에서 땅에 떨어진 도토리를 만날 수 있다. 

 

  평소에 도토리를 비롯한 다양한 식재료들에서 원(One)푸드를 활용한 푸드아트테라피 과정을 연구하고 개발하는 것에 정성을 들여왔다. 그렇기에 이 도토리들을 활용하는 방안이 다양하게 머리를 스친다. 여건이 닿으면 도토리묵을 직접 만드는 과정을 비롯하여 도토리활용전반을 제대로 따라가 봤으면 좋겠다. 이것은 혼자하기에는 무리이고 수수네숲 공동 진행자들의 협조가 필요하다. 

 

  나는 이것을 간절히 원하지만, 그렇다고 공동 진행자들이 무리하는 것은 원치 않는다. 함께 하는 사람들이 즐겁게 참여하며 그 의미와 가치를 실현해가는 과정이 되길 바란다. 도토리나무의 생애, 도토리를 줍는 과정, 껍질을 벗기는 과정, 가루를 만드는 과정, 도토리를 활용한 음식, 도토리 활용 놀이나 이야기, 도토리 관련 시나 작품, 도토리를 활용한 푸드아트테라피 등 전반적 과정을 담아내고 싶다. 

 

  아직 7회차의 치유과정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기 전의 준비시간을 이용하여 이런 아이디어와 간절함을 김민지 선생에게 나누었더니 놀라워하며 쾌히 협조하겠다고 한다. 만약 부모님이 바쁘셔서 사정이 안 되면 혼자서라도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보겠단다. 그녀의 협조적인 자세가 고맙다.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며 치유과정 운영준비를 다 마치고도 자투리 시간이 남는다. 

 

  시간을 확인하며, “잠깐 춤출까요?” 물으니 좋단다. 그래서 나와 김민지선생, 그리고 숲공부 동기생 B와 셋이서 짬을 이용하여 치유춤을 한바탕 추고 나니 참여자들이 한두 명씩 모여든다. 서로 반가운 인사를 주고받는다. 두 번 이상 참여하는 사람들이 여러 명 있어서 더 반갑다. 새로 오신 분들도 있는데, 모두 아픔이 있고 치유가 간절한 사람들이다. 서울, 전북 운주, 청주, 서천, 증평 등 먼 곳에서 오느라 몸이 긴장되었으리라. 그래서 가볍게 인사를 주고받은 뒤 먼저 치유체조와 치유춤으로 몸부터 푼다. 

 

  먼 길 오느라 경직된 몸을 천천히 부드럽게 움직이며 몸의 각 부위마다 긴장을 이완하고 돌보는 시간을 갖는다. 먼저 땅에 닿아있는 발을 느껴보고, 그 에너지를 머리끝을 향하여 쭈~욱 올리며 몸의 지금 상태를 알아차린다. 그리고 다시 머리끝부터 발끝을 향하여 에너지를 내려 본다. 각자 필요에 의해 스트레칭을 하며 컨디션을 조절한다. 접지한 상황이므로 내 몸과 자연의 에너지 순환을 느껴본다.

 

  수수네숲은 청정한 공간이다. 따라서 이 공간에 가만히 있는 것만으로도 치유에너지를 받을 수 있다. 공간이 주는 치유에너지도 맘껏 누리고, 또 이번에 제공하는 쉽고 재미있으면서도 깊은 치유로 이끄는 전문적인 방편도 잘 배워서 적절히 활용해 가길 바란다. 참여자 전원의 표정이 한편으로는 즐거우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배움의 의지 면에서 사뭇 진지하다.

 

  우리의 뇌는 참과 거짓을 구분하지 못한다. 따라서 스스로 즐겁고 행복한 모드를 조성하면 뇌도 그에 준하게 딱 그대로 태세를 갖추어 준다. 만약 그 반대로 조성하면 또 그에 준하게 딱 그대로 태세를 갖추어 준다. 그렇기 때문에 순간순간 즐거운 생각과 웃음이 함께 한다면 우리 뇌는 그것을 참으로 받아들여서 그 방향으로 향할 수 있도록 협조모드를 형성한다. 

 

  세포나 뼈도 같은 방향으로 향한다. 이런 설명과 함께 스스로를 위하고 또 우리 모두를 위해 반가운 사람을 만나 환호하듯이 “정말 좋아!”의 느낌으로 박수를 치자고 제안하자 치유장 안이 금시에 그 기운으로 꽉 채워졌다. 나는 여세를 몰아 ‘각자 세포가 깨어나는 소리 들리나요?’라고 추임새 격으로 묻자, 마치 사전에 짜 맞추기라도 한 듯이 동시에 “예”라는 답변이 나온다. 

 

  내가 추임새 격으로 「세포」얘기를 꺼낸 것은 다 이유가 있어서이다. “암의 스위치를 꺼라”의 저자 Raymond Francis는 세포의 기능장애는 모든 증상을 일으키는 하나의 질병이라고 설명한다. 세포가 기능장애를 일으키는 원인은 결핍과 독성 두 가지이다. 그는 건강 또는 질병으로 가는 여섯 가지 경로(① 영양 ② 독소 ③ 마음 ④ 신체 ⑤ 유전 ⑥ 의학)를 제시하며, 그 경로를 통해 결핍되고 독성을 쌓거나 반대로 결핍과 독성을 피할 수도 있다고 설명한다. 

 

  결국 우리에게 건강상의 문제가 생기는 것은 세포가 제 기능을 못하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는 그 세포의 기능회복에 정성을 들여야 할 당위성을 인식하고 필요한 사항을 제대로 갖추어 가길 바란다. 나는 이 치유과정이 세포의 기능회복에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믿으며, 온 정성을 들인다.

  

 

  이 과정에 그동안 두 번 이상 참여한 사람도 있지만, 처음 참여한 사람도 있어서 소개의 시간을 가졌다. 자기소개는 오늘 불리고 싶은 애칭을 정하고, 사는 지역, 미덕카드 묵상 후 나눔 등의 내용을 포함한다. 이번 회차에 참여한 사람들의 애칭과 미덕카드는 수수(미덕카드: 실용적), 멍순이(치유), 뻥순이(평화로움), 다랑이(용서), 토니(다정함), 김둥이(창의성), 해피마그넷(책임감), 다람쥐(유능함), 잔디(용기) 등이다.

 

  각자 자신에게 필요한 미덕을 잘 뽑았다며 만족스러워한다. 그리고 자신이 제시한 애칭과 뽑은 미덕카드에서 의미를 찾고 그 가치를 챙긴다. 소개하는 분위기도 화기애애하다. 다만 일부 참가자가 소개하는 내용이 강한성격의 맥락에 매여 있는 모습을 보인다. 나는 이런 상황을 감지하고 전체가 소개를 다 마치고 나서, 어떤 한 사람을 지칭하지 않고 참여자들이 강한성격의 경향을 알아차리고 관점을 달리해 볼 수 있도록 안내하였다. 

 

  즉, 똑같은 상황도 본질적 관점과 성격적 관점 등 어떤 관점으로 보느냐에 따라 달리 보일 수 있다. 예를 들면 유능함을 위해 긴장하고 스트레스 쌓이도록 애쓰며 뭔가를 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현존하는 가운데 품격을 유지하며 즐겁고 유연하게 임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유능함이 발휘되는 것이다. 즉, 쓸데없는 에너지 소모는 줄이고, 적절히 몰입하여 유능함을 유지 증진해 간다.

 

  특별히 미덕카드를 뽑을 때는 쉼 호흡 등으로 긴장을 충분히 이완한 다음 자신에게 꼭 필요한 미덕을 위해 내면의 신성이나 자신이 믿는 절대자, 또는 우주기운에 염원한 후 직관의 손으로 뽑는다. 나는 참여자들에게는 이렇게 안내하고, 스스로 뽑은 미덕카드는 주진행자로서 오늘 참석한 분들을 위해 내가 뭘 해야 할지를 염원한 후 뽑곤 한다. 오늘 나는 행복감이라는 미덕카드를 뽑았다.

 

  그 내용은 “살아 있는 기쁨과 좋은 벗과 함께 하는 즐거움은 내 온 존재에 흘러넘친다.”이다. 나는 내가 뽑은 카드를 묵상하고 나눈 다음, 참석자들에게 현존을 약속했다. 소개를 마치고 본격적으로 치유체조와 춤으로 이어갔다. 각자 자신의 몸에 맞게 온몸 구석구석을 기지개 켜듯이 천천히 확장해 본다. 그리고 반대로 천천히 오므려서 수축해 본다. 

 

  이렇게 확장과 수축을 반복하며 그 차이를 느껴보고 알아차린다. 이어서 참석자들의 참여 자세와 동기유발을 강화하고, 더 나아가 행동의 중요성을 잘 인식할 수 있도록 자동차 놀이를 했다. 이것은 현실치료(창시자: William Glasser)의 배경이론인 선택이론에서 설명하는 전행동자동차에 대한 내용을 이해하도록 돕기 위함이다. 그는 인간의 전행동을 자동차의 비유로 설명하고 해석한다.

 

  나는 참석자들을 두 줄 세로로 세워서 앞 사람을 자동차로 가정하고 자동차 놀이를 주도했다. 각자 앞사람이 자동차로 보이냐고 물으니 아니란다. 그래서 내가 놀이인 점을 반영하여 주문을 걸라고 안내하였다. 앞 사람의 어깨를 툭 치며, ‘이것은 사람이 아니다! 자동차다!’라고 이끌어가니, 여기저기서 웃음을 터트리며 잘 따라한다. 그러자 앞 사람 중 한사람이 ‘난 벤츠다!’라고 응수한다. 이에 더 큰 웃음들이 빵빵 터진다. 

 

  그리고 앞 사람의 양쪽 귀를 핸들삼아 잡고 마치 자동차 핸들을 돌리듯이 안내에 따라 동시에 좌회전과 우회전을 해 본다. 양쪽 귀를 핸들삼아 잡으라는 말에 벌써 동심으로 돌아간 듯 여기저기서 키들거린다. 자동차 놀이 중간에 앞 사람 어깨를 툭 치며, “쓸 만하군!”하고 추임새를 넣어준다. 이어서 오른쪽 집게손가락을 앞 사람 옆구리에 푹 찔러서 시동을 건다. 입으로는 부릉부릉 소리를 내며 분위기를 살린다. 

 

  이제 주행을 위해 양손바닥을 앞 사람의 어깨에 올리고 교대로 두드린다. 10km, 30km, 100km, 500km 등으로 올라갈수록 어깨를 두드리는 속도가 빨라진다. 속도가 높은 상황에서 갑자기 Stop을 외친다. 마치 자동차가 급정거하듯이 “끼~이~익”의 효과음을 넣어준다. 이번에는 뒤를 돌아서 좀 전에 뒤에 있던 사람이 각자의 자동차가 되도록 한다. 즉 뒷사람을 대상으로 일제히 안내에 따라 이전과 똑같이 해보며 장(場)의 활력을 이끌어 냈다. 

 

  활기차고 화목한 분위기 속에서 재미있는 자동차 놀이를 마친 다음 각자 자신의 애마(자동차)를 위로하는 시간도 가졌다. “나를 위해 애썼어. 고마워! 내가 너무 과속했지. 내가 너무 거칠게 대했지. 500km에서 급브레이크 밟아서 미안해! 고마워! 사랑해!” 등 여러 위로의 표현과 함께 자동차였던 앞 사람의 등에 애정을 담아 쓰다듬으며 정성을 들인다. 

 

  이어서 인간의 전행동에 대해 자동차의 비유로 설명했다. 자동차의 엔진은 기본욕구이고, 자동차는 당면한 욕구나 욕구들을 가장 잘 충족할 수 있는 방향으로 움직인다. 자동차의 핸들은 바람이며 앞 두 바퀴는 활동하기와 생각하기이고, 뒤 두 바퀴는 느끼기와 신체반응하기 이다. 우리가 어딘가 행선지를 향해서 갈 때 핸들을 돌리면 앞 두 바퀴가 움직이고, 뒤 두 바퀴는 따라서 움직인다. 

 

 

 전행동의 4요소인 활동하기, 생각하기, 느끼기, 신체 반응하기는 한 덩어리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뒷바퀴인 느끼기와 신체반응하기 보다는 앞바퀴인 활동하기와 생각하기를 훨씬 자유롭게 통제할 수 있다는 점이다. 즉, 자신이 원하는 바람직한 결과를 위해서는 행동이 변화되어야 하며, 그 결과 욕구의 충족과 행복이 가능하다. 다시 말하면 사람들이 행동을 할 때 생존, 소속·사랑, 힘·성취, 자유, 즐거움 등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다. 이 중요한 팁을 오늘 참석자들이 잘 챙겨가길 바란다.

 

  전행동의 4요소를 반영하여 일상에서의 효율적이고 질적인 선택에 대한 Tip을 생활화할 수 있도록 안내하였다. 그리고는 소집단을 구성하여 팀별로 힐링커뮤니티댄스를 추는 시간으로 이어갔다. 춤치유가이자 춤문화운동가인 최보결박사는 “인간은 춤추는 존재”라고 강조한다. 영혼의 춤, 우주와 노는 움직임이 춤이며, 춤은 신의 특별한 선물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더하기 빼기춤’으로 시작하여 체인지춤, 미러링댄스 등으로 이어갔다. 그것들 중에서 이번 회차의 글에서는 ‘더하기 빼기춤’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이 치유프로젝트에서 더하기 빼기춤을 한번이상 체험한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 매 회차의 수련과정에서 춤을 포함하기는 하지만 그때마다 힐링커뮤니티댄스만 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춤을 활용하므로 이전 회차에 참석했던 사람이라 할지라도 ‘더하기 빼기춤’의 경험이 없을 수 있다.

 

  무엇보다도 오늘 처음 온 사람이 있어서 ‘더하기 빼기춤을 추는 요령을 간단히 안내하고 시범을 보였다. 먼저 소집단을 구성하여, 각 팀의 팀원들은 모두 순서에 의해 움직이는 조각상이 된다. 4명이 한 팀인 집단은 구성원들을 믿음, 소망, 사랑, 통합으로 명명하였고, 그리고 5명이 한 팀인 집단은 믿음, 소망, 사랑, 통합, 우주로 명명하여 순서를 정했다. 각자 순서에 따라 자신의 욕구를 알아차리고 반영하며 다른 조각상들과 더하거나 빼는 과정으로 움직이는 조각상을 발전시켜 간다.  

 

  팀원들의 명칭은 에니어그램의 지혜에 익숙해지도록 돕기 위한 의도의 반영이다. 즉, 믿음, 소망, 사랑, 통합, 우주는 에니어그램의 지혜를 체화해가도록 돕는 머리(사고), 가슴(감정), 장(행동)에 대한 통합의 지향이며 궁극적으로 소우주인 인간을 대우주와 통합하는 것이다. 산 정상을 오르는 길이 여러 갈래이듯이 통합을 지향하는 길도 다양하다. 에니어그램과 치유춤의 통합은 수많은 길 중에서도 참으로 괜찮은 길이며 그것을 몸으로 풀어가는 시도이다.

  

  우리의 몸은 모든 것을 기억하고 있고 살아있는 박물관이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을 알아차리기에 아주 좋은 통로이다. 최보결 박사는 “세상은 ‘더하기빼기’의 연속이다. 긍정과 부정, 상처와 치유, 들숨과 날숨, 사랑과 두려움, 기쁨과 슬픔, 탄생과 죽음, 행복과 불행, 만남과 헤어짐…. 이렇게 ‘더하기 빼기’는 수학 시간만이 아니라 삶 속 여기저기에 묻혀 있다. 모든 삶은 더하기 빼기로 되어 있는 것 같다.”고 설명한다.

 

  그녀는 우리 삶속에서의 관계맺음도 더하기 빼기의 논리로 다룬다. 먼저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명확히 알고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욕구를 명확히 알고 그대로 선택하고 몸으로 표현하도록 허용하는 것이다. 많은 경우 자신이 원하는 것을 모르거나 알더라도 표현하지 못함으로 인하여 그 긴장이 몸에 축적되어 있다. 그로 인해 자신의 타고난 감각을 균형 있게 쓰는 것이 제한되고 삶의 이야기도 결핍을 야기한다. 

 

  이러한 상황은 상호관계에서도 부자연스러움으로 드러난다. 어느 상황에서, 언제, 어떻게 더하고 빼는지를 알고 유연하게 대처하는 것이 관계의 기술이고, 공감이며 건강한 삶이다. 이러한 삶은 또 정성을 들인 만큼 몸에 밴다. 이렇게 몸의 움직임으로 표현해 내는 치유춤을 통해 보다 바람직한 방향으로 재정립의 기회를 찾을 수 있다. 집단원간에 각자 자신의 욕구를 반영한 몸의 움직임 표현으로 서로 더하고 빼는 과정은 몸으로 대화하는 섬세한 교류이고 춤이 되며 궁극적으로 몸과 마음이 조화를 찾아 간다. 그리고 삶도 풀린다.

 

  한편,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예외적인 상황을 만난다. 어떤 성격을 강하게 쓰는 사람은 그만의 프레임 속에 갇혀서 갑작스럽게 만나는 예외적인 상황들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것이 어렵다. 프레임 속에 갇힌 다는 것은 이미 유연성을 잃은 것이고 경직되어 있는 것이다. 인간의 몸과 마음은 하나여서 몸이 경직되면 마음도 경직되고, 마음이 경직되면 몸도 경직된다.

 

  ‘더하기 빼기 춤’을 추는 과정에서 자신의 욕구에 대한 알아차림과 순간적인 움직임을 통한 교류는 미묘하게 거울뉴런의 활성화와 밈(Meme: “이기적 유전자”의 저자 도킨스의 ‘밈 이론’)이 일어날 수 있다. 즉 자연스런 공감반응의 연속이고 그 결과 만들어진 다양한 조각상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경우의 수를 만들어낸다. 이런 춤의 과정을 통해 삶의 여러 경우의 수를 안전하면서도 즐거운 방법으로 간접 경험할 수 있다. 덕분에 경직된 사고·감정·행동이 유연해지고 관점이 열린다. 

 

  결론적으로 ‘더하기 빼기 춤’을 추는 과정에서 공간속으로 자신이 들어가거나(더하기) 나오는(빼기) 반응을 반복함으로써 즐거움이 배가되고 각자의 표정과 행동이 서로에게 영향을 미친다. 서로 긍정적으로 변연계의 공명이 일어나고 그 에너지는 선순환 한다.

 

- 다음호에 계속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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