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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전한 자기 돌봄·자기사랑·치유과정 (17) 글쓴이 : KEEC   2023-04-26 00:00

온전한 자기 돌봄·자기사랑·치유과정 (17)

- 힐다의 웰니스학교와 수수네숲의 콜라보 프로젝트 - 

 

 

  백석대학교 사회복지학부 교수 조주영

 

 

  그리고 차요테를 입에 넣어 입안의 변화를 관찰한다. 혀로 굴러도 보고, 살짝 깨물어도 본다. 씹기를 반복하다가 살짝 목을 통해 입안의 차요테 일부를 넘겨본다. 차요테의 맛, 향, 질감을 온전히 음미한다. 오감각 깨우기는 먹기 명상의 일환이기도하다. 식도를 통해 넘어가는 과정도 섬세하게 주시하고 알아차린다. 다들 차요테와 첫만남이어서 오감각 깨우기의 체험과정이 생경하면서도 호기심가득이다. 

 

  푸드아트테라피의 오감각 깨우기와 먹기 명상은 알아차림 하는데 아주 좋은 방편이다. 특히 평소에 알아차리기가 잘 안 되는 사람들도 비교적 쉽게 알아차림으로 이어갈 수 있다. 따라서 푸드아트테라피 오감각 깨우기와 먹기 명상은 알아차림 훈련수단으로도 그만이다. 일상에서 알아차림 자체만으로도 많은 문제가 해결되고 삶이 풍성해진다. 

 

  알아차림 역량이 강화되면 분노나 두려움 같이 에너지를 정체시키는 흐름의 파악도 용이하다. 내면의 감정을 잘 살피고 알아차림으로써 에너지의 흐름을 원활하게 할 수 있다. “건강하려면 우리의 내면에 흐르는 에너지가 균형을 이루어 원만하게 흘러가야한다(데보라 킹).” 결과적으로 심신건강은 물론 삶의 균형과 조화를 유지 증진해 갈 수 있다. 

 

  이번 회차의 푸드아트테라피 주재료는 옥수수이다. 옥수수 한 가지(원푸드)만을 활용한다. 원(One)푸드를 활용한 푸드아트테라피를 오랫동안 꿈꾸어왔다. 그 꿈을 차츰 하나씩 실현해 가고 있다. 오감각 깨우기 재료도 오늘의 주재료인 옥수수이면 좋지만, 재료조달의 현실적 여건을 고려하여 차요테로 한 것이다. 추후 수수네숲의 여건이 좀 더 갖추어지면, 이런 것들이 전후좌우 보다 원활히 추진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 

 

  옥수수는 벼, 밀과 함께 세계 3대 식량작물의 하나로 알려져 있다. 중남미에는 옥수수의 신(神)이 존재할 만큼 소중한 작물로 인식되고 있다. 옥수수는 다양하게 활용가치가 높다. 옥수수와 옥수수수염의 효능을 활용한 식음료, 옥수수를 재료로 만든 옷, 옥수수로 만든 생활용품(각종 그릇, 플라스틱 용기, 바닥재와 벽지, 휴대폰, 친환경 복합기 등), 옥수수를 주제로 한 팝아트(예: 임용순 화백의 그림, ‘추망), 옥수수 껍질을 활용하여 만든 공예품(인형, 만다라, 꽃 등), 그리고 푸드아트테라피처럼 옥수수를 활용하여 심리치료를 한다.

 

  푸드아트테라피는 놀이 치료적 요소, 레크리이이션적 요소, 예술치료적 요소, 심리치료적 요소를 지닌다. 우리가 활용한 주재료는 수수네숲의 옥수수이지만, 그 외 옥수수 관련 자료(작품, 사진, 실물 등)를 많이 준비하였다. 컬러풀한 다양한 옥수수알갱이, 옥수수관련 푸드아트테라피 작품 감상, 옥수수 잎이나 수염을 활용한 공예작품 감상, 옥수관련 詩, 음식, 상품 등을 고루 돌아본다. 

 

  특별히 이병률 시인의 詩, “서로”를 감상한다. [옥수수수염 숫자만큼 옥수수 알갱이가 열린다는 사실 (중략) 하나 없이는 하나가 올 수 없다는 사실]의 시를 감상하며 새로운 앎과 울림이 있다. 공동 진행자 김민지 선생이 詩를 낭송한 후, 먹먹해진다고 한다. 어떤 점에서 먹먹해졌는지에 대해 탐색질문을 하자, ‘죽음의 공포’를 겪었던 경험과 접촉하였단다. 

 

  김민지 선생의 얘기를 들으며 다른 참여자들도 공감한다. 그 외에도 시가 함축하고 있는 여러 의미들도 음미한다. 나는 옥수수 알갱이가 수염숫자만큼 영근다는 사실을 이병률 시인의 “서로”라는 시를 통해 처음 알았다. 이 사실을 알고 나서 옥수수 껍질을 벗기는 마음과 느낌이 사뭇 다르다. 알면 보이고 사랑하게 된다는 말이 떠오른다.

 

 

  “서로”라는 시의 내용을 은유적으로 살려 각자 자신에게 ‘수염’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특별히 마지막 연인, “하나 없이는 하나가 올수 없다는 사실”이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모든 것은 바늘과 실처럼, 또는 고리처럼 연결되어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하나와 또 다른 하나가 만나 더 큰 하나가 되기도 한다. 또는 둘을 넘어 셋이나 넷이라는 창조적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무엇보다도 이 콜라보프로젝트가 참여자들에게 ‘수염’같은 역할을 하길 바란다. 이번 회차의 푸드아트테라피 본 작업은 옥수수를 활용하여, “지금의 나”를 표현해 보았다. 가위 옥수수의 재탄생이다. 각자 마음을 표현하거나 희망사항을 표현하기도 한다. 행복은 언제나 현재형이다. 이제 더 이상 미래를 위해 현재를 저당잡지 않아야 한다. 

 

  작업을 거의 완료할 즈음에 사륜차 구동소리가 들린다. 일전에 어떤 회차에 참석한 남자분이 사륜차 구동소리를 듣고 “전투식량 온다.”고 하여 다 같이 웃었던 기억이 있다. 배꼽시계도 때맞추어 울린다. 우리는 하던 작업을 멈추고 식사시간을 맞았다. 따끈한 치유식 도시락이다. 도시락 뚜껑을 열자, 금화규 밥이 느낌 좋게 다가온다. 아침에 숲에서 딴 금화규 생화를 넣고 지은밥이어서 찰기가 돌고 풍미가 훨씬 커진 감이 든다.

 

 

 

 

  주요반찬은 김장김치볶음, 고구마줄기들깨가루무침, 양파와 감자를 곁들인 애호박부침개, 차요테, 황태볶음, 물김치 등으로 구성된 치유밥상이다. 즐거운 식사 시간에 나누는 이런 저런 담소도 즐겁다. 이번 회차는 인원이 적어서 가족적이다. 8월은 덥다고 건너뛴다는 사람도 있고,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어서 취소한 사람도 있다. 서울에는 물난리가 나서 하루 전에 취소한 사람도 있다. 반면, 이번 참여자 중에 O와 G는 이 과정에 참여하고자 4시간동안이나 운전하여 왔다고 한다. 장거리여서 놀라고 그들의 열정이 놀랍다.

 

  그런데 산꼭대기에 있는 자연치유장은 산들바람이 살짝살짝 불어주어 의외로 매우 선선했다. 삼복더위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쾌적한 여름기온이다. 마치 초가을 같은 느낌을 준다. 나는 여름에도 더위를 많이 타지 않고 평소에 에어컨바람을 좋아하지 않는다. 대신 자연바람을 선호한다. 그래서 이 상황이 참으로 좋다. 

 

  그러나 참여자들을 위해 만약을 대비하여 휴대용 미니선풍기를 몇 개 준비했는데, 전혀 필요하지 않았다. 이날 선풍기는 그야말로 무용지물이 되었다. 맛있는 식사를 마치고, 참여자 O가 한숨 잤으면 좋겠다고 한다. 이 과정에 참여하고자 일찍 기상하여 4시간이나 운전하고 왔으니 간절한 요청이리라. 이례적인 일이었으나 이 또한 장(場)의 자연스런 흐름이므로 수용하였다.

 

  장(場)의 역동적 측면에서도 그렇고, 낮잠의 많은 유익측면에서도 좋은 기회이다. 낮잠을 예찬하는 발표나 보도들이 많다. “낮잠을 자지 못하면 기(氣)가 빠진다(동의보감).” “낮잠, 청소년 학습 능력과 기억력 향상에 효과(EBSNEWS, 2021년 4월 20일자), 낮잠이 주는 놀라운 효과 5가지(매일경제, 2016년 5월 25일자), 낮잠효과, 창의력을 높여주고 고혈압 치료에 탁월, 심장발작 사망률 낮춰줘(서울경제, 2015년 3월 25일자) 등이 그것이다.

 

  앞에서 언급한바와 같이 낮잠자체도 좋은 효과가 있는데, 거기다가 자연에서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자기 때문에 금상첨화다. 그야말로 낮잠치유이다. O의 낮잠타임 요청에 “좋지요!”하자, 모두 즐겁게 웃으며 편하게 낮잠에 들었다. 한편, 참여자들의 낮잠 자는 시간이 공동진행자들에겐 오롯이 차를 마시며 환담을 나눌 수 있는 시간으로 주어졌다. 

 

  주인장내외가 금화규차를 준비해 주신다. 목련잎을 찻잔 받침으로 하니 느낌이 색다르다. 준비해준 금화규꽃차를 음미하는데, 민지씨가 금화규꽃냉차 레시피를 알려준다. 남해에 있는 지인 K로부터 알게 된 정보란다. 금화규꽃냉차를 만들어 꿀을 조금 가미하면 더 없이 맛있는 냉차로 거듭난다는 설명이다. 새로운 정보는 나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얼른 시도해보고 싶다.

 

 

 

  K는 수수네숲의 VIP고객으로 요리전문가이자 연구가란다. 김민지 선생이 K의 베스트 요리들을 나열한다. 두릅계란말이. 명란젓갈과 눈개승마. 두메부추 양파김치, 눈개승마 버그 등. 요리에 관한한 아이디어 뱅크처럼 무궁무진하다. K가 인스타그램에 올린 음식사진을 보니 테이블세팅도 훌륭하여 보는 즐거움이 있다. 

 

  김민지 선생이 모친과 이달 중에 K를 방문하여 한수 배울 계획이란다. “우와! 좋겠다!” 나도 평소에 건강한 요리에 관심이 많아 마음이 강하게 향한다. 합류가능 하냐고 묻자, 적극 환영해준다. 나의 합류가 좋은 기회라고 서로 맞장구친다. “앗싸!” 이렇게 하여 여행 겸 건강한 요리를 배우기 위한 2박 3일간의 남해나들이 계획이 잡혔다. 

 

  K는 음양오행에 근거한 건강한 음식을 비롯한 섭생에도 일가견이 있단다. 뿐만 아니라 식물에 대해서도 많이 알고 차, 자수, 글 솜씨 등도 빼어나다고 한다. 놀라움의 연속이다. 어떻게 젊은 분이, 한 가지에 탁월하기도 어려운데, 이렇게 여러 가지를 잘할 수 있을까?!. 음식재료와 관련하여서는 어려서부터 그녀의 부친을 따라 산으로 절로 다니며 배웠단다.

 

  이런 정보를 접하니 K를 방문하는 일정이 꼭 성사되길 바라는 마음이 더 간절해  진다. 비록 계획이지만, 서로 합의한 남해나들이 생각에 마음이 설렌다. 즐겁게 나누는 동안 낮잠시간 20분을 포함하여 길어진 점심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추후 더 발전적 논의를 하는 것으로 잠정마무리하고, 참여자들에게 오침종료 안내를 했다.

 

  참여자들은 낮잠타임이 정말 좋았고 꿀잠을 잤다고 한다. 건강한 땅과 종일 접지한 상황에서 치유밥상과 낮잠까지 더해지니 그 느낌이 정말 치유적이다. 잠을 깨우고 지금여기로 돌아오는 시간을 가진 다음, 점심식사 전에 마무리한 푸드아트테라피 작품에 대해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나는 참여자들이 스토리를 구성하고 재구성해 가도록 조력했다.

 

  O는 작품으로 왕관을 만들었다. 스스로 약하다는 지각이 있어서 자신이 주인공이 되고 싶음을 담았다. 그리하여 작품의 제목은 주인공이다. 나는 그 느낌을 살려주고자, 참여자들과 함께 “O님 주인공이십니다.”라고 들려주며 사랑과 존중의 박수로 응원과 지지를 보냈다. O는 다른 참여자로부터 작품 속의 봉이 입체감이 있고, 힘이 느껴진다는 피드백을 받았다. 

 

  제일 갖고 싶은 힘이 어떤 것인지 질문을 하자, “사랑”이며 하트로 묘사하였노라고 한다. O는 작품을 통해 이야기를 깊이 있게 발전시키며 마음이 만족감으로 충만해지는 듯 흡족한 표정을 드러냈다. G는 가족을 표현하였다. 그녀는 그동안 자신이 가족에게 사랑을 준다고 생각하였다. 그런데, 옥수수수염으로 서로를 연결하여 작품을 묘사하고 보니 가족으로부터 사랑을 많이 받고 있음을 자각하였다. 

 

  서로 사랑을 주고받고 있는 아름답고 건강한 가족의 모습을 행복하게 드러냈다. G는 남편을 집안의 태양 같은 존재감으로 표현했다. 그녀에 따르면 작품을 하면서 신기한 것은 이리 저리 옮기며 스토리를 만들었는데, “가족의 사랑”이라는 제목으로 완성하고 보니 매우 만족스럽단다. 푸드아트테라피는 작품의 구성과 재구성을 반복하며 이야기를 발전시켜갈 수 있는 강점이 있다.

 

  영국의 귀네스 모스는 말(생각 또는 언어), 이미지(오감이나 상상), 감정, 신체증상의 4가지 요소는 서로 연쇄 고리로 묶여 있다고 설명한다. 우리의 좌뇌는 언어로 사고하고, 우뇌는 이미지로 사고한다. 감정은 우뇌의 이미지와 관련되어 있고, 몸과도 연결되어 있다. 이들 4가지 요소들 중에서 하나를 변화시키면 다른 연계된 요소들도 변한다. 

 

  이런 변화시도의 반복은 4가지 요소 각각의 변화로 이어지고 삶의 변화와 인생의 변화에까지 이를 수 있다. 이런 관계를 활용하여 상상을 통해 증상을 만드는 심리적 원인인 핵심주제에 더 쉽게 접근이 가능하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푸드아트테라피에서의 작품 활동을 통한 이미지 구현은 상담 치료적으로 상당한 의미가 있다.

 

  S는 옥수수로 자신을 묘사하였다. 얼마 전에 사주를 보았는데 음흉한 타입으로 나와서 의아스러웠다. 그 이후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평소에 자신의 얘기를 누구에게 너무 많이 하면 기분이 나빠진다. 그래서 비밀이 많은 것이 음흉함일까를 생각하였다.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 불편하기 않기를 바란다. 요즘 꾸는 꿈도 돌아보게 되었고, 여러 가지를 종합하여 작품을 묘사하였다. 즉, 사랑과 치유 에너지를 많은 사람들에게 주고 싶은 마음을 표현하였다. 작품의 제목은 사랑의 파동이다. 

 

  J의 작품 제목은 우주이다. 나는 소우주이고 전체 대우주를 묘사하였다. 수수네숲에서 함께 하는 우리를 묘사하였다. 우리가 별이기도 하고, 꽃이기도 하다. 자신의 수호성인이 지지해줄 것으로 믿는다. 모두들 우주스토리에 탄성을 드러냈다. 참여자 전원의 각 작품들 하나하나가 풍부한 스토리와 깊이를 드러냈다. 짧은 시간에 멋진 작품을 발표해준 참여자들 각자, 그리고 서로를 응원하는 박수를 보내며 마무리했다.

 

 

  이 시간의 푸드아트테라피는 약식과정으로 맛보기 정도로 운영한다. 그것만으로도 전두엽을 자극하여 즐겁게 탐구해 가는 수단으로서 매우 탁월하다. 향후 각자의 이야기를 더 발전시켜갈 수도 있고, 여기쯤에서 실행계획 및 세칙을 수립하여 이행해 가는 것으로 정리할 수도 있다. 이야기 치료적 맥락에서 내면의 미해결 스토리는 완결하여 이야기의 통합으로 이어갈 수도 있음을 안내하며 마무리 하였다. 

 

  같은 질문도 푸드아트테라피의 매개는 이야기를 술술 풀어가게 하는 마력이 있는듯하다. 이것은 지난 십 수 년간 푸드아트테라피 과정을 운영하며 경험적으로 확인한 것이다. 또한 참여자들로부터 들은 피드백, 푸드아트테라피 슈퍼비전을 하며 슈퍼바이지들을 통한 간접경험 등을 통해서도 확인하곤 한다.

 

  이어지는 순서는 이득림선생의 치유사례 나눔이다. 딸의 공황장애치유경험을 비롯하여 숲에서 너무 빡센 노동으로 오는 통증 등을 TRE를 통해 효율적으로 다스리는 경험 등이 리얼하다. 참여자 중에 G는 다른 곳에서 TRE를 맛보기 정도 체험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충분하지 않은 터에 이득림선생의 치유사례를 듣더니 더욱 관심을 보인다.

 

  참여자들의 TRE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5분가량의 안내 동영상을 먼저 관람하였다. 동영상의 내용을 통해 생명체가 생존을 위해 싸우기, 도망가기, 얼어붙기의 전략을 선택하는 과정을 확인할 수 있다. 인간의 일상적 삶에서 쌓이는 긴장과 스트레스, 트라우마가 어떻게 몸에 축적되고 문제를 야기할 수 있는지를 알 수 있다. 

 

  동영상을 관람하며 O는 자녀 양육과정에서 자녀가 놀람이후의 떨림 반응을 제지하였던 것, 자녀가 분노상황에서 몸을 떠는데 반항 하냐고 야단쳤던 것 등이 문제가 있었음을 자각하였다. 이런 경향은 많은 부모들이 자녀양육과정에서 보편적으로 보이는 양상이다. 몸이 떨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배웠기 때문이다. 

 

  놀람, 스트레스와 긴장의 축적, 트라우마적 경험 후의 떨림은 자연스러우며 타고난 치유반응이다. 이에 대해 바르게 재인식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TRE에 대한 개략적인 이해 후에 그동안 억누르고 억압하여 잠들어있는 치유반응인 떨림을 회복하기 위해 준비운동을 하였다. 7단계의 준비운동 과정을 거친 후 본격적인 떨림으로 들어갔다. 모두들 과정에 원활하게 참여하여 크고 작은 떨림이 일어났다. 특히 참여자 G는 이 과정에 참여하기 전에 TRE를 해보아서인지 떨림도 잘 일어났고, 알아차림도 원활하였다. 

 

  마지막으로 음악 두어 곡과 함께 치유춤으로 심신을 정돈하였다. 그리고 종합정리와 피드백을 주고받은 후, 6회차 수련을 최종마무리 하였다. 참여자들은 이 수련의 전 과정이 참으로 만족스러웠단다. 치유춤을 추는 과정에는 그동안 굳었던 몸과 마음의 긴장이 치유적 움직임으로 풀리면서 내면의 응어리진 감정이 눈물로 표출되었다. 

 

  그리고 푸드아트테라피, TRE 등 탁월한 치유방편을 체험하는 것이 좋았단다. 뿐만 아니라 치유의 원리와 기전까지 아주 체계적으로 들을 수 있었던 점이 다른 곳에서의 치유과정과 남다른 강점이라고 “엄지 척”과 함께 피드백 해 주었다. 다만, 아이들과 함께 할 경우 자연주의화장실이나 씻을 수 있는 시설이 충분하지 않음은 불편요소로 꼽았다. 전반적으로 함께 가꾸어가는 여정의 6회기가 감사하게 잘 마무리되었다.

 

 

- 다음 호에 계속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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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전한 자기 돌봄·자기사랑·치유과정 (16) 글쓴이 : KEEC   2023-03-24 23:17

온전한 자기 돌봄·자기사랑·치유과정 (16)

- 힐다의 웰니스학교와 수수네숲의 콜라보 프로젝트 - 

 

 

  백석대학교 사회복지학부 교수 조주영

 

  죔죔(잼잼)기법의 첫 단계는 준비단계이다. 이 단계에서는 자신이 해소하고 싶은 불편사항을 확인하고, 불편지수(SUDS: 1 ~ 10)를 정한다. 둘째 단계는 기본 힐링 단계로 기본자세는 정면을 향하고 시선도 같은 방향의 어느 지점에 고정한다. 죔죔자세는 양손을 좌우에 눈높이만큼 각각 들어 어깨넓이만큼 벌린 상태를 유지한 채 죔죔(잼잼) 동작을 한다.

 

  이때 주변시야 상태를 확보한다. 즉 시선은 정면을 향하여 어느 한 지점을 바라 보 면서 동시에 좌우의 죔죔 동작이 보일 수 있도록 한다. 또한 언어표현도 병행 한다. 정리하자면 중앙시야(터널시야)상태에서 죔죔 동작을 연속적으로 10초 내지 20초 정도 하면서(주변시야 유지) 자신의 불편사항에 대해 “나는 ~~~ (불편사항 묘사) 하다.”(언어표현)라는 형식으로 반복적으로 말한다.

 

  셋째 단계는 평가단계이다. 앞 단계까지의 힐링 작업을 잠시 중지하고, 처음의 불편지수가 어떻게 되었는지 점검한다. 만약 불편지수가 충분히 해소되지 않았다면, 앞의 기본 과정을 반복하는 보충힐링 단계를 가진다. 이때 언어표현을 달리해도 좋고, 시간을 좀 더 길게 하거나 죔죔 자세를 다르게 할 수도 있다.

 

  언어표현을 달리하는 방법으로는 끝말잇기가 있다. 예를 들어, “자존심 상한다.”를 “자존심상한다람쥐”로 “허리가 아프다.”를 “허리가아프다랭이”로 이어간다. 이렇게 언어표현을 달리해 보며 여기저기서 웃음이 터진다. 여세를 잡아 한 번 더 이어서 “자존심 상한다람쥐새끼” “속이상한다리미나리” 등으로 발전시켜 갔다. 

 

  또 다른 버전으로는 죔죔자세를 달리해 보는 것이다. 처음에는 양손을 동시에 죔죔동작을 하였지만, 이번에는 각 손을 교대로 죔죔 동작을 한다. 동시에 눈동자도 죔죔을 하는 쪽으로 교대로 움직이며 끝말잇기를 이어간다. 언어표현이나 동작을 달리 하는 과정이 마치 놀이처럼 즐거움을 더해준다.

 

  전반적인 과정을 마무리한 후에 죔죔기법의 본격적 적용전과 후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비교해 보았다. J는 일과 관련하여 자존심상한 것을 다루었다. 처음에 SUDS가 7이었던 것이 죔죔기법 적용과정이 웃겨서 웃으면서 하다 보니 4정도로 떨어졌다. 짧은 시간 죔죔기법을 적용하여 일어난 놀라운 효과다.

 

  C도 죔죔기법을 반복적용하면서 생각이 안날정도로 문제가 사라졌다. 그렇지만, C는 이것을 치유효과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하였다. 믿기지 않아서 하는 표현이리라. 물론 그럴 수 있다. 한편으로는 신기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믿을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그러나 나중에 그 이슈를 다시 떠올렸을 때 문제로부터 자유로우면 해소가 된 것으로 본다. 대부분은 해소되는 경우가 많다. 

 

  S는 몸이 틀어져서 자세 때문에 30년 이어온 발목통증이 있어서 그것을 다루었다. 그러나 아무 차이가 없단다. 실제로 없을 수도 있고, 미미해서 안 느껴질 수도 있다. 또는 이번엔 치유시간을 짧게 한 것이므로 반복해서 할 경우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또는 EFT와 TRE도 겸해서 해볼 수 있다. S외에는 짧은 시간동안의 죔죔기법 적용에서도 전반적으로 SUDS가 떨어지는 효과를 보고하였다. 

 

  이쯤 되면 독자들은 죔죔 기법의 어떤 원리가 치유적으로 작용하였는지 궁금할 것이다. 우리가 이 연재 글의 바로 앞글에서 미러링댄스의 치유적 원리를 살펴본바 있다. 구체적인 방식은 다르지만 치유적 원리 면에서 죔죔기법과 닮은 점이 있다. 바로 중앙시야(터널시야)와 주변시야를 동시에 활용하는 것이다. 우리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교감신경의 지배를 받게 된다. 자연적으로 시야가 좁아지고 중양시야(터널)시야가 되며 한 곳만 집중하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만약 우리가 산꼭대기나 바다에 가면 탁 트인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주변시야가 된다. 동시에 막혀 있던 부정적 느낌과 긴장이 해소되고 시원해진다. 중앙시야(터널시야)에서 주변시야로 바뀌면 부교감신경이 활성화되므로 일어난 변화이다. 요약하자면 주변시야, 죔죔, 언어표현을 통한 발산의 결합효과로 자율신경이 보다 균형을 향해 조절된다. 

 

  즉 중앙시야(터널시야) 상태에서 집중되어있던 긴장에너지가 주변시야로 전환되면 분산되고 해소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것은 우리가 일상에서 스트레스가 쌓이고 교감신경이 활성화되었을 때 그것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중요한 팁이다. 즉, 부교감 신경을 활성화하여 긴장을 이완하고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산이나 바다를 가는 것도 방법이지만, 간편하게 죔죔기법을 활용할 수도 있다. 

 

  개인에 따라 이런 공개된 공간보다 혼자 조용히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수도 있다. 여기에는 개인의 성격이나 상황이 작용한다. 그러나 이런 장(場)에는 분명히 장의 에너지가 치유적으로 도움이 되므로, 보편적으로는 함께 하는 것이 좋다. 이제 이번 회차 과정의 막바지이다. 최종마무리를 하기는 조금 이르고, 뭔가를 새롭게 하기는 시간이 부족한 자투리시간이 있어서 뿅망치 웃음놀이(치료)로 이어갔다. 

  뿅망치 웃음놀이 과정을 원활히 운영하기 위하여 웃음을 보다 유연하게 끌어내기 위한 준비과정을 가졌다. 박수를 한번 칠 때 동시에 “하!”, 두 번 칠 때 “하!하!”, 세 번 칠 때 “하!하!하!”, 소나기박수 칠 때 “하!하!하! ~ ~ ~ ”, 서로 마주보고 상대의 손바닥을 소나기박수처럼 치며 “하!하!하! ~ ~ ~ ”를 하도록 안내했다. 분위기가 무르익어 모두들 간단히만 안내해도 척척 잘 통한다. 

 

  각각 순번을 정하여 진행자의 신호에 따라 홀수는 오른쪽으로 돌며 웃고, 짝수는 왼쪽으로 돌며 웃기를 해본다. 그리고 구성원 중에 리더를 정하여 리더가 한 사람을 뿅망치로 치면, 뿅망치 맞은 사람이 하는 동작을 따라하며 같이 웃는다. 이번 수련과정에서 시종 분위기가 좋았지만, 뿅망치 웃음놀이를 하며 한층 고조되었다. 

 

  그 중에 사업가 C도 기분이 아주 좋은 표정으로, “이 경험을 친구들과 하면 안 되겠죠?” 한다. 친구들에게 활용해보고 싶은가 보다. 안될 이유가 없다. 나는 잘 활용하셔서 “웃음전도사가 되어 보세요.”라고 하자, 수용하는 듯 싱긋이 웃는다. 뿅망치를 활용한 웃음놀이를 마지막으로 하고, 이번 회차에 다룬 내용을 전반적으로 돌아본다.

 

  그중에서 물들이기가 잘 안될 때 내 마음의 역동이 어떻게 일어났는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암묵적으로 물들여진 것, 앞으로 물들이고 싶은 것 등을 다시금 살펴본다.  이어서 소회와 다음시간에 다루기를 희망하는 내용의 요청도 나눈다. 참여자들이 전반적으로 만족 해 하였기에 그 내용을 들으니 긍정적 세례를 받은 느낌이다.

 

  “밥이 너무 맛있었고, 최고였다.” “머리를 많이 쓰는 직업이어서 갇혀 있다는 생각을 하였는데, 몸을 많이 쓰서 좋았다.” “물들여진다는 내용이 와 닿았고 인상 깊었다,” “나는 어떤 물이 들여졌고, 또 들이게 했나를 생각했다.” “여러 생각을 하며 왔는데, 이런 프로그램이 처음이고 전혀 새로운 방식이어서 한편으로는 당황스러웠지만, 탄탄한 전문성에 의구심이 궁금증으로 바뀌었다.” 

 

  “처음에 신청할 때 ‘아, 여기 뭔가 있겠구나!’ 하는 마음이 들었고, 경험하고 보니 ‘역시나’ 좋았다. 새로운 경험을 좋아하는데 새로운 경험이 되었다.” “시골출신이라 어려서는 자연에서 시간을 많이 보냈으나, 어른이 되어서는 그러지 못 했다. 그런데, 하루 종일 맨발로 수련하면서 마음의 문제들이 중화되고 편안해지는 느낌이다.” “몸을 치유하기 위해 왔는데, 몸 안의 나쁜 기운이 빠져 나가는 느낌이다. 몸의 치유는 역시 마음에서 비롯된다는 자각을 하였다.”

 

  “수수네숲의 치유장 에너지와 전문적인 치유프로그램이 정말 좋다. 공황장애로 비행기 타는 두려움이 있는데, 치유가 많이 되어 가는 느낌이고 자가치유법을 배워서 좋다.” “뭐든지 문제는 심리적인 것이 원인이라는 생각을 하는데, 그것을 다루는 법을 배워서 치유의 좋은 계기가 된듯하다.” 

 

  “처음에 미덕카드 뽑기에서 용기가 나왔다. 최근에 임신을 하였으며, 딱 필요한 것이 용기였다. 그래서 용기를 얻어 가면 되겠다는 생각을 하였는데, 그 용기를 얻게 되었다. 이런 경험이 처음이어서 낯설기도 했지만, 새로운 것을 느낀 것이 태내의 새 생명에게 좋은 물을 들이는 계기가 될 듯하다.” O의 임신소식과 소감을 듣고 덩달아 기쁨의 에너지가 흐른다. 우리는 사랑을 듬뿍 담은 박수로 임신을 축하하고 아기와 엄마의 건강을 기원하였다.

 

  이렇게 화기애애한 분위 속에서 소감을 나누고 마지막으로 경쾌한 음악 두어 곡으로 치유춤을 춘 뒤 최종 마무리를 하였다. 우리 몸은 리듬을 타는 것을 좋아한다. 태내에서 엄마의 심장박동의 리듬을 듣고 자랐기에 태생적으로 리듬을 타는 존재이다. 그래서 아기들에게 북소리를 들려주면 좋아한다. 만약에 리듬을 잃어버리면 몸과 마음도 경화되고 삶도 프레임 속에 갇힌다. 

 

  리듬을 유지 하는 삶, 흥을 누릴 수 있는 삶이 건강한 삶이다. 이번 회차에 “임신한 O님이 있어서 인원한명 더 추가하겠습니다.”라고 하자 여기저기서 “그러네요.” “맞아요.” 등으로 맞장구치며 웃는다. 한편, O의 엄마도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바가 있어서 O의 태내 아기까지 고려한다면, 3세대가 참여한 것이다.

 

  나는 이렇게 가족의 참여를 적극 권장하고, 환영한다. 가족이나 모임, 기관이나 단체, 조직 등의 구성원이 함께 하면 시너지 효과가 있다. 특히 내가 온전하면, 내가 근원이 되어 아기도, 그리고 다른 가족과 이웃에게도 선순환의 파급효과가 있다. 그 기쁨을 누리는 삶을 지향하며 응원한다. 건강하게 잘 지내다가 연이 닿으면 또 만나자고 마지막 멘트를 전하고 이번 회차의 공식 절차를 최종 마무리하였다. 

 

  공식과정을 마치고 열차시간에 맞추어 떠나야할 사람은 떠나고, 자차를 이용하여 시간적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남아서 여운을 즐겼다. 특별히 J는 그전에 동생이 주로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다가 일이 생겨서 못 오고 이번에 동생과 동생남자친구의 적극적 권유로 참여하였다. 그녀에 따르면 동생은 이 과정을 참여한 다음 여기서 다룬 치유춤을 집에서 남자친구와 같이 추기도 한단다. 아름다운 모습이다.

 

  J가족은 이미 유기농으로 치유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거기에다가 이곳에서 힌트를 얻어 치유장과 맨발걷기(어싱)를 위한 길을 만드는 등 더 발전적으로 준비 중이라고 한다. 참 반가운 소식이다. 이런 모습은 이 콜라보 프로젝트의 선순환에 대한 염원이 담긴 지향이기도 한다. J는 오늘 수련을 받아보니 부모님을 비롯하여, 예비 신랑 등 온가족이 다 왔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여러 차례 표현하였다. 꼭 실현되길 바란다.

 

  C도 30년 전에 공황장애가 있었고, 문제는 많지만 과거 문제를 끄집어내는 것을 불편해 했다. 그런데 공동 진행자 이득림 선생의 치유사례를 들으며 생각이 바뀌었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C와 유사한 생각을 하는 경우를 심심찮게 본다. 그 틀을 깨야 치유가 일어난다. 마음의 문을 열어본 경험이 없어서 두려워서 못 연다. 어떤 이는 아프거나 뭔가 계기가 되어야 변화에 마음을 연다. 

  

  나는 그들이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그래서 안전하게 그들의 어려움을 풀어내도록 하는데 정성을 들인다. 에니어그램 지혜를 기반으로 하는 『다학제적 관점의 통합상담 및 힐링모델』속의 쉽고 재미있는 여러 치유방편들이 그것을 가능하게 하리라 믿는다. 이미 치유사례를 수차례 발표하였고, 해를 거듭할수록 확신에 힘이 붙는다. 

 

  나눔의 즐거움에 얘기의 끝이 없어 보인다. 물고기가 물을 만난 듯 치유에 대해 뭔가 희망이 보이고, 그것을 잡은 느낌을 나누는 것이리라. 이런 나눔과 교류가 의미 있고, 즐겁다. 제한된 시간이기에 아쉽지만 비공식적 여정도 마무리한다. 참여자들이 수련을 리추얼화하여 심신건강을 잘 유지 증진해 가길 기원한다.

 

  치유여정 6회차는 22년 8월 9일에 진행했다. 6회차에 주로 다룬 내용은 관계형성 활동(오늘의 미덕카드 묵상과 나눔, 자기소개), 치유 체조 및 치유춤, 푸드아트테라피(맞이하기-숲식, 오감각 깨우기 및 먹기 명상-차요태, 옥수수의 재탄생), 치유밥상, 낮잠, 치유사례 나눔, TRE로 이루어졌다. 수련과정 내도록 맨발로 접지(어싱)를 하고, 짬짬이 수수네숲을 돌아보는 것은 기본이자, 아주 큰 선물이다.

 

  나는 수수네숲에 도착하면 입구에 있는 주차장 주변부터 살핀다. 다양한 다육식물, 이끼 등이 옹기종기 그 자태를 드러내고 있는 것이 사랑스럽다. 지난달에 비해 얼마나 더 자랐는지도 관심사다. 앙증맞은 모습들을 더 가까이서 살피고자 자연스럽게 허리를 굽히기도 하고 앉아서 관찰하기도 한다. 더불어 입가에는 절로 미소가 피어오른다. 

 

 

 

 

 

 

  좀 더 걸어가면 숲속에 자연 식물들과 더불어 주인장 내외의 의도가 반영된 꽃밭이 펼쳐져 있다. 때가 8월인지라 산초나무의 어린 열매도 보이고, 빨갛게 영근 예쁜 해당화열매도 보인다.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흐뭇해진다. 이런 모습을 꼭 보려고 아침 일찍 서둘러서 보통 1~2시간 여유 있게 도착하지만, 매번 시간이 훌쩍 지나는 느낌이다.

 

 

 

 

 

 

 

  꽃밭에서 즐겁게 노닐다가 시계를 보니 치유과정 오픈시간이 성큼 다가왔음을 확인하고 깜짝 놀란다. 하던 것을 멈추고 서둘러 산꼭대기의 자연치유장으로 향한다. 오르는 길에도 제법 볼 것들, 함께 교감할 것들이 많다. 발걸음을 재촉하며 동시에 눈은 좌우를 교대로 움직이며 식물들과 교감한다. 

 

  수수네숲에 오면 자연과의 공존을 추구하는 국제적인 공동체 핀드혼이 떠오른다. 핀드혼공동체는 1962년, 전인(全人)적이고 환경 친화적인 삶을 위한 새로운 모델을 찾으려는 시도로 시작되었다(조하선 역, 2001). 우리는 자연의 생명과 하나다. 인간과 자연이 하나된 핀드혼 농장이야기는 나의 지향과 닮았다. 아니 그들로부터 배웠다. 직접 그런 공동체를 꾸릴 수 없으니 차선책으로 비슷한 사람들을 찾아 교류하는 것이다.

 

  이미 언급한바 있지만 이 프로젝트는 나의 평생 숙원인 연구프로젝트이자 삶의 지향이다. 더불어 수수네숲을 향한 나의 열렬한 응원이기도 하다. 나는 이런 교류에 상호재능기부라는 이름으로 그들과 함께 한다. 다 같이 잘 사는 사회를 꿈꾸며 삶의 지향이 닮은 사람들과 서로의 지혜를 나누며 건강하고 아름답게 상생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콜라보프로젝트는 전에도 다른 개인이나 단체와 추진해왔고, 앞으로도 여력이 닿는 만큼 그럴 것이다.

 

  어느덧 산꼭대기의 자연치유장에 도착하였다. 신발과 양말부터 벗고, 접지한 상황에서 과정진행을 위한 준비에 돌입한다. 이 연재 글의 독자들이 5회차 까지의 내용을 보고 짐작하겠지만, 오전은 주로 워밍업작업과 치유체조 및 치유춤, 푸드아트테라피 등의 내용으로 진행한다. 그리고 점심식사 후에 심층치유 방편들을 다룬다. 

 

  오전에 다룬 내용 중에 푸드아트테라피가 특별하다. 이번 회차의 맞이하기 제목은 “숲식”이다. 참가자들의 진정한 치유를 응원하며 건강한 밥상의 은유적 이미지를 담아내고자 한 정성이 보인다. 숲식은 한식도, 일식도, 중식도, 양식도 아니다. 숲에서 난 제철 꽃과 자연물, 말린 식재료 등을 활용하여 차린 아주 특별한 은유적 밥상이다. 김민지선생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이번에도 잘 반영되었다. 목수국(라임라이트)의 흰 꽃잎과 몽실몽실한 모양새가 흡사 흰쌀밥을 닮았다. 

 

 

 

  물에 꽃잎을 띄워 맑은 장국을 표현하고, 다양한 말린 식재료를 미니옹기그룻에 담아 반찬을 묘사했다. 제철 꽃인 금화규 꽃차까지 곁들여진 영양식, “숲식”이 건강한 이미지로 완성되었다. 그리고 숲식에 활용된 재료들의 효능까지 맛깔 나는 설명으로 더해 주니 금상첨화다. 김민지 선생의 맞이하기 안내를 받으며, 모두들 그녀의 아이디어에 감탄하며, 박수가 이어진다.

 

  이어지는 푸드아트테라피 오감각 깨우기의 재료는 숲에서 갓 딴 차요테이다. 차요테는 멕시코, 남미 등지에서 재배되는(YTN, 2017년 11월 7일자) 열대작물중의 하나인데, 나도 수수네숲을 통해 최근에 알게 되었다. 차요테엔 비타민C, 엽산과 마그네슘 등 미네랄이 풍부하고 당뇨와 고혈압에도 효능이 있으며, 섬유질이 많아 변비나 소화 작용에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농업인신문, 2021년 8월 20일자).

 

  참여자들도 모두 차요테를 생소해 했다. 생김새는 서양배처럼 길쭉한데 사이사이 길게 고랑이 져 있고 다소 울퉁불퉁하다. 그리고 시원한 식감으로 세 가지 맛(무, 오이, 배)을 느낄 수 있다. 깍둑썰기로 미리 준비된 차요테를 한 조각씩 집어서 오감각을 깨운다. 먹기 명상 하듯이 눈으로 보고, 손을 통한 촉감으로 느껴보고, 코를 통해 향기로 음미한다.  

- 다음 호에 계속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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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전한 자기 돌봄·자기사랑·치유과정 (15) 글쓴이 : KEEC   2023-02-24 18:28

온전한 자기 돌봄·자기사랑·치유과정 (15)

- 힐다의 웰니스학교와 수수네숲의 콜라보 프로젝트 - 

 

 

  백석대학교 사회복지학부 교수 조주영

 

 

  그러다가 3회째 수련과정 중에 뒤통수를 한 대 맞은 듯 각성의 충격이 왔고 안개가 걷히는 느낌이 들었다. 자신에게 막혀있던 편견의 벽을 깨느라 시간이 들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딸을 치유 하러 가서 울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였다. 치유의 물꼬가 트인 것이다. 세상의 모든 근심 걱정을 자신이 다 짊어지고 살았다는 것을 알았다. 3회 동안 치유과정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면서 그동안 자신이 너무 힘들고 어렵게 산 것이 바로 자신 때문임을 자각하였다.

 

  그동안 그렇게 살아가야 하고, “나만 불행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다른 더 좋은 길이 있고, 자신이 “정말 행복한데, 그걸 모르고 살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행복한 삶이 이런 것이었구나!” 하는 눈이 떠졌다. 힐다의 웰니스학교에서 처음 수련을 시작할 때 “한 달에 한번 1년 과정”이라고 다소 강제성을 띈 것이 무슨 의미인지 그제야 알게 되었다. 이 치유과정은 큰 틀만 가지고 있지 목차를 정해서 진행하는 방식이지 않다. 

 

  좌뇌적으로 정확한 순서를 따르는 것은 때로 효율적일 수 있으나 더 필요한 것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 이 치유과정은 좌우뇌를 균형적으로 쓰고자 정성을 들이고 있다. 그러므로 지속적으로 참여하다 보면 “아~! 이거였구나!” 하는 자각이 오는 때가 있다. 모두들 자신처럼 그 경지에 도달하길 바란다. 그동안 이런 저런 치유방편들로 수련을 지속해왔고, 요즘 그것들의 혜택을 잘 누리고 있다. 최근에는 TRE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TRE를 하기전에는 새벽에 일찍 깨면 다리도 아프고 허리도 아프기를 반복하는 나날이었다. 그런데 TRE를 하면서 달라졌다. 오늘 새벽(7월 12일)에도 깨어서 TRE를 하였고, 그리고 다시 잤는데 한 시간 동안 정말 숙면을 취했다. 몸의 중력이 안 실린 느낌으로 잔 한 시간이 밤새 잔 것 보다 더 잘 잤다. 이 대목에서 김민지 선생이 옆에서 거들었다. 엄마가 15년 동안 불면증을 겪었는데, TRE를 하며 매우 좋아졌다. 이 사례발표 후에 TRE와 관련하여 질문이 쏟아진다. 

 

  나는 몇 가지 질문에 응답을 한 후에, 이번 회기에는 지난 회기에 요청한 사항을 다루는 것으로 정리했다. 즉, 지난번에 Flash Technique(FT)과 죔죔(잼잼)기법을 다루어달라는 요청이 있었다. 그래서 장(場)의 역동이 중요하지만, 사전 요청사항이 있으므로 그것을 우선적으로 다루기로 한 것이다. FT는 Philip Manfield박사에 의해 개발된 것으로 편도체를 자극하지 않고 심리적 외상기억에 대한 치료 작업이 가능하다. 이 기법은 심리적 외상기억을 아주 잠시 가볍게 떠올리기만 하고 바로 기분이 좋았던 기억, 긍정적 정서를 가져올 수 있는 기억의 자원을 활용한다. 

 

  따라서 감정에 압도되는 일이 없다. FT의 기본 단계들은 ① PEF(Positive Engaging Focus)찾아 테스트 ② 타겟 선택 ③ 양측성 자극(양 무릎을 교대로 두드림) ④ 내담자가 PEF에 몰입하는 동안 Flash(눈깜빡임 3~4회) ⑤ 연이어 ‘④’를 5회 한 후, 심리적 외상 기억을 가볍게 체크하고 기억의 변화확인 ⑥ FT의 효과가 없을 때까지 ‘④’와 ‘⑤’를 반복하는 등의 순서로 진행한다. 그리고 필요시에 바디스캔과 안구운동을 병행하여 마무리한다(Manfield & Engel, 2021). 

 

  기본단계에서는 가능하면 PEF를 생생하고 컬러풀하게 떠올린다. 어떤 상황이었는지, 어떤 옷을 입고 있었는지, 어떤 기분이었는지, 누구랑 같이 있었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기억하여 그 내용에 흠뻑 취한다. 그 이미지를 오감각적으로 생생하게 떠올려서 가장 기분 좋은 상황에 머물러본다. 중간 중간 “Flash”를 하여 5회 정도 반복한 뒤, 중간체크를 하였고 3셋트를 진행한 뒤 결과를 확인하였다.     

 

  S는 코로나 백신 부작용으로 응급실에 2회 실려 가며 죽음의 공포에 대한 SUDS가 8이었던 것이 중간에 5로 떨어졌다가 3셋트를 마무리하였을 때 3이 되었다. 마무리 즈음에 병원침대에 누워있는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었다. 긍정기억이 죽음의 공포를 중화시킨 느낌이다. J는 어린 시절 관계에서의 무서움에 대한 SUDS가 5였던 것이 3셋트를 마무리하였을 때 별거 아닌 느낌으로 다가왔다. 

 

  C는 즐거운 기억이 순수하지 않아 성공하지 못했다. 꼭 즐거운 기억이 있을 때 안 좋은 일도 같이 일어난다. 이번에 할 때도 해외여행을 떠나는 날 사업아이디어가 채택되어 하늘을 나는 듯이 기분이 좋았으나 그 기간 동안 치통이 와서 고생했다. 그래서 그 치통이 함께 기억되어 제대로 되지 않았다. C는 자신과 같은 경우 어떻게 해야 할지 궁금해 했다.

 

  C와 같은 경우에는 다양한 대안을 고려해 볼 수 있다. 그런데 이번 회기에 참여자모두가 동의하면 C의 상황을 집중적으로 다룰 수도 있고, 다음 수련기회에 다룰 수도 있다. 만약에 C의 사연을 다루는 것을 선택하면, 금회기에 다루고자 했던 다른 치유방편을 대신하는 것이다. 이 당시의 정황상 가능한 대안을 몇 가지 설명해주는 것으로 정리했다. 

 

  즉, C는 사업아이디어가 채택되어서 좋았던 기억은 유지하고 그때 함께 일어났던 치통에 대한 안 좋은 기억을 치유함으로서 부정적 정서를 분리한다. 이를 위해 『통합 상담 및 힐링모델』속의 “마음의 심층구조 치유”에 포함된 방편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이에 대해 몇 가지 예시를 제시하고 C의 상황에 대한 적용가능성을 설명하며 마무리했다. C외에는 전반적으로 짧은 시간에 FT의 효과를 잘 체험하였고 놀라운 효과에 신기해했다. 

 

  한편, FT의 성공적인 처리를 막는 문제들은 ① PEF와 충분히 접촉되지 않을 때 ② 공급기억(타겟의 불편함에 기여하는 초기 기억) ③ 차단하는 믿음 ④ 해리/저항하는 파트 ⑤ 이차적 이득 등이다(Manfield & Engel, 2021). 결론적으로 이들 문제를 잘 조율하면 FT는 심리적 외상기억을 고통 없이 쉽고 빠르고 즐겁게 치유하는 방법이다.

 

  과정 중에 C는 궁금한 것이 많다며, 수시로 다양한 질문을 하였다. 그 중에는 업무처리 과정에서 뜻대로 되지 않아 일어나는 “분노”에 대한 것도 포함되어 있다. 그가 그 상황에서의 분노를 당연시하는 것으로 보여 잠시 함께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많은 얘기를 나누었지만, 결론은 분노의 표현여부와 방식은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분노를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그 상호작용의 결과가 긍정적 또는 부정적으로 달라진다. 결국, 화가 날수는 있지만 그것을 어떤 표현하느냐가 관건이 될 수 있다. 더 중요한 것은 자신의 화를 알아차리고 정화하여 화나지 않는 상태가 되는 것이지만, 이 경지에 도달하는 것은 오랜 수련으로 정진해야할 과제여서 여기서는 논외로 한다.  

 

  애쓰고 용쓰며 사는 것은 에고적인 삶이고, 우리가 지향하는 것은 본질적 안내에 따라 누리는 삶이다. 이 수련의 지향과 목표는 본질을 회복하여 향유하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궁극적 목표이고, 이 당시 이 장(場)의 과제는 과정(하위)목표를 지향하며 나아가는 것이다. 목표를 향하여 이행해야 할 과제는 수련을 리추얼화하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꾸준히 정화하고 치유함으로써 분노는 사라지고 상대를 측은하게 바라볼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하자, C가 거의 반사적으로 “그건 종교”라고 받아친다. 그 상황에 도달하는 것이 어렵다는 듯 “종교”까지 내세우는 C의 표현에 여기저기서 웃음이 흘러나온다. 

 

  이 대목에서 C보다 좀 더 긴 시간 수련하며 치유해온 덕에 내 말의 의미를 경험적으로 체득한 S가 가족의 치유경험을 나누었다. 그건 자신의 아버지가 도시에서 일을  할 때는 하루에 100번은 화를 내는 사람이었는데 지금은 많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그의 아버지는 삶의 환경을 자연으로 바꾸었을 때 화를 내는 빈도가 50번 정도로 줄었다. 그리고 최근 몇 개월간 수련을 이어온 덕에 요즘은 12번 정도 화내는 것으로 줄어들었다. S의 아버지는 생애초기에 트라우마가 많았고, 그 고통이 그대로 몸과 신경계에 파편화된 채 기록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것이 어떤 작은 트리거가 작용할 때마다 그 당시의 기억을 자극하게 되고, 급기야 화로 표출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다미주이론을 적용하여 S의 아버지가 놓여 있는 신경계상황(교감신경계, 등쪽미주신경, 배쪽미주신경 등)을 이해하도록 도왔다. S의 아버지는 요즘 그가 수시로 화가 나는 것이 오랜 기간 해소되지 않고 축적된 과도한 긴장, 과거에 해소되지 않은 다양한 미해결과제, 내면의 두려움, 쌓여 있는 분노 등과 깊은 관련이 있음을 인식하고 수시로 그것들을 자각하고 치유하고자 정성을 들이고 있다. 

 

  온 생애동안 고통스러운 자기경험을 해리하며 살고자 했던 자신의 생존전략을 이해하고 존중하며, 지금은 그렇게 하지 않아도 잘살 수 있다는 것을 배워가고 있다. S의 아버지가 화를 내는 것이 내면의 두려움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 같이 화내기 보다는 상대가 측은하게 다가올 것이다. 그리고 당사자인 S의 아버지에게는 주어진 현실이 화를 내지 않아도 안전하다는 것을 몸으로 체득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S의 경험 나눔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자 J2도 자신의 아버지가 화가 많다고 응수한다. 수시로 화내면서 스스로는 인지하지 못한다. 

 

  그래서 아버지가 화낼 때 비디오로 촬영하여 보여드리고픈 심정이라고 하자 모두들 수긍하는 듯이 함께 웃는다. J2는 현재 암을 앓고 있는데, 자신의 아버지는 환자인 자신에게 수시로 화를 내면서도 그것이 얼마나 자신을 힘들게 하는지 모르는 것이 답답하고 화가 난단다. J2는 그런 아버지에게 화가 나고, 무엇보다도 아버지의 화내는 성향을 닮고 싶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많이 닮아 있어서 속상하단다. 

 

  누군가 “집안에 저렇게 화내는 사람이 한 명은 있는 것 같다”고 하자, 여기저기서 “맞아요!”, “우리 집에도 있어요.” 등의 표현과 함께 전반적으로 공감하는 분위기이다. 많은 사람들이 내면에 해소하지 않은 분노와 증오를 쌓고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주는 대목이다. 서로 비슷한 경험을 나누는 과정에서 자신들도 그것에 물들어있음을 인정하며 맞장구친다. 웃픈(웃기면서 슬픈) 현실이다. 

 

  J2의 상황을 들여다보면 그녀의 아버지는 J2에게 분노를 느끼게 하는 마중물일 뿐이다. 드러나는 분노는 J2의 느낌이다. 자신에게 없는 것이 드러나는 것이 아니라 원래 자신에게 있는 느낌이 아버지의 말이 마중물이 되어 드러나는 것이다(법우, 2017). 이것은 J2의 아버지도, 그리고 “너 때문에 화났다고 말하는 수많은 사람들”도 마찬가지이다.

 

  누군가로부터 기쁨을 느끼거나 슬픔을 느낄 때, 자연의 아름다움에 감탄할 때, 신으로부터 은총을 받았다고 느낄 때 등에서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자신의 느낌을 드러내 주는 모든 대상은 마중물 역할을 할 뿐이라는 것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법우는 사람과의 관계가 서로에게 마중물이기 때문에 평등하다고 강조한다. 

 

  현실적으로 볼 때, 가족 중에 누군가 분노가 일상화되어 있고, 주로 함께 있는 사람에게 표출이 반복되면 그것이 조건형성(학습) 된다. 그 이후는 그 가족이 화를 내지 않더라도 그 사람 옆에만 있으면 긴장할 수밖에 없다. 같은 측면에서 어떤 사람이 깊은 안정감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함께 생활하는 시간이 길어지면 그 사람을 생각만 해도 마음이 평온하고 주변 사람도 순화 된다. 이 설명을 마치자, C는 자신의 할머니가 바로 그런 분이란다.

 

  여하튼 이런 이유 때문에 나는 같이 살거나 자주 만나는 사람들이 함께 수련과정에 참여하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 더 나아가 그것을 무브먼트처럼 전개하고자 정성을 들이고 있다. 수수네숲 관계자들은 모두 나의 이런 지향을 흔쾌히 동의하며 함께 나아가고 있다. 가족, 동호회, 친구모임, 공동체, 마을단위, 기관 및 단체, 친구모임 등에서 함께 수련에 동참하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자주 만나는 사람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존재임을 기억하자. 자신이 그들로부터 물들기도 하고, 그들에게 물들이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명시적 학습, 명시적 기억”도 중요하지만 “암묵적 학습, 암묵적 기억”을 소홀히 하지 않아야 한다. 서로 좋은 영향을 주고받으며 다함께 심신건강을 유지증진하고 치유를 넘어 영적으로 성장해 가기위한 상호협력이 필요하다. 각자 주어진 삶의 환경이나 상황 속에서 좋은 영향, 건강한 에너지의 선순환에 기여하는 문화를 조성해 가는 것이다. 그런 문화 속에서의 삶은 밝고 건강하며 다함께 잘살 수 있고 더욱 풍요롭고 즐겁고 행복증진의 나날일 것이다. 아바타를 공부하며, 수시로 되뇌어온 구절, “내가 근원이다!”를 다시 한 번 상기해 본다. 

 

  각설하고, 플래쉬테크닉의 적용은 쉽고 간단하다. 아직 SUDS가 다 떨어지지 않은 사람들을 위해, 그 다음의 요령을 안내하였다. 우리가 앞에서 플래쉬테크닉을 다룬 것과 같은 방식으로 SUDS가 0 내지 1정도로 떨어질 때까지 반복한다. 그리하여 SUDS가 0이나 또는 1정도로 떨어지면, 바디스캔이나 안구운동으로 마무리한다. 다만, 이 과정에서는 각자 SUDS의 정도와 양상이 다양하므로 마무리를 위해 절충기법을 적용하였다. 

 

  즉, 깊은 쉼 호흡을 하면서 자신의 온몸과 마음이 편안해진다고 상상한다. 마치 공항 검색대를 통과하듯이 자신의 주의를 머리끝부터 시작하여 발끝은 향하여 천천히 스캐닝 한다. 그 과정에서 몸의 각 부위에 혹시라도 활성화된 곳이 있으면 거기에 부드럽게 주목하며 알아차린다. 이어서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치유색 하나를 떠올린다. 그 치유색이 자신의 온몸과 마음의 구석구석을 위무하도록 허용한다. 

 

  마치 따스한 햇살이 기분 좋게 내 몸에 내리 비추는 것처럼, 또는 햇볕에 아이스크림이 부드럽게 녹아내리듯이 치유의 에너지가 흐르며 치유해주고 있음을 상상한다. 각자 자신의 페이스에 맞추어 좋아하는 치유색을 활용한 에너지가 몸 속 장기 하나하나까지 위로하고 어루만지며 자신을 달래준다고 상상한다. 마치 자동세차 하듯이 깨끗하고 부드럽게 순화해준다. 

 

  깊은 쉼 호흡과 함께 온몸과 마음이 자연스럽게 정화되고 치유되어 세포 하나하가 활력을 찾는다. 그렇게 되어 진다고 상상하며 되뇐다. “나는 맑고 순수하다. 나는 평화롭고 사랑스럽다. 나는 현명하고 지혜롭다. 나는 나를 존중한다. 나는 아름답다” 마지막으로 싱잉바가 울리면 그 울림이 온 몸으로 전해짐을 느껴본다. 이렇게 FT꼭지가 마무리되었다.

 

  쉬는 시간을 이용하여, 암을 앓고 있는 J2가 책을 추천받고 싶어 한다. 나는 J2와 관련정보를 비롯하여 그 외 궁금해 하는 것들에 대해서도 나누었다. 스스로 치유에 대해 공부도 하고 적절히 치유해 가고픈 J2의 간절함이 읽혀진다. 나는 정성을 다하였고, 그녀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 “암은 병이 아니다”의 저자 안드레아스 모리츠는 ‘암은 내 몸의 마지막 치유전략’이라고 강조한다.

 

  안드레아스 모리츠는 진정한 암치료는 암세포가 급격히 성장하도록 만드는 원인을 제거하거나 멈추게 함으로써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암이 나를 아프게 하는 것이 아니라, 아프기 때문에 암이 생기는 것이다.” 안드레아스 모리츠의 다른 책, “건강과 치유의 비밀”에서는 몸이 가장 자연스러운 상태, 즉 최적의 균형과 효율로 돌아가는 조건이 충족되면 치유는 저절로 일어난다고 말한다.

 

  이 프로젝트의 지향은 이런 내용들과 많이 닮아 있다. 쉽고 재미있게 자가치유, 심신건강의 유지증진, 근원치유, 전인치유, 영적성장을 향해 한걸음씩 내딛고 있다. 그 발걸음이 쌓이고 있고, 효과를 보고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어 보람과 긍지도 강화되고 있다. 그리고 그 건강한 에너지가 선순환 되는 사례도 하나둘 전해온다. 건강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온전한 목표와 바람직한 방향으로 지향하며 순간순간 불편함을 쌓지 않아야 한다. 더불어 과거에 미해결된 과제들도 점차 치유하고 흘러 보내는 것이 필요하다. 

 

  이 수련과정에서 중간 중간 치유춤을 추며 심신의 조화를 추구하는 것은 통합적인 측면에서 그 의미와 가치가 크다. 장(場)의 역동과 이어지는 과정이 원활하도록 적절한 춤을 선정하는 것도 중요하다. 긴장을 이완하고 지금-여기에서 현존을 위해 털기춤을 자주 도입한다. 이번에는 바로 이어질 죔죔기법과의 조화로운 연계를 위해 미러링 댄스 시간을 가졌다. 

 

  미리렁 댄스는 거울뉴런, 밈, 춤으로 하는 공감. 중앙시야(터널시야)와 주변시야, 하칼라우기법, 죔죔기법, 양측자극효과, 좌·우뇌의 균형, 심신상관성 원리 등과 연계하여 설명 가능하다. 해당내용들을 개략적으로 안내하며 실제로 서로 짝지어 미러링댄스를 추었다. 모든 동작이 춤이 되고 공감반응과 깊은 교감이 일어난다. 같은 음악으로 혼자 춤을 출 때랑(이 수련에서 혼자 음미하며 춤을 추는 기회도 간헐적으로 가짐), 누군가 함께 출 때의 에너지가 달라짐을 알아차려 본다. 

 

  미러링댄스에는 여러 치유적인 원리가 포함되어 있지만, 특히 중앙시야와 주변시야를 활용함으로써 치유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어질 죔죔(잼잼)기법도 중앙시야와 주변시야를 활용한다. 죔죔(잼잼)기법은 설기문 교수에 의해 개발된 것이다. 그는 NLP를 비롯하여 주변시야법의 힐링 효과(Hakalau 원리 활용), 좌우의 뇌자극과 균형, EFT(Emotional Freedom Technique), EMDR(Eye Movement Desensitization & Reprocessing), 심신상관성의 원리 및 기법, 양자물리학적 원리 등을 반영하여 개발한 것이다(설기문, 2016). 

 

  매우 쉽고 재미있으며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활용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비교적 짧은 시간 적용하여 탁월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구체적인 프로토콜은 ① 준비단계, ② 기본힐링 단계(기본자세, 죔죔자세, 주변시야, 언어표현), ③ 평가단계, ⑱ 보충힐링단계의 과정으로 이루어진다. 

 

- 다음 호에 계속 됩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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